한역 아함경/중아함경

141. 유경(喩經)

실론섬 2015. 9. 5. 19:04

141. 유경(喩經) 제 25 [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머무셨다. 

그곳에서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한량없이 착한 법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일체는 방일하지 않음[不放逸]을 근본[本]으로 하고, 방일하지 않음을 원인[習]으로 하며, 방일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생기고, 방일하지 않음을 우두머리로 삼나니, 방일하지 않음은 모든 착한 법에서 가장 으뜸이 되느니라.

  

마치 농사를 짓는 것과 같나니, 그 일체는 땅을 인연하고 땅을 의지하며 땅에 서서 농사를 짓게 된다. 만일 이와 같이 한량없이 착한 법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일체는 방일하지 않음을 근본으로 하고, 방일하지 않음을 원인으로 하며, 방일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생기고, 방일하지 않음을 우두머리로 삼나니, 방일하지 않음은 모든 착한 법에서 가장 으뜸이 되느니라.

  

마치 종자와 같나니, 마을과 귀촌(鬼村)에서 온갖 곡식과 약나무가 나고 자랄 때, 그 일체는 땅을 인연하고 땅을 의지하며 땅에 서서 나고 자라게 된다. 


만일 이와 같이 한량없이 착한 법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일체는 방일하지 않음을 근본으로 하고, 방일하지 않음을 원인으로 하며, 방일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생기고, 방일하지 않음을 우두머리로 삼나니, 방일하지 않음은 모든 착한 법에서 가장 으뜸이 되느니라.

  

마치 모든 뿌리향[根香] 가운데 침향(沈香)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고, 모든 나무향[木香] 가운데 붉은 전단[赤?檀]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으며, 모든 물꽃[水華] 가운데 푸른 연꽃[靑蓮華]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고, 모든 육지꽃 가운데 수마나꽃[須摩那華]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으며, 모든 짐승 발자국 그 일체는 다 코끼리 발자국 안에 들어가고, 코끼리 발자국은 모든 발자국을 포섭하므로 저 코끼리 발자국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나니, 곧 넓고 크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한량없이 착한 법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일체는 방일하지 않음을 근본으로 하고, 방일하지 않음을 원인으로 하며, 방일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생기고, 방일하지 않음을 우두머리로 삼나니, 방일하지 않음은 모든 착한 법에서 가장 으뜸이 되느니라.

  

마치 모든 짐승 중에서 저 사자왕(師子王)을 가장 으뜸으로 삼는 것과 같고, 마치 진(陣)을 펼쳐 서로 싸울 때 오직 맹세[要誓]를 제일로 치는 것과 같으며, 마치 누각의 서까래가 모두 들보를 의지하여 서고, 들보는 모든 서까래를 껴잡아 지탱하므로 들보가 가장 으뜸이 되는 것과 같나니, 곧 모두를 껴잡아 지탱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한량없이 착한 법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일체는 방일하지 않음을 근본으로 하고, 방일하지 않음을 원인으로 하며, 방일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생기고, 방일하지 않음을 우두머리로 삼나니, 방일하지 않음은 모든 착한 법에서 가장 으뜸이 되느니라.

  

마치 모든 산 가운데 수미산(須彌山)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고, 모든 샘물 큰 샘물을 포함하는 물 가운데 큰 바다를 제일로 치는 것과 같으며, 모든 큰 몸 가운데에서 아수라왕(阿須羅王)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고, 모든 첨시(瞻侍)에서 마왕(魔王)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으며, 모든 행욕(行欲)에서 정생왕(頂生王)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고, 모든 작은 왕 중에서 전륜왕(轉輪王)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으며, 허공의 모든 별에서 달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고, 모든 비단옷에서 백련(白練)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으며, 모든 광명에서 지혜의 광명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고, 모든 대중 가운데 여래의 제자대중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으며, 유위와 무위의 모든 법 가운데에서 애욕이 다하고 욕심이 없는 것, 멸하여 다한 열반을 제일로 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발이 없는 것, 두 발 네 발 많은 발, 색이 있고[有色] 색이 없는 것[無色]과 생각이 있고[有想] 생각이 없으[無想]며, 나아가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非有想非無想] 모든 중생에 있어서 여래를 지극한 제일로 치며, 크다[大]고 하고 위[上]라고 하며, 최고[最]라고 하고 훌륭하다 하며, 높다고 하고 묘하다고 하는 것과 같다. 


마치 소로 인하여 젖[乳]이 있고 젖으로 인하여 낙(酪)이 있으며, 낙으로 인하여 생소(生?)가 있고 생소로 인하여 숙소(熟?)가 있으며, 숙소로 인하여 소정(?精)이 있어 소정을 제일로 치며, 크다고 하고 위라고 하며, 최고라 하고 훌륭하다 하며, 높다고 하고 묘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만일 발이 없는 것, 두 발 네 발 많은 발, 색이 있는 것과 색이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과 생각이 없는 것, 나아가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 모든 중생이 있다면, 여래를 그 중에서 지극한 제일이라 하며, 크다고 하고 위라고 하며, 최고라고 하고 훌륭하다 하며, 높다고 하고 묘하다고 하느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만일 재물을 구하는 이라면

  갈수록 많아짐 매우 좋아하듯

  방일하지 않음을 일컬어 칭찬하고

  일과 일 없음을 지혜로운 이는 설한다네.


  만일 방일하지 않는 이라면

  반드시 두 가지 이치를 취해

  곧 이 세상에서도 이익을 얻고

  후세에서도 또한 이익을 얻으리


  지혜로운 사람은 웅장하고 용맹하여

  모든 이치 관찰해 반드시 해탈하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