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화엄경

『화엄경』「십회향품」에 담긴 현대 문학성 연구/강기선

실론섬 2018. 8. 28. 15:20

「동아시아불교문화」34집, 2018. 6, 3~39

『화엄경』「십회향품」에 담긴 현대 문학성 연구

(이 논문은 2017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7S1A5B5A07057834)

강기선/ 동국대

 

Ⅰ. 서론

Ⅱ. 십회향품 의 핵심사상

Ⅲ. 십회향품 에 담긴 현대 문학성

Ⅳ. 십회향품 의 현대 문학적 위상과 의의

Ⅴ. 결론

 

<국문초록>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회향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회향은 자기가 닦은 공

덕을 남이나 중생에게 되돌려 주어 모두 함께 부처님의 진리를 깨달아 成佛

하는 것을 의미한다.『화엄경』「십회향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10가지 회향이

란 보살이 닦은 善根을 중생과 보리와 진여의 3가지로 회향하는 것이다. 여

기서 10가지 회향은 보살의 한량없는 실천수행이 무량한 여래의 성품과 공덕

을 드러내는 일이 되며, 그것은 또한 비로자나부처님의 세계의 광경을 묘사

하는 일이다. 이 10회향을 실천 수행하는 사람은 원망이나 반항심을 품고 있

는 사람에 대해서도 좋은 벗이 되어 주며, 분노․자만․파계 등의 어떠한 악

에 의해서도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이 연구의 목표는

대승불교의 꽃이고 종교적 문학성이 풍부한 경전인『華嚴經』「十廻向品」에

含意된 화엄의 십회향사상을 다양한 현대문학적 기법과 방법들로써 분석해

보고,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10가지 회향이 중생구제에 어떻게 활용하여 일

조하고 있는가를 밝히는데 있다. 

구체적으로 ‘『화엄경』「십회향품」에 담긴 현대문학성 연구’에서 살펴볼 연

구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이 연구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질 연구내용은

크게 4가지 관점이다.

첫째,『대방광불화엄경(이하 ‘화엄경’약칭)』「십회향품」의 문학성을 도출

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화엄경』「십회향품」의 핵심사상 등을 분석해보

고 둘째,『화엄경』「십회향품」의 플롯(plot)에 대하여 살펴볼 것이다. 단, 여

기서는 이 품에 보이는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한정하여 살펴보고 셋째,『화엄

경』「십회향품」의 문학적 표현방법은 이품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사법에 관

하여 살펴보고, 넷째,「십회향품」의 핵심인 10가지 회향에 담긴 함의를 문학

적 특성의 하나인 비유를 언어형태에 따라 산문․운문[게송․詩]․묘사를 중

심으로 분석해보고, 이를 통해「십회향품」에 담겨있는 문학적 비유가 어떻게

이품 속에 녹아있는지를 확인해 볼 것이다. 다섯째, 이「십회향품」이 오늘날

우리사회에 제시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 위상과 의의를 도출해볼 것이

다. 

 

Ⅰ. 서론

 

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회향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회향은 자기가 닦은 공

덕을 남이나 중생에게 되돌려 주어 모두 함께 부처님의 진리를 깨달아 成佛

하는 것을 의미한다.『화엄경』「십회향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10가지 회향이

란 보살이 닦은 善根을 중생과 보리와 진여의 3가지로 회향하는 것이다. 여

기서 10가지 회향은 보살의 한량없는 실천수행이 무량한 여래의 성품과 공덕

을 드러내는 일이 되며, 그것은 또한 비로자나부처님의 세계의 광경을 묘사

하는 일이다. 이 10가지 회향은 오늘을 사는 우리 현대인에게 어떠한 유용함

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이 10회향을 실천 수행하는 사람은 원망이나 반항심

을 품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좋은 벗이 되어 주며, 분노․자만․파계 등의 

어떠한 악에 의해서도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이 연구

의 목표는 대승불교의 꽃이고 종교적 문학성이 풍부한 경전인『華嚴經』「十

廻向品」에 含意된 화엄의 십회향사상을 다양한 현대문학적 기법과 방법들로

써 분석해보고, 이러한 분석을 통하여 10가지 회향이 중생구제에 어떻게 활

용하여 일조하고 있는가를 밝히는데 있다. 구체적으로 ‘『화엄경』「십회향품」

에 담긴 현대문학성 연구’에서 살펴볼 연구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이 연구

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질 연구내용은 크게 4가지 관점이다.

 

첫째, ?대방광불화엄경(이하 ‘화엄경’약칭)? 십지품 의 문학성을 도출하

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화엄경? 십회향품 의 핵심사상을 분석해보고 둘

째,『화엄경』「십회향품」의 플롯(plot)에 대하여 살펴볼 것이다. 단, 여기서는

이 품에 보이는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한정하여 살펴보고 셋째,『화엄경』「십

회향품」의 문학적 표현방법은 이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사법에

관하여 살펴보고, 넷째,「십회향품」의 핵심인 10가지 회향에 담긴 함의를 문

학적 특성의 하나인 비유를 언어형태에 따라 산문․운문[게송․詩]․묘사를

중심으로 분석해보고, 이를 통해 십회향품 에 담겨있는 문학적 비유가 어떻

게 이품 속에 녹아있는지를 확인해 볼 것이다. 다섯째, 이「십회향품」이 오늘

날 우리사회에 제시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 위상과 의의를 도출해볼 것

이다.

 

Ⅱ. 십회향품 의 핵심사상

 

이장에서는「십회향품」에 대한 핵심사상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십회향품」은 제5회에 도솔천궁에서 설해진 품으로, 여기서의 주 내용은 10

회향법문이다. 부연하자면 도솔천궁에서는 모두「승도솔천궁품」과「도솔궁

중게찬품」그리고「십회향품」이 설주인 금강당보살에 의해 교설되었다.

 

1. 회향의 의미와 경전유래

 

‘회향’이라는 용어의 원어는 회전취향(廻轉趣向)이며, 산스크리트어 빠리

나마(pari-ṇāma) 또는 빠라나마나(pari-ṇāmanā), 빠라나마타(pari-nāmita)이다.

