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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3칙 파자소암 婆子燒菴

1463칙 파자소암 婆子燒菴 1) [본칙] 옛날 어느 노파가 한 암주(庵主)를 20년 동안 공양하였는데, 항상 딸을 시켜 밥을 보내어 시중들게 하였다. 하루는 딸에게 그 암주를 껴안고 ‘젊은 여자에게 안긴 기분이 어떠냐’고 묻게 하였다. 그 암주가 ‘마른 고목2)이 차가운 바위에 기대어 있으니, 삼동(三冬)에 따스한 기운이 없는 것3)과 같소’4)라고 하였다. 딸이 돌아와 노파에게 사실대로 전하니, 노파는 ‘내가 20년 동안 저런 속된 놈을 공양하였을 뿐이구나!’라 하고서는 마침내 분연히 일어나 암자를 불태워버렸다.5) 昔有婆子, 供養一庵主, 經二十年, 常令女子, 送飯給侍. 一日, 令女子抱定云, ‘正伊麽如何?’ 庵主云, ‘枯木倚寒嵒, 三冬無暖氣.’ 女子歸擧似婆, 婆云, ‘我二十年, 只供養得箇俗漢!’ 遂..

1429칙 대사공수 大士空手

1429칙 대사공수 大士空手 [본칙] 부대사(傅大士)가 게송으로 읊었다. “빈손인데 호미를 들었고, 걸으며 물소를 타고 있네. 사람이 다리 위 지나는데, 다리 흐르고 물 흐르지 않네.” 傅大士頌, “空手把鋤頭, 步行騎水牛. 人從橋上過, 橋流水不流.” 지공의 송 ​법신에 정해진 모습 없음이 빈손이라면, 색신이 인연 따라 있음은 호미 든 것이네. 만약에 걸으며 오가는 뜻 알게 된다면, 망상을 따라 변한 진심이 바로 소라 하리. 진심을 물에 빗대니 물은 항상 고요하며, 허망한 신체 다리 삼으니 다리만 흐를 뿐. 진심 움직이지 않고 오직 몸만 움직이니, 다리 흐르고 물 흐르지 않는 뜻 이것일세. 誌公頌, “法身無相爲空手, 色身從有把鋤頭. 若識步行來往意, 眞隨妄轉名爲牛. 眞心喩水水常寂, 妄體爲橋橋自流. 眞心不動..

1418칙 오조절각 五祖切脚

1418칙 오조절각 五祖切脚 [본칙] 오조법연(五祖法演)에게 어떤 학인이 물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대장경의 교설은 글자의 음을 풀이한 것[切脚]에 불과하다’라고 하였는데, 어떤 글자의 음에 대한 풀이입니까?” 오조가 말했다. “발라랑!”1) 五祖因僧問, “古德道, ‘一大藏敎是箇切脚.’ 未審切箇什麽字?” 師云, “鉢囉娘!” 1) 鉢囉( pra: ) 娘( jñā: ). 곧 반야( prajñā)라는 말을 읊은 진언이다.『大般 若經』권600「般若佛姆親心呪」 大7 p.1110b2 참조. 여기에서는 몰자미(沒慈味)한 화두로써 드러낸 것이다. ​[설화] 대장경의 교설은 글자의 음을 풀이한 것에 불과하다:대장경의 교설이 다만 ‘이것’(본분사)에 대해 설한 것일 뿐이라면, 대장경의 교설은 오로지 ‘이것’..

1415칙 오조오역 五祖五逆

1415칙 오조오역 五祖五逆1) [본칙] ​오조법연(五祖法演)에게 어떤 학인이 물었다. “임제 문하의 본분사란 어떤 것입니까?” “오역죄2)를 저지른 자가 천둥소리3)를 듣는 격이다.” 五祖因僧問, “如何是臨際下事?” 師云, “五逆聞雷.” 1) 죄인이 천둥소리를 들으면 마치 자신을 벌하려는 소리로 지레짐작하여 겁을 내듯이 임제의 할(喝)에 대해서도 자신이 얽매여 있는 분별에 따라 그 실(實)을 헤아리는 일반적 집착을 소재로한 공안이다. 2) 오역(五逆). 오역죄. 오역죄를 지으면 남녀를 불문하고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과보를 받게된다. 크게 소승오역과 대승오역으로 나뉜다. 소승의 오역은 다음과 같다. ①부친을 죽이는 것, ②모친을 죽이는 것, ③아라한을 죽이는 것, ④고의로 부처님의 몸..

