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논문및 평론/교리 및 수행

修行과 五蓋의 相互關係性/마성스님

실론섬 2016. 8. 4. 23:41

修行과 五蓋의 相互關係性

이 수 창(마성)

 

Ⅰ. 머리말

Ⅱ. 五障/五蓋의 어원과 개념

Ⅲ. 초기경전에 나타난 五障/五蓋

Ⅳ. 수행과 五障/五蓋와의 관계

Ⅴ. 맺음말

 

[국문초록]

불교의 궁극적 목표는 수행을 통해 열반을 증득하는데 있다. 그런데 수행에는 여러 가지 장애가 뒤따른다. 불교에서는 여러 가지 장애가 언급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는 것이 다섯 가지 장애『五障』과 다섯 가지 덮개『五蓋』이다. 사실 五障과 五蓋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이다.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지 않으면 결코 소기의 목적을 성취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수행은 한마디로 ‘장애의 극복’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의 수행법에는 크게 사마타 수행(samatha-bhāvanā, 止, 평온)과 위빠사나 수행(vipassanā-bhāvanā, 觀, 통찰) 둘로 구분된다. 두 수행법은 새의 두 날개와 같이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으며, 둘 모두 四念處를 공통의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두 수행법 모두 반드시 禪定(samādhi, 三昧)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다섯 가지 장애는 특히 禪定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먼저 다섯 가지 장애를 제거하지 않으면 선정을 체험할 수 없게 되고, 선정을 체험할 수 없으면, 결코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열반을 증득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이러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수행법들을 다양하게 제시해 놓고 있다. 이를테면 다섯 가지 힘『五力』,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八正道』,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이 중에서 사정근은 불건전한 상태『不善法, akusala-dhamma』을 버리고, 건전한 상태『善法, kusala-dhamma』을 추구하기 때문에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수행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특이한 사항은 五力, 八正道, 四正勤은 모두 精進(viriya)을 강조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사실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精進力(viriyabalā)이다. 이 정진력에 의해서 오염된 마음을 해탈된 마음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진만이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열반을 증득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Ⅰ. 머리말

 

불교의 궁극적 목표는 수행을 통해 열반을 증득하는데 있다. 다시 말해서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 해탈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다. 그러나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것들이 도처에 숨어 있다. 이러한 것을 불교에서는 ‘障碍’라고 부른다. 누구든지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지 않으면 결코 열반을 증득할 수가 없다. 따라서 수행이란 한마디로 장애의 극복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여러 가지 장애가 언급되고 있다. 이를테면 三結(tiṇi-saṁyojanāni), 七結(satta-saṁyojanāni), 五下分結(pañca -orambhāgiyāni-saṁyojanāni), 五上分結(pañca-uddhambhāgiyāni -saṁyojanāni), 五障(pañca-āvaraṇāni), 五蓋(pañca-nīvaraṇāni) 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는 것이 다섯 가지 장애『五障』과 다섯 가지 덮개『五蓋』이다.1) 사실 五障과 五蓋는 이름만 다를 뿐 같은 내용이다.

1) Dīgha-nikāya(PTS), I. 71, 246; II. 83, 300-301; III. 49, 234, 278; Majjhima-
   nikāya(PTS) I. 60, 144; Saṁyutta-nikāya(PTS) V. 60, 84-85, 93-94, 145-146, 
   327; Aṅguttara-nikāya(PTS) I. 161-162; III. 16, 63, 230; IV. 457; V. 16.

 

특히 이 五障/五蓋는 초기경전은 물론 주석서와 후대의 대승경전에서도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수행과 장애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다룬 국내외의 논문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단편적으로 다섯 가지 장애를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다섯 가지 장애에 대한 명칭은 물론 해석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다섯 가지 장애를 이해하는데 많은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여기서는 오장/오개의 개념이 무엇이며, 수행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Ⅱ. 五障/五蓋의 어원과 개념

 

‘五障’은 팔리어 pañca-āvaraṇāni를 번역한 말이고, ‘五蓋’는 팔리어 pañca-nīvaraṇāni를 번역한 말이다. 이처럼 五障과 五蓋는 분명히 다른 단어다. 그러나 사전에서조차 오장과 오개의 원어를 혼동하고 있다.2) 이 오장과 오개의 梵語는 팔리어와 동일하다. 그러나 최초의 원어는 팔리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āvaraṇa(障)와 nīvaraṇa(蓋)는 순수한 古典梵語(Classic Sanskrit)가 아니고 佛敎混成梵語(Buddhist Hybrid Sanskrit= BSk.)이기 때문이다.

2)『望月佛敎大辭典』에서는 “五蓋는 梵語 pañca-āvaraṇāni를 번역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pañca-āvaraṇāni는 五障으로 번역되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기술이다. 
   望月信亨 編,「望月佛敎大辭典」增補增訂版 (東京: 世界聖典刊行協會, 1974), p.1121a.

 

팔리어 āvaraṇa는 ā+vṛ의 합성어이며, ‘폐쇄하다, 억제하다, 거부하다, 억누르다, 방해하다’ 등의 뜻을 가진 동사 āvarati에서 파생된 중성명사로서 형용사로도 쓰인다. 영어로는 ‘hindrance(방해, 장애)’, ‘obstruction(閉塞, 장애)’, ‘bar(장애)’ 등으로 번역되었다.3) 한문으로는 ‘障’ 혹은 ‘障碍’로 번역되었다.4) 한편 팔리어 nīvaraṇa는 nis+varaṇa의 합성어이며, 어근 vṛ(vṛṇoti)에서 파생된 중성명사로서 간혹 남성명사로도 쓰인다. 영어로는 ‘obstacle(장애)’, ‘hindrance(장애)’ 등으로 번역되었고,5) 한문으로는 ‘蓋’로 번역되었다.6) 이와 같이 팔리어 āvaraṇa와 nīvaraṇa는 분명히 다른 단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권에서는 똑같이 ‘hindrance(장애)’ 혹은 ‘obstruction(장애)’로 번역하였다. 이처럼 五障과 五蓋의 원어가 혼용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3) T.W. Rhys Davids & William Stede, The Pali Text Society's Pali-English Dictionary 
   (=PED) (London: PTS, 1921-1925, p.111.
4) 水野弘元,「パ-リ語辭典」二訂版 (東京: 春秋社, 1981), p.54.
5) PED, p.376.
6) 水野弘元,「パ-リ語辭典」, p.149.