기본적으로 유식에서 ‘pariṇāma’는 ①변화하는 것, ②찰나에 생멸하면서 상속

하는 것, ③인과가 결정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특히 유식사상 가운데 ?유식

삼십송?에서 세친이 처음 轉變(pariṇāma)이라는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유

식의 轉變이 ?화엄경?의 迴向과 약간 다른 듯 하나 그 함의를 분석해보았을

때 ?화엄경?의 ‘迴向’과 동일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냐하면 經文․譯音對照「梵漢大辭典」1)에 의하면 빠라나마(pari-ṇāma)의 어

원적 의미는 ‘방향을 바꾸는 것’, ‘완전으로 향하는 것’이 되며, 빠리나마야티

(pari-nāmayati)는 빠라나마(pari-ṇāma)가 역할적으로 쓰인 타동사로써 ‘바꾸

어진’, ‘변화되어진’의 뜻이 되어, 결국 내용이 轉換을 시사하면서 漢譯에서는

모두 迴向으로 번역하여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이에 대응하는 팔리어 빠리나

마(pari-ṇāma)는 팔리 경전에서 ‘消化’, ‘變化’라는 의미와 ‘轉移하는 것’, ‘방향

을 바꾸는 것’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 팔리어의 의미는 대승불교의 빠라

나마나(pari-ṇāmanā)와 동일하지만, 팔리 경전에서 이 말은 대승불교에서와

같이 종교적 의의를 가진 전문술어가 아니라 일상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반

면 팔리 경전의 동사 ādisati(어근은 ā-√diś, 때로는 ud-√diś, anu-ā-√diś)는

대승불교에서의 빠라나마나(pari-ṇāmanā)의 동사형 빠리나마야띠(parināmayati)와

유사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2)

1) 朴光明․朴怡馨(2005), 858. 
2) 가지야마 유유이찌(1985), 51.

 

‘방향을 바꾸는 것’, ‘완전으로 향하는 것’, ‘변화되어진 것’의 의미를 지닌 이

빠리나마(pariṇāma)의 語義에서 유추하여 볼 수 있는 迴向의 体性은 첫째, 미

흡하거나 불완전한 전제요소를 갖고 있으며 둘째, 완성 또는 달성하고자 하

는 목적요소를 반드시 설정하여 추구하며 셋째, 따라서 이 회향은 수행자에

게 있어서는 지향성을 지닌 수행차제가 되고, 실천자에게 있어서는 관념적․

인식적 개념설정의 적정상태가 아닌 동적상태의 실천적 실제행위라는 것이

다.3)

3) 백영혁(1987), 3-4.

 

그러나 부파불교와 대승불교교설에서 쓰인 회향의 양상은 차원을 달리한 

면모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부파불교는 회향이 業報的 측면이 중점적인

것이라면, 대승불교는 부파불교에 비해 보다 포괄적으로 無相性을 동반한 眞

諦的 차원으로 향하고 있다, 더 나아가 회향은 成佛得果에 있어서 반드시 수

습․실천해야 할 행위임을 설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다. 이 회향은 불교뿐만

아니라, 인도문학상에서 pariṇāma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그 일례로 ‘전환설

(轉換說 pariṇāma)’을 들 수 있다. 문학작품에서는 “어떤 것이 변화하여 종전

에는 볼 수 없었던 형태를 現出하다”라는 등의 의미로 사용되었다.4) 이것은

불교유식에서 설하고 있는 識의 轉變과 유사하다.

4) 中村元(1984), 67

 

‘회향’에 대해『잡아함경』48권의 1284경「탄금경」에서는 “아낌없이 베푸

는 인연은 하늘의 몸(天身)이 마치 금덩이(金聚) 같아, 백 명(百中)의 하늘 여

인(天女)보다 더 뛰어나니 복과 덕을 잘 살펴보라. 회향 중에 보시가 제일이

다.”5) 라고 설해져 있다. 이 경에서 여섯 하늘 여인(天女)가 강조한 주 내용은

무주상 보시를 바탕으로 한 공덕에 대한 회향이다. 이러한 회향사상은 반야

계통의 경전 등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나는데, 사상적으로 불교의 깨달음과 깨

달음을 이루기 위한 실천적인 수행에 완성을 부여하기 위한 사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만의 깨달음을 전제로 하는 自利와 다

른 사람을 깨닫게 함(覺他)을 전제로 하는 利他가 동시적으로 합일하는 대승

정신 구현의 사상적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회향사상의 전개의

바탕에는 善과 그 과보를 비롯한 일체법이 空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6) 여

기에 대한 경문의 일례를『소품반야바라밀경』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5)『雜阿含經』第48卷, 1284「彈琴經」(T2, 353b-354a). 
6) 권탄준(2013), 186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에서 말한 대로 수행하

면서 더 나아가 하루 동안 재물과 법을 베풀고 선정을 닦아 지은 공덕을 아

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는 것보다도 못하다. 왜냐하면 최고의 회향이

란 곧 깊은 반야바라밀을 여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7)

7)『小品般若波羅蜜經』第7卷,(T8, 566c).

 

여기서 최고의 회향이란 깊은 반야바라밀을 여의지 않는 것임을 알 수 있

다. 반야계통의 경전 외에 회향사상이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경전 등에서 나

타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경전으로는『묘법연화경』,『無量壽經優波提舍

願生偈(‘무량수경’ 으로 약칭)』과『화엄경』이 있다. 여기서는『묘법연화경』

과『무량수경』에 나타나고 있는 회향의 일례를 간단히 살펴보겠다. 먼저『묘

법연화경』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지가지 미묘함을 이와 같이 보시하길 그 많은 겁 다 채워서 불도에 회

향하고,8) 부사의한 부처님 도 근기 따라 설하시니, 내가 지은 복덕과 금세

나 지난 세상 부처님 찾아뵙고 갖추어 쌓은 공덕 미묘하고 큰 불도에 마음

다해 회향하리.9)

8)『妙法蓮華經』第5卷, (T9, 445a). 
9)『妙法蓮華經』第二卷,「譬喻品」第三(T9, 11a).

 

이 경문은 보시공덕을 미묘하고 큰 불도에 마음을 다해 회향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여기서 설해진 佛道는 三處迴向 중에서 진여회향을 뜻한다. 이

에 비해『무량수경』에서는 회향의 의미와 종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주목

된다하겠다.

