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구법승의 기록/대당서역기 14

현장의 인도 구법(求法)과 현장상의 추이 / 남동신

현장의 인도 구법(求法)과 현장상의 추이 / 남동신 불교평론 올해의 논문상 수상작 [37호] 2008년 12월 10일 (수) 남동신 dsnam@duksung.ac.kr 남동신 교수/덕성여대 사학과 편집자 이 논문은 2003년도 정부 재원(교육인적자원부 학술연구조성사업비)으로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 인문사회 분야 지원사업 과제 : “동아시아 구법승과 인도 불교 유적의 연구” : KRF-2003-072-GS2001).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Korea Research Foundation Grant funded by the Korean Government(MOEHRD)"(KRF-2003-072-GS2001). ―서역기(西域記), 현장전(..

대당서역기 제12권

대당서역기 제 12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12. 귀국길에 경유한 나라들[22개국] 1) 조구타국(漕矩陀國) 조구타국1)의 둘레는 7천여 리에 달하며 나라의 큰 도성은 학실나(鶴悉那)2)라고 부르는데 둘레는 30여 리에 달한다. 또는 학살라성(鶴薩羅城)3)을 도읍으로 삼기도 하는데 이 성의 둘레는 30여 리에 달하며 이 두 성은 모두 견고하고 험준하다. 산과 강이 높고 가파르며 밭들도 높고 확 트인 곳에 위치해 있다. 농사는 때맞추어 파종하고 보리가 풍성하며 초목은 성글지만 꽃과 과일은 무성하다. 울금향(鬱金香)이 나기에 좋으며 흥구초(興瞿草)4)가 나는데 이 풀은 라마인도천(羅摩印度川)5)에서 자란다. 1) 범어로는 J gu a이며『당서(唐書)』「서역전(西域傳)」을 바탕으로 위치를 찾아보..

대당서역기 제11권

대당서역기 제11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11. 승가라국과 인도 경내[23개국] 1) 승가라국(僧伽羅國)[비록 인도에 있는 국가는 아니지만 길을 가다 보면 따라 나온다] 승가라국1)의 둘레는 7천여 리에 달하며 나라의 큰 도성2)의 둘레는 40여 리이다. 토지는 비옥하고 기후는 무덥다. 농사는 때맞추어 파종하고 꽃과 과일이 모두 번성하다. 거주하는 사람들은 번창하며 사람들의 가산(家産)은 풍료롭다. 비천한 생김새에 피부색은 검고 성품은 거칠지만 학문을 좋아하고덕을 숭상하며 선(善)을 받들고 복을 짓는다. 1) 범어로는 si hala이며 집사자국(執師子國)·사자국(師子國)으로 한역한다. 오늘날 세일론(Ceylon)이다. 세일론의 고대사는 4∼5세기의 『도사(島史)』, 『대사(大史)』 등에 자세..

대당서역기 제10권

대당서역기 제 10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10. 중인도·동인도·남인도[17개국] 1) 이란나발벌다국(伊爛拏鉢伐多國) 이란나발벌다국1)의 둘레는 3천여 리에 달하며 나라의 수도2)는 북쪽으로 긍가하에 임하고 둘레는 2십여 리이다. 곡식이 매우 풍성하게 잘 자라며 꽃과 과일이 넘쳐난다. 기후는 온화하고 화창하며 풍속은 질박하다. 가람은 10여 곳 있으며 승도들은 4천여 명에 달하는데 대부분이 소승 정량부법3)을 익히고 있다. 천사는 20여 곳 있으며 이교도들이 뒤섞여 살고 있다. 근래에 이웃나라 왕4)이 이 나라의 군주를 폐하고 수도를 승가 대중들에게 주었다. 이 성 안에 두 곳의 가람을 세웠는데 각각 천 명이 조금 못 되는 승려들이 살고 있고 이들은 모두 소승교인 설일체유부를 익히고 있다...

대당서역기 제9권

대당서역기 제 9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9. 중인도 1) 마게타국[摩伽陀國] ② 보리수의 동쪽으로 니련선나하를 건너면 큰 숲 속에 솔도파가 있다. 그 북쪽에 못이 있는데 향상(香象)1)이 어미를 모시던 곳이다. 옛날 여래께서 보살행을 닦으실 때에 향상의 새끼로 태어나셨는데 북산(北山)에 살면서 이 못 가로 놀러 나왔다. 그런데 그 어미가 앞을 못 보았으므로 연뿌리를 캐고 맑은 물을 길어 올리는 등 공손히 어미를 받들어 모시며 지극한 효행을 하였다. 세월이 흘러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숲에 놀러 나왔다가 길을 잃었다. 그는 슬피 울부짖으며 이리저리 헤매고 다녔는데 마침 새끼 코끼리가 그 울음 소리를 듣고 불쌍하게 생각하여 그를 인도해주었다. 이 사람은 코끼리의 안내를 받아서 무사히 숲을 나갈..

