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논문및 평론/교리 및 수행

팔리(Pāli)문헌에 나타나는 우뻬카(upekkhā, 平靜.평정)의 역할과 구분에 대한 연구/박재은

실론섬 2018. 8. 30. 18:36

불교학연구 제39호(2014.6)

팔리(Pāli)문헌에 나타나는 우뻬카(upekkhā, 平靜.평정)의 역할과

구분에 대한 연구

박재은/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박사수료

 

Ⅰ. 서론

Ⅱ. 초기경전의 우뻬카

   1. 우뻬카의 용례

   2. 우뻬카의 기능적 분류와 특징

Ⅲ. 『청정도론』의 우뻬카

   1. 우뻬카의 기능적 분류와 특징

   2. 초기경전과 『청정도론』의 비교

Ⅳ. 우뻬카의 구분과 문제점

   1. 기능적 분류가 지닌 문제

   2. 타트라마자따타

Ⅴ. 결론

 

[요약문]

팔리(Pāli)어 우뻬카(upekkhā, 平靜)는 주요한 수행적 자질로서 소

개된다. 그것은 중립적 느낌 또는 주관적 관념을 배제한 관찰, 존재를

차별하지 않는 지혜 등으로 표현되는데, 주로 내면적인 조화나 균형적

자질을 의미하는 정신적 중립의 태도로서 이해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

한 이해의 배경에는 5세기경 붓다고사가 편찬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Visuddhimagga『( 청정도론』)가 놓여있다.『청정도론』은 Pāli nikāya

(팔리 니꺄야)에 수록된 우뻬카를 중립, 집착, 관찰 등 그 기능에 따라서

열 가지 종류로 분류하는데, 현재 팔리 문헌을 토대로 한 우뻬카에 대

한 개념적 이해나 논의는 대부분 이 분류법을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초기경전인 팔리 니까야를 검토해 보면,『청정도론』에서 보

다 좀 더 다채롭고 유연한 우뻬카의 용례들이 발견된다. 이러한 용례

들은 통찰, 평온, 순수의식, 무지(無智), 만족, 원리(遠離), 중립, 편견

등 그 기능과 특성이 다양하게 세분되어 나타난다. 본고는『청정도론』

을 저본으로 한 우뻬카에 대한 기존의 이해가 가지는 한계점을 지적하

고 우뻬카에 대한 개념적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초기경전을 토대로 다

양한 우뻬카의 용례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위하여 먼저 팔리

니까야에 보이는 우뻬카에 대한 용례를 살펴보고 이들을 기능과 특성

에 따라 구분하였다. 그리고『청정도론』에서 제시한 열 가지 우뻬카의

기능적 분류를 검토해 본 후, 팔리 니까야의 용례를 기준으로『청정도

론』의 우뻬카의 분류법이 지닌 문제점을 비교 분석하여 보았다.

 

이상의 연구를 통하여 본고에서는 우뻬카에 대한 이해가 초기경전

을 배제한 채『청정도론』의 설명에만 의지할 경우 개념적 이해의 폭이

좁아진다거나 이 술어가 지닌 다양한 기능과 특성들이 제대로 전달되

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좀 더 세심한 접근이 요구된다

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 

 

Ⅰ. 서론

 

본고는 팔리(Pāli)어 우뻬카(upekkhā, 平靜)1)에 대한 이해를 초기

경전인Pāli Nikāya(팔리 니까야)를 통해서 검토해 보고, 이를 토대로

Visuddhimagga(이하『청정도론』)2)에 보이는 우뻬카에 대한 분류법이

지닌 문제점을 비교분석해 본 연구이다. 이러한 연구를 위하여 특히

『청정도론』에 보이는 우뻬카에 대한 열 가지 기능상 분류에 주목하고

자 한다.

1) 문헌에는 ‘upekkhā’와 ‘upekhā’를 혼용하지만, 본고에서는 ‘upekkhā’를, 그리고 그것의
   번역어로서 ‘평정(平靜)’을 사용하며, ‘우뻬카’와 ‘평정’을 병용하기로 한다. 그러나 경
   우에 따라 다른 번역어를 사용할 수 있다.
2) 5C경 편찬된 것으로서 4부 니까야 전체의 내용을 칠청정(七淸淨)에 초점을 맞추어 계
   (戒), 정(定), 혜(慧)의 주제로 일목요연하게 해설하고 있다. 비록 ‘청정도론’이라고 하
   여 ‘논(論)’이라고 불리지만, 아비담마에 대한 논서라기보다 니까야에 대한 주석서의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니까야의 주석서, 복주서, 小部의 주석서, 복
   주서 그리고 아비담마 주석서들과 복주서들이 이 책을 참조 할 정도로 비중을 차지하
   며, 언제나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 

 

보통 ‘평정(平靜)’으로 번역되는 우뻬카는 초기경전과 후대 문헌에

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술어 중 하나로 소개되며, 문맥에 따라서

감각적 중립, 공정함, 균형, 무관심 등으로 해석된다.『청정도론』은 

기경전에 등장하는 우뻬카의 다양한 용례를 일괄적으로 재정리하여

열 가지 종류로 구분하고 각각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현재 팔리 문헌을 토대로 한 우뻬카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는 주로 이

구분을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다소 기술적이면서도 형식적인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그 타

당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초기경전에 나타

난 사례들을 토대로 검토해 보면, 일부 내용이 간과되어 있다거나 심

지어 이 방식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우뻬카에 대한 좀 더 다채로운

용례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들을 범주화하여 정형화시킨 점은 후

학들의 이해를 돕는데 있어서 비교적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다

양한 쓰임새에 따른 차이점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의 여지

를 남긴다. 본고가 특히 이 술어에 주목하는 이유는 후술하겠지만, 그

것이 실제 선정이나 통찰 수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되

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청정도론』에서 말하는 육근(六門)의 우뻬

카(chalangupekkhā), 범주(梵住)의 우뻬카(brahmavihārupekkhā), 평

정각지의 우뻬카(bojjhaṅgupekkhā), 선정의 우뻬카(jhānupekkhā),

사념청정(捨念淸淨)의 우뻬카(satipārisuddhupekkhā), 상카라

의 우뻬카(saṅkhārupekkhā), 느낌의 우뻬카(vedanupekkhā), 통찰

(vipassanupekkhā)의 우뻬카 등이 모두 불교 수행의 과정이나 결과로

서 주어지는 심리상태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이 술어에

대한 바른 이해는 실수(實修)에 있어서 이론적 토대의 확보와 제시라

는 측면에서 본다면 경시할 수 없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청정

도론』이 전하는 우뻬카에 대한 분류법을 재검토하는 과정은 현재 일종

의 ‘정신적 중립’의 태도로서 주로 논의되고 있는 우뻬카에 대한 개념

적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연구의 중

요성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학계에서 우뻬카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3)

3) 최근 차상엽의「평정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소고」,『보조사상』vol.32(보조사상연구
   원, 2009)가 눈에 띄지만, 티베트 불교의 보리심을 계발하기 위한 인과칠요결(因果七
   要訣) 수행방식에서 평정이 大悲의 토대로서 강조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등 이 수행방
   식에 있어서 평정의 역할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정도이다. 그리고 水野弘
   元, 『佛敎の心識論』(東京;ビタカ, 昭和53, 1978)에서는 초기 Pāli문헌을 중심으로 우
   뻬카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이필원은 심해탈의 내용으로서 우뻬
   카를 상정하고, 제사선의 선지(禪支)로서 사념청정(satipārisuddhupekkhā)이 곧 우뻬
   카를 중심으로 한 해탈적 지혜의 내용임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아라한의 개
   념을 둘러싼 심해탈과 혜해탈에 관한 논점 중심으로 우뻬카의 용례를 소개하고 있는
   정도이다 : 이필원,「아라한 개념의 발전과 전개:심해탈과 혜해탈을 중심으로」,『인도
   철학』 24집(인도철학회, 2008). 또 다른 지면에서 그는 사선정의 체계로 확립되기 이
   전의 모습이 최고층 문헌에서 ‘정려(靜慮)수행’이었음을 논하고, ‘떠남(viveka), 싸띠
   (sati), 평정(upekkhā)들이 사선정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들임을 밝히고 있는 등 우뻬카
   에 대한 주로 단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이필원,「Suttanipāta에 나타난 번뇌론과 수
   행론 고찰」,『선문화연구』 vol. 6(한국불교선리연구원, 2009). 한편, 실라위말라(Ven.
   B Seelawimala)는 업(kamma)의 종류, 특징, 기능 등을 개괄적으로 설명하면서 우뻬카
   (equanimity)를 계발하기 위해 우리들 각자가 업의 상속자임을 깨닫는 노력을 하는 것
   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정도이다: Ven. B Seelawimala, “Kamma and the development
   of Upekkhā”, Middle way, vol. 71, no.2(Buddhist Society, 1996), pp.115-121. 그리고
   단편적으로 Pāli 문헌을 중심으로 우뻬카에 대한 용례를 다루고 있는 저술들도 보이지
   만, 『청정도론』의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중점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본고는 먼저, 초기경전이 전하는 우뻬카에 대한 다양한 용

례를 검토해 보고, 경전적 사례에 근거하여『청정도론』의 열 가지 분류

법을 비교분석해 본 후, 그 차이점과 함께 문제점을 짚어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청정도론』이 전하지 않는 그 밖의 우뻬카에 대한 용례를 

살펴봄으로써 이 술어가 지닌 개념적 이해의 장을 넓혀 보고자 한다.