 

어떤 것이 회향인가? 모든 괴로움에 번민하는 중생을 버리지 않고 마음

으로 항상 소원을 지어 회향할 것을 우선으로 삼으니, 대비심을 성취하기

위한 것이다.10) 어떤 것을 보살의 교묘한 방편회향이라고 하는가? 보살의

교묘한 방편회향이란 이른바 예배 등의 다섯 가지11)를 수행하여 모든 공덕

의 선근을 모은 것을 말하니, 자신이 지니게 될 즐거움을 구하지 않고 일체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다. 서원을 세워서 일체 중생을 거두

고 취하면서 함께 저 안락불국에 태어나는 것을 이름하여 보살의 교묘한 방

편회향의 성취라고 한다.12)

10)『無量壽經優波提舍』第1卷, (T26, 231b).
11)『無量壽經優波提舍』第1卷, (T26, 231b), “一者禮拜門 二者讚歎門 三者作願門 四者觀察門
    五者迴向門”이다. 5가지는 첫째는 예배문(禮拜門)이고, 둘째는 찬탄문(讚歎門)이고, 셋째는
    작원문(作願門)이고, 넷째는 관찰문(觀察門)이고, 다섯째는 회향문(廻向門)이다.
12)『無量壽經優波提舍』第1卷, (T26, 232c

 

이 경문에서는 회향을 모든 괴로움에 번민하는 중생을 버리지 않고 마음

으로 항상 소원을 지어 회향할 것을 우선으로 삼아서, 대비심을 성취하기 위

한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그 종류로 방편회향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는 특

히 중생회향이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술한 이러한 회향사상은 불교경전 전반에 걸쳐서 강조되어 온 불교만의

독특한 사상이다. 회향은 초기불교와 부파불교를 거쳐 대승불교에 오면서

그 정점을 찍게 되는데, 본 연구의 주 텍스트인『화엄경』에서도 중요하게 자

리매김하고 있는 사상중의 하나이다. 화엄에서 설해지고 있는 회향은 크게 2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화엄경』에 설해진 십주․십행․십

회향․십지의 보살도수행의 측면에서 필수적인 계위로 상정하고 있다는 것

이고, 둘째는「십회향품」이라고 하는 별도의 방대한 독립적인 품으로 배정해

놓고 회향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상세하게 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적인 측면에서 회향이란 용어는 자기가 수행한 선근의 공덕을 자기가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바라는 곳으로 돌려서 향하게 한다는 의미로 상용

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부연해보자면, 회향이란 현세이익적인 과보를

기대하거나 얻으려 하는 것이 아니고, 무상정등각을 성취하는 곳으로 돌리거

나, 또는 중생을 성불시키는 곳으로 돌리거나, 혹은 진리를 실현하는 곳으로

그 방향을 향하게 한다는 것이 중심적인 의미이다. 회향은 보살의 모든 선업

과 그 공덕이 무엇을 위해서 행해져야 하는 가를 제시한 것으로 보살이 궁극

적으로 지향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13)는 점에서 중요하다.

13) 권탄준(2013), 186.

 

2. 금강당과 십회향품 이름의 含意

『화엄경』에 교설된 회향설의 특징은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정리해볼 수 있

는데, 첫째는『화엄경』에 설해진 십주․십행․십회향․십지라는 보살도 수

행차제적인 면에서 회향을 보살도 수행의 필수계위로 설정하였다는 점이고,

둘째는「십회향품」이라고 하는 방대한 분량의 독립된 품을 설정하여 회향에

대해 다각도로 설하고 있는 점이다.14) 그리고 이러한 회향은『화엄경』의「십

회향품」(80권본), 또는「금강당보살회향품」(60권본)에서 설해진 사상으로 설

주는 ‘금강당보살’이다. ‘금강당’이란 이름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면, 금강은

지혜를 상징하고, 당은 지혜를 바탕으로 한 자비의 의미가 함의되어 있다.

14) 권탄준(2007), 466

 

"금강당이란 것은 견고하여 흔들림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십회

향지위의 보살을 당(幢)이라 칭한 것은 대자비의 행이 생사의 대해(大海)에

처해서 능히 일체 중생의 번뇌를 타파하면서도 스스로의 지혜는 기울지 않

음을 밝힌 것이다. 10회향은 대지혜가 굳고 강해서 자비를 따라 원(怨)을 타

파하는 것이 자재롭다는 뜻을 밝힌 것이니, 이는 단바라밀의 행에 근거한

것이다.15) 덕이 이루어져서 무너지지 않는 것을 비유해서 ‘금강’이라 한다.

세간을 홀로 벗어났으므로 ‘당(幢)’으로써 표했다. 여기서는 곧 금강으로써

당을 삼았다.16) 금강이란 것은 인행(因行)이 견고한 것이다. 당(幢)이란 것

은 행이 고출(高出)함을 이룬 것이니, 또한 섭수하여 조복하는 뜻이 있는 것

이다. 또 열 보살 중에서 첫째의 명칭이 금강당(金剛幢)인 것은 자체가 진

실하여 능히 상의 누[相累]를 소멸하고, 세간의 도를 초월하여 개별적으로

이기고 짐을 표방함을 밝히기 때문에 금강당이라 이름 붙인 것이다."17)

15)「新華嚴經論」第20卷, (T36, 855b). 
16)「華嚴經探玄記」第7卷, (T35, 241c). 
17)「大方廣佛華嚴經搜玄分齊通智方軌」第2卷, (T35, 42a)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3분의 화엄주석가에 따라 표현을 약간씩 달리하고

있으나, 설주인 ‘금강당’의 이름에 담긴 함의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또「십회

향품」의 명칭에 대한 함의를 살펴본다면, 먼저 이 품의 명칭에 대해 지엄은

「‘大方廣佛華嚴經搜玄分齊通智方軌’ 이하 ‘화엄경수현기’로 약칭」에서 다음

과 같이 주석하고 있다.

 

"회향이라는 것은 이전의 행을 돌이켜서 보리를 향하는 것이니, 또한 중

생과 법성에 통할 수 있는 것이다. 금강 등은 사람이고 회향 등은 법이니,

두 뜻에 나아가서 명칭을 얻은 것이다."18)

18)「大方廣佛華嚴經搜玄分齊通智方軌」第2卷, (T35, 42c).

 

여기서 언급한 ‘회향’은 이전의 행을 돌이켜서 보리에 향하는 것으로[보리

회향] 중생[중생회향]과 법성[진여회향]에 통하는 것을 즉, 三處迴向을 뜻한다

고 하겠다. 그리고 지엄스님이 언급한 이품의 주 설주인 금강은 사람이고, 회

향은 법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엄스님의 주석에다 법장스님은 조금

더 부연적인 설명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보살’은 곧 사람이니 그와 같은 덕이 있는 자로서 스스로의 선근을 돌려

서 세 곳으로 향하게 하니, 이것은 행덕(行德)의 법이다. 이른바 금강당의

회향은 사람과 법이 상즉(相卽)하기 때문에 다만 사람에게 빗대어서 법을

나타냈으므로 함께 거론한 것이다. 이는 곧 덕에 따라서 이름을 표방했고,

사람에 의하여 법을 나타냈기 때문이다."19)

19)「華嚴經探玄記」第7卷,「金剛幢菩薩迴向品」제21, (T35, 241c).