 

『大毘婆沙論』 제48에 의하면, 障은 蓋의 개념에 포함된다. 즉 “問: 무엇 때문에 蓋라고 부르는가. 蓋는 어떤 뜻을 갖고 있는가. 답: 障의 뜻, 覆의 뜻, 破의 뜻, 壞의 뜻, 墮의 뜻, 臥의 뜻이 있는데, 그것이 蓋의 뜻이다. 그 중에서 障의 뜻을 蓋의 뜻이라 하는 것은 聖道를 장애하고 나아가 聖道의 加行善根을 장애하기 때문에 蓋라고 부른다. 覆에서 臥까지의 뜻은 모두 덮는다는 뜻이다.”7) 라고 했다.

7)「阿毘達磨大毘婆沙論」권48 (『大正藏』27, 249c), “問何故名蓋. 蓋是何義. 
   答障義覆義破義壞義墮義臥義是蓋義. 此中障義是蓋義者. 謂障聖道及障聖道加
   行善根故名為蓋. 覆義乃至臥義是蓋義者.”

 

그리고 다섯 가지 장애의 각 항목도 학자에 따라 다양하게 번역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혼란스럽다. 우선 사전에 기술된 五障/五蓋의 내용부터 살펴보자. 「Pāli-English Dictionary(巴英辭典)」에서는 ①kāmacchanda(sensuality, 음탕), ②(abhijjhā-)vyāpāda (ill-will, 惡意), ③thīna-middha(

torpor of mind or body, 마음 혹은 몸의 무감각), ④uddhacca-kukkucca (worry, 걱정), ⑤vicikicchā(wavering, 망설임) 등으로 되어 있다.8) 한편 「망월불교대사전」에서는 ①貪欲蓋(rāga-āvaraṇa), ②瞋恚蓋(pratigha-āvaraṇa), ③昏沈睡眠蓋(styāna-middha-āvaraṇa, 睡眠蓋라고도 함), ④掉擧惡作蓋(auddhatya-kaukṛtya-āvaraṇa, 掉戱蓋, 調戱蓋, 掉悔蓋), ⑤疑蓋(vicikitsā-āvaraṇa) 등으로 되어 있다.9)

8) PED, p.376, 388.
9) 望月信亨 編,「望月佛敎大辭典」, p.1121a.

 

이와 같이 「망월불교대사전」에서는 범어에서 한문 술어로 번역했다. 이러한 한문 술어만으로는 五障/五蓋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오장/오개의 원래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원어인 팔리어의 어원을 따져 보지 않으면 안 된다.

 

1. 감각적 욕망(kāmacchanda, 愛欲)

첫 번째 장애 요소는 kāmacchanda(愛欲)이다. 「망월불교대사전」에서는 rāga-āvaraṇa(貪欲蓋)라고 했다. kāmacchanda와 rāga는 그 의미가 약간 다르다. kāmacchanda는 愛欲과 貪欲의 뜻을 갖고 있지만,10) rāga는 貪欲의 의미만 갖고 있다.11) 초기경전에서는 대부분 kāmacchanda로 되어 있다. kāmacchanda는 kāma와 chanda의 합성어이다. kāma는 √kam(to desire)에서 파생된 남성 혹은 중성명사이다. 이것은 ‘즐거움, 감각적 즐거움, 감각적 욕구’ 등의 뜻을 갖고 있다. 한문으로는 ‘欲, 愛欲, 欲念, 欲情, 欲樂’ 등으로 번역된다.12) 또한 chanda는 √chanda/chad(to please)에서 파생된 남성명사로서 ‘자극, 고무, 열의, 의욕, 하고자 함, 의지, 의향’ 등의 뜻을 갖고 있다. 한문으로는 ‘欲, 志欲, 意欲’ 등으로 번역된다.13) 이와 같이 kāmacchanda는 kāma(愛欲)와 chanda(貪欲)의 두 가지 뜻을 갖고 있다. 하나는 ‘감각적 쾌락’을 뜻하는 愛欲이고, 다른 하나는 부, 권력, 명예, 지위 등에 대한 욕구를 뜻하는 貪欲이다. 굳이 이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한 단어를 찾는다면 ‘欲貪’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kāmacchanda의 kāma에 초점을 맞춰, ‘감각적 욕망(sensual craving)’14), 혹은 ‘음탕한 욕망(lustful desires)’15) 등으로 번역하였다. 필자도 kāmacchanda를 편의상 ‘감각적 욕망(愛欲)’으로 번역하였다.  

10) 水野弘元,「パ-リ語辭典」, p.87.
11) 水野弘元,「パ-リ語辭典」, p.234.
12) 水野弘元,「パ-リ語辭典」, p.87.
13) 水野弘元,「パ-リ語辭典」, p.108.
14) Robert Bogoda 지음․기영 옮김, 「생활 속의 불자(A Simple Guide to Life) (2)」, 
   「참여불교」 2003년 0506호, p.71.
15) Walpola Rahula, What the Buddha taught(London: Gordon Fraser, 1959), p.74.

 

2. 악의 혹은 분노(vyāpāda, 瞋恚)

두 번째 장애 요소는 vyāpāda(瞋恚)이다. 간혹 vyāpāda 앞에 ‘abhijjhā(貪欲)’를 덧붙이기도 한다. 「망월불교대사전」에서는 pratigha-āvaraṇa(瞋恚蓋)라고 했다. 범어 pratigha는 팔리어로 paṭigha(瞋恚)인데, vyāpāda(瞋恚)와 동의어다. 팔리어 vyāpāda는 byāpāda라고도 하는데, 동사 

vyapajjati에서 파생된 남성명사이다. vyāpāda는 ‘瞋恚’, ‘瞋’, ‘恚’, ‘害心’, ‘憎惡’, ‘忿怒’16), ‘惡意(ill-wii)’17), ‘증오 혹은 분노(hatred or anger)’18) 등으로 번역되었다. 이것은 自他에 대한 극단적인 형태의 악의, 증오, 화냄, 원한, 혐오, 나쁜 의지 등을 말한다.  

16. 냐나포니카 지음․송위지 옮김,「불교 선수행의 핵심」 (서울: 시공사, 1999), p.135.
17. Robert Bogoda, 앞의 책, p.71.
18. Walpola Rahula, 앞의 책, p.74.