 

Ⅱ. 초기경전의 우뻬카

 

초기경전의 우뻬카의 용례에 대한 논의에 앞서 우뻬카의 어원 및 기

존의 개념적 이해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upekkhā’는 ‘upa+īks.’의

합성어이다. 여기서 ‘upa’는 ‘가까이’, ‘위에’, ‘보다 높은’의 뜻을 가지는

부사어이며, ‘īks’는 ‘보다〔ikkhati〕’4), to look’라는 의미의 명사형 어미이

다. 중립적 느낌, 무관심, 냉담함, 공평함 등으로 의역한다.5) 또한 ‘upa'

는 ‘~를 향하여(toward)’와 ‘보는 것(to see)’을 의미하는 동사 ‘ikkh’로

부터 형성된 것으로서, ‘떨어져서 보는 상태’를 의미한다.6) 우뻬카는

팔리 문헌을 통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되고 있으며 여러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먼저 공평한 관찰 태도로서 ‘평정한 마음으로 보는 것

(ajjhupekkhanā, 관찰)’과 관련이 있으며, ‘장애(nivaraṇa)없이 사물을

주시하는 것’으로 표현된다.7) 또한 집착도 혐오도 갖지 않고 공정하게

 

바라보는 것으로서 마음이 균형을 이룬 상태로 표현되고 한쪽으로 치

우치지 않는 태도8)가 우뻬카의 주요한 성격으로 소개된다. 그리고 문

자적 의미로 ‘upa(yuttito, impartially)'란 ’공평함(majjhattaṁ)’인데, 공

평함이란 대상을 차별하지 않는 지혜와 함께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법

을 들을 때 비판적이면서도 편파적이지 않게 신중히 대상을 바라보는

상태라고 하여9) 중립의 자질로서 설명한다.

4)〔 〕는 논자 첨가
5)  T. W. Rhys Davis & William Stede, The Pāli Text Society's Pāli-English
   Dictionary(PTS, London, 1986), p.150. 영어로는 'look on(in an uninterested way)’,
   ‘disregard’, ‘equanimity’, ‘indifference’ 등으로 표현한다:Andersen, Kines and Helmer,
   Smith. ed., A Critical Pāli Dictionary (Copenhagen: The Royal Danish Academy Pub.,
   1924-1948, vol.2), p.506.
6) Anālayo, Satipaṭṭhāna(Windhorse Publications, 2012), p.238.
7) 임승택,『빠띠삼비다막가역주』(가산불교문화연구원, 2001), p.113.
8) Nārada Mahā Thera, A Manual of Abhidhamma-Abhidhammattha Sangaha (BPS, 
   Sri Lanka, 1980), p.115. 
9)  Ibid., p.53

 

한편 마음과 마음에 수반된 심리현상들(cetasika)을 공평한 마음으

로 대면하는 것으로서 마치 길 위를 고르게 달리도록 마부가 균형을

유지하면서 마차를 모는 것으로도 비유되는데, 특히 생명 있는 존재

를 향한 숭고한 자질로서 차별이나 선호 그리고 편견 없이 존재를 대

하고 동등하게 바라보는 것이다.10) 일반적으로 우뻬카는 ‘공평한 마음

(evenness of mind)'으로 묘사되고, 그것의 주요한 성격은 정신적 요소

들의 균형을 유지하여 동요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11) 이와 같이 우뻬

카는 중립적인 느낌, 공평한 관찰, 존재를 향한 편견 없는 마음, 무관심

등 다양한 각도로 표현되는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내면적인 조화

나 균형을 의미하는 ‘공평한 정신적 태도’를 기본 속성으로 지닌다. 우

뻬카에 대한 이해와 표현방식은 일종의 정신적인 중립의 태도에서 크

게 벗어나지 않으며, 표현에 있어서 다양성은 문맥에 따른 맥락적 표

현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0)  Bhikkhu Bodhi, Comprehensive Manual of Abhidhamma-Abhidhammattha
    Sangaha(BPE, 2010), p.87.
11) R. M. L Gethin, The Buddhist Path to Awakening (Leiden New York koln, 1992),
    pp.159-160.

 

그러나 팔리 니까야에는 보다 다채로운 우뻬카의 용례들이 발견된

다. 그리고 이들은 기능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우뻬카의 용례

 

1) 느낌(vedanā, 受)의 우뻬카

SN의 Vedanā-saṁyutta는 감관과 대상의 접촉으로 인해서 발생

하는 느낌을 크게 육체적인 느낌(kāyikā vedanā)과 정신적인 느낌

(cetasikā vedanā)의 두 가지로 구분한다. 이 두 가지 느낌이 즐거운 느

낌(sukhā vedanā), 괴로운 느낌(dukkhā vedanā),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

은 느낌(adukkhamasukhaṃ vedanā)의 셋으로12) 그리고 다시 육체적

즐거움의 기능(sukhindriyaṃ), 육체적 괴로움의 기능(dukkhindriyaṃ),

정신적 즐거움의 기능(somanassindriyaṃ), 정신적 괴로움의 기능

(domanassindriyaṃ), 우뻬카의 기능(upekkhindriyaṃ)13) 이렇게 다섯

가지로 확장된다. 두 가지, 세 가지, 다섯 가지로 법수(法數)가 각각 다

르게 표현되는 느낌들은 서로 다른 성질의 것이 아니라 접고 펼치는

방법에 의한 방편(方便)에 지나지 않는다.14) 이 관계를 다시 등식으로

표기하면 2 ≧ 3 ≧ 5의 관계가 성립하는데, 작은 수에는 큰 수가 포함

되면서 동시에 서로 대등한 입장이 된다. 이외에도 6가지, 18가지, 36가

지, 108가지로 다양하게 표현되는 느낌들은 모두 육체적·정신적 두 가

지 느낌에 포섭된다. 느낌과 관련된 우뻬카는 즐거움에 들뜨거나 괴로

움에 고통스럽지 않아서 마음이 흔들리거나 동요되지 않는 상태이다.

12) SN. Ⅳ. pp.204-209
13) 'indriya, 根’은 보통 ‘기능’으로 옮긴다. 몸에 생긴 즐겁고 편안한 느낌, 몸에 생긴 괴롭
    고 편안하지 않은 느낌, 마음에 생긴 즐겁고 편안한 느낌, 마음에 생긴 괴롭고 편안하
    지 않는 느낌 그리고 육체적이건 정신적이건 편안하지 않고 편안하지 않은 것도 아
    닌 느낌이다 : SN. V, p.209
14) MN. Ⅰ. pp.397-398 ; SN. Ⅳ. pp.231-232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이러한 느낌들을 잘 통찰해서

탐욕과 무명의 잠재성향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신수심

법(身受心法)에 대한 알아차림(sati)15)을 할 때 즐거운 느낌, 괴로운 느

낌,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일어나면 그것은 몸이라는 조건

에 의해서 생겨난 것임을 안다. 조건에 의해서 생겨난 느낌은 항상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몸과 느낌에 대해 무상(aniccatā)과 소멸(nirodhā),

이탐(virāgā, 離貪) 등을 관찰하면 탐욕과 무명의 잠재성향이 제거된

다.16) 느낌의 괴로움과 무상성 등을 보면 갈애와 족쇄를 제거하고 아만

(manā, 我慢)에 대한 바른 이해로써 괴로움을 종식시킬 수 있다.17) 느

낌을 통한 괴로움의 종식은 곧 조건 지어진 것의 무상성을 깨닫는 지

혜로부터 오는 것이며, 이러한 통찰지의 구족은 동시에 탐욕과 무명의

성향이 사라지고 우뻬카(adukkhamasukhaṃvedanā, upekkhindriyaṃ)

가 확립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의
우뻬카는 하나의 관찰 대상이면서 관찰하는 주체적인 기능을 하기도
한다. 탐욕과 무명의 잠재성향이 있기에 극복되어져야 할 대상이지만,
지혜로써 통찰하는 주체적 입장에서는 우뻬카(평정)가 동반되어야 올
바른 관찰 또한 가능해진다. 우뻬카를 동반한 통찰지로서 잠재성향의

제거는 곧 우뻬카의 확립을 의미한다. 느낌의 우뻬카가 확립되면 즐거

움에 들뜨거나 괴로움에 고통스럽지 않게 되고,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

은 무명의 잠재경향마저 사라지므로 고요한 마음의 상태가 유지된다.

15) 본고에서는 ‘sati’의 번역어를 ‘알아차림’으로 하며, ‘sati'와 ’알아차림‘을 병용하기로
    한다.
16) SN. Ⅳ, p.211f.
17) SN. Ⅳ, p.207.

 

2) 통찰(vipassanā, 洞察)의 우뻬카

(1) 여섯 감관(saḷāatana, 六根)의 우뻬카

여섯 감관(六根)의 우뻬카는 육근이 대상을 접할 때 경험하는 ‘즐

거움을 주는 것’, ‘괴로움을 주는 것’ 그리고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

은 경험을 주는 것(upekkhaṭṭhānīyaṁ)’과 관련되어 나타난다.18) 그

리고 각 경험들이 지닌 무상성 등을 통찰지로 관조하고 해탈하는 것

으로 설명한다.19) 느낌의 우뻬카와 마찬가지로 육근에 대한 우뻬카

를 통해서도 괴로움을 종식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육근의 경험을 관

찰하고 우뻬카를 계발하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MN의

Indriyabhāvanaṁsutta는 육근이 대상을 접할 때 마음에 드는 것이 생

겨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생겨나고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마

음에 들지 않는 것도 아닌 것(manāpa-amanāpa)이 생겨나기 마련인

데, 그 때 마음에서 생겨난 이러한 현상들은 의존적으로 발생한 것임

을 꿰뚫어 보아야(pajānāti) 한다고 설한다. 그리고 우뻬카야말로 고요

하고 수승한 것임을 알게 되면 마음에 드는 것, 마음에 들지 않는 것,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아닌 것들이 모두 사

라지고 우뻬카가 확고해진다는 것이다.20) 육근의 우뻬카는 감관의 대

상으로부터 얻게 되는 경험들이 모두 조건 지어진 것임을 아는 통찰로

부터 오는 것이며, 마음의 好不好나 不不好不厭 등 대상을 향한 어떠

한 개인적인 성향마저도 사라지고 고요한 심리 상태를 유지한다.