카테고리 없음 2026.04.23

1412칙 백운타인 白雲他人

1412칙 백운타인 白雲他人 ​[본칙] 백운수단(白雲守端)이 게송으로 읊었다. “다른 사람이 머무는 곳에 나는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이 가는 곳에 나는 가지 않는다네. 남들과 만나는 것을 어렵다 여겨서가 아니라, 승속의 차별 분명히 해야 하기 때문이라네.” 白雲頌曰, “他人住處我不住, 他人行處我不行. 不是與人難共聚, 大都緇素要分明.” [설화] 이 공안은 자신의 깨달음[證]이나 중생을 교화하는 것[化]이나 그 어디에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此話, 證化不落. 죽암사규(竹菴士珪)의 거 ​이 공안을 제기하고 손으로 깎은 머리를 문지르며 말했다. “출가는 했는가?” 竹菴珪, 擧此話, 以手摩頭云, “出家也未?” ​[설화] 자신의 깨달음이나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나 그 어디에도 떨어지지 않는 경지이지만, 속된..

1379칙 낭야청정 瑯琊淸淨

1379칙 낭야청정 瑯琊淸淨 [본칙] ​낭야에게 장수 좌주가 물었다. “청정한 본래의 모습에서 어떻게 문득 산하대지가 생겨났습니까?”1) 낭야가 소리 높여 “청정한 본래의 모습에서 어찌 홀연히 산하대지가 생겨났는가?”2)라고 반문했고, 좌주는 그 말을 듣자마자 크게 깨달았다. 琅琊, 因長水座主問, “淸淨本然, 云何忽生山河大地?” 師抗聲云, “淸淨本然, 云何忽生山河大地?” 主於言下大悟. 1) 『楞嚴經』권4에 나오는 구절. 『楞嚴經』에 대한 10권의 주석을 쓴 장수자선(長水子璿)이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불변하는 무위(無爲)의 청정한 본연에서 어떻게 생멸 변화하는 유위(有爲)의 차별상이 발생했느냐는 취지의 문제를 던진 것이다. 에제시된다. 2) 『從容錄』100則「著語」大48 p.291c10..

1378칙 혜각절중 慧覺浙中

1378칙 혜각절중 慧覺浙中 ​[본칙] 저주 낭야산의 혜각광조(慧覺廣照)화상이 법화전거(法華全擧)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습니까?” “절중(浙中)에서 왔습니다.” “배를 타고 왔습니까? 육지로 왔습니까?” “배를 타고 왔습니다.” “배는 어디에 있습니까?” “배는 발걸음 아래 있습니다.” “배나 육지 그 어느 길과도 상관없는 한 구절은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이에 전거가 “제멋대로 지껄이는 엉터리[杜撰] 장로가 삼씨나 좁쌀처럼 많군요”라 말한 뒤 소매를 털고 곧바로 떠났다. 혜각이 시자에게 “그 스님은 누구냐?”라고 묻자 시자가 “거도자1)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낭야가 바로 뒤따라가 과당2)에서 보고는 “전거 사숙3)이 아니십니까? 제가 조금 전에 불경스러웠던 점은 이상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1368칙 북선세진 北禪歲盡

1368칙 북선세진 北禪歲盡 ​ [본칙] 담주(潭州)의 북선지현(北禪智賢)1)화상이 제야2)에 대중에게 말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여러분에게 분세3)의 잔치를 베풀어 줄 것이 없어 노승은 한 마리 노지백우4)를 삶고 기장밥을 짓고 야채국을 끓여 여러분 모두와 함께 화롯가를 둘러싸고 땔나무 불을 쪼이며 농부가를 부르리라. 어째서 이와 같이 하는가? 남의 문에 의지하거나 남의 담장에 기대는 잘못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5) 나아가 남들로부터 주인이라 불리기 위해서이다.” 법좌에서 내려와 방장으로 돌아갔다. 그 뒤에 어떤 학인이 방장의 발을 걷어 올리고 “화상이시여! 현의 관리가 이곳에 왔습니다”라고 소리쳤다. “무슨 일로 왔다더냐?” “화상으로부터 소의 가죽과 뿔을 받아가겠답니다.” 이에 북선이 모자를..