대당서역기 제8권

대당서역기 제 8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9. 중인도[1개국] 1) 마게타국(摩揭陀國) ① 마게타국1)의 둘레는 5천여 리에 달한다. 성에는 살고 있는 사람이 적고 성 밖의 마을에는 많은 사람들이 처마를 잇대고 살고 있다. 토지는 비옥하고 곡식이 풍성하다. 특이한 벼 품종이 있는데 낱알이 아주 크고 향기와 맛은 뛰어나며 광택과 색이 매우 특이하다. 이 나라의 사람들은 이 쌀을 가리켜서 '대인에게 공양 올리는 쌀[供大人米]'2)이라고 부른다. 토지는 늪지이며 마을은 고원에 자리 잡고 있다. 한여름부터 중추(仲秋) 전까지는 평지에 물이 흘러 배를 띄울 수 있다. 풍속은 순박하고 질박하며 기후는 온화하고 덥다. 학문을 높이 숭상하고 불법을 존경하고 있다. 절은 50여 곳 있으며 승도들은 1만여 ..

대당서역기 제7권

대당서역기 제 7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8. 중인도와 북인도[5개국] 1) 바라닐사국(婆羅斯國) 바라닐사국1)의 둘레는 4천여 리이고 나라의 큰 도성2)은 서쪽으로 긍가하에 접해 있는데, 길이는 18∼19리이고 너비는 5∼6리이다. 마을이 즐비하게 서 있으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매우 많았으며 집마다 엄청난 부가 넘쳐나고 방마다 신기한 재화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의 성품은 온화하고 공손하며 세속에서는 학문을 익히는 데 힘쓰고 있다. 외도를 믿는 자들이 많고 불법을 따르는 자는 적다. 기후는 온화하여 곡식이 풍성하다. 과실수들은 가지가 무성하고 우거진 풀들은 바람에 부드럽게 하늘거리고 있다. 1) 범어로는 b r as , v r as 이며 오늘날의 베나레스(Benares)이다. 이 지역의..

대당서역기 제6권

대당서역기 제 6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7. 중인도[4개국] 1) 실라벌실저국(室羅伐悉底國) 실라벌실저국1)의 둘레는 6천여 리이며 도성은 황폐해졌고 국토의 경계도 분명하지 않다. 궁성의 옛터의 둘레는 20여 리이다. 비록 많이 허물어졌지만 아직 사람들이 살고 있다. 곡식은 풍요롭고 기후는 온화하다. 풍속은 순박하며 학문을 돈독히 하고 복 짓기를 좋아한다. 가람의 수는 백 곳이 있는데 허물어진 곳이 매우 많다. 승도의 수는 아주 적으며 정량부를 배우고 있다. 천사(天祠)는 백 곳이 있는데 외도는 매우 많다. 1) 범어로는 r vast 이며 고대 인도의 keta(沙祇), Ayodhy (阿踰陀)와 함께 16대국 가운데 하나인 교살라(憍薩羅, Kosala)국의 주요 도시였다. 위치는 현재의 네..

대당서역기 제5권

대당서역기 제 5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6. 중인도[6개국] 1)갈약국사국(羯若鞠闍國) 갈약국사국1)의 둘레는 4천여 리이고 나라의 큰 도성2)은 서쪽으로 긍가하에 임해 있는데, 그 길이는 20여 리이고 너비는 4∼5리이다. 성의 둘레에 파여진 해자는 매우 견고하고 대각(臺閣)들은 서로 마주보고 있다. 꽃이 만발한 숲과 연못들은 눈부시고 선명하며 거울처럼 맑다. 다른 나라의 기이한 재화들이 이 나라로 많이 모여든다. 백성들은 풍요롭고 집들은 부유하다. 꽃과 열매가 모두 번성하고 농사는 때에 맞추어 파종한다. 기후는 온화하고 적당하며 풍속은 순박하고 질박하다. 생김새는 곱고 아름다우며 의복은 색깔이 분명하고 화려하다. 학업에 열심이고 기예를 배워서 노닐며 담론(談論)이 맑고 고매하다. 삿된..

