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울수가라경(鬱瘦歌邏經)
150. 울수가라경(鬱瘦歌邏經) 제 9 [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을 유행하실 적에 죽림(竹林) 가란다원(迦蘭?園)에 머무셨다.
그 때 울수가라(鬱瘦歌邏) 범지는 오후에 천천히 걸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울수가라 범지는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쭙고 싶은 것이 있는데 허락하신다면 감히 여쭙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마음대로 물으라."
울수가라 범지가 곧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범지는 네 종성[四種姓]을 위하여 네 가지 받들어 섬기는 것[四奉事]을 시설하나니, 곧 범지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奉事]을 시설하고, 찰리(刹利) 거사(居士) 공사(工師)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합니다.
세존이시여, 범지가 범지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할 때 범지는 마땅히 범지를 받들어 섬겨야 하고, 찰리 거사 공사도 또한 범지를 받들어 섬겨야 할 것이니, 이 네 종성은 마땅히 범지를 받들어 섬겨야 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범지가 찰리(刹利)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할 때 찰리는 마땅히 찰리를 받들어 섬겨야 하고, 거사 공사도 또한 마땅히 찰리를 받들어 섬겨야 할 것이니, 이 세 종성은 마땅히 찰리를 받들어 섬겨야 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범지가 거사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할 때 거사는 마땅히 거사를 받들어 섬겨야 하고, 공사도 또한 마땅히 거사를 받들어 섬겨야 할 것이니, 이 두 종성은 마땅히 거사를 받들어 섬겨야 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범지가 공사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할 때 공사는 마땅히 공사를 받들어 섬겨야 하겠지만, 공사를 받들어 섬기라고 시설할 만한 그들보다 하천한 이가 누가 있겠습니까? 오직 공사만이 공사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모든 범지는 스스로 알고서 네 종성을 위하여 네 가지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하는가? 곧 범지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하고, 찰리 거사 공사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하는가?"
"알지 못합니다. 구담이시여, 다만 모든 범지는 스스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 세상과 하늘 악마 범(梵) 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서, 범지는 스스로 알지 못하지만 네 종성을 위하여 네 가지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하나니, 곧 범지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하고, 찰리 거사 공사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한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남에게 억지로 고기를 주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그대는 이것을 먹어야 한다. 그리고 내게 그 값을 주어야 한다.'
범지여, 네가 모든 범지를 위하여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나니, 왜냐 하면 범지는 스스로 알지 못하면서 네 종성을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하나니, 곧 범지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하고, 찰리 거사 공사를 위하여 받들어 섬기는 것을 시설하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무엇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라 하는가? 만일 어떤 것을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라 하겠는가? 만일 어떤 것을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라 하겠는가?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라 하겠는가?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라 하겠는가?"
울수가라 범지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받들어 섬기고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제가 받들어 섬기고,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만일 어리석지도 않고 미련하지도 않으며, 또 전도(顚倒)되지도 않고, 마음도 전도됨이 없어 자유자재한 범지가 또 찾아온다면 나는 그 범지에게 이렇게 물을 것이다.
'네 생각에는 어떤가? 만일 어떤 것을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만일 어떤 것을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어리석지도 않고 미련하지도 않으며, 또한 전도되지도 않았고, 마음도 전도되지 않아 자유자재한 그 범지는 나에게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받들어 섬기고,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제가 받들어 섬기고,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같음이 있고 나음이 없으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나음이 있고 같음이 없으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어떤 것을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信] 계율[戒] 널리 들음[博聞] 소원[庶幾] 지혜(智慧)를 잃는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만일 어떤 것을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울수가라 범지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제가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범지를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만일 어리석지도 않고 미련하지도 않으며, 또한 전도되지도 않고, 마음도 전도됨이 없어 자유자재한 범지가 또 찾아온다면 나는 그 범지에게 이렇게 물을 것이다.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어떤 것을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만일 어떤 것을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이것을 받들어 섬김이라 하겠는가?'
범지여, 어리석지도 않고 미련하지도 않으며, 또한 전도되지도 않고 마음도 전도됨이 없어 자유자재한 그 범지도 또한 내게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만일 제가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잃는다면, 저는 그를 받들어 섬기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범지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찰리 거사 공사를 받들어 섬길 때, 그 받들어 섬김으로 말미암아 믿음 계율 널리 들음 소원 지혜를 더하게 된다면, 저는 마땅히 그를 받들어 섬길 것입니다.' "
울수가라 범지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범지는 네 종성을 위하여 네 가지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나니, 곧 범지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고, 찰리 거사 공사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합니다.
