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 아함경/중아함경

008. 칠일경(七日經)

실론섬 2015. 5. 10. 17:38

칠일경(七日經) 제 8 [초 1일송]

(이 경은 『증일아함경 』 제33권 제40품인 「칠일품(七日品)」의 첫 번째 소경의 내용과 비슷하며,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송(宋)나라 법현(法賢)이 한역한 『살발다소리유날야경(薩鉢多??踰捺野經) 』이 있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 舍離)13)를 유행하실 적에 내씨(氏 : 菴婆 波利)동산에 계셨다. 

그때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체의 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 법이요, 빨리 변해 바뀌는 법이며 의지할 수 없는 법이다. 이와 같은 모든 행을 즐겨 집착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근심하고 싫어해야 할 것이며, 버려 여의기를 구하고, 마땅히 해탈하기를 구해야 할 것이니라. 왜냐 하면 언젠가는 비가 오지 않을 때가 있으리니, 비가 오지 않는 그 때에는 모든 나무와 온갖 곡식과 약나무들은 모두 말라서 꺾어지고 부서져 다 사라져서 항상 존재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일체의 행은 항상함이 없어 오래 머무르지 않는 법이요, 빨리 변해 바뀌는 법이며, 의지할 수 없는 법이라고 한 것이다. 이와 같은 모든 행은 마땅히 탐착하지 말아야 할 것이요 마땅히 싫어해야 할 것이며, 버려 여의기를 구해야 할 것이요, 해탈하기를 구해야 할 것이니라.

  

어느 때인가는 두 개의 해[日]가 세상에 출현할 때가 있으리니, 두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모든 개울과 시냇물은 다 말라 없어져 항상 존재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일체의 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 법이요, 빨리 변해 바뀌는 법이며 의지할 수 없는 법이다. 이와 같은 모든 행은 마땅히 탐착하지 말아야 할 것이요, 이것은 근심하고 싫어해야 할 것이며, 버려 여의기를 구해야 할 것이요, 해탈하기를 구해야 할 것이다.

  

또 어느 때인가는 세 개의 해가 세상에 출현할 때가 있으리니, 세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모든 큰 강물은 다 말라 없어져 항상 존재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일체의 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 법이요, 빨리 변해 바뀌는 법이며 의지할 수 없는 법이다. 이와 같은 모든 행은 탐착하지 않아야 할 것이요, 마땅히 근심하고 싫어해야 할 것이며, 버려 여의기를 구해야 할 것이요, 해탈하기를 구해야 할 것이니라.

  

또 어느 때인가는 네 개의 해가 세상에 출현할 때가 있으리니, 네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모든 큰 샘의 근원인 염부주(閻浮洲)에서 흘러나오는 다섯 개의 강, 곧 첫째 항가(恒伽), 둘째 요우나(搖尤那), 셋째 사뢰부(舍牢浮), 넷째 아이라파제(阿夷羅婆提), 다섯째 마기(摩企)강의 근원이 되는 큰 샘이 모두 말라 다해 항상 존재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일체의 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 법이고, 빨리 변해 바뀌는 법이며, 의지할 수 없는 법이다. 이와 같은 모든 행은 탐착하지 않아야 할 것이요, 마땅히 조심하고 싫어해야 할 것이며, 버려 여의기를 구해야 할 것이요, 해탈하기를 구해야 할 것이니라.

  

또 어느 때인가는 다섯 개의 해가 세상에 출현할 때가 있으리니, 다섯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큰 바닷물은 1백 유연(由延 : 由旬)씩 감소되어 차츰 줄어 7백 유연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또 다섯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바닷물은 7백 유연쯤 줄었다가 점점 줄어들어 결국에는 1백 유연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다섯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큰 바닷물은 1다라(多羅)나무 높이만큼씩 감소되어 점점 줄어 7다라나무 높이에 이를 것이다. 다섯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바닷물은 7다라나무 높이만큼 남았다가 차츰 줄어 1다라 나무 높이만큼 될 것이다. 다섯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바닷물은 한 사람의 키만큼 감소하는데 점점 줄어 일곱 사람의 키를 합한 만큼의 높이에 이르게 될 것이다. 다섯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바닷물은 일곱 사람의 키를 합해놓은 만큼 남았다가 차츰 줄어 한 사람의 키만한 지경에 이를 것이다. 다섯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바닷물은 줄어, 목에 이르고 어깨에 이르고 허리에 이르고 허벅다리에 이르고 무릎에 이르고 복사뼈에 이르고, 때로는 바닷물은 다 말라 발가락마저 빠지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일체의 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 법이요, 빨리 변해 바뀌는 법이며, 의지할 수 없는 법이다. 이와 같은 모든 행은 좋아해 탐착하지 않아야 할 것이요, 마땅히 근심하고 싫어해야 할 것이며, 버려 여의기를 구해야 할 것이요, 해탈하기를 구해야 할 것이니라.

