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밀린다 팡하

4장 - 1. 여러가지 정신작용의 협동

실론섬 2015. 4. 2. 18:24

1. 여러 가지 정신 작용의 협동


왕은 물었다. 

[대왕] 나아세나존자여, 모든 사상(諸法)이 혼합되어 있을 때, 그것들을 하나 하나 분리시켜 `이것은 접촉(觸)이요, 이것은 감수(受)요, 이것은 표상(態)이오, 이것은 의사(思)요, 이것은 식별(識)이오, 이것은 성찰(尋)이오, 이것은 고찰(伺)이다,'고 구별을 명백하게 할 수 있습니까. 

[존자] 아닙니다. 따로 따로 구별할 수 없습니다. 

[대왕]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궁정의 요리사가 시럽이나 소스를 만든다고 합시다. 그는 거기에다 굳기름과 소금과 생강과 마늘과 후추와 그 밖의 조미료를 넣었습니다. 그때, 왕은 요리사에게 `나에게 굳기름 양념을 갖다 다오, 소금 양념을 갖다 다오, 생강 양념을 갖다 다오, 마늘 양념을 갖다 다오, 후추 양념을 갖다 다오, 모든 조미료가 든 맛있는 양념을 갖다 다오'라고 했다고 합시다. 

그 사람은 그 혼합해서 만든 소스를 일일이 분해하여 `이것은 시고, 이것은 짜고, 이것은 맵고, 이것은 떫고, 이것은 답니다'고 양념을 따로 따로 분해해서 가져 올 수 있겠습니까. 

[대왕] 아닙니다.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양념은 하나 하나 특징에 의하여 나타나 있습니다. 

[존자] 대왕이여, 그와 꼭 같습니다. 모든 사상이 한데 혼합되어 있는 것을 하나 하나 떼어서 `이것은 접촉이다. 이것은 감수다. 이것은 표상이다. 이것은 의사다. 이것은 식별이다. 이것은 성찰이다. 이것은 고찰이다'고 구별지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상을 하나 하나의 특징에 의하여 논의할 수 있습니다. 

[대왕]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장로가 왕에게 말했다. 

[존자] 대왕이여, 소금은 눈으로 알(識別) 수 있습니까. 

[대왕] 그렇습니다. 존자여. 

[존자] 대왕이여, 주의해 주십시오. 눈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소금이 갖고 있는 흰 빛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왕] 존자여, 그러면 혀로 알 수 있습니까. 

[존자] 그렇습니다. 

[대왕] 존자여, 모든 종류의 소금은 혀로써만 식별합니까. 

[존자] 그렇습니다. 

[대왕] 존자여, 만일 소금을 혀로만 식별할 수 있다면, 황소는 왜 소금 전체를 짐차로 실어 나릅니까. 짠 맛만을 나르면 되지 않겠습니까. 

[존자] 대왕이여, 그것은 짠 맛만을 나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짠 맛과 무게라는 두 가지 성질(二法)은 실제 소금에서는 하나로 되어 있으나, 원래 영역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대왕이여, 대체 소금은 저울로 달 수 있습니까. 

[대왕] 그렇습니다. 달 수 있습니다. 

[존자] 아닙니다. 대왕이여, 소금은 저울로 달 수 없습니다. 그 무게를 저울로 달 수 있을 뿐입니다. 

[대왕] 잘 말씀하셨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여기서 밀린다 왕에 대한 나아가세나 존자의 질문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