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 하고경(何苦經) 제 7 [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생문 범지(生聞梵志)는 오후에 천천히 걸어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생문 범지는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여쭙고 싶은 것이 있는데 허락하신다면 감히 여쭙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네 마음대로 물으라."
생문 범지가 곧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집에 있는 사람에겐 어떤 괴로움이 있으며,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에겐 어떤 괴로움이 있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집에 있는 사람은 자재하지 못한 것을 괴로움으로 여기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자재한 것을 괴로움으로 여기느니라."
생문 범지가 다시 물었다.
"세존이시여, 집에 있는 사람은 왜 자재하지 못한 것을 괴롭다고 여기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왜 자재한 것을 괴롭다고 여깁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집에 있는 사람은 만일 돈이 불어나지 않고, 금 은 진주 유리 수정들이 다 불어나지 않으며, 목축과 곡식과 노비와 심부름꾼 또한 불어나지 않으면, 그 때 집에 있는 사람은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시름하고 슬퍼하나니, 그로 인해 집에 있는 사람은 걱정과 괴로움이 많아지고, 시름과 슬픔을 많이 품느니라.
범지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만일 행이 그 욕심을 따르고 행이 성냄과 어리석음을 따르면, 그 때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시름하고 슬퍼하나니, 그로 인해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걱정과 괴로움이 많아지고, 시름과 슬픔을 많이 품느니라.
범지여, 이와 같이 집에 있는 사람은 자재하지 못한 것을 괴롭다고 여기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자재한 것을 괴롭다고 여기느니라."
생문 범지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집에 있는 사람에겐 어떤 즐거움이 있으며,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에겐 어떤 즐거움이 있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집에 있는 사람은 자재한 것을 즐겁다고 여기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자재하지 못한 것을 즐겁다고 여기느니라."
"세존이시여, 집에 있는 사람은 왜 자재한 것을 즐겁다고 여기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왜 자재하지 못한 것을 즐겁다고 여깁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집에 있는 사람은 만일 돈이 불어나게 되고, 금 은 진주 유리 수정들이 다 불어나게 되며, 목축과 곡식과 노비와 심부름꾼이 또한 불어나게 되면, 그 때 집에 있는 사람은 쾌락하고 기뻐하나니, 그로 인해 집에 있는 사람은 쾌락과 기쁨이 많아지느니라.
범지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행이 욕심을 따르지 않고, 행이 성냄과 어리석음을 따르지 않으면, 그 때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쾌락하고 기뻐하나니, 그로 인해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쾌락과 기쁨이 많아지느니라.
범지여, 이와 같이 집에 있는 사람은 자재한 것 때문에 즐겁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은 자재하지 못한 것 때문에 즐겁느니라."
생문 범지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일이 하늘과 사람에게 반드시 이익이 없게 하고, 어떤 일이 하늘과 사람을 반드시 이익되게 됩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만일 하늘이나 사람이 서로 다투면 반드시 이익이 없고, 만일 하늘이나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으면 반드시 이익이 있느니라."
"세존이시여, 하늘이나 사람이 서로 다투면 반드시 이익이 없다는 것은 무슨 뜻이며, 하늘이나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으면 반드시 이익이 있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만일 때때로 하늘이나 사람이 서로 다투고 미워하면, 그 때 하늘과 사람은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시름하고 슬퍼하나니, 그로 인해 하늘과 사람은 걱정과 괴로움이 많아지고, 시름과 슬픔을 많이 품느니라.
범지여, 만일 하늘이나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고 미워하지 않으면, 그 때 하늘과 사람은 쾌락하고 기뻐하나니, 그로 인해 하늘과 사람은 많이 쾌락하고 많이 기뻐하느니라.
범지여, 이와 같이 하늘이나 사람이 서로 다투면 반드시 이익이 없고, 하늘이나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으면 반드시 이익이 있느니라."
생문 범지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하늘과 사람을 반드시 요익(饒益)하게 하지 않아 괴로움을 얻게 하는 것은 무엇이며, 하늘과 사람을 반드시 요익하게 하여 즐거움을 얻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만일 하늘과 사람이 법 아닌 것을 행하고 또 악을 행하면, 반드시 이익을 얻지 못해 그 괴로움을 얻고, 만일 하늘과 사람이 법답게 행하여 악을 행하지 않으면, 반드시 요익을 얻어 그 즐거움을 얻느니라."
