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대사의 휘(諱)는 의존이며 천주남안(泉州南安)땅 증씨(曾氏)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신봉하는 독실한 불자 집안이었다. 그래서인지 대사는 태어나면서부터 남달리 총명 하였으며, 모든 냄새나는 음식이나 불교에서 금하는 오신채를 아주 싫어 했다고 한다. 갓난아기적에 부모가 그를 안고 절에 가면 범종소리를 듣거나 불상을 보면 반드시 거의 모습이 숙연해 졌다고 하는 걸로 보아도 그가 과거의 숙세(宿世)부터 어느정도 불법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는지를 대략이나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의 나이 열두살이 되자 아버지를 따라 포전에 있는 옥간사(玉澗寺)를 유람하게 되었다. 그는 그곳에 머물고 있는 경현율사(慶玄律師)를 뵙더니 문득 예배하고 말하길 "저의 스승님 이시군요." 하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