  

또 어느 때인가는 여섯 개의 해가 세상에 출현할 때가 있으리니, 여섯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일체의 대지와 수미산왕(須彌山王)이 다 연기[烟]를 일으키는데 그것이 합해 하나의 연기가 된다. 비유하면 도자기 굽는 기술자가 처음 가마솥에 불을 땔 때 모든 가마에서 연기가 일어나다가 그것이 합해 하나의 연기가 되는 것처럼, 이와 같이 여섯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도 일체 대지와 수미산왕이 연기를 일으키는데 그것이 합해 하나의 연기가 된다. 그러므로 일체의 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 법이요, 빨리 변해 바뀌는 법이며, 의지할 수 없는 법이다. 이와 같은 모든 행은 좋아해 탐착하지 않아야 할 것이요, 마땅히 근심하고 싫어해야 할 것이며, 버려 여의기를 구해야 할 것이요, 해탈하기를 구해야 할 것이니라.

  

또 어느 때인가는 일곱 개의 해가 세상에 출현할 때가 있으리니, 일곱 개의 해가 세상에 출현할 때에는 일체의 대지와 수미산왕이 시뻘겋게 불이 붙어 한꺼번에 다 타서 그것이 합해서 하나의 불꽃이 된다. 이와 같이 일곱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일체의 대지와 수미산왕은 시뻘겋게 불이 붙어 한꺼번에 다 타서 그것이 합해 하나의 불꽃이 되고 불꽃에 바람이 불어 범천(梵天)에까지 이른다. 이 때 황욱천(晃昱天 : 光音天)의 모든 하늘로서 처음 이 하늘에 난 자는, 세간의 성패(成敗)를 듣지 못했고 세간의 성패를 보지 못했으며 세간의 성패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 큰 불을 보고는 모두 두려워하여 털이 곤두선다. 그래서 불이 여기까지 미치지나 않을까, 불이 여기까지 미치지나 않을까 하면서 두려워한다. 그 전부터 태어난 모든 하늘은 세간의 성패를 들었고 세간의 성패를 보았으며 세간의 성패를 알았기 때문에, 이 큰 불을 보고는 모든 하늘들을 위로하면서 '두려워할 것이 없다. 불의 법[火法]은 그와 같은 것으로서 결국 여기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일곱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수미산왕(須彌山王)은 1백 유연이나 무너져 흩어지고 모두 없어진다. 그렇게 2백 유연, 3백 유연, 나아가 7백 유연이나 무너져 흩어지고 모두 없어진다. 일곱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는 수미산왕과 이 대지는 불에 타고 무너져 소멸되어 그 재조차도 남는 것이 없다. 마치 소유(?油)를 태우면 지글지글 끓어 다 녹아 연기나 불꽃조차 남기지 않는 것처럼, 이와 같이 일곱 개의 해가 출현할 때에도 수미산왕과 이 대지는 타고 남은 재조차도 남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체의 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오래 머무르지 않는 법이요 빨리 변해 바뀌는 법이며 의지할 수 없는 법이다. 이와 같은 모든 행은 좋아해 탐착하지 않아야 할 것이요, 마땅히 조심하고 싫어해야 할 것이며, 버려 여의기를 구해야 할 것이요, 해탈하기를 구해야 할 것이니라.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해 '수미산왕은 반드시 무너져 없어지리라'고 말하지만 누가 능히 그것을 믿겠는가? 오직 사제(四諦)를 본 자만이 믿을 뿐이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해 '큰 바닷물은 반드시 다 말라 없어지리라'고 말하지만 누가 능히 그것을 믿겠는가? 오직 사제를 본 자만이 믿을 뿐이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해 '일체의 대지는 반드시 다 타서 없어지리라'고 말하지만 누가 능히 그것을 믿겠는가? 오직 사제를 본 자만이 믿을 뿐이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옛날에 선안(善眼)이라는 이름을 가진 대사가 있었는데 그는 외도 선인(外道仙人)들의 종사(宗師)로서 욕애(欲愛)를 버려 여의고 여의족(如意足)을 얻었었다. 선안 대사에게는 한량없이 많은[限量百千] 제자들이 있었다. 선안 대사는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범세법(梵世法.함께 범천계에 머물러 수행하는 법)을 설명했다. 선안 대사가 범세법을 설명해 주었을 때 제자들 중에 그 법을 구족히 받들어 행하지 않는 자가 있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는 혹 사왕천(四王天)에 태어나기도 하고 삼십삼천(三十三天)에 태어나기도 하며, 혹은 험마천(摩天 : 夜摩天)에 태어나기도 하고 도솔타천(兜率?天)에 태어나기도 하며, 화락천(化樂天)에 태어나기도 하고 타화락천(他化樂天)에 태어나기도 하였다. 만일 선안 대사가 범세법을 설명해 주었을 때 모든 제자들이 그 법을 구족히 받들어 행하는 자가 있으면, 그는 사범실(四梵室)15)을 닦아 탐욕을 버려 여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에 태어날 수 있었다. 그 때 선안 대사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사범실이란 4범주(梵住)로 쓰기도 하며, 자(慈) 비(悲) 희(喜) 사(捨)의 네 가지 관법을 닦아 범천에 태어나는 수행법.)


