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권 - 범지품 - 145. 구묵목건련경(瞿默目건連經)
중아함경 제 36 권
12. 범지품 ②
145. 구묵목건련경(瞿默目건連經) 제 4 [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반열반(般涅槃)에 드신 지 오래지 않은 무렵, 존자 아난(阿難)은 왕사성(王舍城)을 유행하였다.
그 무렵 마갈타국(摩竭陀國) 대신(大臣) 우세(雨勢)는 발기(跋耆)를 막기 위하여 왕사성을 다스리고 있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는 농부인 구묵목건련(瞿默目?連)을 죽림(竹林) 가란다원(加蘭?園)으로 보냈다.
존자 아난은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걸식하러 왕사성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 때 존자 아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왕사성의 걸식은 잠깐 그만두고, 구묵목건련 농부에게 가야겠다.'
존자 아난은 구묵목건련 농부에게로 갔다. 범지(梵志) 구묵목건련은 멀리서 존자 아난이 오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입은 옷 한쪽을 벗어 메고 합장하며, 존자 아난을 향해 아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아난이시여, 오랜만입니다.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존자 아난은 곧 그 자리에 앉았다.
범지 구묵목건련은 존자 아난에게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아난이시여, 여쭐 말씀이 있는데 제 질문을 허락하시겠습니까?"
"목건련이여, 그대는 물어 보시오. 나는 듣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난이시여, 혹 사문 구담과 동등한 비구가 한 사람이라도 있습니까?"
존자 아난이 범지 구묵목건련과 함께 이 일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마갈타국 대신 우세는 농부들을 위로한 뒤에 범지 구묵목건련 농부에게로 왔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는 존자 아난이 범지 구묵목건련 농부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존자 아난에게 나아가 문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우세는 존자 아난에게 아뢰었다.
"아난이시여, 범지 구묵목건련과 무슨 일을 의논하며, 무슨 일로 이렇게 모였습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세여, 범지 구묵목건련이 내게 묻기를 '아난이시여, 혹 사문 구담과 동등한 비구가 한 사람이라도 있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아난이시여, 그에게 어떻게 대답하셨습니까?"
"우세여, 세존과 동등한 비구는 아무도 없습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는 다시 물었다.
"그렇습니다. 아난이시여, 세존과 동등한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면 세존께서 세상에 계실 때 혹 어떤 비구를 내세워 '내가 열반한 뒤에 모든 비구들은 이 비구를 의지하라'고 말씀하시어 곧 당신들이 지금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세여, 세존의 지견(知見)을 갖추었기에, 여래(如來) 무소착(無所著) 등정각(等正覺)께서 세상에 계실 때 '내가 열반한 뒤에 모든 비구들은 이 비구를 의지하라'고 내세우셔서, 우리들이 지금 의지하고 있는 비구는 아무도 없습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는 다시 물었다.
"아난이시여, 그렇습니다. 세존과 동등한 비구는 한 사람도 없으며, 또한 세존께서 세상에 계실 때 '내가 열반한 뒤에 모든 비구들은 이 비구를 의지하라'고 내세우셔서, 당신들이 지금 의지하고 있는 비구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혹 대중들이 화합하여 모두 모여서는 예배하고, '이 비구는 세존께서 열반하신 뒤에 모든 비구들의 의지처가 된다' 하고서, 당신들이 지금 의지하는 비구가 있습니까?"
"우세여, 대중들이 화합하여 모두 모여서는 예배하고, '이 비구는 세존께서 열반하신 뒤에 모든 비구들의 의지처가 된다' 하고서 우리들이 지금 의지하고 있는 비구는 아무도 없습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가 다시 물었다.
"아난이시여, 그렇습니다. 세존과 동등한 비구는 한 사람도 없으며, 또한 세존께서 세상에 계실 때 '내가 열반한 뒤에 모든 비구들은 이 비구를 의지하라'고 내세우셔서, 당신들이 지금 의지하는 비구도 없으며, 또한 대중이 화합하여 모두 모여서는 예배하고 '이 비구는 세존께서 열반하신 뒤에 모든 비구들의 의지처가 된다' 하고서 당신들이 지금 의지하고 있는 비구도 없습니다. 아난이시여, 만일 그렇다면 당신들은 의지할 데가 없어도 서로 화합하여 다툼이 없고 안온하며, 한 가르침을 다 같이 받고 물과 우유처럼 하나로 화합되어 쾌락하게 노니는 것이 사문 구담께서 세상에 계실 때와 같습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세여, 당신은 우리가 의지할 데가 없다고 말하지 마시오. 왜냐 하면 우리들은 의지할 데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가 말했다.