 

3. 해태와 혼침(thīna-middha, 昏沈睡眠)

세 번째 장애 요소는 thīna-middha(昏沈睡眠)이다. 「망월불교대사전」에서는 styāna-midd ha-āvaraṇa(昏沈睡眠蓋, 睡眠蓋)라고 했다. 팔리어 thīna-middha는 thīna와 middha의 합성어이다. 팔리어 thīna는 √styai/styā/stī(to stiffen)의 과거분사(Sk. styāna)로 간주하기도 하고 혹은 

√stim(to stiffen)의 과거분사(Sk. stimita)의 팔리어 형태로 보기도 한다. 원래 의미는 마음이 뻣뻣해지고 굳어지는 현상을 뜻한다.19) middha는 √mid(to be fat)에서 파생된 중성명사이다. 마음이 무겁고 게으른 상태를 말한다.20) thīna-middha는 한문으로 ‘昏沈睡眠’으로 번역되었다. thīna(Sk. styāna)는 ‘昏沈’의 뜻이고, middha(BSk. middha)는 ‘眠’, 혹은 ‘睡眠’의 뜻이다.21) thīna-middha를 학자들은 ‘게으름과 나태’22), ‘懈怠와 昏沈’23), ‘무기력과 권태(torpor and languor)’24), ‘게으름과 정신적인 무기력(indolence and inertia(昏寢과 睡眠)’25), ‘혼침과 졸음’26), ‘혼침과 수면’, ‘게으름과 무감각’ 등으로 번역하였다.  

19. 대림․각묵 스님 공동 번역 및 주해, 「아비담마 길라잡이(상)」 (서울: 초기불전연구원, 
    2002), p.220.
20. 대림․각묵, 위의 책, p.220.
21. 水野弘元, 「パ-リ語辭典」, p.122.
22. 냐나포니카, 「불교 선수행의 핵심」, p.135.
23. 전재성은 thīnamiddha를 ‘해태와 혼침’으로 번역했다. 그는 “해태는 정신적으로 아둔한 
    것을 의미하고, 혼침은 마음이 무겁고 가라앉아 졸리는 것을 뜻한다.”라고 풀이하였다. 
    [전재성 역주,『쌍윳따 니까야』제10권(서울: 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2), p.11. 대림․
    각묵 스님도 thīna-middha를 ‘해태와 혼침’이라고 번역했다.[대림․각묵, 앞의 책, p.146.]
24. Walpola Rahula, 앞의 책, p.74.
25. Robert Bogoda, 앞의 책, p.72.
26. 냐나틸로카 엮음․김재성 옮김,「붓다의 말씀」 (서울: 고요한 소리, 2002), p.165.

 

4. 들뜸과 후회(uddhacca-kukkucca, 掉擧惡作)

네 번째 장애 요소는 uddhacca-kukkucca(掉擧惡作 혹은 掉擧後悔)이다. 「망월불교대사전」에서는 auddhatya-kaukṛtya-āvaraṇa (掉擧惡作蓋, 掉戱蓋, 調戱蓋, 掉悔蓋)라고 했다. 팔리어 uddhacca-kukkucca는 uddhacca와 kukkucca의 합성어이다. 팔리어 uddhacca는 uddhata-ya에서 파생된 중성명사인데, 佛敎混成梵語(BSk.)로는 auddhatya이다. 어원적으로 uddacca는 ud(위로)+√dhṛ(to hold)의 동명사 형태로서 중성명사로 정착된 단어이다. 문자적으로는 위로 올라가 있는 상태를 뜻하며 마음의 들뜬 상태를 뜻한다.27) 한문으로는 ‘掉擧’라고 번역되었다. kukkucca는 ku(나쁜)+kata(행한, √kṛ, to do의 과거분사)가 합성되어 kukkata가 되고 이것의 추상명사가 kukkucca이다. 즉 전에 지은 행위에 대해서 ‘아차! 잘못(ku) 했구나(kata)’라고 뉘우치거나 안절부절 하는 마음상태를 말한다. 중국에서는 ‘잘못[惡] 했다[作]’라는 말 그대로 직역해서 惡作이라 옮겼다.28) 이 외에도 한문으로는 ‘不行儀’, ‘惡作’, ‘後悔’, ‘悔’, ‘悔疑’ 등으로 번역되었다. 학자들은 uddhacca-kukkucca를 ‘초조와 근심(restlessness and worry)’29), ‘불안과 근심’30), ‘흥분과 회한(掉擧惡作)’31), ‘들뜸과 후회’32), ‘들뜸과 걱정(restlessness and worry)’33), ‘들뜸과 회한(우울)’34), ‘들뜸과 悔恨’35), ‘동요와 근심’ 등으로 번역하였다.  

27) 대림․각묵, 앞의 책, p.214.
28) 대림․각묵, 위의 책, p.219.
29) Walpola Rahula, 앞의 책, p.74.
30) 냐나포니카, 「불교 선수행의 핵심」, p.135.
31) 전재성은 ‘uddhacca-kukkucca’를 ‘흥분과 회한(掉擧惡作)’으로 번역했다. 그는 
    “흥분은 마음의 들뜸, 불안정을 의미하고, 회한은 걱정으로 과거에 대한 후회와 
     원하지 않았던 결과에 대한 근심을 뜻한다.”고 풀이했다.『전재성,『쌍윳따 니
     까야』 제10권, p.11.
32) 대림․각묵, 앞의 책, p.146.
33) Robert Bogoda, 앞의 글, p.72.
34) 냐나틸로카, 「붓다의 말씀」, p.165.
35) 냐나포니카 지음․재연 옮김, 「다섯 가지 장애와 그 극복 방안」, 법륜․아홉, 
    (서울: 고요한소리, 1988), p.38, 60.

 

5. 회의적 의심(vicikicchā, 疑)

다섯 번째 장애 요소는 vicikicchā(疑惑)이다. 「망월불교대사전」에서는 vicikitsā-āvaraṇa(疑蓋)라고 했다. 팔리어 vicikicchā는 동사 vicikicchati에서 파생된 여성명사이다. vicikicchā는 어원적으로 vi(분리해서)-cinteti(√cit, to think)의 소망형이다. vicikicchā는 ‘의심, 혼란, 불확실’ 등의 의미로 쓰인다.36) 한문으로는 ‘疑’ 혹은 ‘疑惑’ 등으로 번역된다. 여기서 말하는 의심(doubt, 疑心)은 결단력이 부족한 것을 뜻하며 높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실천을 가로막고, 지속적으로 선을 추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37) 이러한 “의심은 우치를 수반하는 상습적인 미결정과 미해결, 신뢰의 결여 등을 뜻한다.”38) 여기서 말하는 의심은 진리에 대한 ‘회의적인 의심(sceptical doubts)’를 의미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다섯 가지 장애[五蓋]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36) 대림․각묵, 앞의 책, pp.122-3.
37) Robert Bogoda, 앞의 글, p.72.
38) 전재성,『쌍윳따 니까야』 제10권, p.11.