18) MN. Ⅲ, p.216f. 
19) SN. Ⅵ, p.34
20) MN. Ⅲ, p.299f. 

 

(2) 선한 것들에 의지하는(kusalanissitā) 우뻬카

‘Upekkhā-kusalanissitā'라고 하여 '선한 것들에 의지하는 우뻬카'가

있다. MN의 Mahāhatthipadopamasutta는, ‘선한 것들에 의지하는 우뻬

카’를 오온(五蘊)이 조건적이며 조건적인 것은 무상하다고 꿰뚫어 보

는 앎(añña)에 의지한 평정으로 설명한다.21) ‘앎’은 통찰지로서 우뻬카

를 동반하며 우뻬카가 확립되면 마음이 동요하거나 당황하지 않는 것

으로 묘사된다. 앞서 ‘느낌의 우뻬카’와 ‘육근의 우뻬카’가 감관의 대상

을 통한 느낌과 경험을 주로 관찰하고, 선한 것들에 의지하는 우뻬카

도 오온과 관련된 느낌과 내적 경험을 주 관찰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

서 동일하며, 세 가지 우뻬카 모두 관찰 대상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

찰지에 의지해서 계발된다.

21)   MN. Ⅰ, pp.185-186

 

3) 선정(jhāna)의 우뻬카

(1) 제삼선(第三禪)의 우뻬카

선정의 우뻬카는 세 가지 형태가 있다. 제삼선의 우뻬카, 제사선의

우뻬카, 무색정(無色定)의 우뻬카이다.22) 제삼선의 우뻬카는 색계(色

界) 세 번째 선정에서 발현되는 우뻬카이다. 이때는 항상 ‘평정한 알아

차림이 있고 즐겁게 머무는(upekkhako satimā sukhavihārī)’이라는 상

용구로 묘사된다.23) 제삼선이후의 모든 선정의 계위에는 평정한 알아

차림이 있기 때문에 편파적이지 않은 공평한 관찰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선정에서 희열(pīty, 喜悅)은 사라지지만 아직 몸으로 느끼는 미세

한 즐거움(sukha, 樂)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우뻬카가 완전히 확립된 상

태는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우뻬카는 그것의 원인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어떠한 즐거움이나 불쾌감 등을 경험하지 않는 고요

한 심리상태이기 때문이다.

22) MN. Ⅲ, pp.25-26에는 초선과 제이선에 있는 觸, 受, 想, 心, 念, 作意 등 여러 가지 정
    신적인 요소들과 함께 우뻬카를 언급하고 있지만, 초선과 제이선의 계위를 구분 짓게
    하는 다른 선정의 요소들에 비해서 그 세력이 비교적 적고, 우뻬카가 전면에 등장하
    여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제삼선부터이다.
23) MN. Ⅰ, p.41 ; p.21 ; p.308 ; SN. Ⅴ, p.9 ; SN. Ⅲ, p.264 ; p.265 

 

(2) 제사선(第四禪)의 우뻬카(upekkhāsatipārisuddhiṃ)

색계 네 번째 선정의 상태에서 발현되는 우뻬카를 말한다. 이때

는 항상 “정신적인 즐거움과 괴로움을 넘어 괴로움과 즐거움이 없고

우뻬카와 알아차림과 청정함이 있는”24)이라는 상용구로 등장한다.

이 선정의 상태에서는 희열과 즐거움의 선정의 요소가 모두 사라지

고 즐거움과 괴로움이 없는(adukkhaṃ asukhaṃ) 우뻬카가 확립된다.

‘upekkhāsatipārisuddhiṃ’에서 ‘청정함(pārisuddhi)’이란 우뻬카가 확립

되어서 'sati'가 맑고 또렷해짐을 의미한다. 제삼선의 우뻬카와 제사선

의 우뻬카 모두 선정에서 얻어지는 우뻬카이지만 제삼선 보다 제사선

에서 더욱 완전해지고 ‘sati’ 역시 한층 강화된다.

24) MN. Ⅰ, p.90 ; p.2l ; p.22 ; SN. Ⅴ, p.9 ; SN. Ⅳ, p.237. “…pubbeva somanassadomanassānaṃ
    atthagamā adukkhaṃ asukhaṃ upekkhāsatipārisuddhiṃ…”

 

(3) 무색정(無色定)의 우뻬카(ekattā ekattasitā-upekkhā)

무색계 선정에서 오는 우뻬카로서 ‘단일하고 단일성에 기초한

(ekattā ekattasitā) 우뻬카’로 설명된다. 육근의 대상이 지닌 위험성을

알지 못하는 재가자의 어리석음과 출가자에게 일어나는 지혜의 우뻬

카 모두 무색정의 우뻬카로 제거할 수 있다. 무색정의 우뻬카는 제사

선 보다 더욱 수승하고 정제되며, 특히 일종의 순수하고 청정한 의식

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무색정의 우뻬카는 다음에 오는 ‘다양하고 다양

성에 기초한 우뻬카’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좀 더 상세하게 논의될 것

이다.

 

4) 깨달음에 대한 우뻬카

(1) 심해탈의 우뻬카(upekkhā-cetovimutti)

‘심해탈의 우뻬카’는 우선 탐욕과 관련지어 설명된다. 마음의 해탈

은 우뻬카를 통해서 성취되며 또한 탐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25)

마음에 탐욕이 있으면 평정심을 잃게 되므로 평정심의 회복은 곧 이탐

(virāgā, 離貪)을 의미한다. 이탐을 성취한 심해탈의 우뻬카를 말할 때

는 주로 사범주(cattāro brahma-vihārā, 四梵住)를 언급하고 사범주의

한 구성요소(捨)로서 다른 덕목들과 함께 소개된다.26) 사범주 의 각 구

성요소들은 독립된 형태로 또는 병행해서 함께 닦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그리고 각 요소를 포함하여 심해탈의 우뻬카를 계발시키는 주요한

목적은 청정한 ‘sati’와 우뻬카가 있는 네 번째 선정의 고요함을 계발하

기 위한 것이다. 마음이 해탈하면 해탈한 마음은 광대하고 멀리 미치

며 원한이나 악의 없는 마음이 되어 무량(無量)하게 계발된다. 무량한

마음은 고요함과 평온(upekkhā)27)으로 인해 충만하게 됨을 의미한다.

고요함과 평온으로 충만한 마음은 선정에 들기 용이해진다.

25) AN. Ⅲ, p.291 
26) AN. Ⅴ, p.299f. ; SN. Ⅴ, p.118 ; p.120 ; p.121 ; p.322 
27) upekkhā의 여러 번역용어 중 하나로 여기서는 특히 정서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사용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심해탈의 우뻬카에 이어서 통찰수행으

로의 이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AN의 Dasamasutta는 사범주의 어

느 한 가지 요소만을 통하더라도 마음의 해탈을 얻을 수 있고, 그렇

게 얻은 마음의 해탈을 통해서 통찰수행으로 이어지는 방법을 설명한

다. 이를테면, 사범주를 통한 마음의 해탈은 형성되었고 의도 되었으

며, 형성되고 의도된 것은 무엇이건 무상하고 소멸하기 마련이라고 꿰

뚫어 알고 난 후 번뇌가 다하게 되는 형식을 취한다.28) 같은 방법으로

Bhayavagga에도 우뻬카가 가득한 바로 그 마음에서 색수상행식이 무

상, 고, 무아라고 바르게 관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29) 이로써 심해탈

의 우뻬카에는 주요한 두 가지 기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는 바르

게 관찰하는 것(통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서적인 평온감이다.

28) AN. Ⅴ, p.344f. 
29) AN. Ⅱ, p.130

 

(2) 평정각지(平靜覺支)의 우뻬카(Upekkhāsambojjhaṅgaṃ)

'Upekkhā-sambojjhaṅgaṃ'은 ‘평정각지(平靜覺支)’ 또는 ‘사각지(捨

覺支)’로 번역되며 칠각지(七覺支)를 구성하는 요소 중 주로 마지막

에 언급된다. AN의 Bojjhaṅga-sutta는 칠각지 각각의 요소를 열거하

고, ‘멀리함(遠離)에 의해서(vivekanissitaṃ)’, ‘이탐(離貪)에 의해서

(virāgānissitaṃ)’, ‘소멸에 의해서(nirodhanissitaṃ)’, ‘완전히 놓아버림

으로써(vossaggapariṇāmiṃ)’ 열반으로 향하는 수행에 힘이 되는 것으

로 소개한다.30) 칠각지의 각 구성요소들은 최종 목적지에 이르게 하

는 독립적인 요소들이자 이들이 한데 어울려 최종 목적지로 이끌어 주

는 서로간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그래서 다른 각지들과 더불어 평정

각지 우뻬카의 기능은 올바른 안목과 올바른 앎을 생기게 하고, 지혜

를 증장시키고, 고뇌를 일으키지 않아 열반으로 인도한다.31) 열반은

염(念)각지에서 시작하여 택법(擇法), 정진(精進), 희열(喜悅), 경안

(輕安), 정(定), 평정(捨)각지 순으로 순차적인 이행 후 도달할 수 있

으며, 평정각지 우뻬카의 완성은 곧 구경지(究竟智)를 성취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32) 구경지의 성취는 또한 명지(vijjā, 明知)와 해탈

(vimutthi)을 성취한 것이기도 하다.33) 해탈한 마음은 육근의 대상에

대하여 평정하고 분명하게 알아차리고,34) 대상에 마음이 사로잡히지

않아서 안정되고 동요되지 않으며, 들떠 있는 마음을 고요히 가라 앉

혀 주기에35) 커다란 평온(phāsu)을 얻게 하여준다.36) 이와 같이 해탈한 

마음을 의미하는 평정각지 우뻬카는 내면의 균형감이나 중립, 통찰 그

리고 주요한 정서적 요소인 평온감이라는 기능과 특성을 지닌다.

