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오심요 3

원오심요(81-121)

81. 이의보(李宜父)에게 드리는 글 이 도의 가장 중요한 첩경은‘한 마디 말’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부처님 입에서 나온 것도 아니며, 모든 조사가 말한 것도 아닙니다. 가령 “마음이 곧 마음이 아니며, 부처가 곧 부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면 배에 칼 잃은 자리를 새기고 토끼를 잡으려고 나무둥지를 지키는 격으로서, 어찌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만일 묵묵히 이 말귀를 알아차린다면 어찌 입술 나불거린 데에 떨어지겠습니까만, 흙덩이를 좇는 부류들은 허망함을 좇아 헤아리면서 눈을 깜짝이고 움직이지만 꿈에서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옛분들의 체제와 수행에서 총명함을 짓거나 지견을 세우거나 또는 권실(權實)과 조용(照用)등의 경계를 논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부득이해..

원오심요 2015.08.24

원오심요(41-80)

원오선사의 혀 무덤으로 알려져 있음 41. 용도자(湧道者)에게 주는 글 옛사람은 이 큰법을 위해 신명을 버리고 한량없는 괴로움을 겪었다. 그리하여 깊은 종지를 환하게 밝히고서는 지극한 보배처럼 소중히 여겼으며, 눈동자처럼 보호하였다. 엉겁결에도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았으며, 털끝만큼이라도 수승하다는 생각이 일어났다 하면 마치 맑은 하늘에 구름이 낀 듯 여겼다. 그러므로 조주스님은 "내가 남방에 삼십년 동안 있으면서 죽 먹고 밥 먹는 두 때는 제외하니, 두 때는 마음을 잡되게 쓴 곳이니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조산(曹山)스님은 보임(保任)하는 것을 납자들에게 지도하기를 "독충이 사는 곳을 지나듯 물 한 방울조차 적시지 않아야만 한다"고 하였다. 마음도 잊고 마음의 작용[照]도 끊김으로 실천을 삼아..

원오심요 2015.08.24

원오심요 (1-40)

1. 화장 명수좌(華藏明首座)에게 주는 글 곧바로 보여주는 조사선에 어찌 샛길을 용납하리오. 여기서는 향상인(向上人)만을 귀하게 여길 뿐이다. 그들은 듣자마자 곧 들어 보이고, 뽑아들자마자 당장 행하니, 설사 밝은 눈으로 엿본다 해도 벌써 바보짓이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한 모서리를 들어주었는데도 나머지 세 모서리를 돌이켜 알지 못하는 사람은, 내 상대하지 않겠다"라고 하였으니, 하나를 들면 나머지 셋을 알고 눈대중으로 아주 작은 차이를 알아내어 수레바퀴가 데굴데굴 굴러가듯 전혀 막힘이 없어야 '향상의 수단을 쓴다[提持]'고 할 수 있으리라. 듣지 못하였는가. 양수(良遂)스님이 마곡(麻谷)스님을 찾아뵈었을 때, 뵙자마자 마곡스님은 방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아 버렸다. 그가 의심을 품고 있다가 두번째 다시..

원오심요 201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