 

①감각적 욕망(kāmacchandanīvaraṇaṁ, 欲貪蓋)

②악의나 분노(vyāpādanīvaraṇaṁ, 瞋恚蓋)

③해태와 혼침(thīnamiddhanīvaraṇaṁ, 昏眠蓋)

④들뜸과 후회(uddhaccakukkuccanīvaraṇaṁ, 掉悔蓋)

⑤회의적 의심(vicikicchānīvaraṇaṁ, 疑惑蓋)39)

39) 전재성은 이것을 ‘欲貪障, 瞋恚障, 昏眠障, 掉悔障, 疑惑障’으로 번역하였다. 전재성, 
   『쌍윳따 니까야』제8권, p.364, no. 347.

 

이러한 다섯 가지는 어떤 종류의 명백한 이해, 사실상 어떤 종류의 진전에도 장애가 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 다섯 가지에 압도되거나 그것들을 어떻게 벗어나는지 알지 못할 때, 우리는 옮음과 그름 혹은 선과 악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40)

40) Walpola Rahula, 앞의 책, p.74.

 

앞에서 살펴본 ①감각적 욕망과 ②악의나 분노는 계(戒)를 방해하고, ③해태와 혼침은 혜(慧)를 방해하고, ④들뜸과 후회는 정(定)을 방해하고, ⑤회의적인 의심은 사제(四諦)를 의심하는 것으로 해탈(解脫)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을 방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Ⅲ. 초기경전에 나타난 五障/五蓋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섯 가지 장애에 대해서는 여러 경전에 나타난다. 우선 팔리어로 쓰인 경전에서는 어떻게 언급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Saṁyutta-nikāya(相應部)』에 “비구들이여, 다섯 가지 장애가 있다. 어떠한 것이 다섯 가지인가? 감각적 욕망의 장애, 악의의 장애, 나태와 혼침의 장애, 들뜸과 후회의 장애, 의심의 장애가 있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것이 다섯 가지 장애이다. 비구들이여, 이러한 다섯 가지 장애를 잘 알고 두루 알고 완전히 소멸하고 버리기 위해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八正道]를 닦아야 한다.”41)

41) S. Ⅴ. 60. "Pañcimāni bhikkhave nīvaraṇāni, katamāni pañca. kāmacchandanīvaraṇaṁ, 
    vyāpādanīvaraṇaṁ, thīnamiddhanīvaraṇaṁ, addhaccakukkuccanīvaraṇaṁ, vicikicchānīvaraṇaṁ. 
    imani kho bhikkhave pañca nīvaraṇāni. Imesaṁ kho bhikkhave pañcannaṁ nīvaraṇānam ahiññāya
    pariññāya parikkhayāya pahānāya, la, ayam ariyo aṭṭhangiko maggo bhāvetabbo ti."

 

『長阿含經』 제12 「淸淨經」에 “만일 비구가 學地에 있어 위로 安穩處를 구하고자 하나 아직 五蓋를 없애지 못했다고 하자. 어떤 것이 다섯인가. 貪欲蓋․瞋恚蓋․睡眠蓋․掉戱蓋․疑蓋가 그것이다. 저 학지에 있는 비구로서 위로 안온처를 구하고자 하면서 아직 오개를 없애지 못하고 四念處에 정근하지 못하고 七覺意에 정근하지 못하고는 上人의 법과 현성의 지혜의 增盛을 얻으려 하며 알고자 하고 보고자 하더라도 그렇게 될 수 없는 것이다.”42) 반대로 학지 비구로서 위로 안온처를 구하고자 하여 능히 탐욕개․진에개․수면개․도희개․의개 등의 오개를 없애고 또 사념처에 있어서 능히 정근하고 칠각의에 있어서 여실히 수행하여 상인의 법과 현성의 지혜의 증성을 얻고자 하고 보고자 하기를 구한다면 그것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42)『長阿含經』 제12 「淸淨經」 (『大正藏』 1, 75b), “若比丘學地欲上求安穩處. 未除五蓋. 
    云何爲五. 貪欲蓋․瞋恚蓋․睡眠蓋․掉(=調)戱蓋․疑蓋. 彼學比丘方欲上求. 求安穩未滅五蓋. 
    於四念處不能精勤. 於七覺意不能勤修. 欲得上人法賢聖智慧增盛. 求欲知欲見者.”

 

『增一阿含經』권24에 “어떤 것을 不善聚라고 하는가. 이른바 다섯 가지 덮개[五蓋]이다. 다섯이란 무엇인가. 貪欲蓋․瞋恚蓋․睡眠蓋․調戱蓋․疑蓋이다. 이것을 다섯 가지 덮개[五蓋]라고 한다. …… 왜냐하면 비구여, 이 다섯 가지 덮개가 있으면 곧 축생․아귀․지옥의 갈래가 있고, 모든 착하지 않은 법은 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일어나기 때문이다.”43)라고 했다.

43)『增一阿含經』권24 (『大正藏』 2, 674a), “彼云何名爲不善聚. 所謂五蓋. 云何爲五. 
    貪欲蓋․瞋恚蓋․ 睡眠蓋․調戱蓋․疑蓋. 是爲名爲五蓋. …… 所以然者. 比丘當知. 若有此
    五蓋. 便有畜生餓鬼地獄之分. 諸不善法皆由此起.”

 

『雜阿含經』권26에 “어떤 것이 다섯인가. 이른바 貪欲蓋․瞋蓋․睡眠蓋․掉悔蓋․疑蓋이다. 이러한 다섯 가지 덮개[五蓋]는 덮고[覆] 덮어[蓋] 마음을 번뇌케 하고, 지혜를 약하게 하며, 막고 걸리는 물건으로서, 밝음이 아니요, 바른 깨달음이 아니어서 열반으로 나아가지 아니한다.”44)라고 했다.

44)『雜阿含經』권26 (『大正藏』2, 189c), “何等爲五. 謂貪欲蓋․瞋蓋․睡眠蓋․掉悔蓋․疑蓋. 
    如此五蓋. 爲覆爲蓋煩惱於心. 令智慧羸. 爲障閡分. 非名非等覺. 不轉趣涅槃.”