30) AN. Ⅰ, p.53
31) SN. Ⅴ, p.97
32) SN. Ⅴ, pp.68-69
33) MN. Ⅲ, p.88. “Evaṃ bhāvitā kho, bhikkhave, satta bojjhaṅgā, evaṁ babulīkatā
    vijjāvimuttiṁ paripūrentīti.”
34) AN. Ⅱ, p.198 ; DN. Ⅲ, p.250
35) SN. V, p.114
36) SN. V, p.131

 

5) 그 밖의 우뻬카

(1) 다양성(nānattā)과 단일성(ekattā)에 기초한 우뻬카

그밖에 초기경전에는 흥미로운 표현들이 발견된다. 먼저 ‘다

양하고 다양성에 기초한(nānattā nānattasitā) 우뻬카’, ‘단일하

고 단일성에 기초한 (ekattā ekattasitā) 우뻬카’가 있다. MN의

Saḷāyatanavibhaṅgasutta는 ‘다양하고 다양성에 기초한 우뻬카’를 육근

과 관련하여 ‘재가생활에 기초한 것(gehasita-upekkhā)’과 ‘출가생활

에 기초한 것(nekkhammasita-upekkhā)’의 두 가지로 분류한다.37)

37) MN. Ⅲ, p.219 

 

출가생활에 기초한 우뻬카는 육근의 대상이 무상함을 아는 지혜에

서 비롯되지만, 재가생활에 기초한 우뻬카의 경우 그 성격은 대상에

대한 한계와 위험을 보지 못하는 미혹한 재가자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묘사된다.38) 이와 같은 우뻬카는 중립적인 태도와는 무관한 편견에서

비롯된 일종의 무지(aññāṇa, 無智)이다.

38) MN. Ⅲ, p.217f

 

다음으로 같은 Saḷāyatanavibhaṅgasuttaa는 무색정(無色定)에서 오

는 우뻬카가 ‘단일하고 단일성에 기초한 우뻬카’이며, 이 우뻬카에 의

지해 ‘다양하고 다양한 것에 기초한 우뻬카’를 극복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양성에 기초한 재가자들에게 나타나는 무지의 우뻬카와 출가

생활에 기초한 지혜의 우뻬카 모두 무색정의 ‘단일하고 단일성에 기초

한 우뻬카’로 제거된다. 왜냐하면 미세한 정신적 차원인 무색정의 우뻬

카는 물질적 차원인 ‘다양하고 다양성에 기초한 우뻬카’보다 더욱 수승

한 경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무색정의 우뻬카마저도 결국엔 통찰

로서 극복된다.39) 말하자면, 무색정의 우뻬카는 통찰의 수단이자 더욱

수승한 경지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에서 이마저도 극복되어져야 하는

하나의 관찰 대상인 것이다.

39) MN. Ⅲ, p.220 

 

그런데 무색정에서 발현되고 유지되는 우뻬카는 또한 순수하고 청

정한 의식으로 이야기되기도 한다. MN의 Dhātuvibhaṅgasutta는 만일

느낌(vedanā)과 생성(saṅkhāra)과 소멸((nirodhā)을 있는 그대로 분명

히 알고 보면 의식은 흔들리지 않는 맑고 청정하고 빛나는 상태로 전

환되는데, 이 맑고 청정하고 빛나는 의식이 바로 우뻬카라는 것이다.40)

무색정의 우뻬카는 통찰의 기능과 함께 순수의식이라는 특성이 공존

한다.

40) MN. Ⅲ, p.243에는 ‘parisuddhā, pariyodātā, mudu, kammaññā pabhassarā'라고 하여 청
    정하고, 밝고, 유연하고, 적응력 있고, 빛나는’ 것으로 우뻬카를 표현한다. 우뻬카가
    고도로 정제되면 이와 같이 순수의식의 형태로 전환된다. 

 

이상으로 ‘다양성과 단일성에 기초한 우뻬카’는 출가생활에 기초한

지혜의 우뻬카, 재가생활에 기초한 무지의 우뻬카, 무색정의 통찰의

우뻬카 그리고 무색정의 우뻬카가 지닌 청정한 순수의식이라는 여러

가지 기능과 특성을 지닌다.

 

(2) 세간적·출세간적(sāmisā·nirāmisā) 우뻬카

한편, 수순하는 수행의 정도와 수준에 따라 세간적, 출세간적, 출세

간보다 더 높은 출세간적 우뻬카(nirāmisā nirāmisatarā upekkhā)41)의

세 가지로 구분하기도 한다. ‘세간적 우뻬카’는 감각적 욕망을 조건으

로 하여 일어나는 평정이다. ‘출세간적 우뻬카’는 즐거움과 괴로움이

소멸하여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아 사선정에 들어 머물 때의 평정이고,

‘출세간보다 더 높은 출세간적 우뻬카’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으로부

터 완전히 벗어난 자신의 마음을 관찰할 때 생기는 평정이다.42) 말하자

면, ‘세간적 우뻬카’는 감각적인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경험하는 것이

고, ‘출세간적 우뻬카’는 감각적 대상에 대한 일상적인 만족이나 불만

족에서 벗어나 동요되지 않는 균형감이며 그리고 ‘출세간 보다 더 높

은 출세간적 우뻬카’는 해탈한 마음에서 일어나는 궁극적인 평정이다.

이와 같이 세간과 출세간의 구분은 수행의 깊이가 깊어지면서 수순하

는 우뻬카의 질적 차이를 나타낸다. 일상의 정서적인 만족감에서 출발

하여 비일상적인 균형감으로 그리고 종국엔 해탈심의 평정으로 나아

가게 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감각적 욕망이 충족될 때 경험하는

일상적이면서도 세속적인 만족감이나 충족감의 표현인 ‘세간적 우뻬

카, sāmisā-upekkhā’이다. 감관의 대상이 지닌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앞서 ‘다양하고 다양성에 의지한’ 재가생활에

기초한 무지의 우뻬카와 근원적인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관점으

로 구분된다. ‘다양하고 다양성에 의지한 우뻬카’가 지혜의 결핍으로부

터 오는 지성적인 측면의 무지라면, ‘세간적 우뻬카’는 감각적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 경험하는 정서적 차원의 만족감으로 구분 지을 수 있

다. ‘다양하고 다양성에 기초한 우뻬카’와 ‘세간적 우뻬카’는 이처럼 공

통점과 함께 차이점이 발견되지만, 양쪽 모두 심리적인 중립을 벗어나

한쪽으로 치우치는 편견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보면 동

일한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다.

41) ‘sāmisā’와 ‘nirāmisā’는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번역상 논란이 많다.
    ‘sāmisa’는 ‘날고기, 음식, 자양분, 미끼, 유혹물, 물질 등을 지니고 있는’의 뜻으로서
    보통 ‘육체적인’, ‘세간적인’, '재가의’, ‘자양분이 있는’으로 그리고 ‘nirāmisa’는 이러
    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sāmisa'는 현재 주로 ‘육체적
    인’, ‘자양 혹은 자양분의’, ‘세간적인’ 등으로 직역하거나 의역하기도 한다. 본고에서
    는 ‘sāmisa’를 ‘세간적인’것으로, ‘nirāmisā’를 ‘출세간적인’것으로 한다. 왜냐하면, 세간
    적인 것은 감각적 욕망의 대상을 바라는 일상적인 범부들의 삶에서 경험할 수 있으며,
    반대로 출세간적인 것은 일상적인 삶과 유리되어 수행을 통한 욕망의 대상을 극복하
    는 경험이므로 비일상적인 출세간의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이들을
    ‘육체적·정신적’으로 본다면, ‘nirāmisatarā'를 해석할 적당한 술어를 찾을 수 없게 된다.
42) SN. Ⅳ, p.237 

 

(3) 원리성(遠離性)의 우뻬카

AN의 Potaliyasutta에 유행승 뽀딸리야(Potaliya)가 세존에게 세상

에는 네 부류의 사람들이 있어서 사실과 진실을 이야기 할 때, 비난받

을 사람을 비난하지 않고, 칭송해야 할 사람을 칭송하지 않는 사람이

가장 훌륭하고 수승한 사람이며 이 때 그가 지닌 덕목이 우뻬카로서

그것은 매우 경이로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43) 여기서 말하는 우뻬카

는 보통 무관심(indifference)이나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중

립적인 태도로 이해한다.44)

43) AN. Ⅱ, p.101
44) 대림스님, 『앙굿따라니까야』 2(초기불전연구원, 2006), p.253에는 사념청정, 사범주와
    같은 고귀한 심리현상으로서의 우뻬카는 평온으로, 여기서 우뻬카는 ‘무관심’으로 옮
    기고, 영어로 전자는 ‘equanimity'로 후자는 'indifference'로 구분한다. 한편, 전재성역주,
   『앙굿따라니까야』4(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7), p.244에는 ‘평정’으로 번역하고 있다. 