세존이시여, 범지가 범지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한다는 것은 구담이시여, 범지는 범지를 위하여 빌어서 구하는 것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합니다. 만일 범지가 빌어서 구하는 것을 업신여긴다면 이는 곧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는 것입니다.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면 곧 이익을 잃게 되나니, 마치 소를 방목하는 사람이 소를 지키지 못하면 곧 이익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구담이시여, 범지는 범지를 위하여 빌어서 구하는 것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나니, 만일 범지가 빌어서 구하는 것을 업신여긴다면 곧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는 것이 됩니다.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면 곧 이익을 잃게 됩니다.
세존이시여, 범지가 찰리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한다는 것은 세존이시여, 범지는 찰리를 위하여 활과 화살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합니다. 만일 찰리가 활과 화살을 업신여긴다면 이는 곧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는 것입니다.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면 곧 이익을 잃게 되나니, 마치 소를 방목하는 사람이 소를 지키지 못하면 곧 이익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범지는 찰리를 위하여 활과 화살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나니, 만일 찰리가 활과 화살을 업신여긴다면 이는 곧 자기 소유의 재물을 업신여기는 것이 됩니다. 자기 소유의 재물을 업신여기면 곧 이익을 잃게 됩니다.
세존이시여, 범지가 거사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한다는 것은, 세존이시여, 범지는 거사를 위하여 밭작물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합니다. 만일 거사가 밭작물을 업신여긴다면 이는 곧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는 것입니다.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면 곧 이익을 잃게 되나니, 마치 소를 방목하는 사람이 소를 지키지 못하면 곧 이익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범지는 거사를 위하여 밭작물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나니, 만일 거사가 밭작물을 업신여긴다면 곧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는 것이 됩니다.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면 곧 이익을 잃게 됩니다.
세존이시여, 범지가 공사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한다는 것은 세존이시여, 범지는 공사를 위하여 삼[麻]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합니다. 만일 공사가 삼을 업신여긴다면 이는 곧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는 것입니다.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면 곧 이익을 잃게 되나니, 마치 소를 방목하는 사람이 소를 지키지 못하면, 곧 이익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범지는 공사를 위하여 삼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나니, 만일 공사가 삼을 업신여긴다면 곧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는 것이 됩니다. 자기 몫의 재물을 업신여기면 곧 이익을 잃게 됩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모든 범지는 스스로 알고서 네 종성을 위하여 네 가지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는가? 곧 범지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고, 찰리 거사 공사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는가?"
울수가라 범지가 대답하였다.
"알지 못합니다. 세존이시여, 다만 모든 범지들은 스스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 세상 하늘 악마 범 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 하늘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에서, 스스로 알지 못하지만 네 종성을 위하여 네 가지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나니, 곧 범지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고, 찰리 거사 공사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한다.' "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억지로 남에게 고기를 주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다.
'그대는 이것을 먹어야 한다. 그리고 내게 그 값을 주어야 한다.'
범지여, 그대가 모든 범지를 위하여 말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나니, 왜냐 하면 범지는 스스로 알지 못하면서 네 종성을 위하여 네 가지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나니, 곧 범지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고, 찰리 거사 공사를 위하여 자기 몫의 재물을 시설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범지여, 나는 스스로 잘 이해하고 모든 법을 잘 알아, 남을 위하여 그치고 쉬는 법 멸하여 마치는 법 도를 깨닫는 법 좋은 세계로 나아가는 법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느니라."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혹 범지가 이 허공에 붙들리지도 않고, 묶이지도 않으며, 부딪히지도 않고 걸리지도 않는다면, 찰리 거사 공사도 그렇지 않겠는가?"
"세존이시여, 범지도 이 허공에 붙들리지 않고 묶이지도 않으며, 부딪히지 않고 걸리지도 않으며, 찰리 거사 공사도 또한 그렇습니다."
"범지여, 나는 스스로 잘 이해하고 모든 법을 잘 알아, 남을 위하여 그치고 쉬는 법 멸하여 마치는 법 도를 깨닫는 법 좋은 세계로 나아가는 법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느니라."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혹 범지가 능히 사랑하는 마음을 행해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을 수 있다면, 찰리 거사 공사도 그렇지 않겠느냐?"
"세존이시여, 범지도 능히 사랑하는 마음을 행해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을 수 있으며, 찰리 거사 공사도 또한 그렇습니다."
