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사 어록 15

운문록

운문록 해제 해제(解題) 운문종(雲門宗)의 종조인 운문 문언(雲門文偃:865~949)스님은 소주(蘇州) 가흥(嘉興)에서 태어나 17세에 공왕사(空王寺) 지징율사(志澄律師)에게 출가 하였고, 비릉계단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그리고는 목주 도종(睦州道宗_스님을 참례하고 다시 설봉 의존(雪峰義存)스님을 찾아가서 수년간 정진하여 마침내 인가받았다. 그 뒤 제방을 다니며 법을 묻다가 소주 영수원(靈樹院) 지성(知聖)스님 회하에서 수좌(首座)가 되었으며, 지성스님이 입적하신 뒤(920) 당시의 황인 광주 유씨(廣州劉氏)의 청으로 그 법회를 이었다. 몇 년 뒤 운문산으로 처소를 옮기고(925년) 폐허된 절을 수리하여 광태선원(光泰禪院)이라 이름하고 제방의 납자들을 지도하였는데 후당(後唐) 장흥(長興) 원년(930년)이..

황룡록

황 룡 록 황룡 4가어록 서 (黃龍四家語錄序) 말로써 충분하다면 종일 말해서 도를 다 말하겠으나, 말로는 부족하니 종일 말해도 사물을 다 말할 뿐이다. 그러므로 충분하다 부족하다 함은 둘 다 틀리는 것인데 세상사람이 어찌 그런 줄 알겠는가. 황룡스님의 4세 법손인 혜천(惠泉)스님이 적취(積翠), 회당(晦堂), 사심(死心), 초종(超宗)의 4가어록을 손수 써 놓고 내게 서문을 쓰라 하였다. 저 네 분 대사(大士)는 강서(江西)에서 선종의 불꽃같은 분이니 혹은 마조(馬祖)스님의 후신이라 전하고 혹은 대위(大 )스님의 법석을 지켰다고 하며 혹은 번개에 천둥소리 따르듯 하고, 혹은 6근이 훌륭하게 익어져[熱] 무너지지 않았다 하니 그 참되고 명예로운 도풍을 천하 사람들이 우러러보았다. 기봉을 한번 건드리면 만 ..

양기록

양기록 담주 운개산 회화상 어록 서 (潭州雲蓋山會和尙語錄序) 이씨(李氏)가 세운 당나라에 선(禪)으로 걸출한 자가 있으니 마조(馬祖)대사가 강서(江西)땅 늑담사( 潭寺)에 살면서 문도 84명을 배출해냈다. 그 가운데 두각을 나타낸 자로서는 오직 백장 회해(白丈懷海)스님 한분이 대기(大機)를 얻고 회해스님이 배출한 황벽 희운(黃蘗希運)스님이 대용(大用)을 얻었을 뿐, 그 나머지는 남의 말이나 따라 읊어대는 사람들이었다. 희운스님이 남원 혜옹(南院慧 )스님을 배출하였고, 혜옹스님이 풍혈 연소(風穴延沼)스님을 배출하였으며, 연소스님이 수산 성념(首山省念)스님을, 성념스님이 분양 선소(汾陽善昭)스님을, 선소스님이 자명 초원(慈明楚圓)스님을, 초원스님이 양기 방회(楊岐方會)스님을 배출하였다. 방회스님은 처음 원주..

임제종의 선풍 고찰

본고에서는 임제종의 종풍(宗風)과 학인의 제접(提接)에 상용되는 선법(禪法)으로 ‘임제할(臨濟喝)’, ‘삼현삼요(三玄三要)’, ‘사빈주(四賓主)’, ‘사료간(四料簡)’, ‘사조용 (四照用)’ 등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임제종의 법맥(法脈)은 혜능(慧能)의 남종선(南宗禪)을 계승한 남악회양(南嶽懷 讓)-마조도일(馬祖道一) - 백장회해(百丈懷海) - 황벽희운(黃檗希運)으로 이어지는 이 른바 ‘남악계’이다. 이러한 법맥에 따라 임제종의 선사상은 「육조단경(六祖壇經)」의 선 사상을 계승하고 있는데, 특히 「단경」의 ‘자성자도(自性自度)’를 더욱 주체적으로 강 조하여 “있는 곳에 주인이 되고, 서 있는 곳이 모두 참됨[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유명한 구절을 강조한다. 선종에서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을 강조하는..

황벽어록 - 완릉록(宛陵錄)

1. 도는 마음 깨치는 데 있다 배상공이 황벽스님께 여쭈었다. "산중(山中)의 사오백명 대중 가운데서 몇 명이나 스님의 법을 얻었습니까?" 대사가 말씀하셨다. "법을 얻은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왜냐하면 도는 마음을 깨치는 데 있는 것이지 어찌 언설에 있겠느냐? 언설이란 다만 어린아이를 교화할 뿐이니라." 裵相公 問師曰 山中四五百人 幾人 得和尙法師云 得者 莫測其數 何故 道在心悟 豈在言說 言說 祇是化童蒙耳 2. 자기의 마음을 알자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마음이 곧 부처요 무심(無心)이 도이니라. 다만 마음을 내어서 생각을 움직인다든지, 혹은 있고[有], 길고 짧음, 너와 나, 나아가 주체니 객체니 하는 마음이 없기만 하면, 마음이 본래로 부처요 부처가 본래 마음이니라. 마음은 허공과 같기 ..

황벽어록 - 전심법요(傳心法要)

1. 한 마음 깨치면 부처 황벽(黃檗: ?-850) 스님이 배휴(裵休:797-870)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과 일체 중생 한마음일 뿐 거기에 다른 어떤 법도 없다. 이 마음은 본래로부터 생기거나 없어진 적이 없으며, 푸르거나 누렇지도 않다. 정해진 틀이나 모양도 없으며, 있고 없음에 속하지도 않고, 새롭거나 낡음을 따질 수도 없다. 또한 길거나 짧지도 않고, 크거나 작자도 않다. 그것은 모든 한계와 분량, 개념과 언어, 자취와 상대성을 뛰어 넘어 바로 그 몸 그대로 일 뿐이다. 그러므로 생각을 움직였다 하면 곧 어긋나 버린다. 이것은 마치 허공과 같아서 끝이 없으며 재어볼 수도 없다. 이 한마음 그대로가 부처일 뿐이니 부처와 중생이 새삼스레 다를 바가 없다. 중생은 다만 모양에 집착하여 밖에서 구..

동산 양개(洞山良价: 807∼869)선사 어록

오가어록(五家語錄) 동산록 동산 양개 선사 1. 행록 스님의 휘(諱)는 양개(良价)이며, 회계(會稽) 유씨(兪氏) 자손이다. 어린 나이에 스승을 따라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외우다가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라는 대목에서 홀연히 얼굴을 만지며 스승에게 물었다. "저에게는 눈.귀.코.혀 등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반야심경」에선 '없다'고 하였습니까?" 그 스승은 깜짝 놀라 기이하게 여기며, "나는 그대의 스승이 아니다"라고 하더니 즉시 오설산(五洩山)으로 가서 묵선사에게 머리를 깎으라고 가르쳐 주었다. 21세에 숭산(嵩山)에 가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사방으로 유람하면서 먼저 남전(南泉: 748∼834)스님을 배알하였다. 마침 마조(馬祖: 709∼788)스님의 제삿날이어서 재(齋)를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