 

그렇지만, 문맥상 이 둘 다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A가 진실

한 사람, B가 거짓인 사람이라면, 사실과 진실을 말해야 할 때, ①A를

칭송하고, B를 비난한다 ②A를 칭송하고, B를 비난하지 않는다 ③A를

칭송하지 않고, B를 비난한다 ④A를 칭송하지 않고 B도 비난하지 않

는다고 하자. 이때 뽀딸리야가 말한 위의 예문, 즉 '비난받을 사람을 비

난하지 않고, 칭송해야 할 사람을 칭송하지 않는 사람'은 ④의 경우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우뻬카를 ‘무관심(indifference)'으로 이해하게 되

면, 그 다음 문장에 이어지는 ‘가장 훌륭하고 수승한 사람’이라는 묘사

가 부자연스럽게 들린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나 세상일에 전혀 신

경 쓰지 않고 자기중심적으로 비춰지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수

식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신적 중립의 태도를 의미하는 ‘평정’의

뜻으로 보게 되면, 칭송할 사람을 칭송하고 비난받을 사람을 비난하는

①의 태도 역시 편견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입장의 표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훌륭하고 수승한 사람’이라는 최상급 수식어에 저촉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뽀딸리야의 말에 세존은 적당한 때에 사실과 진

실에 맞게 비난해야 할 사람을 비난하고, 칭찬해야 할 사람을 칭찬하

는 사람이 더욱 훌륭하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연이어 경우에 따라 적

당한 때를 아는 것(kālaññutā)이야말로 가장 수승한 것이라고 하여45)

편견 없이 식별하는 정신적 자세에 해당하는 ①의 태도를 가장 바람직

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므로 시시비비(是是非非)를 따지지 않

는 것으로 묘사되는 우뻬카는 ‘무관심’이나 편견에 치우치지 않는 ‘중

립적인 태도’보다 옳고 그름 등의 가치판단을 늘 해야 하는 세상사와

는 애초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遠離) 초탈하고 의연한 정신적 

태도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45) AN. Ⅱ, p.101 

 

2. 우뻬카의 기능적 분류와 특성

 

이상으로 초기경전에 나타난 우뻬카의 종류를 그 기능과 특성에 따

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표1> 초기경전에 나타난 우뻬카의 종류 및 기능과 특성

우뻬카의 종류                                                       기능                  특성                 

느낌(vedanā)의 우뻬카                                         통찰                  중립

육근(saḷāatana)의 우뻬카                                     통찰                  중립

선한 것에 의지하는(kusalanissitā) 우뻬카            통찰                  중립

제삼선(第三禪)의 우뻬카                                      통찰                  불완전한 중립

제사선(第四禪)의 우뻬카                                      통찰, 평온         중립

무색정(ekattasitā, 無色定)의 우뻬카                    통찰, 순수의식  중립

심해탈(upekkhā-cetovimutti)의 우뻬카                통찰, 평온          중립

평정각지(upekkhāsambojjhaṅga)의 우뻬카        통찰, 평온          중립

다양성에 기초한(nānattasitā) 우뻬카                  무지(無智)          편견

세간적(sāmisā) 우뻬카                                        만족(滿足)          편견

초연함(超然)의 우뻬카                                        원리(遠離)           초탈                   

 

심해탈, 평정각지, 제사선의 우뻬카에는 지성적인 통찰과 함께 정서

적인 평온의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제삼선과 제사선, 무색정의 우뻬카

는 선정의 우뻬카로서 모두 우뻬카와 ‘sati’를 가지고 있지만, 정도의 차

이가 있다. 제삼선의 우뻬카는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고, 제사선의

우뻬카는 제삼선보다 완전하며, 이보다 더욱 청정하고 정제된 우뻬카

는 무색정에서 발현된다. 그리고 다양성에 기초한 우뻬카, 세간적 우

뻬카, 초연함의 우뻬카를 제외한 모든 우뻬카들이 공통적으로는 공평

한 관찰, 균형감 등 중립의 특성을 지니지만 다소간의 질적 차이가 존

재한다. 다양성에 기초한 우뻬카, 세간적 우뻬카, 초연함의 우뻬카는

나머지들과 기능과 특성이 서로 같지 않다.

 

이처럼 초기경전에서 말하는 우뻬카는 모두 동일한 내용이 아니며,

설사 동일한 기능이나 특성을 지니고 있더라도 질적 수준이나 정도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Ⅲ. 『청정도론』의 우뻬카에 대한 분류

 

『청정도론』은 모두 2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를 계, 정, 혜 삼

학과 칠청정으로 구분하여 상세하게 해설하고 있다. 열 가지 우뻬카

의 분류는 이 중 정(定)에 해당하는 심청정(心淸淨)을 설명하는 부분

에 보인다. 열 가지 우뻬카가 특히 땅의 까시나(kasiṇa) 중 제삼선을 주

석하는 부분에 나타난다는 것은 붓다고사가 제삼선의 단계부터 부각

되는 선지(禪支)인 우뻬카의 중요성에 주목한 때문일 것이다.『청정도

론』 전체에 걸쳐 나타나는 우뻬카의 용례는 제삼선, 제사선, 범주, 육

근, 느낌, 따뜨라마자따타, 통찰(위빠사나), 상카라, 평정각지, 정진의

우뻬카46) 등으로 이들은 제삼선의 주석에 나타난 열 가지 우뻬카의 구

분과 동일하다. 따라서 제삼선의 주석에 나타난 우뻬카의 분류는 곧

『청정도론』에 소개된 우뻬카의 용례들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6) Vism., p.164 ; p.167 ; p.168 ; p.273 ; p.317 ; p.318 ; p.320 ; p.323 ; p.324 ; p.325 ; p.339
    ; p.382 ; p.404 ; p.461 ; p.467 ; p.160 ; p.161 ; p.162 ; p.633 ; p.636 ; p.653 ; p.656 ; p.671

 

1. 우뻬카의 기능적 분류와 특징

 

『청정도론』은 기능에 따라 열 가지 종류의 우뻬카를 말한다.

열 가지 종류의 우뻬카는 다음과 같다. 1)육근(六根)의 우뻬카

(chalangupekkhā) 2)범주(梵住)의 우뻬카(brahmavihārupekkhā) 3)

평정각지(平靜覺支)의 우뻬카(bojjhaṅgupekkhā) 4)중립의 우뻬카

(tatramajjhattupekkhā) 5)선정의 우뻬카(jhānupekkhā) 6)사념청

정(捨念淸淨)의 우뻬카(satipārisuddhupekkhā) 7)상카라의 우뻬카

(saṅkhārupekkhā) 8)느낌의 우뻬카(vedanupekkhā) 9)통찰의 우뻬카

(vipassanupekkhā) 10)정진의 우뻬카(viriyupekkhā)이다.47)

47) Vism., p.160 

 

이 중 1)육근의 우뻬카 2)범주의 우뻬카 3)평정각지의 우뻬카 4)

중립의 우뻬카 5)선정의 우뻬카 6)사념청정의 우뻬카들은 ‘중립

(neutrality)의 우뻬카(tatramajjhattupekkhā)’로서 모두 그 뜻이 동일하

지만, 비유하자면 마치 동일한 한 사람에게 젊은이, 어른 또는 사령관

등 다르게 부를 수 있는 것처럼 이들은 다만 문맥에 따라서 그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들 가운데 1)육근의 우뻬카가 있는 곳에는

3)평정각지의 우뻬카가 발견되지 않고, 평정각지의 우뻬카가 있는 곳

에는 육근의 우뻬카가 발견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7)상카라의 우뻬

카와 9)통찰의 우뻬카도 그 뜻이 같은데 이들은 기능에 따라서 두 가

지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통찰을 시작한 자가 통찰지(vipassanā ñāṇa)

로 무상, 고, 무아를 보고 무상이나 상카라(saṅkhāra) 등을 더 조사할

때 중립적이 되는데, 이것이 ‘통찰의 우뻬카(평정)’이다. 그리고 무상, 

고, 무아를 통해 상카라에 집착하는 마음에 대한 중립이 생기는데 이

중립의 마음을 ‘상카라의 우뻬카’라고 한다. 통찰의 우뻬카가 확립되

면, 상카라의 우뻬카 역시 확립된다. 그러나 ‘관찰함’이나 ‘조사함’ 그리

고 ‘움켜쥠’이나 ‘취함’ 등 기능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다.48)

48) Vism., p.161

 

상카라의 우뻬카는 특히 존재나 자아의 실재를 꿰뚫어 봄으로서 집

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으로 묘사된다. 오온(五蘊)의 요소가 무상하

다고 보면서 상카라들을 파악할 때 두려움과 즐거움을 버리고 상카라

에 대해 중립적이 되어서 ‘나’라거나 ‘내 것’이라고 집착하여 취하지 않

는다는 것이다.49) 한편, 8)느낌의 우뻬카와 10)정진의 우뻬카는 서로

뜻이 다르고 또 나머지와도 다른 뜻이다.50)

49)  Vism., p.162 ; Bhikkhu Ñyāṇamoli, The Path of Purification, vol. 2(Shambhala
    Publications INC. 1976), p.765. 냐냐몰리는 ‘tatramajjhattupekkhā’의 ‘tatra’를
    ‘specific'으로 옮겨 ‘특수한 중립, specific neutrality’로 부른다.
50) Vism., p.162 ; Bhikkhu Ñyāṇamoli, vol.1, op. cit., p.168

 

이상으로 열 가지 우뻬카를 기능적인 면에서 파악하고 유사한 범주

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정리하면 다음의 표와 같다. 

