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스리랑카 불교의 힘 - 담마스쿨(DHAMMA SCHOOL)

실론섬 2015. 4. 6. 20:56

스리랑카 불교의 힘! 담마스쿨 (법보신문 0916)

스리랑카 불교의 힘!

담마스쿨 어린이 일요불교학교 현황

불교 정체성 지키기 ‘1등 공신’

최근 해외 포교에서도 효자 노릇 스리랑카 한 사찰의 담마스쿨 전경.

 

<사진설명>스리랑카 한 사찰의 담마스쿨 전경<사진제공=국제포교사회〉

실론섬의 큰 딸과 작은 딸이 담마스쿨 교사로 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교사로 봉사하는 큰 딸이고  작은 딸은 그냥 옆에서 자리 차지하고 있습니다)

                 

“스리랑카 불교의 원동력은 바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담마스쿨입니다. 멀리로는 수백년간 서구열강의 식민지를 겪고, 가깝게는 엄청난 물자와 인력으로 밀려드는 기독교 단체들의 선교활동으로 인해 큰 위기를 맞을 때도 있었지만 스리랑카가 불교국가라는 큰 틀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일찍부터 어린이 불교교육에 주력했기 때문입니다.

 

”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한 스리랑카 고승 헤네폴라 구아날타라 스님은 ‘스리랑카 불교의 원동력은 담마스쿨’임을 거듭 강조했다. 스리랑카 담마스쿨, 일명 선데이스쿨이라 불리는 어린이 불교학교. 스리랑카 불교계가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자랑하는 이 불교학교의 현황을 들여다보았다.

 

◆ 운영 형태

 

매주 일요일 아침 8시가 되면 스리랑카의 모든 사찰들은 하얀 옷을 입은 어린이들로 가득해진다. 마을의 어린이들이 일요일마다 사찰에서 운영하는 담마스쿨로 등교하기 때문이다. 흰색 교복을 입고 손에는 꽃을 들고 사찰을 찾은 어린이들은 일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4시간동안 스님과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예불을 드리고 불교 공부를 한다.

 

스리랑카는 상좌부불교의 전통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조차 일체의 찬불가나 놀이가 금지돼 있다. 대신 어린이들은 사찰에서 시종일 정숙한 태도로 교리와 위파사나 등을 배운다. 담마스쿨에서는 불교교리뿐만 아니라 부모님께 효도하는 법, 이웃과 더불어 사는 법, 사회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극복하는 방법 등 다양한 내용들을 배우게 된다. 또 수업이 끝나기 전에는 전체 학생들이 사찰에서 가장 큰 법당에 모여 그날 배운 내용들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날그날 배운 것을 점검하는 한편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을 배우기 과정 또한 중요한 교육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1학년부터 10학년까지의 학년제로 구성돼있으며, 한 사찰마다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수천명의 어린이들이 다닌다. 운영은 보통 사찰에서 하지만, 학생 지도와 자격심사는 청년불교회(YB)에서 담당한다. 담마스쿨을 졸업한 학생들로 구성된 청년불교회원들은 무보수로 자신의 후배들을 가르침으로써 마을공동체와 불교국가로서의 전통을 이어간다.

 

특이한 점은 담마스쿨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재가 행정부에 소속된 불교부에서 무료로 지급된다는 사실이다. 이 교재는 스리랑카의 저명한 학승들과 불교학자들에 의해 편찬된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과 구성이 학생들의 수준에 알맞게 짜여져 있다.

 

담마스쿨의 기본적인 설립목적인 ‘어린이들에게 불교의 기초지식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에 맞게 하기 위해서이다. 담마스쿨이 활성화될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의 하나는 이 학교를 수료하고 받는 자격증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수 요건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또한 국가에서는 매년 담마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격시험을 실시하는데, 이 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게 되면 국가로부터 장학금과 증명서를 받는다. 여기에 통과된 학생이 마을과 사찰의 자랑꺼리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담마스쿨의 사회적 역할

 

스리랑카 담마스쿨의 역할은 학생들의 불법 교육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부 담마스쿨에서는 고아들을 모아 양육하고 탁아소 기능을 겸해 어머니들의 일손을 돕기도 하며, 일부에서는 어른들을 위한 교양대학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즉 사찰이 고아원, 탁아소, 양로원, 교양대학 등 사회 복지시설로서의 기능을 다방면에 걸쳐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스리랑카에서는 1800년대 후반을 지나면서 하락세를 보이던 불교 인구가 1900년대 이후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스리랑카 불교관계자들은 “1900년대초 불교국가로서의 정체성을 느낀 스리랑카 불교인들이 그때부터 100년지대계를 세운 결과가 바로 현재의 담마스쿨”이라고 설명했다. 스리랑카 담마스쿨의 성공사례는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등 이웃 불교국가로 전파돼 상좌부권에서 어린이 불교교육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미국, 호주 등 서구로 진출하는 스리랑카 사찰에서도 담마스쿨이 포교의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담마스쿨에 모인 학생들이 스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