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명예박사 별거 아니더라구"...웃기는 美 대학 졸업축하 연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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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라트거스 대학 졸업식에서 축하연설하는 오바마 대통령 |
미국의 각급학교 졸업 씨즌은 매년 5월과 6월이다. 해마다 한번도 빠지지 않고 미국 대학졸업식에 축하연설자로 초청되는 명사는 아마도 미국 대통령들 뿐일 것이다. 대통령은 매년 육사, 해사. 공사 3개 사관학교 중 하나를 택하여 졸업식에 참석하여 격려연설을 하는게 전통이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사관학교 외에 일반 대학에도 자주 초청되어갔다. 올해도 그는 뉴저지 주에 있는 라트거스 대학(Rutgers University)에 가서 commencement speech(졸업축사)를 했다. 그는 이런 조오크로 연설을 시작했다.
“해마다 많은 대학들이 나를 졸업식에 초청합니다. 그런데 3년 작전계획을 세워 나를 집요하게 초청한 건 이 라트거스 대학이 처음입니다. 이메일, 편지, 트위트, 유투브 등으로 끈질기게 초청작전을 벌이더군요, 그 중 학생회장 할머니께서 나한테 보내주신 세 통의 편지가 나를 이 학교에 오게 했습니다. 할머니를 동원한 건 기발한 아이디어였습니다. 나는 할머니한테는 약하거든요!” 이 말에 졸업생들이 폭소를 터뜨린 이유는 오바마가 어린 시절 하와이에서 백인 외할머니의 보살핌을 많이 받으며 컸기 때문이다.
졸업식에 초청되어가 연설을 하는 명사들은 대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경우가 많다. 오바마 대통령도 명예박사학위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그는 "대통령이 되면 좋은 건 명예박사학위를 많이 받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 두 딸은 내 명예학위를 완전 무시하더라구요. 명예박사학위를 받아 가지고 집에 들어갔더니 "박사 아빠님, 우리 밖에 좀 나가려고 하는데 용돈이나 좀 주시죠"라고 하더라구요. 나 참!“이라고 농담을 해서 폭소를 자아냈다.
하버드 출신인 Facebook 총괄본부장 쉐릴 쌘드버그(여성)는 올해 UC Berkeley에 가서 졸업축하연설을 하면서 살다보면 누구나 실망할 때가 많다면서 “이 대학을 졸업하는 여러분들도 이미 실망을 겪어보았을 것입니다. A학점 대신 B학점을 받았을 때, 아니, A-학점을 받고도 화가 많이 났을 겁니다. 또 우리 Facebook 회사에 인턴으로 응모했지만 실패하고 Google 인턴으로 만족해야했을 때 등등”이라고 해서 졸업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녀가 Facebook이 Google보다 더 좋은 직장이라고 은근히 자랑했기 때문이다.
간편한 개인용 컴퓨터를 가장 먼저 만들어 거부가 되고 요절한 컴퓨터 천재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여대생 미혼모한테서 태어나자마자 바로 고졸 교육수준의 노동자 부부에게 입양되어 자랐다. 나중에 커서 대학에 가긴 했으나 “별로 흥미있는 과목이 없어” 중퇴했다. 그런 그가 2005년 캘리포니아의 사립 명문 Stanford 대학 졸업식 축하연사로 초빙되어 갔다. 그는 “세계 최고 명문대학의 하나인 이 대학 졸업식에 초청해주어 영광”이라고 인사치레를 하고는 “나는 대학을 나오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오늘 말고는 대학 졸업식 근처에도 못 가봤습니다”라고 말해서 박수를 받았다.
조오지 붓쉬(George W. Bush)는 현직 대통령으로 있던 2007년 Miami Dade College 졸업식에 가서 축하 연설을 하면서 "여러분 중 일부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다는 사실 알고 있습니다. 나는 그런 경험이 전혀 없지만 말입니다"라고 조오크를 했다. 2005년 미시간 주의 Calvin College 졸업식에 가서는 자신의 어눌한 영어를 암시하며 "여러분은 언젠가는 이 학교에서 배운 영문법과 어휘들의 가치를 알게 될 것입니다. 영어를 잘하면 얼마나 출세할 수 있는가 알고 싶으면 나를 보세요"라고 해서 폭소가 터졌다.
2001년 붓쉬 대통령은 모교 Yale대에서 졸업축하연설을 이렇게 조오크로 시작했다.“졸업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여러분 참 장한 일 하셨습니다. 평균 C학점으로 간신히 졸업하는 여러분도 힘내세요. 여러분도 나같이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예일대 졸업장 대단한 겁니다. 나는 자주 체이니 부통령에게 말합니다. 당신 같이 예일대를 중퇴하면 부통령밖에 안 되고 나처럼 끝까지 남아 졸업장을 받아야 대통령이 된다고 말입니다.”
유일한 하버드 출신 커미디언으로 유명한 코넌 오브라이언(Conan O'Brien)은 2011년 명문 사립대 Dartmouth(다아트머스) 대학 졸업축하연설에서 "여러분은 오늘 여러분과 같은 나이의 미국인 92%만이 누리는 것을 얻었습니다. 대학 졸업장을 받은 것입니다. 대학 졸업장을 가진 여러분은 미국 근로인구의 8%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해 낙오자가 된 그 8% 가운데는 빌 게이츠(하버드 중퇴 컴퓨터재벌), 스티브 잡스(리이드 대학 중퇴), 마아크 저커버그(하버드 중퇴 Facebook 창안) 등도 들어있지요"라고 조오크를 했다. 빌 게이츠는 나중에 하버드에 다시 들어가 소정의 과정을 거쳐 졸업장을 받는다. 그때 그는 "나도 마침내 이력서에 대학졸업이라고 쓰게 되었네요"라고 2007년 졸업축하연설에서 말했다.