"아난이시여, 어찌하여 앞뒤 말이 서로 맞지 않습니까? 아난께서는 아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존과 동등한 비구는 한 사람도 없으며, 또한 세존의 지견을 갖추었기에, 여래 무소착 등정각께서 세상에 계실 때 (내가 열반한 뒤에 모든 비구들은 이 비구를 의지하라)고 말씀하셔서 우리가 지금 의지하고 있는 비구도 없다.'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대중들이 화합하여 모두 모여서는 예배하고 (이 비구는 세존께서 열반하신 뒤에 모든 비구들의 의지처가 된다) 하고서, 우리들이 지금 의지하고 있는 비구도 없다.'
그런데 아난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지금 우리들은 의지하는 데가 있다'고 말씀하십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세여, 우리는 사람을 의지하지 않고 법(法)을 의지합니다. 우세여, 우리는 마을을 유행하다가 보름날 종해탈(從解脫)을 설할 때가 되면 한곳에 모여 앉아, 법을 아는 비구가 있으면 우리들은 그 비구에게 우리를 위해 설법하기를 청합니다. 그리하여 만일 그가 청청한 사람이면 우리는 모두 기뻐하여 그 비구의 말을 받들어 행하고, 만일 그가 청정하지 않은 사람이면 우리는 그 법에 설한 바대로 그를 조치합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가 말하였다.
"아난이시여, 당신들이 그를 조치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법이 그를 조치하는 것입니다. 아난이시여, 적은 법이든 많은 법이든 그와 같이 오래 머물 수 있다면 아난이시여, 이와 같이 모두가 화합하여 다툼이 없고 안온하며, 한 가르침을 다 같이 받고 물과 우유처럼 하나로 화합되어 쾌락하게 노니는 것이 사문 구담께서 세상에 계실 때와 같을 것입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가 다시 물었다.
"아난이시여, 혹 존경할 만한 이가 있습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세여, 존경할 만한 이가 있습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가 다시 물었다.
"아난이시여, 어찌하여 앞뒤의 말이 서로 맞지 않습니까? 아난께서는 아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존과 동등한 비구는 한 사람도 없으며, 또한 세존께서 세상에 계실 때 (내가 열반한 뒤에 모든 비구들은 이 비구를 의지하라)고 내세우셔서, 우리가 지금 의지하고 있는 비구도 없다.'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대중들이 화합하여 모두 모여서는 예배하고 (이 비구는 세존께서 열반하신 뒤에 모든 비구들의 의지처가 된다) 하고서 우리들이 지금 의지하고 있는 비구도 없다.'
그런데 아난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지금 우리는 존경할 만한 이가 있다'고 말씀하십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세여, 지견을 갖추신 분이시고,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신 세존께서는 존경할 만한 10법(法)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만일 어떤 비구가 10법을 가진 것을 보면, 우리는 곧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어떤 것이 10법인가?
우세여, 비구는 금계(禁戒)를 닦아 익혀 종해탈(從解脫)을 지켜 보호하고, 또 위의와 예의를 잘 지니며, 티끌만한 죄를 보아도 항상 두려운 생각을 품고 배운 계를 받아 지닙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증상계(增上戒)를 철저히 행하는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또 우세여, 비구는 널리 배우고 많이 들어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 널리 들은 것을 쌓아 모으나니, 이른바 그 법은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며 마지막도 또한 묘하여,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맑고 깨끗함을 구족하고 범행(梵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법을 널리 배우고 많이 듣고, 천 번을 외워 익혀 마음으로 해득하며, 환히 보고 깊이 통달합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지극히 많이 아는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또 우세여, 비구는 선지식(善知識)이 되고 착한 벗이 되며, 착한 도반이 됩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지극한 선지식이 되는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또 우세여, 비구는 멀리 떠나 머물기를 좋아하여 몸과 마음이 함께 멀리 떠남을 성취합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멀리 떠나 머물기를 지극히 좋아하는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또 우세여, 비구는 고요히 좌선하기를 좋아하여 마음의 행을 바르게 그치고, 또한 선정을 떠나지 않으며, 관찰하기에 더욱 힘써 공(空)의 행을 성취합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고요히 좌선하기를 지극히 좋아하는 비구를 보게되면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또 우세여, 비구는 만족할 줄을 알아, 옷은 몸을 가리기 위해 입고 밥은 몸을 채우기 위해 먹습니다. 