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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5칙 설두제인 雪竇諸人

실론섬 2026. 4. 23. 14:03

1355칙 설두제인 雪竇諸人1)

​[본칙]

​설두가 대중에게 말했다. “여러분은 진실로 근본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가? 다만 위로는 우러러볼 대상도 없고 아래로는 자기 자신조차도 전혀 없도록 한다면, 자연히 변함없는 빛이 눈앞에 나타나 누구나 천 길 높이로 우뚝 솟은 절벽2)과 같이 될 것이다.”   
雪竇, 示衆云, “諸人, 要知眞實相爲麽? 但以上無攀仰, 下絕已3)躬, 自然常光現前, 个个壁立千仞.”
1) 위나 아래, 좌나 우나 어디에도 의지할 대상이 없는 궁지에 처하도록 설정된 상황이 남들을 가르치는 근본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제시한 공안이다. 바로 이 궁지에서 지혜의 빛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또한 
   은산철벽(銀山鐵壁)으로 유도하는 간화선(看話禪)의 전략에 기초해 있다.
2) 본서1則 주석21)참조.
3) ‘已’는‘己’의오식.

[설화]

​여러분은 ~ 알고자 하는가:아래서 말한 진실로 근본을 가르치는 방법을 가리킨다.
위로는 우러러볼 대상도 ~ 전혀 없도록 한다면:위로는 우러러볼 어떤 성인도 없고, 아래로는 중시할 만한 자신의 혼령도 없다는 뜻이다.
자연히 ~ 나타나:한 줄기 신령한 광명은 어두운 적이 없었다.
누구나 ~ 절벽과 같이 될 것이다:사람마다 온전히 갖추고 있고 누구나 원만히 이루고 있는 모습은 법이 본래 그렇기 때문이며 지금에서야 이와 같이 된 결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설두는 마치 부러진 젓가락 하나로 바닷물을 휘저어 물고기를 일깨우는 것과 같았으니,4) 이것이 진실로 근본을 가르친다는 뜻이다.   
諸人要知云云者, 下所言是眞實相爲也. 上無攀仰云云者, 上無諸聖可仰, 下無己靈可重也. 自然云云者, 一叚5)靈光, 
未曾昏昧也. 个个云云者, 人人具足, 个个圓成, 法爾如然, 非今如是也. 然則雪竇如將一隻折筯, 攪大海水云云, 
此爲眞實相爲也.
4) 안국혜구(安國惠球)가 사용한 비유로 그 전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치 부러진 젓가락 하나로 저 바다를 
   휘저어 물고기와 용들로 하여금 물이 그들의 생명임을 알도록 하는 것과 같다. 알겠는가? 만일 지혜로운 눈이 
   없다면 살피고 또 자세히 조사하며 갖가지 교묘한 수단을 마음껏 부리더라도 궁극적인 경계가 되지는 못한다.”
   (『聯燈會要』권26「安國惠球章」卍136 p.862a14. 如將一隻折筯, 攪彼大海, 令彼魚龍, 知水爲命. 會麽? 若無智眼, 
   審而諦之, 任汝百般巧妙, 不爲究竟.) 이 <설화>에서는 본분의 생명이 지니는 근본을 일깨워 주는 화두라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비유이다.
5) ‘叚’는‘段’의 오식.

​운봉문열(雲峯文悅)의 염

​“설두가 이렇게 남들을 가르친 것과 같이 한다면 쏜살같이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雲峯悅拈, “雪竇與麽爲人, 入地獄如箭射.”

심문담분(心聞曇賁)의 상당

이 공안을 제기하고 말했다. “설두가 이렇게 한 말은 어린아이가 글자판에 글씨를 따라 쓰도록 하는 방법6)으로는 괜찮다. 그러나 만일 장전7)이 나타나서 상투를 잡고 먹물을 적셔 별(丿) 자와 불(乀) 자를 쓴다면 아무리 찾아도 그 정신에 숨은 의도를 결코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나라면 또한 어떻게 할까? ‘연지분 가져다 얼굴에 짙게 바르고, 진주를 있는 대로 한껏 머리장식 하였더니, 아름다운 여인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하고, 기방에서 부르는 노래8)나 부르라 하네.’”     
心聞賁, 上堂, 擧此話云, “雪竇與麽道, 敎小兒順朱, 卽得. 忽遇張顚出來, 把頭髻蘸墨, 打个丿乀, 定是討精魂不見. 
萬年又且如何? 濃將紅粉傳了面, 滿把眞珠蓋却頭. 不識佳人眞面目, 空敎人唱小梁州.”
6) 순주(順朱). 글자를 연습하는 종이에 따라 쓰는 것. 처음 글을 배우는 아이가 붉은색으로 새겨진 글자판의 
   글자를 그대로 모방하여 연습하는 것을 말한다. 사순주(寫順朱)·묘홍(描紅)·묘주(描朱)등이라고도 한다.
7) 張顚. 당(唐)나라의 초서가(草書家) 장욱(張旭)을 말한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머리를 풀어 먹물에 적셔서 
   글을 쓰는 등 미치광이와 같은 여러 행태를 벌이곤 하여 ‘전(顚)’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모범적 법도가 아니라 모든 격식을 벗어나 발휘하는 파격(破格)의 선기(禪機)를 
   표현하기 위하여 끌어들였다.
8) 소양주(小梁州). 당나라때 기방에서 부르던 곡명(曲名).

[설화]

​어린아이가 글자판에 글씨를 따라 쓰도록 하는 방법:어린아이가 글씨를 배우는 법이니, (설두의 말이) 아직 따라하는 본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장전이 나타나서 ~ 결코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위에는 모든 부처님이 계시고, 아래에는 중생들이 있거늘 무슨 변함없는 빛을 찾느냐는 뜻이다.
연지분 가져다 ~ 노래나 부르라 하네:반드시 뒤에 숨어 조정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아야 하니, 임제가 말하는 제3구9)로 남들을 가르친다는 뜻이다.
초묵(蘸墨)이란 먹물을 적신다는 뜻이며, 소양주란 곡조 이름이다.
心聞:小兒順朱者, 小兒學書法, 未離規模也. 張顚云云者, 上有諸佛, 下有衆生, 討甚常光. 濃將紅粉云云者, 須知有裏頭人, 
臨濟所謂第三句爲人也. 蘸墨者, 和墨也. 小梁州者, 曲名也.
9) 제3구란 다른 사람의 견해에 따라서 조정당하는 구절로서 자신의 진실이 없는 말을 가리킨다. “‘제3구란 어떤 
   것입니까?’‘무대에서 희롱당하는 꼭두각시를 보라. 당기고 끄는 모든 동작은 그 뒤에 조정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臨濟語錄』大47 p.497a18.問,‘如何是第三句?’師云,‘看取棚頭弄傀儡.抽牽都來裏有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