유명한 흑인 여류 방송인 오프라 윈후리(Oprah Winfrey)는 2013년 하버드 대학 졸업식에서 축하연설을 하면서 이런 일화를 들려주었다. 즉, 자기가 20대 젊은 시절 지방 방송사에서 뉴스 앵커로 일할 때 선망의 대상인 바바라 월터즈(유명 여류 방송인)의 영어발음을 흉내 내서 Canada(캐나다)를 "카나다"로 발음하기까지 했으나 잘 되지 않더라면서 남을 모방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의 쑈인 Oprah Winfrey Show 21년 동안 3만5000명과 인터뷰를 했는데, 녹화가 끝나면 예외 없이 모두 자기를 보고 Was that OK? (어때요, 괜찮았어요?)라고 물었다면서 붓쉬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도 그랬고 가수 비욘세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녀는 축하연설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청중을 향해 큰 소리로 Was that OK?(내 연설 괜찮았어요?)라고 소리쳐서 만장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그녀는 2008년 스탠포드 대학에도 졸업축하연사로 갔었는데, 연설을 마치면서 "여러분이 앉아 있는 의자 밑에 내가 좋아하는 책 두 권이 들어있을테니 선물로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차 한 대씩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렇게 못했습니다"라고 말하자 모두들 의자 밑에 손을 넣었다. 그녀는 자기 쑈에서 종종 통큰 깜짝 선물을 하기로 유명했다.
칸트리 뮤직 최고 스타 달리 파아튼(Dolly Parton)은 2009년 테너시 대학 졸업축사에서“나는 노래는 좀 하지만 연설은 못합니다. 그래서 좀 떨리네요…나는 거창한 충고는 할 줄 모르니까 대신 내가 아는 중요한 정보, 나에게는 효과가 있었던 정보 몇 가지만 알려드릴게요. 가발, 몸에 찰싹 달라붙는 옷, 뻥튀기 브라자, 5인치 하이힐 등은 효과가 있더라고요”라고 해서 웃기고는 계속해서 “100년 후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어떻게 말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요, 그때마다 나는 사람들이 ‘야, 저 여자 나이에 비해 아직도 예쁘지 않니?’라고 말해주기를 바란다고 대답하지요”라고 해서 또 웃음을 자아냈다.
입이 좀 걸고 경찰신세를 가끔 지는 유명한 락 스타 보노(Bono)는 2004년 펜설베이니아 대학 졸업축사에서 “내가 오늘 여기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는데요, 나는 법을 어긴 일밖에 없습니다. 나는 법을 많이 어겼습니다, 그런데 나한테 법학박사학위라니, 이 학위가 졸업생들 여러분에게 주는 강력한 멧세지는 이것입니다. “범죄는 진짜 수지맞는 일이다.(Crime does pay.)”라고 농담을 해서 사람들을 웃겼다.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인 쎄스 맥화알레인(Seth McFarlane)은 2006년 하버드 대학 졸업식 축하연설에서 I've banged chicks in every school in the Ivy League, except Harvard. You are by far the toughest to get into. (나는 하버드를 빼고는 아이빌 리그 소속 모든 대학의 여학생들을 꼬셔서 눕혔다. 당신들 하버드 여학생이 가장 뚫고 들어가기가 어렵더라”고 말해서 만장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가 일부러 get into라는 말을 쓴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카메디 여배우 에이미 포엘러(Amy Poehler)는 2011년 하버드대학 졸업축사에서 “내가 하버드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이것 밖에 없습니다. 이 대학을 다니면 무엇을 발명해서 부자가 되거나 그 발명품의 짝퉁을 만든 자들을 고소해서 돈 버는 사람들이 된다는 것 밖에 모릅니다”라고 해서 청중을 웃겼다.
유명한 커미디언이자 카메디 작가 겸 제작자인 찰리 데이(Charlie Day)는 바로 며칠 전 자신의 모교 Merrimack(메리맥)대학에서 한 졸업축사에서 "여기 계신 모교 총장님이 얼마 전 L.A.로 나를 찾아오셨습니다. 나는 속으로 "올게 왔구나. 기부금 좀 내라고 부탁하러 오셨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뜻밖에도 나에게 졸업축사를 부탁하시는 것이었습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낸 뒤 "나는 한번도 여러 사람 앞에서 연설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내 목소리는 학교서 몰래 담배 피우는 (변성기의) 고등학생 같은 목소리"라고 말해 또다시 웃겼다. 실제로 보통사람보다 한 옥타브 높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대 최고의 커미디언의 하나로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스티브 잡스의 졸업축사 얘기를 조금 더 하는 것으로 끝내겠다. 잡스는 그의 연설 마지막 부분에서 "사람은 누구나 죽고 싶어 하지 않는다. 천당에 가기를 원하는 사람도 천당 가기 위해 죽는 건 싫어한다.(No one wants to die. Even people who want to go to heaven don't want to die to get there.)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는 2011년 췌장암으로 56세 젊은 나이에 타계했다. 그의 스탠포드 졸업축사 마지막 말은 Stay hungry. Stay foolish였다. 직역은 "항상 배고파라. 계속 바보가 되라" 가 되겠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계속 더 새로운 것을 갈구하라. 그리고 남들에게는 바보처럼 보일지라도 새로운 것 추구하는 걸 두려워 말라"는 뜻이다. 이 말은 그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그가 젊은 시절 애독한 어느 잡지의 표지에 적혀있던 글이라고 한다.
워싱턴에서
조화유
EnglishOK@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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