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칙 오조오역 五祖五逆1)
[본칙]
오조법연(五祖法演)에게 어떤 학인이 물었다. “임제 문하의 본분사란 어떤 것입니까?” “오역죄2)를 저지른 자가 천둥소리3)를 듣는 격이다.”
五祖因僧問, “如何是臨際下事?” 師云, “五逆聞雷.”
1) 죄인이 천둥소리를 들으면 마치 자신을 벌하려는 소리로 지레짐작하여 겁을 내듯이 임제의 할(喝)에 대해서도
자신이 얽매여 있는 분별에 따라 그 실(實)을 헤아리는 일반적 집착을 소재로한 공안이다.
2) 오역(五逆). 오역죄. 오역죄를 지으면 남녀를 불문하고 무간지옥에 떨어져서 과보를 받게된다. 크게 소승오역과
대승오역으로 나뉜다. 소승의 오역은 다음과 같다. ①부친을 죽이는 것, ②모친을 죽이는 것, ③아라한을 죽이는
것, ④고의로 부처님의 몸에 피를 내게 하는 것, ⑤화합승단을 파괴하는 것 등이다. ①, ②는 은전(恩田)을 버리는
것이고 ③, ④, ⑤는 복전(福田)을 파괴하는 것이다. 대승의 오역은 ①탑사(塔寺)를 파괴하거나 불경·불상을
불사르거나 삼보를 훔치는 것, ②삼승법(三乘法)을 비방하고 성교(聖敎)를 천하게 여기는 것, ③출가승을
욕하거나 부리는 것, ④소승의 오역죄를 범하는 것,⑤인과의 이치를 믿지 않고 10가지 불선업을 저지르는 것
등이다.
3) 임제의 할(喝)을 비유한 말이다.
[설화]
오역죄를 저지른 자가 천둥소리를 듣는 격이다:(자신을 벌하려는 천둥소리로 착각하고 놀라서) 간이 떨어지고 정신을 잃는다는 뜻이다.4)
五逆聞雷者, 喪膽亡魂也.
4) 천둥소리를 할의 비유로 본 해설이다. 동일한 표현이 오조법연의 제자 원오극근(圜悟克勤)에게도 보인다.
“(馬祖가 百丈에게 내지른) 이 하나의 할을 아는가? 천둥소리가 크게 울려 듣는 자들이 간이 떨어지고 정신을
잃는 것과 같다.”(『圜悟語錄』권16 大47 p.789a5. 還知這一喝麽? 直似奮雷霹靂, 聽者喪膽亡魂.) ‘도둑질한
사람의 마음은 불안하다(作賊人心虛)’라는 말과 통한다.
대혜종고(大慧宗杲)의 송
오역 죄인이 천둥소리 들으니,
증삼과 안회5)가 그들이네.
하나의 콩알이
식은 잿더미에서 튀어 나오리라.6)
雲門杲頌, “五逆聞雷, 曾參顔回. 一粒豆子, 爆出冷灰.”
5) 증삼(曾參)과 안회(顏回)는 모두 덕행이 뛰어난 공자(孔子)의 수제자이다. 안회는‘一簞食, 一瓢飮’으로
청빈(淸貧)하게 살았고 공자가 가장 신임한 제자였으나 공자보다 일찍 죽었으며, 증삼은 공자의 도(道)를
이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유학의 도통설에 따르면 공자의 도는 증삼을 거쳐 자사(子思), 맹자(孟子)로
이어졌다고 한다.
6) 상념(想念)의 불길이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깨달음. 대혜종고는 다른 곳에서 다음과 같이 이 뜻을
전한다. “그대들은 다만 상념의 불길을 꺼뜨려 보라. 반복하여 꺼뜨리다가 어느 순간 식은 재에서 한알의 콩이
화로 밖으로 튀어 나오듯이 번뜩 깨달으면, 그것이 더 이상 할 일이 없는 사람의 경지이다.”(『宗門武庫』大47
p.955c10. 爾但灰却心念來看. 灰來灰去, 驀然冷灰, 一粒豆爆在爐外, 便是沒事人也.) 『景德傳燈錄』권20 大51
p.361c28 참조.
[설화]
증삼과 안회:공손한 마음으로 효행과 의리를 받들면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은 대표적인 이들이다.
하나의 콩알이 ~ 튀어 나오리라:속일 수 없다는 뜻이니, (그럼에도 속인다면) 또한 한바탕의 화를 초래할 일이라는 뜻이다. 아래 죽암사규의 게송도 이와 같은 취지이다.
雲門:曾參顔回者, 小心奉孝義, 不放逸也. 一粒豆子云云者, 動誕不得也, 又一場禍事也. 竹庵頌, 同此.
죽암사규(竹庵士珪)의 송
본래부터 오역 죄인이 천둥소리를 두려워함은,
호랑이가 물레방아를 본 것과는 같지 않노라.
우뚝 솟은 봉우리에서 함께 가고자 한다면,
복잡한 거리에서도 함께 앉아 있어야 하리라.
竹庵珪頌, “從來五逆怕聞雷, 不似大蟲看水磨. 孤峯頂上要同行, 十字街頭還共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