여기저기 유행할 때에는 가사와 발우만 갖추고 다니며 다른 것에는 애착이 없으니, 마치 매가 두 날개를 가지고 공중을 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비구는 만족한 줄을 알아, 옷은 몸을 가리기 위해 입고 밥은 몸을 채우기 위해 먹으며, 여기저기 유행할 때에는 가사와 발우만을 지니고 다른 애착은 없습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지극히 만족할 줄을 아는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또 우세여, 비구는 항상 생각을 단련하여 바른 생각을 성취하고, 오래 전에 익힌 바와 오래 전에 들은 바를 기억하여 잊지 않습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지극히 바른 생각을 가진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또 우세여, 비구는 항상 정진하여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끊고, 모든 착한 법을 닦으며, 한결같이 스스로 뜻을 일으켜 전일하고 견고히 하여, 모든 착한 일의 근본을 위한 방편을 버리지 않습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지극히 정진하는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또 우세여, 비구는 지혜를 닦아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고, 이러한 지혜를 얻어 거룩한 슬기[聖慧]가 밝게 트여 분별하고 환히 알아 괴로움을 바로 없앱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지혜를 지극히 닦는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또 우세여, 비구는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여 누가 없게 되고, 심해탈(心解脫) 혜해탈(慧解脫)하여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며, 생(生)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음을 진실되게 압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모든 누가 이미 다한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우세여, 지견을 갖추신 분이시고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신 세존께서는 존경할 만한 이 10법을 말씀하셨습니다.
우세여, 우리는 만일 이 10법을 행하는 비구를 보게 되면 곧 모두 그 비구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받들며, 예로써 섬깁니다."
이에 대중들은 높은 소리로 외쳤다.
"바른 도를 닦아야겠다. 닦지 않으면 안되겠다. 만일 바른 도를 닦아야 하고 닦지 않으면 안 된다면, 세상의 아라하(阿羅訶:아라한)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예로써 섬겨야겠다. 만일 여러분도 바른 도를 닦아야 하기에 능히 바른 도를 닦는다면, 그런 까닭에 세상의 아라하를 공경하고 존중하며, 공양하고 예로써 섬겨야 한다."
그러자 마갈타국 대신 우세와 그 권속들이 물었다.
"아난이시여, 지금 어느 곳을 유행하십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이 왕사성의 죽림가란다원(竹林迦蘭?園)을 유행하고 있습니다."
"아난이시여, 죽림가란다원은 지극히 사랑스럽고 잘 정돈되어 즐거워할 만합니까? 낮에는 시끄럽지 않고 밤에는 고요하며, 모기나 등에가 없고 파리나 벼룩이 없으며, 그리고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습니까? 아난이시여, 죽림가란다원에 머무시기가 매우 좋습니까?"
"그렇습니다, 우세여. 그렇습니다, 우세여. 죽림가란다원은 지극히 사랑스럽고 잘 정돈되어 즐거워할 만합니다. 낮에는 시끄럽지 않고 밤에는 고요하며, 모기나 등에가 없고 파리나 벼룩도 없으며, 또한 춥지도 덥지도 않습니다. 우세여, 나는 죽림가란다원에 머물기를 좋아합니다. 왜냐 하면 세존께서 옹호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때 바난(婆難) 대장이 그 대중 가운데 있다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우세여, 그렇습니다. 우세여, 죽림가란다원은 지극히 사랑스럽고 잘 정돈되어 즐거워할 만합니다. 낮에는 시끄럽지 않고 밤에는 고요하며, 모기나 등에가 없고 파리나 벼룩도 없으며, 또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습니다. 저 존자는 죽림가란다원에 머물기를 좋아하십니다. 왜냐 하면 이 존자는 관찰[伺]을 행하고 관찰하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바난 대장이여, 세존께서는 옛날 금비라락(金 羅樂) 동산을 유행 하셨습니다. 바난 대장이여, 그 때 나는 자주 거기 나아가 세존을 뵈었습니다. 왜냐 하면 세존께서는 관찰을 행하시고, 관찰하기를 좋아하시며, 또 모든 관찰을 칭찬하셨기 때문입니다."
존자 아난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우세여, '세존께서 모든 관찰[伺]을 칭찬하셨다'고 말하진 마십시오. 왜냐 하면 세존께서는 혹 관찰을 칭찬하시기도 하고, 혹은 칭찬하지 않기도 하셨기 때문입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가 다시 물었다.