 

이 경문에서는 덕이 무너지지 않고 세간을 홀로 벗어난 사람이, 금강과 같

은 덕을 즉 스스로의 선근을 三處로 향하게 하는 행덕의 법이기 때문에 금

강당보살회향품 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사람[중생]과 법[진여]이 상즉하기 때

문에 덕에 따라서 이름을 표방했고 사람에 의하여 법을 나타냈기 때문에 이

렇게 명칭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지엄스님과 다른 점을 굳이 찾는다면,

법장스님은 6합석을 배대하여 세 곳으로 회향한다는 점일 것이다.

 

지엄과 법장스님이 주석한 三處迴向은 화엄뿐만 아니라 대승불교 회향사

상의 핵심이 되는 중요한 사상이다. 이에 비해「신화엄경론」을 저술한 이통

현은「십회향품」의 명칭을 三處迴向과 삼학과 바라밀, 사섭법과 사무량심등

의 敎義로서 접근하여 십회향의 이름을 풀이하고 있는데, 그것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0회향위에서는 앞의 두 지위[십주․십행]가 세속을 벗어난 마음이 많고

대자비행이 열등함을 밝힘으로써 10주 초심에서 얻은 모든 부처님의 지혜

와 10행중의 세간을 벗어난 행문을 갖다가 세속에 처해서 중생을 이롭게 하

기 때문에 회향이라 이름 붙인 것이며, 또한 진(眞)을 돌이켜 세속에 들어가

서 중생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그 명칭이 회향인 것이다. 마치 합화향법(合

和香法)에서 온갖 향을 합쳐 하나의 환(丸)을 만들어 서로 서로 자익(資益)

함으로써 두루 스며들게[熏] 하는 것처럼 이 10회향 법문도 마찬가지라서,

계(戒)ㆍ정(定)ㆍ혜(慧)ㆍ해탈(解脫)ㆍ해탈지견(解脫知見)인 오분법신향

(五分法身香)으로써 대자대비와 모든 바라밀과 4섭법과 4무량심과 열반과

생사와 모든 번뇌문을 화합해서 다 함께 한 법계의 진향(眞香)을 이루는 것

이 모두 대원(大願)으로부터 첫머리를 삼음을 밝히고 있기 때문에 이 지위

의 명칭이 회향인 것이다."20)

20)「新華嚴經論」第20卷(T36, 856c-857b).

 

십회향의 이름에는 10주 초심에서 얻은 모든 부처님의 지혜와 10행중의

세간을 벗어난 행문을 갖다가 세속에 처해서 중생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회

향이라 이름 붙인 것이고, 진리를 돌이켜 세속에 들어가서 중생을 이롭게 하

기[삼처회향] 때문이라고 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방편으로 들고 있는 것이

오분법신향과 대자대비의 마음, 모든 바라밀과 4섭법과 4무량심과 열반과 생

사와 모든 번뇌문을 화합이다. 왜냐하면 오분법신향(五分法身香)으로써 대

자대비와 모든 바라밀 그리고 사섭법과 사무량심과 열반과 생사의 모든 번

뇌문을 화합해서 다 함께 하나의 법계의 진리의 향을 이루는 것이 모두 대원

으로부터 시작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한 것이다.

 

3. 십회향품 의 중심사상

금강당보살이 智光三昧에 들어서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얻었고, 그

삼매에서 일어나 열가지 회향을 말하였는데, 각각 세 곳으로 회향하였다. 그

세 곳이란 첫째는 대비심을 중생에게 베풀어 교화하기 위하여서는 아래로

중생에게 회향하고, 둘째는 위로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서는 보리에 회향하

고, 셋째는 회향하는 사람이나 이치가 모두 고요함으로는 진여의 실제에 회

향하여서 그지없는 수행의 바다로 보현법계의 공덕을 성취하는 일을 설하였

다. 이 모임(會)에 더 훌륭하게 나아가는 행을 말하지 않은 것은 이 회향은 앞

에서 설한 십주와 십행을 포함하여 위로 십지에 올라가는 방편이므로 십회

향의 전체가 위로 나아가는 덕인 연고이다.21) 이것이 이품의 대략적인 요지

이다. 그리고 또 십회향품 에서는 보살마하살의 회향의 종류에 10가지가 있

다고 하면서 삼세의 부처님이 함께 연설하신다고 10가지 회향에 대하여 다음

과 같이 설하고 있다.

21) 이운허 옮김(2006), 25-26

 

불자여, 보살마하살의 회향이 열 가지가 있나니, 삼세의 부처님들이 함

께 연설하신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나는 일체 중생을 구호하면서도 중생이라는

상(相)을 여의는 회향이요, 둘은 깨뜨릴 수 없는 회향이요, 셋은 모든 부처

님과 평등한 회향이요, 넷은 온갖 곳에 이르는 회향이요, 다섯은 다함이 없

는 공덕장 회향이요, 여섯은 일체 평등한 선근에 들어가는 회향이요, 일곱

은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따라주는 회향이요, 여덟은 진여의 모양인 회향이

요, 아홉은 속박도 없고 집착도 없는 해탈 회향이요, 열은 법계에 들어가는

무량한 회향이다.22)

22)『大方廣佛華嚴經』第23卷,「十迴向品」제25(T10, 124b-c).

 

이 경문의 내용을 부연해본다면,「십회향품」에서 설하고 있는 삼세제불의

10가지 회향의 첫째는 일체 중생을 구호하면서도 중생이라는 생각을 떠난 회

향(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廻向)이고, 둘째는 깨뜨릴 수 없는 회향 (不壞廻向)

이다. 셋째는 모든 부처님과 동등한 회향(等一切佛廻向)이며, 넷째는 모든

곳에 이르는 회향(至一切處廻向)이다. 다섯째는 다함이 없는 공덕장 회향(無

盡功德藏廻向)이고, 여섯째는 견고한 일체 선근을 따르는 회향(隨順堅固一

切善根迴向)이다. 일곱째는 일체중생을 평등하게 따라주는 회향(等隨順一切

衆生廻向)이며, 여덟째는 진여인 모양의 회향(眞如相廻向)이며, 아홉째는 집

착도 속박도 없는 해탈회향(無著無縛解脫廻向)이고, 열째는 법계와 평등한

무량회향(等法界無量廻向)23)이라는 것이다. 이 열 가지 회향의 최종목적은

보살도 실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

은 다음 장에서 현대문학성과 연계시켜 살펴보기로 하고, 여기서는 지면상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23) 전해주(2001), 89-93참조.