'나는 마땅히 제자들과 함께 뒷세상에서는 같은 곳에 태어나지 않아야겠다. 그러려면 나는 이제 다시 증상자(增上慈)를 닦아야겠다. 증상자를 닦으면 목숨을 마치고 나서 황욱천(晃昱天)에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선안 대사는 곧 뒷날에 다시 증상자를 닦았고, 증상자를 닦고 나서 목숨을 마친 뒤에 황욱천에 태어날 수 있었으니, 선안 대사와 모든 제자들은 도를 배운 것이 헛되지 않아 큰 과보를 증득한 것이니라.

  

여러 비구들아, 어떻게 생각하는가? 옛날에 선안 대사는 외도 선인의 종사(宗師)로서 욕애를 버려 여의고 여의족(如意足)을 얻었다. 너희들은 그를 다른 사람이라 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그가 바로 나라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나는 그때 선안 대사라 이름했고 외도 선인의 종사로서 욕애을 버려 여의고 여의족을 얻었었다.

  

나는 그때 수많은 제자를 두었었다. 나는 그때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범세법을 설했는데, 내가 범세법을 설해 주었을 때 모든 제자들 중에서 그 법을 구족히 받들어 행하지 못한 자 있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혹 사왕천에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삼십삼천에 태어나기도 하였으며, 혹은 험마천(摩天)에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도솔타천에 태어나기도 하였으며, 혹은 화락천에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타화락천(他化樂天)에 태어나기도 했었다. 내가 범세법을 설해 주었을 때 여러 제자들 중에 만일 법을 구족히 받들어 행한 자는 사범실(四梵室)을 닦고 욕애를 버려 여의어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에 태어날 수 있었다. 나는 그 때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마땅히 제자들과 함께 뒷세상에서는 같은 곳에 태어나지 않으리라. 그러러면 나는 이제 다시 증상자(增上慈)를 닦아야겠다. 증상자를 닦고 나서 목숨을 마치면 황욱천에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 뒤에 다시 증상자를 닦았고 증상자를 닦고 나서 목숨을 마친 뒤에 황욱천에 태어날 수 있었다. 그 때 나와 모든 제자들은 도를 배운 것이 헛되지 않아 큰 과보를 얻었느니라.

  

나는 그때 몸소 이 도를 수행하여 스스로를 요익하게 하였고, 또한 남을 요익하게 했으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였다. 세상을 가엾고 불쌍하게 여겨, 하늘을 위하고 사람을 위해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했었다. 그러나 그 때의 설법은 최후의 경지[究竟]에 이르지 못했고, 최후의 백정(白淨)에 이르지도 못했으며, 최후의 범행에 이르지도 못했고, 최후의 범행(梵行)을 마치는 경지에도 이르지 못했다. 그래서 그 때는 남 늙음 병듦 죽음 울음 걱정을 여의지 못했고, 또한 일체의 괴로움을 벗어나지도 못했었다. 


그러나 비구들아, 나는 이제 세상에 나와 여래(如來) 무소착(無所着) 등정각(等正覺) 명행성위(明行成爲)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도법어(道法御) 천인사(天人師) 불중우(佛衆祐)라는 호칭을 얻었다. 나는 이제 스스로를 요익하게 하였고 또 남까지도 요익하게 하였으며,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였고 세간을 가엾고 불쌍하게 여기고 하늘과 사람을 위해 이치와 요익을 구하고, 또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 나는 이제 설법하여 최후의 경지에 이르렀고 최후의 백정에 이르렀으며, 최후의 범행에 이르렀고 최후의 범행을 마치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미 남 늙음 병듦 죽음 울음 걱정을 다 여의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일체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노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