1365칙 도상삼결 道常三訣

1365칙 도상삼결 道常三訣 ​[본칙] ​홍주의 백장도상(百丈道常)선사는 어떤 때는 법좌에 올라앉아 대중이 모이자마자 “차 마셔라!”고 한 뒤 곧바로 법좌에서 내려왔고, 어떤 때는 법좌에 올라앉아 대중이 모이자마자 “안녕히!”1)라 하고 곧바로 법좌에서 내려왔으며, 어떤 때는 법좌에 올라앉아 대중이 모이자마자 “쉬어라!” 하고 곧바로 법좌에서 내려왔다. 나중에 스스로 게송 한 수를 지어 세 차례에 걸쳐 보여준 이 인연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백장에게 세 가지 비결이 있으니, 차 마셔라, 안녕히, 그리고 쉬어라! 지금 당장 그 뜻 알아차리더라도, 그대 아직 깨치지 못했다 하리라.” 洪州, 百丈道常禪師, 有時上堂, 衆纔集云, “喫茶!” 便下座;有時上堂, 衆纔集云, “珎重!” 便下座;有時上堂, 衆纔集云,..

1355칙 설두제인 雪竇諸人

1355칙 설두제인 雪竇諸人1) ​[본칙] ​설두가 대중에게 말했다. “여러분은 진실로 근본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가? 다만 위로는 우러러볼 대상도 없고 아래로는 자기 자신조차도 전혀 없도록 한다면, 자연히 변함없는 빛이 눈앞에 나타나 누구나 천 길 높이로 우뚝 솟은 절벽2)과 같이 될 것이다.” 雪竇, 示衆云, “諸人, 要知眞實相爲麽? 但以上無攀仰, 下絕已3)躬, 自然常光現前, 个个壁立千仞.” 1) 위나 아래, 좌나 우나 어디에도 의지할 대상이 없는 궁지에 처하도록 설정된 상황이 남들을 가르치는 근본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제시한 공안이다. 바로 이 궁지에서 지혜의 빛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또한 은산철벽(銀山鐵壁)으로 유도하는 간화선(看話禪)의 전략에 기초해 있다. 2) ..

카테고리 없음 2026.04.23

1331칙 수산죽비 首山竹篦

1331칙 수산죽비 首山竹篦1) [본칙] 수산성념(首山省念)이 죽비를 집어 들고 어떤 학인에게 물었다. “죽비라 부르면 그 말에 물들고, 죽비라 부르지 않으면 등지게 된다. 말해 보라!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首山, 拈起竹篦子, 問僧云, “喚作竹篦卽觸, 不喚作竹篦卽背. 且道! 喚作什麽?” 1) 물들거나[觸] 등지는[背] 두 가지를 모두 부정함으로써 설정한 화두의 관문이다. 이를 배촉관(背觸關) 이라 하며, 수산의 이 말이 선구적 역할을 한다. ‘배’는 일정한 언어의 관념에서 등을 돌리고 완전히 벗어나 사실과 어긋나게 되는 잘못이며, ‘촉’은 그 말에 속박되어 물드는 잘못이다. 즉(卽)과 리(離)를 모두 차단하여 관문을 설정하는 방식과 같다. 즉은 촉, 리는 배에 각각 상응한다. 본서..

