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는 설법을 듣는 사람들의 근기(根器)를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종류의 질그릇에 비유하셨다.
첫번째 질그릇은 밑구멍이 뚫린 그릇이다. 그런 그릇엔 물을 부어도 다 새어버린다. 말하자면 어떤 것을 가르쳐주어도 그 사람에겐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두번째 그릇은 금이 가 있는 그릇이다. 거기엔 물을 부으면 조금씩 스며나간다. 바로 새어버리지는 않지만 조금씩 스며나가 결국 다 새어버린다. 이런 사람들은 기억을 못한다. 아니면 종합적 사유를 못한다. 또는 이해력에 금이 가 있는 셈이다.
세번째 그릇은 물이 가득 담겨 있는 그릇이다. 이미 그 그릇엔 물을 더 담을 수가 없다. 이런 사람은 기존 견해로 꽉 차 있기 때문에 새로운 어떤 것도 더이상 배우고 받아들일 수가 없다.
네번째 그릇이 있다. 구멍도 안 뚫리고 금도 안 간 온전한 그릇으로 완전하게 비어 있는 그릇이다.
아, 우리가 그런 그릇이 되었으면 오죽 좋으랴!
감히 말하지만 우리는 그렇지를 못하다. 하지만 더 채울 여지가 있을 만큼 비어 있을 수는 있다. 견해나 의견에 있어서 그 정도나마 비어 있다는 것은 집착이 그만큼 덜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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