대당서역기 제4권

대당서역기 제 4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5. 북인도 중인도[15개국] 1)책가국(磔迦國) 책가국1)의 둘레는 만여 리이며 동쪽으로는 비파사하(毘播奢河)2)에 의거해 있고 서쪽으로는 신도하3)에 접해 있다. 나라의 큰 도성의 둘레는 20여 리이며 메벼가 잘 자라고 보리가 많이 나며, 금은과 유석(鍮石), 구리와 쇠가 난다. 기후는 매우 덥고 거센 회오리바람이 많이 분다. 풍속은 거칠고 난폭하며 말씨는 천박하고 무례하다. 옷은 교사야의(憍奢耶衣), 조하의(朝霞衣) 등으로 불리는 순백색의 옷을 입는다. 부처님의 법을 믿는 자는 적고 많은 이들이 천신(天神)을 섬긴다. 가람은 열 곳 있지만 천사(天祠)는 수백 곳이 있다. 이 나라에는 예로부터 많은 복사(福舍)4)가 있어 이것으로 가난한 자들을 ..

대당서역기 제3권

대당서역기 제 3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4. 북인도[8개국] 1)오장나국(烏仗那國) 오장나국1)의 둘레는 5천여 리에 달하며 산과 계곡이 서로 이어져 있고 하천과 늪과 초원이 이어진다. 비록 씨를 뿌려 곡식을 심기는 하지만 땅이 기름지지 않다. 포도가 많이 나고 사탕수수가 적게 수확된다. 금과 쇠가 토산품이며 울금향이 자라기에 좋은 토양이다. 나무와 숲이 울창하고 꽃과 과일이 무성하다. 기후가 온화하고 비와 바람도 때를 맞춰 적당하다. 1) 범어로는 Uiy na, Oiy na이며 지금의 스와트강 유역 지방이다. 간다라 지방과는 하나의 산맥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Malakand, Karakar의 두 산 고개로만 다닐 뿐이며 이웃 국가와의 예속 관계도 거의 없는 폐쇄적인 국가였다. 사람들의 ..

대당서역기 제2권

대당서역기 제 2 권 현장 한역 변기 찬록 이미령 번역 2. 인도총설(印度總說) 천축(天竺)이라는 호칭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면 의견이 갖가지로 분분하다. 구역(舊譯)에서는 신독(身毒)이라고 하였고 혹은 현두(賢豆)라고도 불렀는데, 이제는 정음(正音)을 따라서 인도(印度)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인도 사람은 지역에 따라서 나라를 부르는데,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체로서의 이름을 들면서, 그 아름다움을 일컬어 인도라고 부르고 있다.1) 1) 고대 이란 지방으로부터 침입한 아리안족이 최초로 자리잡았던 곳이 Shindhu(지금의 인더스) 강가이다. 이에 따라 그 지역과 사람들을 통칭하여 Shindhu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사실상 이 명칭은 외국에서 인도를 부르는 데 주로 사용되어 온 이..

대당서역기 제1권

대당서역기 제 1 권 현장(玄奘) 한역 변기(辯機) 찬록 이미령 번역 1. 출발지에서부터 인도 국경 사이의 나라들[34개국] 널리 황유(皇猷)1)를 가려내고 멀리 황제들에 관한 기록을 살펴보면 처음 포희(庖犧)2)가 동방에 즉위하고 헌원(軒轅)3)이 중국을 다스린 것은 천하의 모든 백성을 기르고 영토를 나누기 위함이었다. 당요(唐堯)4)가 하늘의 명을 받아서 황제의 자리에 오르니 그 빛이 4방에 이르렀고, 우순(虞舜)5)이 지도 (地圖)를 받아서 '6) 천하를 다스리자 그 덕은 9주[九土]7)에 흘렀다. 이후부터는 서사(書事)의 서책만이 헛되이 전해져서 옛 현자들의 이야기는 아득하게 들리고, 다만 말을 기록한 역사만을 접해볼 뿐이었다. 어찌 이러한 시대가 도가 있던 시기와 합치된다고 할 수 있으며, 시운..

대당서역기 서문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 대당서역기 서문 생각하건대1)천지의 광대함과 인류 종족의 상이함에 관해서는『담천(談天)』2)에서도 그 끝을 다 궁구하지 못하였고,『괄지(括地)』3)에서도 그 근원을 완전히 밝혀내지 못하였다. 따라서 방지(方志)4)가 미처 전하지 못하고, 중국의 정치가 아직 미치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어떻게 모두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1) 각주는 상당량을 미즈타니시죠(水谷眞成)가 저술한 『대당서역기』(중국고전문학대계 제22권, 平凡社)에 의거하였다. 여기에서는 여러 학자들의 다양한 학설을 싣고 있으나 본 책에서는 생략하였다. 2) 전국시대(戰國時代) 제(齊)나라 추연(騶衍)이 우주천체에 대해서 저술하였다고 하는 천문서적으로 담천연(談天衍)이라고도 불린다. 3)『괄지상도(括地象圖)』의 약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