1314칙 홍진명지 洪進明知

1314칙 홍진명지 洪進明知 ​[본칙] ​양주(襄州) 청계홍진(淸溪洪進)선사가 수산주(修山主)에게 물었다. “생성은 본래 생성과 소멸이 없는 법이라고 분명히 알고 있는데, 어째서 생사의 유전 속에 윤회할까?” “죽순이 언젠가는 결국 대나무가 되겠지만, 지금 어찌 대 껍질로 사용할 수 있겠습니까?” “그대가 이다음에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저의 소견은 이 정도일 뿐인데, 상좌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이곳은 감원(監院)의 방이다. 어느 곳이 전좌(典座)의 방인가?” 수산주가 감사의 절을 올렸다. 〈『암바제녀경』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암바제녀가 문수에게 물었다. ‘생성은 본래 생성과 소멸이 없는 법이라고 분명히 알고 있는데, 어째서 생사의 유전 속에 윤회할까?’ ‘자신의 힘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

1299칙 법안병정 法眼丙丁

1299칙 법안병정 法眼丙丁1) ​[본칙] ​법안이 감원(監院)2) 소임을 맡고 있는 현칙에게 물었다. “이곳에 머문지 얼마나 되는가?” “3년 되었습니다.” “그대는 후생(後生)으로서 평상시에 어째서 본분사에 대하여 묻지 않는가?” “제가 스님을 더 이상 속이지는 못하겠군요. 이전에 청봉(靑峯) 문하에 있을 때 이미 안락한 경지를 얻었습니다.” “그대는 어떤 말로 인하여 깨달았는가?” “언젠가 ‘저의 자기란 어떤 것입니까?’라고 물었는데, 청봉이 ‘병정동자3)가 불을 구하러 왔구나’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좋은 말이기는 하나 그대가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걱정될 뿐이다.” “병·정은 불에 속하니, 불을 가지고 불을 구하는 것은 자기를 가지고 자기를 찾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그대가 알아차리지 못했..

카테고리 없음 2026.04.23

1294칙 법안지렴 法眼指廉

1294칙 법안지렴 法眼指廉1) [본칙] 법안이 어떤 학인이 밖에서 찾아오는 모습을 보고서 손가락으로 발[簾]을 가리키자 방안의 두 학인이 함께 가서 발을 말아 올렸다. 법안이 말했다. “한 사람은 얻었고, 다른 한 사람은 잃었다.” 法眼, 因見僧來參, 以手指簾. 時有二僧, 同去捲簾. 師云, “一得一失.” 1) 득과 실을 나누면서도 득은 득 그대로, 실은 실 그대로 허용하여 두가지의 차별과 무차별을 단정할 수 없도록 만든 설정에 이 공안의 관문이 있다. [설화] 한 사람은 얻었고, 다른 한 사람은 잃었다:얻었다면 모두 얻었고, 잃었다면 모두 잃었다는 뜻이다. 一得一失者, 得則摠得, 失則摠失也. 천동정각(天童正覺)의 송 ​소나무는 곧고 가시나무는 굽으며,2) 학 다리는 길고 오리 다리는 짧으니, ..

1283칙 지문적각 智門赤脚

1283칙 지문적각 智門赤脚 ​[본칙] 어떤 학인이 지문광조(智門光祚)에게 물었다. “부처란 무엇입니까?” “짚신이 해지면 맨발로 뛴다.” “부처의 경지 이상으로 넘어서는 일이란 어떤 것입니까?” “주장자 끝에서 해와 달이 솟아오른다.” 智門因僧問, “如何是佛?” 師云, “踏破草鞋赤脚走.” 僧云, “如何是佛向上事?” 師云, “柱杖頭上挑日月.” [설화] 짚신이 해지면 맨발로 뛴다:어떤 맛도 없는 대답이지만, 또한 분명하게 드러내었다는 뜻이기도 하다.1) 주장자 끝에서 해와 달이 솟아오른다:이 또한 어떤 맛도 없는 대답이지만, 해와 달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踏破草鞋赤脚走云云者, 無味答得, 亦披露分明也. 柱杖頭上云云者, 亦是無味答得, 日月意不無也. 1) 근본적으로 숨었다거나 드러났다거나 하는 등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