 

Ⅲ. 십회향품 에 담긴 현대 문학성

 

이 장에서는「십회향품」의 10가지 회향내용을 현대문학적인 측면에서 접

근하여 고찰해보겠다. 여기서 살필 주 내용은 첫째, 플롯(plot)구조이고 둘째,

등장인물 셋째, 문학적 표현방법의 수사법을 통해 살펴보고 넷째, 산문과 운

문유형의 비유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고찰해보겠다.

 

1. 십회향품 의 플롯(plot)구조

플롯(plot)이란 말의 어원은 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에 있는 미토스

(mythos)에서 유래한다.24) 문학에서 정의한 플롯이란 작가의 의도대로 사건

을 짜임새 있게 재구성하는 것을 ‘구성’, ‘짜임새’, ‘얽어짜기’, 또는 틀을 말하

며25), 구성은 영어로 ‘플롯(plot)’이라고 한다. 십회향품 의 플롯 구조는 8가

지 측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을 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4) 아리스토텔레스, 손명현 역(1975), 67

 

<표-1> 「십회향품」26)의 플롯 구조

 

순서                          플롯 구조의 내용                                                    

1                설주인 금강당보살이 삼매에 든 장면.                                            

2                미진수 금강당불이 금강당 보살에게 가피를 내리는 장면

                  ․가피하는 까닭(이유)를 밝힘

                  ․가피의 모습(相)을 밝힘-․身 口 意의 가피를 보임                              

3                금강당 보살이 삼매에서 일어나는 장면                                            

4                금강당 보살이 열 가지 회향을 설하기 시작하는 장면-․십회향을 설하는 이유→․

                 보살들이 큰 서원으로 모든 부처님의 회향을 닦아 배우게 하기 위함              

10              제1 구호일체중생이중생상회향(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廻向)                      

가지            제2 불괴회향 (不壞廻向)                                                          

회향            제3 등일체불회향(等一切佛廻向)                                                  

항목            제4 지일체처회향(至一切處廻向)                                                 

                 제5 무진공덕장회향(無盡功德藏廻向)                                             

                 제6 수순견고일체선근회향(隨順堅固一切善根迴向)                              

                 제7 등수순일체중생회향(等隨順一切衆生廻向)                                   

                 제8 진여상회향(眞如相廻向)                                                     

                 제9 무착무박해탈회향(無著無縛解脫廻向)                                       

                 제10 등법계무량회향(等法界無量廻向)                                           

5               상서로움을 나타내 보이는 장면                                                  

6               시방세계도 모든 상서로움이 나타나는 장면                                     

7               백만 세계의 미진수 보살들이 증명하는 장면                                      

 

8               게송(詩)으로 찬탄하여 수행하기를 권하는 장면                                

 

이상의 도표에서 상술한 바와 같이「십회향품」은 8가지 측면의 구조로 플

롯이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강당 보살이 미진수의 금강당불

의 가피를 받아 열 가지회향을 설하는 까닭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보살들이

큰 서원으로 모든 부처님의 회향을 닦아 배우게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

것은 브룩스와 워렌이 언급한 사건(행동)의 연결, 즉 ‘행동의 구조’의 플롯이

며, 워렌과 웰렉의 ‘사건 등의 작은 서술적 구조가 연결된 것’이라고 할 수 있

을 것이다. 그리고 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일정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전

체적 행동”27)인 플롯은「십회향품」의 경우, 설주인 금강당 보살이 되겠다. 

냐하면 금강당 보살이 보살지광삼매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전체

적인 십회향을 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27) 아리스토텔레스, 손명현 역(1975), 67.

 

플롯은 인과관계에 의한 사건의 전개이며, 주제를 표현하는 기법이고, 소

설의 예술미를 형성해주며, 논리적, 지적 활동성을 보다 리얼리티하게 보여

주기 때문에 플롯은 스토리를 이어가는 기술, 성격을 창조하는 기술, 상태를

만드는 기술을 의미하고 있다.28)「십회향품」에서 플롯의 기본적인 전제가

되고 있는 것은 도솔천궁설이다. 이 회(모임)는 총 3품이 교설되었는데, 이품

 

의 시간적 구조는 이품의 앞 2품인「승도솔천궁품」(원인) ⇒「도솔천궁계찬

품」 (원인) ⇒「십회향품」(결과) 순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여기서

플롯의 인과관계를 알 수 있는데, 그 일례로 금강당(金剛幢) 등의 10보살이

저마다 다른 불찰로부터 와 도솔천궁에 거처하면서 여래의 처소에 이르러서

각각 묘한 보배의 장(藏)인 사자좌를 변화로 만들어 내고 나서 각각 10회향

법문의 인과로 게송으로 찬탄함을 밝히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여기서 다

른 불찰이란 10행으로부터 와서 10회향에 들어가는 것이다.29) 따라서「십회

향품」은 플롯의 궁극적 목적이 미의 창조에 있으며, 주제의 효과적인 구현에

있다는 점과 상통한다하겠다. 이는 플롯의 유형 중 가장 원초적이고 단순한

직선적 플롯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것은 한 사건이 일어나면 그 사건의 결과

를 이어 연속적으로 사건이 진행되어 이어지는데, A→B→C식으로 단일 사건

이 추적되고 있다는 형태이다.30) 물론「십회향품」이 전적으로 여기에 부합

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품은 종교적 경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설의

플롯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8) 문학개론편찬위원회(1986), 109.
29)「新華嚴經論」第20卷(T36, 854b). 
30) 문학개론편찬위원회(1986), 110.

 

2. 십회향품 의 등장인물

소설은 인간의 탐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에 소설에 대한 관심은 결국 작

품 속에 드러나는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수렴된다고 하겠다. 독자의 소설에

대한 관심도 곧 작품의 등장인물에 대한 관심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의 주체

는 새로운 인간형의 창조 작업이기 때문에,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다’라는 서

술 속의 주체는 ‘누가’라는 인물이며, 나머지는 이 인물을 결정하는 보조수단

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인물은 작품에서 행위나 사건을 수행하는 주체, 즉

인물과 그 인물이 지닌 기질과 속성, 성격을 포괄하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본다. 인물(character)이란 용어는 ‘등장인물’과 ‘성격’의 두 가지

뜻으로 사용해왔는데, ‘등장인물’ 또는 ‘작중인물’이라고 했을 때는 소설 속에

나타나는 인물, 즉 외부에서의 관찰대상을 말하는 것이다. 반면 ‘성격’이라고

했을 때는 그 대상이 가지는 내적 속성, 즉 그의 관심, 정서, 도덕률 등을 포괄

한 총화로서의 의미이다. 때문에 소설론에서 말하는 인물이란, 그 인물의 개

성, 즉 인물의 내적 속성을 가리키는 성격이라는 개념이다. 소설의 구성요소

중에서 인물의 설정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인물은 행동의

주체요, 주제의 구현자이며, 인물을 총한 인간성의 탐구와 인간의 내면적 문

제를 다루는데 그 궁극의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31)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십

회향품 의 등장인물 분석은 인물유형 중에서 평면적 유형과 입체적 유형, 그

리고 ‘분석적 성격묘사’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31) 송명희(2009), 198-199.

