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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영사관 사태를 보면서 - 각서와 유서

실론섬 2014. 3. 18. 00:20

상해에 있는 일본 총영사관에서 문서수발을 담당하던 영사관원(통신관. 당시 46세)은 홍차우 지구에 있는 일본 가라오케 '가구야 히메'라는 곳에서 일을 하는 여종업원과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2003년 6월 이 중국 여성이 공안에 매춘혐의로 붙잡혀 갔으나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하루만에 풀려 났다.

 

그리고 이 중국여성은 "나를 봐서 사람을 좀 만나 달라"고 애원했다. 중국여성과 사귀었다는 약점 때문에 하는 수 없이 "단 한번만"이라는 조건을 붙여 공안국 사람을 만났다. 이후 이 영사관원은 중국의 공안당국으로부터 영사관 정보를 넘겨 주도록 끊임없는 협박을 당했다. 일본 영사관원은 끝내 2004년 5월 6일 새벽 영사관 전산실에서 자살을 했다.

 

일본 정부는 이 영사관원이 일부 정보를 누설했다고 보면서도 순직으로 처리를 했다. 왜????????????

그가 남긴 유서에 해답이 있다. 그는 유서에 "그들을 다시 만나면 일본을 배신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 무서운 나라 입니다. 평생 그 중국인들에게 나라를 팔면서 괴로워 할 것을 생각하면 이 방식(자살)밖에 없습니다. 폐를 끼쳐 죄송 합니다."라고 썼다.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한 중국 여성에게 놀아난 일을 스파이 사건이라고 단정지을 근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여성 문제로 국익과 국가 체면에 금이 간 점은 비슷하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더 이상 조국을 배신할 수 없다"는 유서 구절은 비장하게 다가온다.

 

적어도 "제 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벌금 6억원을 드리고, 제 손가락 하나를 잘라 드리겠습니다"라는 한국인 전 영사의 "각서"와는 너무나도 대비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