 

『增一阿含經』권51에 “어떤 것이 비구로서 다섯을 버리고 여섯을 성취하며, 하나를 보호하고 넷을 항복받는 것인가. 붓다가 왕에게 말했다. 이른바 비구로서 탐욕의 덮개[貪欲蓋]․성냄의 덮개[瞋恚蓋]․수면의 덮개[睡眠蓋]․들뜸의 덮개[調戱蓋=掉戱蓋]․의심의 덮개[疑蓋]를 버리면, 그런 비구는 ‘다섯을 버렸다’고 부른다.”45)라고 했다.

45)『增一阿含經』권51 (『大正藏』2, 827a), “云何比丘捨五成六. 護一降四. 佛告王曰. 
    於是比丘. 捨貪欲蓋․瞋恚蓋․睡眠(蓋)․調(戱蓋=掉戱蓋)․疑(蓋). 如是比丘. 名爲捨五.” 
    ( )안은 필자가 삽입한 것임.

 

五障/五蓋를 언급한 경전 중에서 다섯 가지 장애를 물에 비유한 경전도 있다고 한다. 전재성은 “감각적 쾌락(욕망)은 다섯 가지 색깔로 물든 물에 비유되고, 분노는 부글부글 끊는 물에 비유되며, 해태와 혼침은 이끼가 낀 물, 흥분과 회한(들뜸과 후회)은 바람이 불어 파도치는 물, 의심은 흐린 흙탕물에 비유된다. 이러한 장애의 물을 버리고 明鏡止水와 같은 마음의 상태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46)고 했다. 이것은 오장과 오개의 특징을 아주 간단명료하게 표현한 훌륭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46) 전재성,『쌍윳따 니까야』제10권, p.12.

 

아무튼 이 다섯 가지 장애들은 우리가 성숙해 가는 과정 속에서 부딪치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것들은 우리의 마음에서 이해심과 행복을 빼앗아 버리고 불필요한 고통을 안겨준다. 그러므로 누구나 지속적인 수행을 통해 이러한 다섯 가지 장애의 영향력을 줄여 나가야만 비로소 궁극의 목적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Ⅳ. 수행과 五障/五蓋와의 관계

 

불교의 수행법은 크게 사마타 수행(samatha-bhāvanā, 止, 平穩)과 위빠사나 수행(vipassanā-bhāvanā, 觀, 통찰)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런데 두 수행법의 대상이 동일하게 四念處로 제시되어 있다. 사념처는 선정 수행과 지혜 수행에 있어서 공통의 기반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47) 즉 몸[身]․느낌[受]․마음의 상태[心]․심신의 여러 가지 현상[法]인 네 가지 마음챙김[四念處]의 대상 자체가 선정 수행을 위한 대상인 동시에 지혜 수행을 위한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두 가지 수행법은 서로 깊은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Dhammapada (法句經)』의 다음 시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47) 냐나틸로카,「붓다의 말씀」, p.197.

 

지혜가 없는 자에게는 선정이 없고, 선정이 없는 자에게는 지혜가 없다. 선정과 지혜를 갖춘 자, 

그에게 열반은 가까이 있다.48)

48) Dhammapada, v.372.

 

이와 같이 선정과 지혜가 사념처를 공통의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두 수행법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다시 말해서 선정 수행을 위주로 하는 수행법과 지혜 수행을 위주로 하는 수행법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49) 따라서 위빠사나 수행자라 할지라도 비록 四禪을 경험하지 않더라도 近接三昧를 체험해야만 한다. 바른 마음집중[正定]은 近接三昧와 安止三昧의 두 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근접삼매는 初禪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초선에 접근해 가는 마음집중을 말하며, 안지삼매는 초선에서 四禪에 이르는 네 가지 禪定으로 대표되는 마음집중을 말한다.50) 그러므로 위빠사나 수행에도 최소한 선정이 필요하며, 그 선정이 바로 근접삼매라는 것이다. 요컨대 불교의 수행법의 두 날개는 선정과 지혜, 사마타(止)와 위빠사나(觀)이다. 이 둘은 상호보안적인 관계에 있으며, 둘 모두 사념처를 공통의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것이 붓다의 가르침에 의거한 수행법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51)

49) 냐나틸로카,「붓다의 말씀」, p.197.
50) 냐나틸로카,「붓다의 말씀」, p.194.
51) 냐나틸로카,「붓다의 말씀」, p.197.

 

그런데 이러한 수행을 방해하는 다섯 가지가 있다. 이러한 다섯 가지는 마음의 발전, 즉 수행(bhāvanā)을 방해함으로써 여러 측면에서 마음을 장애하거나 덮어 가리기 때문에 ‘장애들(hindrances)’이라고 불렸다. 이 다섯 가지 장애는 마음을 닦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 특히 완전한 내적 깨달음에 필요한 선정과 근행정(近行定, upācāra-samādhi, 근행에 대한 집중)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개를 물리쳐야만 한다.52) 사실 평온은 명상에 전념(jhāna, 禪定)하는 동안 마음의 완전한 집중에 도달한 것이다. 이러한 전념(선정)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장애의 극복이 최소한 임시적으로나마 전제 조건이 되어야만 한다. 특히 다섯 가지 장애는 선정의 성취와 관련해서 붓다의 법문에서 자주 언급되었다.

52) 냐나포니카,「불교 선수행의 핵심」, p.135.

 

『Mahāsatipaṭṭhāna-sutta(大念處經)』에 “비구들이여, 비구는 모든 감각적인 욕망을 떨쳐버리고, 모든 온전하지 못한 법들[不善法]을 떨쳐버리고 (마음집중의 대상에 대한) 거친 사유[尋]와 미세한 사유[伺]가 있고, (감각적인 욕망 등에서) 멀리 떠남에 의해서 생겨난 희열(pīti, 喜)과 행복감(sukha, 樂)이 있는 첫 번째 마음집중[初禪]을 성취하여 거기에 머문다.”53)라고 했다.

53) D. Ⅱ. 313.

