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사상/서산대사 휴정 7

선가귀감 사상/홍순택

선가귀감 사상 머리말: 신앙인의 정체성의 위기 Ⅰ. 『선가귀감』의 사상 1. 『선가귀감』의 내용 2. 『선가귀감』의 중심 사상 Ⅱ. 『선가귀감』 편술의 역사적 맥락 1. 성리학의 불교 비판 2. 불교 비판의 역설 Ⅲ. 『선가귀감』의 시대사적 의미: 신앙인의 Orthodox의 제시 맺는말: 휴정의 삶 - Orthopraxis 머리말: 신앙인의 정체성의 위기 신앙을 지니고 있지 않거나 굳건하지 못한 사람들은 때로 인간의 추구라는 측면에서 종교 전통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는 계시의 개념에 의존하고 있는 그리스도교, 유대교, 이슬람과 같은 전통에 적합치 않을 뿐 아니라 불자들의 전통과도 잘 맞지를 않는다. 왜냐하면 불자들은 계시나 하느님에 대해서는 말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 2,500 년 동안..

禪敎訣 선교결

禪敎訣 선교결 요즘의 선학자는 ‘이것은 우리 스승의 법이다’라 말하고, 교학자도 ‘이 것은 우리 스승의 법이다’라고 말한다. 하나의 법에 대해 같은 것은 같다 고 하고 다른 것은 다르다고 해야 하는데, 손가락과 말1)을 가지고서 서 로 쟁론하고 있다. 아! 그 누가 이 쟁론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今禪者曰, ‘此吾師之法也.’ 今敎者曰, ‘此吾師之法也.’ 一法 上, 同於同, 異於異, 而指馬交諍. 嗚呼! 其孰能訣之? 1) 지마(指馬).『莊子』「齊物論」에 나오는 비유. 시비·장단·대소 등의 대립적 현상 은 상대성 속에서만 파악할 수 있을 뿐 독립성을 부여할 수 없다는 철저한 상대 주의에 근거한다. 여기에서는 선가와 교가가 서로 시비·차별이 없는 하나의 불 법에 대하여 벌이는 불필요한 쟁론을 뜻하는 말로 쓰..

禪敎釋 선교석

[禪敎釋 선교석] 서序 청허병로1)가 서산2) 금선대(金仙臺)에 있을 때 하루는 행주(行珠)·유정3)· 보정(寶晶) 등 세 덕사4)가『금강경오가해』5)를 가지고 물어왔다. 문_『반야경』의 교설 중에도 선지가 있는데,『반야경』을 종지로 삼는 것 이 옳겠습니까? 淸虛病老, 在西山金仙臺, 一日, 行珠·惟政·寶晶三德士, 持 金剛五家解. 問曰,“ 般若敎中, 亦有禪旨, 以般若爲宗可乎?” 1) 淸虛病老. 청허(淸虛)와 병로(病老) 모두 서산휴정 자신의 호이다. 이외에도 조 계퇴은(曹溪退隱)·백화도인(白樺道人), 풍악산인(楓嶽山人)·두류산인(頭流山 人)·묘향산인(妙香山人) 등의 별호가 있다. 2) 西山. 묘향산을 말한다. 휴정의 호이기도 하다. 3) 惟政(1544~1610). 임진왜란 때 승병을 조직하여 서산의 휘하로..

心法要抄 심법요초

心法要抄 심법요초 심법요초서心法要抄序 조계(曺溪)1)께서 말씀하셨다. “문장이란 도(道)를 꿰는 도구이다.”2) 진 실하구나, 이 말씀이여! 문장을 짓되 도를 꿰지 못한다면, 정교하다고 한 들 무엇을 취한 것인가! 청허노화상께서 하나둘 주워 모으는 틈틈이 도로 들어가는 요령을 기술하고 ‘심법요초’라는 제목을 붙이셨다. 소요대사(逍 遙大師)3)가 기록하여 상자에 보관해 두고 알아보는 자를 기다렸는데, 목 양이(牧羊賾)4) 도인(道人)이 간행하여 유포하고자 하기에 소략하나마 내 가 한마디 말로 그 가치를 평가해 주었다. “내가 그 책을 구하여 읽어보았 는데, 한 글자 한 마디도 도를 꿰지 못한 것이 없었으니, 무엇이 이처럼 탁 월할 수 있겠는가! 옛날 노나라 양공(壤公) 때 주조한, 전서체(篆書體)가 새 겨..

禪家龜鑑(선가귀감)

禪家龜鑑 선가귀감 일물(一物) 1. 하나의 그 무엇[一物]1)이 여기에 있다. 그것은 본래부터 밝디밝으며 신령스럽고 신령스럽지만 생성한 적도 없고 소멸한 적도 없으니 이름을 붙일 수도 없고 형상을 그려 나타낼 수도 없다.2) 有一物於此, 從本以來, 昭昭靈靈, 不曾生, 不曾滅, 名 得, 狀不得. 1) 一物. 그 무엇이라고도 결정지어 말할 수 없는 것. ‘物’을 ‘물건’이라 번역하는 것은 본래의 뜻에 적절하지 않다.『六祖法寶壇經諺解』에 ‘한것도 업거니’ 라고 하였는데, ‘物’을 ‘것’이라 한 번역에 따라 ‘하나의 물건’이 아니라 어떤 정해진 모습도 가지지 않고 모든 규정의 틀로부터 빠져나가는 ‘하나의 그 무 엇’으로 옮겼다. 어떤 이름이나 개념과도 친근하지 않지만 동시에 가능한 모 든 명칭이 붙어도 무방하다..

淸虛堂行狀 청허당행장

淸虛堂行狀 청허당행장 금강산퇴은1) 국일도대선사2) 선교도총섭3) 사자4) 부종수교5) 겸등계6) 보제대사7) 청허당행장 金剛山退隱國一都大禪師禪敎都摠攝賜紫扶宗樹敎兼登階普濟大師淸虛堂行狀 1) 金剛山退隱. 금강산으로 물러나 은거한다는 말. 서산은 1549년(명종4) 승과(僧科)에 급제하였고, 이후 대선(大選)을 거쳐 선교양종판사(禪敎兩宗判事)로 있던 1556년에 수행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려는 생각에 모든 직위를 버리고 물러난 다음 금강산·두 류산·태백산·오대산·묘향산 등지를 두루 돌아다니며 주석했다. 그 주석처 중 하나였 던 금강산과 조계퇴은(曹溪退隱)이라는 별호를 합한 호칭이다. 2) 國一都大禪師. 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위대한 선사라는 말. 조선시대에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스님에게 내린 존호이다. 문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