"아난이시여, 사문 구담께서 관찰을 칭찬하지 않으셨다면, 어떤 관찰을 칭찬하지 않으셨습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세여, 혹 어떤 이는 탐욕에 덮이고 탐욕을 일으키고는 번뇌를 벗어나는 방법을 진실되게 알지 못합니다. 그는 탐욕의 장애를 받기 때문에 살피고 더욱 살피며, 거듭 살핍니다. 우세여, 이것을 제1의 관찰[伺]이라 하며, 세존께서는 칭찬하지 않으셨습니다.
또 우세여, 혹 어떤 이는 분노에 덮이고 분노를 일으키고는 번뇌를 벗어나는 방법을 진실되게 알지 못합니다. 그는 분노의 장애를 받기 때문에 살피고 더욱 살피며, 거듭 살핍니다. 우세여, 이것을 제2의 관찰[伺]이라 하며, 세존께서는 칭찬하지 않으셨습니다.
또 우세여, 수면에 덮이고 수면을 일으키고는 번뇌를 벗어나는 방법을 진실되게 알지 못하면, 그는 수면의 장애를 받기 때문에 살피고 더욱 살피며, 거듭 살핍니다. 우세여, 이것을 제3의 관찰이라 하며, 세존께서는 칭찬하지 않으셨습니다.
우세여, 의혹에 덮이고 의혹을 일으키고는 번뇌를 벗어나는 방법을 진실되게 알지 못하면, 그는 의혹의 장애를 받기 때문에 살피고 더욱 살피며, 거듭 살핍니다. 우세여, 이것을 제4의 관찰이라 하며, 세존께서는 칭찬하지 않으셨습니다.
우세여, 세존께서는 이 네 가지 관찰을 칭찬하지 않으셨습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가 아뢰었다.
"아난이시여, 그 네 관찰은 미워할 만하고 미워할 만한 처소로서, 세존께서는 칭찬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 하면 바르게 모두 깨달으셨기 때문입니다."
마갈타국 대신 우세가 다시 아뢰었다.
"아난이시여, 세존께서는 어떤 관찰을 칭찬하셨습니까?"
존자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세여, 비구는 욕심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며, 나아가 제4선(禪)을 성취하여 노닙니다. 우세여, 세존께서는 이 네 가지 관찰[伺]을 칭찬하셨습니다."
"아난이시여, 그 네 가지 관찰은 칭찬할 만하고 칭찬할 만한 처소로서, 세존께서는 칭찬하셨습니다. 왜냐 하면 바르게 모두 깨달으셨기 때문입니다.
아난이시여, 저희는 일이 바빠 이제 물러나 돌아가고자 합니다."
"돌아가려거든 돌아가십시오."
이에 마갈타국 대신 우세는 존자 아난의 말을 잘 받아 지니고, 자리에서 일어나 존자 아난을 세 번 돌고 물러갔다.
이 때 범지 구묵목건련은 마갈타국 대신 우세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아난에게 아뢰었다.
"아난이시여, 제가 여쭈어본 말에는 아직 대답하지 않으셨습니까?"
"목건련이여, 나는 아직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범지 구묵목건련이 아뢰었다.
"아난이시여, 제가 다시 여쭐 말씀이 있는데, 제가 묻는 것을 허락하시겠습니까?"
"목건련이여, 당신이 다시 묻는다면 내가 듣고 생각해 보리다."
"아난이시여, 여래(如來) 무소착(無所著) 등정각(等正覺)의 해탈과 혜해탈(慧解脫) 및 아라하의 해탈[阿羅訶解脫], 이 세 해탈은 어떠한 차별이 있으며, 어느 것이 훌륭합니까?"
"목건련이여, 여래 무소착 등정각의 해탈과 혜해탈 및 아라하의 해탈, 이 세 해탈은 어떠한 차별도 없고, 또한 어느 것이 훌륭하다는 것도 없습니다."
"아난이시여, 여기서 공양하십시오."
그러자 존자 아난은 잠자코 허락하였다. 범지 구묵목건련은 아난이 잠자코 받아들인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몸소 손 씻을 물을 돌리고, 지극히 맛있고 깔끔하며 오묘하고 풍성한 갖가지 음식을 손수 나르며 배불리 극진하게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그릇을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린 뒤에 작은 평상을 가져다 따로 앉아 법을 들었다. 존자 아난은 그를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우러러 갈망하게 하며,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그리고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를 위해 설법하여 마음을 내게 하고, 우러러 갈망하게 하며, 기쁨을 성취하게 하기를 마쳤다.
존자 아난이 이렇게 설법하자 마갈타국 대신 우세와 그 권속 및 범지 구묵목건련은 존자 아난의 설법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