 

이것이 미세한 물질의 세계[色界]에 속하는 마음집중(禪定)의 첫 번째 단계이다. 이 初禪은 마음집중의 힘과 다섯 감각기관의 활동의 일시적인 정지와 다섯 가지 덮개[五蓋]의 일시적인 소멸을 통해서 얻어진다.54) 즉 첫 번째 마음집중(初禪)에서 다섯 가지 덮개[五蓋]가 끊어지고, 다섯 가지 현상[五禪支]가 갖추어진다고 한다.55) 여기서 말하는 다섯 가지 현상[五禪支]란 ①거친 사유(vitakka, 尋), ②미세한 사유(vicāra, 伺), ③희열(pīti, 喜), ④행복감(sukha, 樂), ⑤하나의 대상에 대한 마음의 통일(cittekaggatā, 心一境性)을 말한다.56)

54) 냐나틸로카,「붓다의 말씀」, p.198.
55) M. Ⅰ. 294.
56)『아비담맛타상가하(Abhidhammattha sangaha)』에서는 네 번째 행복과 다섯 번째
    집중 사이에 ‘평온(upekkhā, 捨)’를 삽입하여 여섯 가지 마음부수법들을 들고 있다.
    [대림․각묵, 앞의 책, pp. 152-3.]

 

다섯 가지 선정의 구성 요소[五禪支]를 ①일으킨 생각(vitakka, 尋), ②지속적인 고찰(vicāra, 伺), ③희열(pīti, 喜), ④행복(sukha, 樂), ⑤집중(ekaggatā, 心一境)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첫 번째 ‘일으킨 생각(vitakka, 尋)’은 다섯 가지 장애[五蓋] 중에서 ‘해태와 혼침(thīna-middha, 昏沈睡眠)’의 장애를 제지하는 특별한 직책을 맡는다. 두 번째 ‘지속적인 고찰(vicāra, 伺)’은 ‘회의적 의심(vicikicchā, 疑)’의 장애를 일시적으로 제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세 번째 ‘희열(pīti, 喜)’은 ‘악의 혹은 분노(vyāpāda, 瞋恚)’의 장애를 제지한다. 네 번째 ‘행복(sukha, 樂)’은 ‘들뜸과 후회

(uddhacca-kukkucca, 掉擧惡作)’의 장애를 제지한다. 다섯 번째 ‘집중(ekaggatā, 心一境)’은 ‘감각적 욕망(kāmacchanda, 愛欲)’의 장애를 일시적으로 제지한다.57)  

57) 대림․각묵, 앞의 책, pp.153-5 참조.

 

이와 같이 다섯 가지 선정의 구성 요소[五禪支]는 주로 첫 번째 선정을 나타낸다. 그래서 선정의 구성 요소(jhānaṅga, 禪支)라고 불렸다. 불교의 전통에 따르면, 선정의 구성 요소는 각각을 위해서 있는데, 다섯 가지 장애 가운데 하나는 특히 선정(jhāna)에 해롭고, 선정을 위해 요구된 단계의 보다 높은 발전과 단련을 몰아낸다. 그리고 다른 한편, 평균적인 수준을 뛰어 넘은 이러한 다섯 가지 요소의 배양은 장애의 교정 수단이 될 것이며, 선정으로 가는 길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이들 두 다섯 가지 그룹간의 관계는 이 선정에서 각각의 장애라는 제목 아래 지적한 것이다.

 

명상적인 전념뿐만 아니라 정신적 집중의 낮은 단계에서는 다섯 가지 장애(五蓋)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 즉 이것은 완전히 몰입한 집중(根本定, appanā-samādhi)의 예비 단계에 있는 근행에 대한 집중(近行定, upacāra-samādhi)이다. 마찬가지로 다섯 가지 장애가 있음으로 말미암아 제거된 것이 근행정보다 강한 찰나적인 집중(刹那定, khaṇika-samādhi)이다. 이것은 성숙한 통찰력(vipassanā, 觀法)을 위해 요구된 것이다. 그러나 깨끗한 생각과 청정한 삶을 시도하는 어떤 성실한 사람도 이러한 정신적 발전의 보다 높은 단계에서 어느 한 부분이라도 있으면, 다섯 가지 장애가 있음에 의해 진지하게 영향을 받는다.

 

다섯 가지 장애의 나쁜 영향이 만연된 이것은 부단한 노력에 의해 그 힘을 분쇄해야 하는 긴급한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명상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을 때, 오직 한 순간에 자신의 주의를 장애를 향해 되돌리기에 충분하다고 믿지 않는다. 장애의 억눌림에서 그와 같은 최후 순간의 노력은 드물게 자신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동안 이전의 노력에 의해서 아무런 도움도 없이 성공할 것이다.

 

마음의 흔들림 없는 해탈을 진심으로 갈망하는 사람은 직접적이고 실천적인 의미의 뚜렷한 행처(行處, kammaṭṭhāna, 명상의 주제)를 선택한다. 넓은 의미에 있어서 행처는 기본이 되는 자신의 온전한 삶의 구조인 것이다. 오랫동안 그것이 안 보이게 되었던 행처를 빠르게 잡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자제와 발전[수행]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하고 권장되어야 할 진전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방식으로 마음을 관리하고 고의적인 에너지는 상당히 북돋우게 될 것이다. 행처를 위해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한 사람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우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것이 다섯 가지 장애 중에서 어느 것인지 시험해야만 한다. 그런 다음 그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관찰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 그것이 나타나는지를 살펴야만 한다. 그는 이러한 다섯 가지 장애들의 각각에 의해서 더욱이 자신의 고요한 마음속에 있는 긍정적인 세력을 더욱 더 알아야만 반대로, 그리고 최종적으로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자질들의 계발 기회를 위해 자신의 생활을 점검해야만 한다. 그러한 자질들은 정신적 기능(indriya, 近), 선정의 구성 요소(jhānaṅga, 禪支), 깨달음의 요소들(bojjhaṅga, 覺支) 등이다. 어떤 경우에는 이것들을 덧붙인 명상의 주제들은 각각의 장애들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범부(凡夫, puthujjana)58) 라는 점에서는 단지 장애의 일시적인 중지나 부분적인 약화에 도달할 수 있다. 그것의 최종적이고 완전한 방사는 성스러운 길(ariya-magga, 聖道)의 단계에서 일어난다.

58) 아마 출가자 혹은 재가자인 범부는 아직 성스러움의 첫 번째 단계, 즉 흐름에 
    들어가는 길(sotāpatti-magga, 預流向)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이다.

 

근심과 의심은 첫 번째 단계, 즉 흐름에 들어가는 길(sotāpatti-magga, 預流向)에서 제거된다. 감각적 욕망과 악의는 세 번째 단계, 즉 다시 돌아오지 않는 길(anāgāmi-magga, 不還向)에서 제거된다. 게으름과 권태 및 불안(들뜸)은 아라한의 길(arahatta-magga, 阿羅漢向)에서 제거된다. 따라서 장애에 대항하여 싸우는 보답은 짧거나 긴 명상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람에게 한정될 뿐만 아니라 장애가 약화된 모든 단계는 이들 장애에서 해탈하여 흔들림이 없는 성스러운 단계로 보다 접근하도록 해준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할 것인가. 경전에서는 다섯 가지 힘[五力, pañca-balāni],59)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八正道, ariya aṭṭhaṅgika-magga],60)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 cattari-sammappadhānāni]61) 등에 의해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精進(viriya)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精進力(viriyabala)이다. 이 정진력에 의해서 오염된 마음을 해탈된 마음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59) S. Ⅴ. 249.
60) S. Ⅴ. 60.
61) S. Ⅴ. 248.