 

<표2> 『청정도론』의 우뻬카의 종류 및 기능적 분류와 특징

우뻬카의 종류                                                                      기능적 분류와 특징

육근(六根)의 우뻬카(chalangupekkhā)                                                                

범주(梵住)의 우뻬카(brahmavihārupekkhā)                         동일한 의미

평정각지(bojjhaṅgupekkhā)의 우뻬카                                  중립, tatramajjhattatā

중립의 우뻬카(tatramajjhattupekkhā)        

선정의 우뻬카(jhānupekkhā)                 

사념청정의 우뻬카(satipārisuddhupekkhā)                                                 

상카라의 우뻬카(saṅkhārupekkhā)                집착의 기능      동일한 의미

통찰의 우뻬카(vipassanupekkhā)                 관찰의 기능                              

느낌의 우뻬카(vedanupekkhā)                                                나머지와 다른 의미    

정진의 우뻬카(viriyupekkhā)                                                   나머지와 다른 의미   

 

육근의 우뻬카부터 사념청정의 우뻬카를 포함한 여섯 가지는 중립

인 ‘타트라마자따타(tatramajjhattatā)’로 분류한다. ‘타트라마자따타’

는 후에 상술하겠지만, 특별히 아비담마에서 고안된 기술적인 용어

로 초기경전에 이에 대한 용례는 찾아보기 어렵고, 동의어로서 다만

‘upekkhā’ 혹은 ‘upekhā’로 표기하고 있을 따름이다. ‘타트라마자따타

(tatramajjhattatā)’는 ‘tatra'와 ‘majjhattatā’의 합성어로서 ‘tatra(거기에,

그 장소에, 바로 그 때에)’와 ‘majjhattatā(중립, 공평)’의 뜻이다.51) 그래

서 ‘tatramajjhattatā’라고 하면 ‘완전한 중립성(中捨性)’52)을 의미한다.

이 중립은 대상에 대하여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평한 견해가 그

특징으로53) 법들에 중립적인 상태를 가지고 마음과 마음에 수반된 심

리현상들(cetasika)을 공평하게 전달한다. 모자라거나 넘치는 것을 막

고 편견을 끊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마음과 마음에 수반된 심리현상

들을 공정하게 보기 때문에 달리는 말을 고르고 공평하게 모는 마부와

같이 비유하여54) 특별히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심리상태

이다.

51) 전재성,『빠알리한글사전』(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5), p.534 
52) 전재성, 앞의 사전, p.384 

 

그리고 느낌의 우뻬카는 특히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육체적 또는 

감각적인 느낌에 한정된 것이며,55) 정진의 평정인 ‘위리야 우뻬카’는

너무 과도하지도 않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은 정진이다. 이 둘은 나머

지 우뻬카들과 서로 다른 의미로 분류한다.56)

55)   Vism. p.160 
56)   Vism., pp.160-161 ; Bhikkhu Ñyāṇamoli, vol.2, op. cit., p.167 

 

2. 초기경전과 『청정도론』의 비교

 

이상으로 초기경전과 『청정도론』에 나타난 우뻬카를 유사한 명칭과

개념에 따라 서로 배대하여 기능과 특성 중심으로 비교 고찰하면 다음

의 표와 같다. 

 

<표3>초기경전과 『청정도론』의 우뻬카의 종류 및 기능과 특성 비교

초기경전                                           기능과 특성                               청정도론              

느낌의 우뻬카                              통찰 중립 중간느낌                     느낌의 우뻬카         

육근의 우뻬카                              통찰 중립 중립                            육근의 우뻬카         

선한 것에 의지하는 우뻬카          통찰 중립                                             

심해탈의 우뻬카                          통찰 평온,중립 중립                    범주의 우뻬카         

평정각지의 우뻬카                       통찰 평온,중립 중립                   평정각지의 우뻬카

제삼선의 우뻬카                          통찰 불완전한 중립  중립           선정의 우뻬카

제사선의 우뻬카                          통찰 평온,중립  중립                  사념청정의 우뻬카

무색계선정의 우뻬카                   통찰 순수의식,중립                                       

다양성에 기초한 우뻬카               무지 편견                                                   

세간적 우뻬카                              만족 편견                                                  

초연함의 우뻬카                          원리 초탈                                                    

                                                          중립                                       중립의 우뻬카         

                                                          집착                                       상카라의 우뻬카      

                                                          관찰                                       통찰의 우뻬카        

                                                          중립                                       정진의 우뻬카       

 

우뻬카의 종류를 유사한 명칭과 개념에 따라 서로 배대하면 느낌느낌,

육근-육근, 심해탈-범주, 평정각지-평정각지, 제삼선-선정,

제사선-사념청정의 우뻬카로 짝지울 수 있다. 초기경전의 선한 것에

의지하는 것, 무색계선정, 다양성에 기초함, 세간적, 초연함의 우뻬카

들은『청정도론』의 분류법에 제외되어 있고, 대신 중립, 상카라, 통찰,

정진의 우뻬카들이 등장한다. 기능과 특성 면에서도 초기경전이 통찰,

중립, 불완전한 중립, 평온, 무지, 만족, 편견, 순수의식, 원리성 등 다양

한 측면을 보이지만, 이에 비해『청정도론』은 중립, 집착, 관찰 등 비교

적 단순화되고 정형화된 형태를 보여준다.

 

Ⅳ. 우뻬카의 구분과 문제점

 

『청정도론』은 초기경전에 보이는 우뻬카에 대한 다양한 용례를 이

상과 같이 종합하여 기능에 따라 기술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을

초기경전과 비교해 보면, 먼저 초기경전은 이와 같은 형태의 분류법을

전하지 않으며, 우뻬카에 대한 다채로운 용례들이 누락되어 있기도 하

고, 심지어 내용적인 면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느낌의 우뻬

카를 시작으로 사념청정, 상카라, 정진의 우뻬카 순으로 문제점을 짚

어보고, 그 연장선상에서 ‘타트라마자따타’를 고찰한 후, 마지막으로

『청정도론』에서 다루지 않은 기타 초기경전의 우뻬카의 용례 순으로

논의를 진행시켜 나가고자 한다. 

 

1. 기능적 분류가 지닌 문제

 

1) 느낌의 우뻬카(vedanupekkhā)

‘느낌의 우뻬카’는『청정도론』에서 "그 뜻이 나머지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른 우뻬카의 요소들과 독립적으로 구분한다"57)고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느낌을 의미하는 ‘웨다나(vedanā)’는 특히 감각적 영역

에서 경험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58)여기서 ‘웨다나’에 대한 외연의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웨다나’에는 다음과 같

은 세 가지 측면의 개념적 이해가 존재한다. ‘웨다나’를 보통 감각적 접

촉이 반드시 수반되는 정서적 경험에 국한시킨다거나 이와 반대로 순

전히 정신적 경험만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이 양자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사실상 ‘웨다나’는 신체·정신 모

두를 통해서 느껴지는 복합적 정서 경험이다. 감각적 대상이나 정신적

대상을 통한 느낌 모두와 관련된 용례가 MN의 Cūlavedallasutta에 보

인다. 이에 따르면, ‘웨다나’는 감각기관으로부터 발생하는 느낌만으

로 그 의미를 한정시켜 볼 수 없게 된다.59) 육근에는 마음 혹은 의식이

라는 인식기관이 포함되어 있으며, 특별한 감각 접촉 없이도 마음이

나 의식의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괴로운 혹은 즐겁지도 괴롭지

도 않은 느낌이 형성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면, 웨다나는 단순히 감각

을 통한 느낌뿐만 아니라 정신적 영역을 통해서도 경험 될 수 있는 복

합적인 성격임을 유념해야한다. Sakkapañhasutta는 비록 천신에게 해

당하는 정신적 느낌의 세 가지만을 상정하고 있지만,60) 이는 웨다나

에 분명 감각 접촉을 배제한 정신적 느낌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반증

이 되어 준다. 그래서 ‘웨다나’는 감각적 영역과 함께 정신적 영역을 통

한 경험 모두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웨다나’의 외연을 확장시킬 필요

성에 주목하는 이유들 중 한 가지는 실제 수행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

이다. 만일 느낌의 우뻬카를 단순히 감각적으로 무덤덤한 중립의 느낌

으로만 본다면, 즐거운 것과 괴로운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대

상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갖도록 기능해 주는 우뻬카는 설 자

리가 없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같은 Cūḷavedallasutta는 각각의 느낌에

는 특히 그에 따르는 성향이 있는데 즐거운 느낌에는 탐욕, 괴로운 느

낌에는 분노 그리고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는 무명(avijjā)의

성향이 따른다고 설한다.61) 여기서 ‘웨다나’가 감각적 느낌에만 한정된

다면, 특히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의 경우, 앎(ñāṇa)을 즐거움으

로 알지 못함(añāṇa)을 괴로움으로 하는 무명(無明)의 정신적인 성향

은 성립할 수 없게 된다. H. 구나라타나(H. Gunaratana)도 중립적 느낌

은 내면의 조화나 균형의 정신적 자질인데 특히 웨다나는 정신적 형성

의 무리(saṅkhārakkhandha)에 속하는 것으로 단순히 감각적으로 무덤

덤한 느낌(neutral feeling)과는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여 ‘웨

다나’의 정신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62)

57) Vism., p.162 
58) Edward Müller, Dhammasaṅgaṇi (PTS, London, 1978), p.29. 
59) M. 1, p.302
60) DN. Ⅱ, p.277f.
61) MN. 1, p.303
62) Henepola Gunaratana, The Jhānas in Theravāda Buddhist Meditation (BPS, Sri
    Lanka, 1988), p.40.

