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24시간 통금의 시간속에서

실론섬 2020. 4. 5. 13:31

스리랑카는 COVID-19 (코로나 바이러스) 로 인하여 3월 14일부터 오늘까지 24시간 통금실시및

지역간 이동을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다.

몇몇 마을들은 봉쇄까지 되었다.


오늘이 몇일인가 .. 도대체 몇일째 감옥아닌 감옥 생활을 하고 있는가 ..??

답답함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다람쥐 챗바퀴 돌듯이 집안을 맴돌고 가까운 골목길을 소변 마려운 강아지처럼 왔다 갔다 

할 뿐이다.

나는 정원도 있는 단독주택이라서 그나마 한숨 돌릴 곳이라도 있지만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그야말로 감옥이 따로 없다고 하소연들이다.

해외 유뷰트 등에서 봉쇄된 집에서 지내면서 스트레스와 답답함을 달래는 갖가지 모습들이 

설마 내 모습이 될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공항이 폐쇠된지 오래되었다.

한국으로 오고 가는 하늘 길도 끊어져 버렸다.

섬나라가 아니랄까봐 그냥 바다위에 외로이 떠 있는 섬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일부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되지만 연결이 쉽지 않고 주문을 한지 2-3일씩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거의 무용지물이다.

정부의 강력한 통제하에 필수 식품들은 트럭들이 싣고 돌아 다니면서 일부나마 공급하고 있다.

트럭이 올 때 마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필요한 것을 산다.

물론 나도 마스크(N95) 를 착용하고 열심히 필요한 것을 사들인다.

냉장고는 닭 네마리 쏘세지 5.0kg 그리고 1.0kg 의 생선이 있다. 

그외 마늘 양파 감자등이 조금씩 남아 있다.

쌀은 대략 6.0KG 남았고 밀가루 1.0KG 그리고 빵조각 몇개가 남아있음이 재고정리 끝에 

확인 되었다.

트럭도 안 오고 사 놓은 식품마저도 끊어진다면 그야말로 한 끼 밥을 어떻게 해결할까?


술과 담배는 통금과 함께 판매가 중단되었다.

아무리 돌아 다녀보고 여기저기 알아봐도 온갖 인맥을 동원해도 구매할 방법이 없다.

오랫동안 판매가 되지 않으니 농어촌 마을에서는 밀주와 대마초등이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농어촌일 뿐 대도시에는 공급망이 없으니 입맛만 다실 뿐이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담배와 술은 평소 판매가의 3-5배 가격을 주면 블랙 마켓에서 살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을 사야 할까 ?

난생 처음 술을 20일 이상 마시지 않고 버티고 있다. 

담배도 아끼고 아껴 피웠지만 그동안 비축해 놓았던 것이 다 떨어지고 내일이면 한개비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고국에 있는 가족들은 이번 기회에 술도 담배도 끊으라고 용기를 북돋우 주고 있지만 ...


오늘도 아침부터 심수봉/최진희/김상진등의 트롯트 가요를 집이 떠난 갈 듯이 크게 틀어 

놓고 있다.

오늘따라 괜스레 서글프진다. 


수염을 난생처음 20여일 이상 깎지 않았더니만 제법 더부룩하게 자랐다.

기념삼아 얼굴 사진 몇장 찍어 둔다.


비지니스는 완전히 폭망이다.

하기사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니 .. 그것을 위로삼아 한숨을 달래고 있다.


통금이 언제 해제된다는 소식은 오늘도 없다.

언제나 해제될까 ...???

국경도 폐쇠하고 바다위에 외로이 떠 있는 섬처럼 있어도 매일같이 확진자들만 생긴다. 

그나마 사망자 숫자가 늘지 않아서 다행이다.


이번 사태가 지나면 세상은 분명히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과거와 다른 새로운 세상

이 상태가 끝난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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