 

五力이란 다섯 가지 능력의 작용을 말한다. 즉 saddhabala(信力), viriyabala(精進力), satibala(念力), samādhibala(定力), paññābala(慧力) 등이다.62) 『Saṁyutta-nikāya』에 “비구들이 다섯 가지 힘을 닦고 다섯 가지 힘을 익히면 열반으로 향하고 열반으로 기울고 열반으로 임한다.”63) 라고 했다. 다섯 가지 힘은 戒行에 의지하고 계행을 기반으로 하여 성립된다.64) 이것은 八正道처럼 완전한 수행체계는 아니지만 악하고 불건전한 법을 없애거나 장애를 척결하거나 열반에 이르게 하는 힘이다.65)  

62) D. Ⅱ. 120; M. Ⅱ. 12; S. Ⅲ. 96; A. Ⅲ. 12.
63) S. Ⅴ. 249. "bhukkhu pañcabalāni bhāvento pañcabalāni bahulīkaronto nibbānaninno 
    hoti nibbānapoṇo nibbānapabbhāro."
64) S. Ⅴ. 252.
65) 전재성,『쌍윳따 니까야』 제10권, p.19.

 

八正道는 불교의 대표적인 수행법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Saṁyutta-nikāya』에 “비구들이여, 이러한 다섯 가지 장애를 잘 알고 두루 알고 완전히 소멸하고 버리기 위해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八正道]를 닦아야 한다.”66)라고 했다. 또한 四正勤도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닦아야 할 수행법으로 제시되어 있다.『Saṁyutta-nikāya』에 “비구들이여, 이러한 다섯 가지 장애를 잘 알고 완전히 소멸하고 버리기 위해 네 가지 올바른 노력을 닦아야 한다.”67)라고 했다.

66) S. Ⅴ. 60.
67) S. Ⅴ. 248.

 

이와 같이 五力, 八正道, 四正勤 등은 모두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닦아야 할 수행법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四正勤은 불건전한 것을 버리고 건전한 것을 추구하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불건전한 상태[不善法, akusala-dhamma]는 행위를 유발하건 유발하지 않건 간에 오염된 사유, 감정, 의도 등의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건전한 상태[善法, kusala-dhamma]는 해탈로 이끄는 오염되지 않은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궁극적으로 불건전한 것은 해탈에 장애가 되는 속박의 연기에 소속되는 것으로 방지되고 버려져야 하는 것이며, 건전한 것은 해탈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지속시키고 계발하여야 하는 해탈의 연기에 소속되는 것이다.68)

68) 전재성, 『쌍윳따 니까야』 제10권, p.10.

 

四正勤이란 막으려는 노력, 끊어내려는 노력, 계발하려는 노력, 유지하려는 노력을 말한다. 이것을 다른 말로 방지의 노력, 버림의 노력, 수행의 노력, 수호의 노력이라고도 한다.69)

69) 전재성,『쌍윳따 니까야』제10권, pp.10-18.

 

1. 방지의 노력(律儀勤, saṁvarappadhāna)

방지의 노력이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불건전한 상태의 발생을 방지하는 것을 말한다.

 

“비구들이여, 막으려는 노력[방지의 노력]이란 무엇인가? 여기 어떤 비구가 아직 생기지 않은 악하고 온전하지 못한 법들이 생겨나지 않기를 원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그러한 법들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며, 정진을 가하고, 마음을 쏟으며 힘쓴다.

따라서 눈으로 사물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촉감을 느끼고, 마음으로 마음의 대상을 알 때, 그 대상의 전체적인 형상에 집착하지 않으며, 세밀한 형상에도 집착하지 않는다. 그는 눈․귀․코․혀․몸․마음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에서 악하고, 오전하지 못한 탐욕과 싫어함과 같은 법이 생겨나는지 단단히 지켜보려고 애쓰며, 만일 감각기관이 제대로 제어되지 않고 있다면, 그 감각기관들을 다스리려고 행동을 일으키고, 감각기관을 보호하여 잘 막아낸다.

이처럼 감각기관을 잘 제어하여, 그는 마음속으로 즐거움을 경험하며, 악한 법이 마음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막으려는 노력이라고 한다.”70)

70) A. Ⅳ. 13-14; Ⅱ. 15-6.

 

올바른 노력의 첫 번째 측면은 오염된 마음의 불건전한 상태를 극복하고 초월하는데 있다. 이러한 불건전한 상태가 정신의 집중과 있는 그대로의 깨달음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장애를 막기 위한 정진이다. 그래서 이것을 방지의 노력이라고 한다.

 

2. 버림의 노력(斷勤, pahānappadhāna)

버림의 노력이란 이미 일어난 불건전한 상태를 버리는 것을 말한다.

 

“비구들이여, 끊어내려는 노력[버림의 노력]이란 무엇인가? 여기 어떤 비구가 이미 생겨난 악하고 온전하지 못한 법들을 끊어내려는 마음을 일으키며, 그러한 법들을 끊어내려고 노력하며, 정진을 가하고, 마음을 쏟으며 힘쓴다.

그는 이미 생겨난 그 어떠한 감각적 욕망, 악의,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나, 악하고 온전하지 못한 법들이 있을 경우, 이러한 법들을 더 이상 지니지 않으며, 버리고, 없애며, 깨트리고, 사라지게 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끊어내려는 노력이라고 한다.”71)

71) A. Ⅳ. 13-14; Ⅱ. 15-6.

 

올바른 노력의 두 번째 측면은 이미 생겨난 장애를 버리기 위한 정진이다. 그래서 이것을 버림의 노력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이를테면 자비에 대한 명상을 통해 모든 탐욕과 진에, 또는 애탐과 악의 등을 제거하며, 해태와 혼침의 제거를 위해서는 빛나는 광명체에 대한 시각화, 활발한 行禪의 수행, 죽음에 대한 명상(maraṇānussati)을 한다. 들뜸과 후회는 마음을 전환해서 관심 있는 대상에 주의를 기울이고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힘으로써 제거될 수 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서 소멸될 수 있다. 의심에 대한 해결은 질문, 탐구, 학습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72)

72) Nyanaponika, The Five Mental Hindrances and their Conquest, The Wheel Publication 
    No. 26 (Kandy: Buddhist Publication Society, 1961) 참조.

