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의정을 일으키지 못하는 납자에게 주는 글
제3장 의정을 일으키지 못하는 납자에게 주는 글 1. 지식으로 헤아리는 장애 참선할 때 의정을 일으키지 못하는 이 중에는 옛 큰스님들의 행적과 저서들을 뒤적이며 이론을 검토하여 지식을 구하려는 무리들이 있다. 이들은 언어로 된 불조(佛祖)의 가르침을 하나로 꿰뚫어서 도장을 하나 만들어 놓고는 그것을 잣대로 삼는다. 그러다가 공안 하나라도 들게 되면 곧 알음알이로 따져 이해하려 하고 본래 참구해야 할 화두에는 의심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리하여 남이 따져 물으면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게 되니, 이는 생멸심이지 선(禪)은 아니다. 혹 어떤 사람은 묻는 대로 바로 답해주거나, 손가락을 곧추 세우고, 주먹을 쳐들거나, 붓을 쥐고 일필휘지로 게송을 지어 납자들에게 보여주고 참구하도록 하면서 그 속에 어떤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