 

『청정도론』은 웨다나 우뻬카를 나머지 아홉 가지 우뻬카들과는 다
른 기능으로 규정하여 별도로 다루고 있으며, 특히 ‘타트라마자따타’라
는 정신적 중립의 범주로부터 제외시켜 감각적으로 감지되는 중립적
인 느낌만으로 한정시키고 있다. 웨다나 우뻬카에 대한 외연의 문제는
정신적 중립인 ‘타트라마자따타’의 범주에 웨다나 우카가 포함될 수 있
는지의 여부와도 연관되어 있다. 만일 웨다나 우뻬카가 정신적 영역을
포함하는 외연이라면, ‘타트라마자따타’의 정신적 중립의 범주에 웨다
나 우뻬카가 포함되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2) 사념청정의 우뻬카(satipārisuddhupekhā)
‘사념청정의 우뻬카’는 선정에서 제사선(第四禪)의 요소로 소개된
다.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균형을 이룬 우뻬카의 상태에서 ‘sati’가 실
현되므로 의식이 장애 없이 순수하고 맑은 상태로 유지된다.63) 『청정
도론』은 제사선에 있는 ‘sati’가 우뻬카 때문에 맑고 청정하며, ‘sati’를
청정하게 하는 우뻬카는 뜻으로는 ‘중립, tatramajjhattatā’으로 이해해
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뻬카는 낮은 세 가지 단계의 선정 가운데
도 있지만 청정하지 않으므로 어느 하나도 ‘사념청정’이라고 하지 않고
오직 이 사선정만을 ‘사념청정’이라고 부른다.64) 제사선에 있는 청정한
우뻬카에 의해서 맑고 청정한 ‘sati’도 유지된다.65)
63) Paṭhamakyaw Ashin Thiṭṭila, The Book of Analysis-Vibhaṅga (Pāli Text Society,
    1969), p.340.
64) Vism., p.167-168 ; Bhikkhu Ñyāṇamoli, vol.1, op. cit.,. pp.174-175. 그런데 사선정
    의 우뻬카가 다른 색계 선정의 우뻬카보다 가장 청정하기 때문에 특별히 사념청정이
    라 부른다고 명시하면서도 정작 제삼선의 우뻬카와 함께 사선정을 ‘따뜨라마자따타’
    라는 동일한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는 모순을 보인다.
65) ‘satipārisuddhupekkhā’에서 우뻬카와 sati는 사실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불가분의 관
    계로서 서로를 완성시켜주는 상보적 역할을 한다. 우뻬카에 의해서 sati가 또렷
    해지며 또한 sati에 의해서 우뻬카가 확립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satipārisuddhupekkhā’를 upekkhā-pārisuddhi와 sati-pārisuddhi의 병렬복합어의 관
    계로 파악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그런데『청정도론』은 사선정의 선지요소로서 우뻬카를 언급하지

만,66) 실제 우뻬카는 무색정에서도 동일하게 남아 발현된다. 유연하

고 맑고 청정한 우뻬카를 무색정으로 돌린다면 그 우뻬카의 마음에 의

존하고 또 그것에 지지되어져서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선정의 마음이

잘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67) 이와 같이 우뻬카는 색계선정에 이어

서 무색정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되는데, 이때는 특히 ‘맑고 청정한 순

수의식’의 의미를 담지한다.68) 나라다(Nārada Mahā Thera) 역시 “중립

(equanimity)은 가장 근접한 용어이지만 이 역시 우뻬카의 한 단면만

을 나타낼 뿐이다”69)라고 하여 이 점을 강조한다.

66) Vism., p.161 
67) M. Ⅲ, p.243 
68) M. Ⅲ, p.243 
69) Nārada Mahā Thera, op. cit., p.115 

 

『청정도론』은 사념청정의 우뻬카를 내면의 조화나 균형을 의미하는

중립, ‘tatramajjhattatā'로 구분하여 색계사선에서만 유지되는 것으로

국한시킴으로써 무색정에서도 발현되고 유지되는 우뻬카 그리고 무색

정의 우뻬카가 느낌이나 상카라의 소멸 등과 관련된 일종의 순수의식

이라는 성격을 간과하고 있다.

 

3) 상카라의 우뻬카(saṅkhārupekkhā)

‘상카라의 우뻬카’ 역시 기술적인 용어로서 팔리 나까야에 그 용례

는 찾아보기 어렵고,『청정도론』과 아비담마에서 주로 발견된다.『청

정도론』은 상카라 우뻬카를 ‘장애(nivaraṇa)를 두려워하는 것과 장애

에 대해 무관심한 것의 중립’이라고 규정한다.70) 장애에 대해 중립을

유지하는 것은 곧 ‘상카라’를 가라앉혀 우뻬카를 얻는다는 의미이다.

‘상카라’와 ‘상카라 우뻬카’의 성격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상카라,

saṅkhāra’는 업을 쌓는(āyūhana) 역할을 하며 개입하는 것(vipphāra)으

로 나타나며 형성하는( abhisaṅkharaṇa, 行) 특징을 갖는다.71) ‘형성하

는 것’은 곧 ‘일어남(uppādo, 生)’과 같은 의미이며 ‘일어남’은 ‘상카라’

에 의한 것이다. 상카라 우뻬카는 ‘상카라에 대해서 평정한 마음으로

본다’는 의미이다.72) 감관의 접촉으로 생긴 대상에 대하여 마음이 다양

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일어나는 것(生)’이라 표현하고, ‘평정하게 보

는 것’이란 감관의 대상에 대하여 마음이 동요를 일으키지 않고 고요

히 머무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상카라 우뻬카란 대상에 대해서 내

적 고요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70) Vism., p.160 
71) Vism., p.462 
72) 임승택, 앞의 책, p.170

 

‘상카라’는 마음과 마음에 수반된 심리현상들(cetasika)을 통틀어 말

하며, 아비담마에서는 느낌(受)과 인식(想)을 제외한 50가지 법 모두

‘상카라’에 속한 것으로 본다. 73) 이와 같이 '상카라‘의 적용범위는 다양

하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집착, 취착(upādāna, 取)이다.『청정도론』

은 상카라 우뻬카와 통찰의 우뻬카는 서로 동일한 의미이지만 상카라

우뻬카에 있는 ‘집착’의 기능과 통찰의 우뻬카에 있는 ‘관찰함’의 기능

때문에 두 가지로 분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74) 하지만, 상카라 우뻬카

에 있다고 보는 집착의 기능은 ‘상카라’만의 고유 성질로서 규정지을

수 있지 그것이 상카라 우뻬카의 기능이나 특성으로 이해 될 수 없다.

상카라 우뻬카의 기능은 오온에 집착하는 존재의 성격을 통찰로써 제

거하는 것이다.

73) Nārada Mahā Thera, op. cit., p.18 
74) Vism., p.160

 

그러면 어떻게 상카라를 일어나지 않게 통찰로써 보는가. 상카라를

일으키지 않고 가라앉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오온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벗어남에 대해 점점 깊이 숙고하게

되면 그것을 결점 투성이로 보게 된다. 이 단계에서 오온을 즐길만한

것이나 두려운 것으로 보지 않고 평정심을 가지게 되므로 마침내 오온

에 대한 애착에서 초연해진다.”75) 따라서 상카라를 일어나지 않게 하

는 상카라 우뻬카의 기능은 ‘집착’이 아니라, 오온이 조건 지어진 것임

을 아는 통찰로부터 온다. 그리고 다양한 생각들, 마음의 활동이나 의

도적인 행위들을 포함한 모든 조건 지어진 것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그 외연이 넓다. 그렇기 때문에 상카라 우뻬카는 오온의 경험을 주 대

상으로 하는 육근의 우뻬카나 느낌의 우뻬카와도 함께 범주화 시킬 수

있지만 『청정도론』은 이들을 별도로 구분하고 있다.

75) 파욱 또야 사야도, 정명스님 역,『업과 윤회의 법칙』(향지, 2009), p.607.

 

4) 정진의 우뻬카(viriyupekkhā)

‘정진의 우뻬카’ 역시 초기경전에서 그 용례를 찾아 볼 수 없다.『청

정도론』은 정진의 우뻬카를 “너무 과도하지도 않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은 정진”이라 정의한다.76) 그런데 너무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

은 정진은 초기경전에서 정정진(正精進)인 ‘sammā-viriya'를 말한다.

AN의 Soṇasutta는 지나치게 열심인 정진은 들뜸을 가져오고 지나치

게 느슨한 정진은 나태함을 가져오므로 고르게 정진을 유지해야 한다

고 강조한다. 그리고 고르게 정진을 유지함이란 오근(五根)을 균등하

게 하는 것으로서 정진이 효과 있으려면 믿음(saddhā), 정진(viriya),

염(sati), 정(samādhi), 혜(paññā)를 고르게 닦아야 한다.77) 고르게 닦는

노력은 또한 불선법(不善法)들을 버리고 선법(善法)들을 구족하기 위

해 정진하며(āraddhaviriyo) 선법들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지 않는 것이

다.78) 이러한 노력은 다시 사정근(四正勤)으로 설명된다. 정진은 힘써

하고자 하는 열의이며, 의도적인 마음의 행위이다. 그리고 이러한 마

음의 행위는 다섯 가지 요소(오근)를 편향되지 않고 고르게 닦는 것으

로 귀결된다.

76) Vism., p.160 
77) AN. Ⅲ, p.375
78) DN. Ⅲ, p.237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지성적인 관찰이나 동요되지 않

는 고요한 정서를 의미하는 우뻬카와 편향되지 않게 오근을 닦는 의도

적인 노력을 의미하는 정진은 그래서 서로 같은 선상에서 논의 될 수

없다.『청정도론』은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으로서 정진의 우뻬카를 

정하고 있지만, 이와 같이 바른 정진이 지닌 성격을 간과함으로써 우

뻬카의 고유 기능을 정진의 고유기능으로까지 확대 적용시키고 있다.

이상으로 열 가지 우뻬카 중 느낌, 사념청정, 상카라, 정진의 우뻬카

가 지닌 기능적 분류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 보았다. 정리하면, 1)느낌

의 우뻬카는 신체·정신적 영역 모두에서 경험되는 느낌을 포함하는 

외연이기 때문에 ‘타트라마자따타’가 의미하는 중립의 범주에도 포함

시킬 수 있으며, 통찰의 기능도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2)사념청정

의 우뻬카’는 색계사선에서만 발현되고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무색정에서도 지속되며, 특히 무색정의 우뻬카에는 일종의 순수의식이

라는 측면이 간과되어 있다. 3)상카라 우뻬카의 기능은 ‘집착’이 아니라

통찰로서 모든 조건 지어진 것을 대상으로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육근

의 우뻬카나 느낌의 우뻬카도 조건 지어진 것을 대상으로 하는 통찰의

기능을 지니지만, 이들과 별도로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4)정진의 우뻬

카에서 정진은 곧 바른 정진을 의미하며 선한 법들을 유지시키고자 노

력하는 일종의 열의이다. 그러므로 균형 잡힌 관찰태도나 정적인 정서

를 의미하는 우뻬카와는 서로 동일선상에서 논의 될 수 없다.