"범지여, 나는 스스로 잘 이해하고 모든 법을 잘 알아, 남을 위하여 그치고 쉬는 법 멸하여 마치는 법 도를 깨닫는 법 좋은 세계로 나아가는 법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느니라."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백 종류의 사람이 있을 때, 어떤 한 사람이 그들에게 '너희들은 모두 오라. 만일 찰리족(刹利族) 범지족(梵志族)으로 태어난 사람이 있다면, 오직 그들만이 비누[?豆]를 가지고 물에 가서 때를 씻어 지극히 깨끗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하자.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찰리족 범지족이면 그들은 비누를 가지고 물에 가서 때를 씻어 지극히 깨끗해질 수 있고, 거사족(居士族) 공사족(工師族)이면 그들은 비누를 가지고 물에 가서 때를 씻어 지극히 깨끗해질 수 없는가? 아니면 모든 백 종류의 사람이 다 비누를 가지고 물에 가서 때를 씻어 지극히 깨끗해 질 수 있는가?"
울수가라 범지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그 모든 백 종류의 사람들도 다 능히 비누를 가지고 물에 가서 때를 씻어 깨끗해질 수 있습니다."
"그와 같이 범지여, 나는 스스로 잘 이해하고 모든 법을 잘 알아, 남을 위하여 그치고 쉬는 법 멸하여 마치는 법 도를 깨닫는 법 좋은 세계로 나아가는 법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느니라."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백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혹 어떤 한 사람이 그들에게 '너희들은 모두 오라. 만일 찰리족 범지족으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오직 그들만이 잘 마른 사라(娑羅)나 전단(?檀)나무로 화모(火母)를 삼아, 찬(鑽)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하자.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찰리족이나 범지족이면 그들은 잘 마른 사라나 전단나무로 화모(火母)를 삼아야만 찬(鑽)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고, 거사족이나 공사족이면 그들은 돼지나 개의 밥그릇이나 이란단(伊蘭檀)나무나, 그 밖의 쓸모없는 나무로 화모를 삼아야만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는가? 아니면 모든 백 종류의 사람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로 화모를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겠는가?"
울수가라 범지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그 모든 백 종류의 사람들도 다 능히 여러 종류의 나무로 화모를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범지여, 나는 스스로 잘 이해하고, 모든 법을 잘 알아, 남을 위하여 그치고 쉬는 법 멸하여 마치는 법 도를 깨닫는 법 좋은 세계로 나아가는 법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느니라."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그 백 종류의 사람들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로 화모(火母)를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다면, 그 모든 불은 다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다 능히 불의 구실을 할 수 있다. 그 중 어떤 불만 홀로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불의 구실을 할 수 있고, 그 중 어떤 불은 유독 불꽃이 없고 빛이 없으며 열이 없고 광명이 없어서 불의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하겠는가? 아니면 그 모든 불이 다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불의 구실을 한다고 하겠는가?"
울수가라 범지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백 종류의 사람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로 화모를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다면, 그 모든 불은 다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다 불의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혹 그 중 어떤 불만 홀로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불의 구실을 한다는 것은 끝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또 혹 그 가운데 어떤 불은 유독 불꽃이 없고 빛이 없으며, 열이 없고 광명이 없어서 불의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것도 끝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오직 구담이시여, 그 모든 불이 다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다 불의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범지여, 나는 스스로 잘 이해하고 모든 법을 잘 알아, 남을 위하여 그치고 쉬는 법 멸하여 마치는 법 도를 깨닫는 법 좋은 세계로 나아가는 법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느니라."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그 백 종류의 사람들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를 화모로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하였을 때, 거기 혹 어떤 사람이 마른 초목을 그 불 속에 넣는다면 불꽃이 생기고 빛이 생기며, 열이 생기고 연기가 생길 것이다. 그런데 불꽃 빛 열 연기가 있을 때 그 불꽃 빛 열 연기에도 자못 차별이 있겠는가?"
울수가라 범지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 백 종류의 사람들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를 화모로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하였을 때, 거기에 혹 어떤 사람이 마른 초목을 그 불 속에 넣는다면, 불꽃이 생기고 빛이 생기며, 열이 생기고 연기가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불꽃 빛 열 연기에 대해서 불꽃 빛 열 연기에 차별이 있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그와 같이 내가 얻은 불과 내가 얻은 방일하지 않음은 능히 방일과 뽐냄과 거만을 멸한다. 그러나 나는 이 불에 대해서 불에 또한 차별이 있음을 주장할 수 없느니라."
울수가라 범지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시여, 저는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세존과 법과 비구 스님들께 귀의하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제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울수라가 범지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