 

이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부처님과 보살청중, 주 설법자인 금강당보살이

다. 먼저 금강당불은 금강당보살이 보살지광삼매에 든 이유를 미진수불이

가지신변으로 법을 연설케 하려는 징조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가피하

는 까닭은 열 가지 회향을 이룰 것과 열 가지 회향을 지을 것을 밝히기 위해

서라고 교설하고 있다. 가피의 모습을 말과 뜻과 몸의 가피로써 밝히고 있다.

여기서 금강당보살이 설하게 될 10가지 회향의 내용과 궁극적인 목적을 총괄

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금강당불이라는 인물이 지닌 특징이라

고 할 수 있다.

 

반면 처음부터 청중으로 등장하는 보살대중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순수한

청자로써의 인물이다. 부처님[금강당불]은 품의 처음에 등장하여 금강당보살

에게 가피를 내린 후에는 더 이상 설법은 하지 않고, 보살대중들과 함께 청자

에 머물고 있다. 인물유형분류로 볼 때, 이품에 등장하는 이들[부처님과 보살

대중인 청중]은 주변 인물들(minor character)은 평면적이고 정적인 성격유형

을 가진 인물32)들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32) 한용환(2004), 360.

 

주인물(main character)인 금강당보살은 역동적인 주설법자로써 평면적인

측면과 입체적인 측면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금강당보

살은 정적인 삼매에서 일어나, 청중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비유를 들어가며

입체적으로 교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입체적이라는 것은 기질과 동

기가 복잡한 미묘한 구성이라는 의미이다. 

 

「십회향품」의 주 인물인 금강당 보살의 내적특성에 대하여 살펴보면, 금

강당(金剛幢)은 산스크리트로 ‘vajraketu-bodhisattva’이며, 금강당 보살(金剛幢

菩薩)은 보당마니(寶幢摩尼)대보살마하살이라고도 부른다. 금강당은 스스로

삼매에 들어가되 비로자나불의 마음을 증득해 들어가 일체 여래의 금강비밀

법장성력(金剛秘密法藏聖力)을 출현시켜서 모든 보살마하살을 불가사의하

고 자유 자재한 능력으로 여러 가지로 변화하여 나타나 중생을 보호[加持]하

여 금강승당보장(金剛勝幢寶藏)의 삼마지에 들어가게 하고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무동지열반불성무심관(無動地涅槃佛性無心觀)을 증득해 들어가게

한다33)고 한다. 그리고 금강당(金剛幢)은 오른손으로 간(竿)의 끝에 기를 단

당(幢)을 가지고 허공 가득히 나부끼는 모습을 보여서 이 당을 보는 자는 누

구를 막론하고 그 복덕을 입고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게 하는 보살이다. 왼손

은 좌(座)에 대고 있으며 무외심을 가지고 중생들에게 자애(慈愛)를 베푼다

고 한다. 이것은 E.M.포스트가 분류한 평면적 인물(flat character)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평면적 인물은 이야기의 전개과정에서 그 성격이 변하지 않은 채

로 남아 있으며, ‘하나의 단일한 관념이나 특성’을 중심으로 구성됨으로써 묘

사될 수 있는 성격의 인물이다.34)

33)『大乘瑜伽金剛性海曼殊室利千臂千鉢大教王經』卷第二 (T20, 732a), 
34) 한용환(2004), 360.

 

금강당보살은 중생을 위하여 몸을 던지는 지장보살과 동체로써 지장보살

과 동일한 삼매인 보당삼매(寶幢三昧)에 주하며, 자기의 얻은 바가 비록 티끌

처럼 미세한 것일지라도 아낌없이 베풀어서 부족한 중생들에게는 원만하게

하며, 서원이 있는 중생들에게는 그 서원을 채워주는 보살이라고 밀교경전에

서는 언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밀교경전에 의하면 밀호는 원만금강(圓

滿金剛) 혹은 만원금강(滿願金剛)이라고 하는 것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금강당 보살은 중생을 향한 자애의 마음과 동체대비의

마음을 가진 부사의한 보살이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보살은 수승한 대승경

전의 하나인 ?화엄경?에서도 그 중요성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는데, 그것

이 바로「금강당보살회향품」이다. 

 

「십회향품」에 보이는 금강당보살의 주 관심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의

부사의한 큰 서원이 법계에 충만하며 일체 중생을 널리 구호하나니, 이른바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회향을 닦아 배우는 것이다.”35)을 통해

그의 내적성격의 일례를 알 수 있다.

35)『大方廣佛華嚴經』第23卷, (T10, 124b).

 

여기서의 핵심전언은 금강당 보살이 가진 열 가지 회향의 실천관이다. 즉

금강당 보살은 법계에 충만한 부사의한 큰 서원의 목적은 일체중생을 구호

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는 것이며, 중생을 구호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모든 삼세제불의 회향법을 닦아 배워야 한다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 금강당

보살의 내적성격이 구체화되어 나타난 것이 십회향이다. 여기에 대해 법장

은「화엄경탐현기」에서 “금강당 회향(金剛幢廻向)은 가장 어질고 뛰어나기

때문에, 근본에 칭합하여 따로 이끌어 들일 수 있다.36) 부처님과 보살이 한가

지로 ‘당(幢)’이라고 이름한 것은 회향의 선교(善巧)의 인과가 홀로 벗어나서

거두어들이기도 하고 절복하기도 하기 때문에37) ‘금강당(金剛幢)’은 따로 설

하는 사람을 표방하는 것이고, 이품에서 이 보살을 상수(上首)를 삼은 것은

이 회의 주인[會主]이기 때문이다.38)”라고 풀이하고 있다.

36)「華嚴經探玄記」第5卷(T35, 195c). 
37)「華嚴經探玄記」第7卷, (T35, 239a).
38)「華嚴經探玄記」第7卷(T35, 239c).