 

2. 타트라마자따타(Tatramajjhattatā)

 

‘tatramajjhattatā’는 ‘tatra(거기에)+majjha(가운데)+ṭṭha(√sthā, to

stand)’의 합성어로서 ‘거기 중간에 서 있음’의 뜻이다. 초기경전에는

단지 ‘upekkhā'로 표기하며 아마담마에서는 ‘tatramajjhattatā’로 표현한

다.79) ‘타트라마자따타’의 기능은 의식과 정신적 요소들을 고르게 전달

하는 특징이 있으며, 결핍과 과잉을 차단하거나 불균형을 잡아준다.80)

중립적인 자세, 완전한 중립의 의미이다. ‘타트라마자따타’와 ‘우뻬카’

는 여러 문헌에서 혼용되고 있으며, 가끔씩 동의어로도 사용된다.

79) 대림·각묵스님,『아비담마길라잡이』상(초기불전연구원, 2009), p.228
80) Bhikkhu Bodhi, op. cit., pp.86-87 

 

『청정도론』은 열 가지 우뻬카 중 1)육근의 우뻬카 2)범주의 우뻬카

3)평정각지의 우뻬카 4)중립의 우뻬카(tatramajjhattupekkhā) 5)선정

의 우뻬카 6)사념청정의 우뻬카 등을 중립의 기능인 ‘타트라마자따타’

로 분류하고 이들 모두 그 뜻이 동일하지만 문맥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설명한다.81)

81) Vism., p.161 ; Bhikkhu Ñyāṇamoli, vol.1, op. cit., p.168 

 

그러나 이들은 문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기보다 애초에 그 기능

과 특성이 모두 동일한 것만은 아니다. 여섯 가지 우뻬카 중 먼저, 육근

의 우뻬카를 시작으로 ‘타트라마자따타’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앞서 니

까야의 용례에서 살펴보았듯이 1)육근의 우뻬카는 감관의 대상으로부

터 얻게 되는 경험들이 조건 지어진 것임을 아는 통찰에서 오는 우뻬

카이며, 대상에 대한 어떠한 개인적인 성향도 취하지 않는다.82) 마찬가

지로 느낌, 통찰, 상카라의 우뻬카들 모두 동일한 통찰의 기능을 갖지

만, 타트라마자따타의 범주에서 제외되어 있다. 2)범주의 우뻬카는 공

평함의 계발이라는 기능적 측면이 있고, 공평함을 통해 내적 고요함을

이루려는 선정이 목표가 되기 때문에 중립의 측면만을 부각시키는 ‘타

트라마자따타’에는 평온이라는 주요한 정서적 개념이 누락되어있다.

3)평정각지의 우뻬카 역시 중립의 기능 이외에 커다란 평온감(phāsu)

을 주지만, 역시 정서적 측면에 대한 언급이 결여되어 있다.83) 한편, 4)

중립의 우뻬카인 ‘타트라마자따타우뻬카(tatramajjhattaupekkhā)’는 공

평한 심리상태로 묘사되고84) 법을 고르게 보는 것으로 균형감을 의미

한다.85) 그런데 열 가지 우뻬카 중 ‘타트라마자따타우뻬카’를 하나의

구성요소로 분류해 놓고 이를 다시 중립이라는 기능을 지닌 ‘타트라마

자따타’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것은 “중립의 평정은 곧 중립의

기능을 갖는다”라고 번복하는 것과 동일하다.『청정도론』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제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타트라마자따타우뻬카’

는 ‘타트라마자따타’에 포함된다는 구분은 사실상 무의미한 것으로 판

단된다. 5)선정의 우뻬카는 제삼선의 우뻬카인데86) 이 세 번째 선정에

서는 아직 몸으로 느끼는 미세한 즐거움(sukha)이 남아있기 때문에 우

뻬카가 완전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완전한 중립을 의미하는 ‘타트라마

자따타’의 범주에 포함된 선정의 우뻬카는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6)사

념청정의 우뻬카는 앞서 살펴 본대로 색계사선 뿐 아니라 무색정에서

도 발현되고 유지되며, 무색정에서 발현되는 우뻬카는 순수의식이라

는 논의가 결여되어 있다.

82) MN. Ⅲ, p.299
83) SN. Ⅴ, p.131
84) Vism., p.161
85) R. M. L. Gethin, op. cit., p.158
86)『  청정도론』은 선정의 우뻬카를 제삼선의 우뻬카라고 명시하지 않고 다만, “최상의 즐
    거움에(aggasukhe) 대해서 치우치지 않는 평정”이라고 선정의 우뻬카를 말한다. 여기
    서 ‘최상의 즐거움’이란 제삼선의 선지로서의 ‘sukha’를 말하는데, 이 즐거움에 대해서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Vism., p.161 

 

이상으로 ‘타트라마자따타’의 실제 각 구성요소들은 다양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이들 여섯 가지 요소들이 모두 ‘타트라마자따

타’인 중립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하더라도 다소간의 질적 차이는 존재

하며, 그 밖의 다양한 기능과 특성을 지닌다. 이 다양성은『청정도론』

에서 말하듯이 모두 동일한 의미이지만 단지 문맥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라기보다 이 술어가 지닌 고유성에서 유래한다. 그럼에도 ‘타트라

마자따타’에 이들 여섯 가지 우뻬카를 하나의 범주로 묶게 되면 이 술

어들이 지닌 다채로운 의미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주지하다시피 느낌의 ‘웨다나’는 감각적 중립만이 아닌 정신적 중립의

경험도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타트라마자따타’에 웨다나 우뻬카

를 포함시키지 못할 이유 또한 없어 보인다.

 

한편, 앞서 살펴보았듯이 기타 경전적 사례들 역시 이 술어를『청정

도론』에 의거하여 규정화시키는 것이 무리라는 점에 무게감을 실어준

다. 예를 들어, 육근의 대상에 대한 위험성을 보지 못하는 재가자에게

일어나는 ‘무지의 우뻬카’, 대상에 대한 욕망이 충족될 때 오는 세속적

인 ‘만족감의 우뻬카’ 그리고 세상사와 연(緣)을 멀리하고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의연한 정신적 태도를 말하는 ‘초탈함의 우뻬카’ 등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사례들은 전문 출가수행의 덕목들과는 일견 동떨

어진 듯 보이지만, 전혀 무관하지만은 않다. 가령 원리성(遠離性)을 의

미하는 ‘초탈함의 우뻬카’는 출가자의 주요한 수행 덕목이 되어 줄 수

있으며, ‘무지의 우뻬카’나 ‘만족감의 우뻬카’도 아직 완성에 도달하지

않은 이상, 출가자의 마음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심리상태로서 이

또한 좋은 수행의 관찰대상들이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 출가·

재가의 구분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청정도론』은 초기경전에 보이는 다양한 종류의 우뻬카의 용례를

검토하여 열 가지로 범주화하여 논의하고 있지만, 이상과 같은 문제점

들이 파악된다. 현재 우뻬카에 대한 논의는 주로『청정도론』의 구분을

따르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 문헌에만 의지하여 접근할 경우 개념적 이

해의 폭이 좁아진다거나 일정부분 오해의 소지마저 보이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한 접근이 요구된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초기경전이 전하는 사례를 중심으로『청정도론』의 우뻬

카에 대한 구분이 지닌 문제점을 검토해 보았다. 이를 통하여 내용과

형식적인 면 모두에서 문제점들을 파악하였고, 기타 이 문헌의 분류법

이 전하지 않는 그 밖의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우뻬카에 대한 개념적

이해의 장을 넓히고자 하였다.

 

『청정도론』은 열 가지 종류로 우뻬카를 구분하고, 그 중 여섯 가지

를 별도로 완전한 중립을 의미하는 ‘타트라마자따타’에 포함시킨다. 그

러나 ‘타트라마자따타’에 여섯 가지 우페카를 포함시킴으로써 각 요소

가 지닌 다채로운 우페카에 대한 기능과 특성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

하고 있다. ‘타트라마자따타’의 문제 이외에 육근, 상카라, 느낌의 우뻬

카 등이 모두 유사한 중립과 통찰의 기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이들을

각기 별도로 취급하고 있다는 점, 느낌의 우뻬카의 경우 웨다나의 외

연의 문제와 관련하여 ‘타트라마자따타’에 포함 될 수 있는지의 여부,

사념청정의 우뻬카는 무색정에서도 발현되며 아울러 순수 의식이 간

과되어 있다는 점, 상카라의 우뻬카에 있는 주요 기능은 바로 통찰이

며 정진의 우뻬카는 같은 우뻬카의 논의선상에서 제외시켜야 하는 등

의 문제점들이 발견된다.

 

그 밖에 초기경전은『청정도론』에서 간과하고 있는 좀 더 다채로운

용례들을 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 술어를 열 가지 범주로 규정하는 것

에 대한 설득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역으로 초기경전의

용례들을 이 문헌의 분류방식에 따라 통합시키지 못할 절대적인 사유

또한 없어 보이지만, 그럴 경우 각 사례별 고유성을 담보하지 못할 우

려가 있다. 본 연구는 실수(實修)를 위한 이론적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

한 하나의 초석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상의 연구를 토대로 한 새로운 분류법에 대한 대안적 제시는 차후 다

른 지면에서 검토되고 논의되어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