 

3. 수행의 노력(修勤, bhāvanāppadhāna)

수행의 노력이란 아직 일어나지 않은 건전한 상태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비구들이여, 계발하려는 노력[수행의 노력]이란 무엇인가? 여기 어떤 비구가 아직 생기지 않은 온전한 법들이 생겨나기를 원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그러한 법들이 생겨나도록 노력하며, 정진을 가하고, 마음을 쏟으며 힘쓴다.

비구들이여, 마음이 번뇌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로부터 생겨나는, 탐욕을 벗어난 상태로부터 생겨나는, 번뇌의 소멸로부터 생겨나는 일곱 가지 깨달음의 요인[七覺支], 모든 것을 버린 자유에 이르게 하는 일곱 가지 깨달음의 요인을 계발해야 한다. 즉 마음챙김[念], 법에 대한 고찰[擇法], 노력[精進], 기쁨[喜], 가뿐한 마음[輕安], 마음집중[定], 마음의 평온[捨]이 그 일곱 가지이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계발하려는 노력이라고 한다.”73)

73) A. Ⅳ. 13-14; Ⅱ. 16.

 

4. 수호의 노력(守護勤, anurakkhaṇāppadhāna)

수호의 노력이란 이미 일어난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비구들이여, 유지하려는 노력[수호의 노력]이란 무엇인가? 여기 어떤 비구가 이미 생긴 온전한 법들이 지속되기를 원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그러한 법들이 사라지지 않고 더욱 길러지며, 성숙해져 수행의 완전한 완성에 이르도록 노력하며, 정진을 가하고, 마음을 쏟으며 힘쓴다.

비구들이여, 예컨대, 어떤 비구가 마음집중 수행[禪定] 도중에 생긴 좋은 마음집중의 대상을 유지시킨다. 즉, 白骨想, 시신에 벌레들이 우글거리는 상념, 벌레가 파먹어 구멍이 나 있는 시신에 대한 상념, 부풀어 오른 시신에 대한 상념 등이 생겨났을 때, 이러한 상념들을 유지시키려고 노력한다. 비구들이여, 이것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라고 한다.”74)

74) A. Ⅳ. 13-14; Ⅱ. 17.

 

“비구들이여, 신심이 있고 스승의 가르침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제자들은 다음과 같은 법을 지니고 있다. ‘비록 피부와 뼈가 말라 비틀어져도, 살과 피가 다 말라 없어져도 불굴의 인내와 정진의 힘과 근기에 의해서 내가 얻어야 할 것을 얻기 전에는 나는 노력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른 노력이다.”75)

75) M. Ⅰ. 481.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정근은 팔정도의 여섯 번째인 正精進(sammā-vāyāma)의 내용이며, 五根(pañca- indriya)과 五力(pañca-bala)의 두 번째인 精進(viriya)의 내용이기도 하다. 「淸淨道論」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즉 “이것으로써 그들이 노력하기 때문에 노력(padhāna)이라 한다. 아름다운(sobhana) 노력(padhāna)을 바른 노력(sammappadhāna, 正勤)이라 한다. 혹은 이것으로써 바르게 노력하기 때문에 바른 정근이라 한다. 혹은 오염원(kilesa)의 추함(virūpatta)이 없기 때문에 아름다움(sobhana)이라 하고, 이익과 행복을 생기게 한다는 뜻에서 수승한 상태를 얻게 하고 우위의 상태를 주기 때문에 노력(padhāna)이라 한다. 그래서 바른 노력(sammappadhāna)이다. 이것은 精進(viriya)의 동의어이다. 이것은 이미 일어난 해로운 법들을 버리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해로운 법들을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유익한 법들을 일어나게 하고, 이미 일어난 유익한 법들을 지속하는 역할을 성취하기 때문에 네 가지가 있다. 그러므로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이라 한다.”76)

76) Visuddhimagga, ⅩⅦ. 35; 대림․각묵, 앞의 책, pp.620-1에서 재인용.

 

Ⅴ. 맺음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다섯 가지 장애는 수행을 방해하는 다섯 가지 심리상태를 말한다. 로버트 보고다(Robert Bogoda)에 의하면, “이러한 심리상태에서는 불교도로서 바른 삶으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노력을 가로막거나 아예 노력 자체를 수포로 만들어 버리곤 한다. 붓다는 이것을 ‘다섯 가지 정신적 장애물’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이것들이 영적인 발전은 물론 세속적인 발전의 문마저도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붓다는 원래 이것들을 명상수행 과정에서의 주된 장애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조그만 반성적으로 사유해보면 이것들이 세속적인 일에서도 마찬가지로 성공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77)

77) Robert Bogoda, 앞의 글, p.71.

 

주지하다시피, 불교의 궁극적 목표는 수행을 통해 열반을 증득하는데 있다. 그런데 수행에는 여러 가지 장애가 뒤따른다.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지 않으면 결코 소기의 목적을 성취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수행은 한마디로 장애의 극복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의 수행법은 크게 사마타 수행(samatha-bhāvanā, 止, 평온)과 위빠사나 수행(vipassanā-bhāvanā, 觀, 통찰) 둘로 구분된다. 두 수행법은 새의 두 날개와 같이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으며, 둘 모두 四念處를 공통의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두 수행법 모두 반드시 禪定(samādhi, 三昧)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다섯 가지 장애는 특히 禪定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먼저 다섯 가지 장애를 제거하지 않으면 선정을 체험할 수 없게 되고, 선정을 체험할 수 없으면, 결코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열반을 증득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이러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수행법들을 다양하게 제시해 놓고 있다. 이를테면 다섯 가지 힘[五力],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八正道], 네 가지 바른 노력[四正勤] 등이 그것이다. 특히 이 중에서 사정근은 불건전한 상태[不善法, akusala-dhamma]을 버리고, 건전한 상태
[善法, kusala-dhamma]을 추구하기 때문에 다섯 가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수행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특이한 사항은 五力, 八正道, 四正勤은 모두 精進(viriya)을 강조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사실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精進力(viriyabala)이다. 이 정진력에 의해서 오염된 마음을 해탈된 마음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진만이 모든 장애를 극복하고 열반을 증득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