 

3. 십회향품 에 나타난 수사법

「십회향품」에서는 다양한 문학적 수사법을 사용하여 ‘회향’을 교설하고 있

다. 이렇게 경전에서 많은 비유와 수사적 표현방법을 사용한 것은 교설자체

가 심오하여 일반인이 이해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화엄경』은 부처님의

세계를 꽃으로 비유한 수승한 대승경전이다. 그리고「십회향품」은 그러한

보살만행의 하나로, 부처님의 회향을 닦아 배워야 모든 보살의 10가지 실천

행이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십회향품」에 나타난 수사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여기서는 가장 빈번하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은유법과 직유법 그리

고 열거법에 대해서 살펴본다.

 

1) 회향의 은유법

「금강당보살회향품」또는「십회향품」은 ‘회향’과 깊은 내용의 연관성으로

구성된 품이다. 은유법의 일반적 정의를 살펴보면, 은유법은 ‘암유법’이라고

도 하며, 직유법보다 밀착도가 강한 비유이다. 이는 비유의 말을 줄임으로써

더욱 압축간결의 효과가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39) 두 대상의 유사성을 암시

적으로 나타내면서 비교하는 수사법이다. 여기에는 직유에서처럼 두 사물

사이의 유사성을 표면적으로 연결해 주는 어사가 개입하지 않는다. 따라서

두 사물의 유사성은 합리성을 초월해 있으며, 그럴 경우 독자의 직관적인 사

고와 상상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은유는 직유보다 세련된 문학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40)

39) 장하늘(2009), 184. 
40) 도업(2013), 281.

 

『화엄경』「십회향품」에 나타나는 은유법을 살펴보면, 품 전체가 은유적

비유로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그 일례를 간단히 살펴보

면 다음과 같다.

 

이런 선근으로써 이렇게 회향하나니, 이른바 산란치 않은 회향과 일심으

로 하는 회향과 제 뜻으로 하는 회향과 존경하는 회향과 동하지 않는 회향

과 머물지 않는 회향과 의지함이 없는 회향과 중생의 마음이 없는 회향과

조급한 마음이 없는 회향과 고요한 마음으로 하는 회향이다.41)

41)『大方廣佛華嚴經』第24卷(T10, 131b).

 

여기서 은유로 사용된 비유는 선근회향 = 산란치 않은 회향․일심으로 하

는 회향․제 뜻으로 하는 회향․존경하는 회향․동하지 않는 회향․머물지

않는 회향․의지함이 없는 회향․중생의 마음이 없는 회향․조급한 마음이

없는 회향․고요한 마음으로 하는 회향이다. 여기서의 은유는 ‘은유의 지시

(laréférence)’에 해당하는데, 은유의 지시의 문제는 은유가 말하고자 하는 세

계와 관계하는데, 이 세계는 은유적 진리의 문제를 달리 표현한 말이다.42) 따

라서 이 경문에서 은유적 지시는 선근회향이며, 이 은유적 지시가 가리키는

것은 선근회향 10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문의 또 다른 은유의 일례를

살펴보자.

42) 정기철(2004), 63.

 

보살마하살은 선근을 이렇게 회향한다. ①법계가 무량한 것처럼 지혜를

내는 것도 그와 같게 하고 ②법계가 무량한 것처럼 부처님을 뵈옵는 것도

그와 같게 하며, ③법계가 무량한 것처럼 부처 세계에 가는 것도 그와 같게

하고, ④법계가 무량한 것처럼 보살행도 그와 같게 하며, ⑤법계를 끊을 수

없는 것처럼 일체지로 얻는 것도 그와 같게 하고 ⑥법계가 동일한 것처럼

일체지를 얻는 것도 그와 같게 하면, ⑦법계가 저절로 청정한 것처럼 일체

중생을 청정하게 하는 것도 그와 같게 하리라. ⑧법계가 어디고 순응해 가

는 것처럼 일체 중생들이 보현행을 행하는 것도 그와 같게 하고 ⑨법계가

일체 중생을 장엄하는 것처럼 일체 중생이 보현보살의 장엄을 얻는 것도 그

와 같게 하며, ⑩법계를 깨뜨릴 수 없는 것처럼 일체 중생이 무너지지 않는

선근을 얻는 것도 그와 같게 하리라.43)

43)『大方廣佛華嚴經』第21卷(T9, 535a)

 

여기서의 은유 역시 은유적 지시라고 할 수 있다. 보살선근회향의 모습을

10가지로 세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선근회향=10가지 회향의 모습으로, 이것

은 어떻게 선근을 회향할 것인가에 대한 회향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은 리쾨르의 ‘의미의 상호작용론’을 경문에서 살펴보자.

 

어떤 것이 보살마하살의 열째 법계와 같은 무량한 회향[法界等無量廻向]

인가? 그 보살마하살은 ① 때 없는 비단을 정수리에 매고 큰 법사의 기별을

받고는 법을 널리 보시하고, ②큰 자비를 일으켜 중생들을 보리심에 편히

머물게 하여 그들을 이롭게 하되 항상 쉬지 않으며, ③보리심으로 선근을

기르고 중생들을 지도하는 스승이 되어 그들에게 일체지의 길을 보이며, ④

중생들을 위해 법 창고의 해가 되어 선근의 깨끗한 광명으로 일체를 두루

비추고, 일체 중생들을 평등하게 보나니, 그것은 그들로 하여금 항상 쉬지

않고 선근을 행하게 하고 청정하고 미묘한 지혜를 길러 모든 선근의 업을

버리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44)

44)『大方廣佛華嚴經』第32卷(T10, 171a).

 

이 경문의 내용은 이름에 대한 해석이다. 제10등법계무량회향이란 것은

지바라밀을 체로 삼아, 이 지위의 보살이 지혜와 자비가 원만하기 때문에 법

사가 되어서 법을 베풀어 중생을 이롭게 함을 감당함을 밝힌 부분이다.45)

리쾨르는 의미론을 ‘모든 표현은 사건이며, 의미로도 이해된다.’46)라고 정

의하였는데, 그렇다면 위 경문에서 사건에 해당되는 것은 ‘법계와 같은 무량

한 회향[法界等無量廻向]’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실천 행으로 제시

된 것이 ①에서부터 ④까지의 내용이다. 그리고 또 문장의 의미와 지시를 가

진다는 은유의 속성에 ‘법계와 같은 무량한 회향[法界等無量廻向]’의 내용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은유의 문장은 다의성(多義性 polysemy)에

의해 가능47)하기 때문이다. 십회향품 의 모든 내용이 이러한 구조로 구성

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위에서 일례로 언급한 ‘법계와 같은 무량

한 회향[法界等無量廻向]’역시 다양한 내용의 의미들이 함의되어 있는 것이

다.