"세존이시여, 하늘과 사람이 어떻게 법 아닌 것을 행하고 또 악을 행하면 반드시 이익을 얻지 못해 반드시 그 괴로움을 얻습니까? 또 하늘과 사람이 어떻게 법답게 행하고 또 악을 행하지 않으면, 반드시 요익을 얻어 반드시 그 즐거움을 얻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하늘과 사람이 몸으로 법 아닌 것을 행하고 또 악을 행하며, 입과 뜻으로 법 아닌 것을 행하고 또 악을 행하면, 그 때 하늘과 사람은 반드시 줄어들고, 아수라(阿修羅)는 반드시 흥성할 것이다.
범지여, 만일 하늘과 사람이 몸으로 법답게 행하여 그 몸을 지켜 보호하고, 입과 뜻으로 법답게 행하여 입과 뜻을 지켜 보호하면, 그 때 하늘과 사람은 반드시 흥성하고, 아수라는 반드시 줄어들 것이다.
범지여, 이와 같이 하늘과 사람이 법 아닌 것을 행하고 또 악을 행하면, 반드시 이익을 얻지 못해 그 괴로움을 얻을 것이고, 범지여, 이와 같이 하늘과 사람이 법답게 행하여 악을 행하지 않으면, 반드시 요익을 얻어 그 즐거움을 얻느니라."
생문 범지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악지식(惡知識)을 관찰해야 합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마땅히 악지식은 달[月]과 같다고 관찰하라."
"세존이시여, 어떻게 악지식을 달과 같다고 관찰합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그믐으로 향하는 달은 날마다 점점 감소하고, 달의 궁전도 또한 감소하며, 광명도 또한 감소하고 형색도 또한 감소하여 날마다 다해 가는 것과 같다. 범지여, 그래서 때가 되면 달은 완전히 사라져 전혀 볼 수가 없느니라.
범지여, 악지식도 또한 여래의 바른 법률에 있어서 그 믿음을 얻지만 그는 믿음을 얻고 나서 효순(孝順)하지 않고, 또한 공경하지 않으며, 하는 행동은 순하지 않고, 바른 지혜를 세우지 않으며, 법과 다음 법으로 나아가지 않다가 그는 문득 믿음을 잃고, 계를 지니는 것과 널리 들음과 소원과 지혜도 또한 잃어버린다.
범지여, 때가 되면 이 악지식은 마치 달이 사라지듯 선법(善法)을 완전히 멸한다. 범지여, 이와 같이 악지식은 마땅히 달과 같다고 관찰하라."
생문 범지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선지식(善知識)을 관찰해야 합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마땅히 선지식도 달과 같다고 관찰하라."
"세존이시여, 어떻게 선지식을 달과 같다고 관찰합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여, 마치 달이 처음 생길 때에는 산뜻하고 밝고 깨끗하며 날로 더해가는 것과 같다. 범지여, 그래서 보름에 이르면 그 달의 궁전은 풍만해지느니라.
범지여, 이와 같이 선지식은 여래의 바른 법률에 있어서 믿음을 얻고, 그는 믿음을 얻고 나서 늘 효순하고 공경하며, 하는 행동은 순하고, 바른 지혜를 세워 법과 다음 법으로 나아간다. 그는 믿음을 증장(增長)시키고, 계를 지니는 것과 널리 들음과 소원과 지혜도 또한 증장시킨다.
범지여, 때가 되면 그 선지식은 마치 보름달처럼 선법(善法)을 구족한다. 범지여, 이와 같이 선지식은 마땅히 달과 같다고 관찰하라."
이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마치 달이 티끌[垢] 없이
허공세계[虛空界]에 떠서 노닐면
일체 세간 모든 별들의
그 광명을 가리는 것처럼
이와 같이 믿음과 널리 들음과
소원과 간탐 없는 마음은
세간의 모든 간탐
그 광명을 모조리 가리우네.
또 마치 큰 용왕이
구름과 뇌성과 번개를 일으키며
철철 넘치도록 비를 내려
온 땅을 가득 채우는 것처럼
이와 같이 믿음과 널리 들음과
소원과 간탐 없는 마음은
음식을 베풀어 풍족하게 하고
즐겨 힘써 더욱더 널리 베푸네.
이와 같이 큰 뇌성 떨치며
하늘이 때맞추어 비를 내리듯
널리 축축히 적시는 저 복비[福雨]
시주가 내리는 비라네.
재물도 많고 명예도 많으며
좋은 곳에서 태어나게 되고
거기서 또 복을 받다가
죽은 뒤에는 천상에 나리라.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생문 범지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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