45)「新華嚴經論」第21卷(T36, 860c). 
46) 정기철(2004), 82. 
47) 정기철(2004), 83.

 

2) 비유의 직유법

직유법(simile, 直喩法)은 비유․비교중심의 문학적 수사법으로 ‘명유법(明

喩法)’이라고도 한다. 이 수사법은 비유법 중 가장 간단하고 명쾌한 형식으

로, 2개의 사물을 직접적으로 비교하여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내

포된 비유를 사용하는 은유법과 달리 겉으로 드러나는 비유이므로 묘사가

정확하고 논리적·설명적인 것이 특징이다. 즉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기 위해

다른 사물의 비슷한 속성을 직접 끌어내어 비교하므로, 공식적인 비교표현

매체를 사용하여 유사성을 명백히 지적한다. 이 때 비유되는 사물과 비유하

는 사물은 ‘같이’, ‘처럼’, ‘마냥’, ‘마치…’, ‘~격이다’, ‘~인 양’, ‘~듯이' 등의 형식

으로 연결하여 쓰이고 있다. 다음은 이품에 나타난 직유의 용례이다.

 

보살마하살은 이렇게 회향하고, 선근과 모든 서원을 닦아 익혀 마치 큰 

구름이 비를 내리는 것과 같다. 중생들을 위하기 때문에, 방일하지 않고

모든 선근을 잘 닦아 익히는데 마치 바다처럼 측량하기 어렵다.48)

48)『大方廣佛華嚴經』卷第20(T9, 525a).

 

여기서는 ‘마치’, ‘같이’, ‘처럼’의 직유법으로써 보살이 회향하는 선근의 덕

[모습]을 비유하고 있다. 이 ‘大雲雨와 같다’라는 것에 5가지 뜻[덕]이 있으니,

첫째는 두루하기 때문이요, 둘째는 윤택함을 이루기 때문이며, 셋째는 능히

비를 내리게 하기 때문이요, 넷째는 비는 능히 먼지와 더위를 소멸하기 때문

이며, 다섯째는 비는 능히 나무와 꽃을 자라게 한다. 회향의 대원도 역시 5가

지 뜻[덕]을 구족하고 있다49)고 한다.

49)「華嚴經探玄記」第8卷(T35, 268a).

 

일체업과 인연이 꿈과 같고, 음성이 메아리와 같고, 중생이 그림자와 같

고, 모든 법이 요술과 같음을 알지마는 그러나 인연과 업의 힘을 망가뜨리

는 것이 아니므로, 업의 작용이 광대한 줄을 알 것이니, 온갖 법이 하나도

짓는 일이 없음을 이해하면서도 지음이 없는 도를 행하여 잠깐도 폐하지 않

는다.50)

50)『大方廣佛華嚴經』第28卷(T10, 155b).

 

여기서 표현된 직유의 형태는 ‘꿈과 같고’, ‘음성이 메아리와 같고’ , ‘중생이

그림자와 같고’, ‘모든 법이 요술과 같다’는 것이다. 이 경문의 내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온갖 법을 바르게 관찰하여 보살의 행을 실천하면서 온갖 지혜를

구하는데 퇴전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마치 진여가 일체세간의 음성을 두루 포섭하듯이 선근회향

도 그와 같아서 온갖 차별한 음성과 신통과 지혜를 얻고서 갖가지 언사[말]

를 두루 낸다. 비유컨대 마치 진여가 일체 법에 구하는 것이 없듯이 선근의

회향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로 하여금 보현의 수레를 타고 벗어나되 일체 법

에 탐하는 일이 없다.51)

51)『大方廣佛華嚴經』第30卷(T10,164a).

 

이 수사법에서 사용된 직유의 표현은 ‘마치~같다’, ‘~듯이’ 이다. 여기서의

핵심은 선근회향의 덕은 진여의 일체 음성을 두루 포섭함과 같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경문에 표현된 직유의 형태는 많으나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3) 강조의 열거법

이품에서 또 하나 많이 사용되고 있는 수사법은 열거법이다. 이 열거법은

불교경전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열거법(enumirantion)은 관계

있는 것을 많이 드는 설명문이나 논증문에 많이 쓰이는 기교로, ‘열서법(列敍

法)’이라고도 한다.「십회향품」에 나타난 일례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

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이러한 선근으로써 일체중생을 이익케 하려

고 회향하며…중략… 일체중생이 보리를 구하게 하려고 회향하며, 일체중

생이 평등을 얻게 하려고 회향하며, 일체중생이 어질고 선한 마음을 얻게

하려고 회향한다.52)

52)『大方廣佛華嚴經』第28卷, (T10, 155a).

 

이 경문에서 설하고 있는 것은 삼종회향인 중생회향, 보리회향, 실제회향

이다. 그리고 다음의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집착이 없고 속박이 없이 해탈한 마음으로 회

향하되, 세간이나 세간법을 분별하지 않으며, 보리나 보리살타를 분별하지

않으며, 보살의 행이나 뛰어나는 도(道)를 분별하지 않으며, 부처님이나 모

든 부처님의 법을 분별하지 않으며, 중생을 조복하거나 중생을 조복하지 않

음을 분별하지 않는다. 선근이나 회향함을 분별하지 않으며, 자신이나 다

른 이를 분별하지 않으며, 보시하는 물품이나 보시받는 이를 분별하지 않으

며, 보살의 행이나 등정각 (等正覺)을 분별하지 않으며, 법이나 지혜를 분별

하지 않는다.53)

53)『大方廣佛華嚴經』第31卷, (T10, 169b).

 

열거법을 사용하여 설하고 있는 이 회향도 역시 삼종회향에 대해 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오늘 우리현대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제

7 보살마하살의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따라주는 회향[隨順一切衆生廻向]에

서 그 일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보살마하살이 보시할 적에 이런 마음을 내나니, 이른바 집착이 없는 마

음[無著心]·결박이 없는 마음[無縳心]·해탈하는 마음[解脫心]·큰 힘을 가

진 마음[大力心]·매우 깊은 마음[甚深心]·잘 거두어주는 마음[善攝心]·고

집이 없는 마음[無執心]·오래 산다는 것이 없는 마음[無壽者心]·잘 조복한

마음[善調伏心]·산란치 않은 마음[不散亂心]·허망하게 억측하지 않는 마

음[不妄計心]·가지가지 참 성품을 갖춘 마음[具種種寶性心]·과보를 구 하

지 않는 마음[不求果報心]·모든 법을 분명히 아는 마음[了達一切法心]·큰

회향에 머무는 마음[住大廻向心]·모든 이치를 잘 결정하는 마음[善決諸義

心]·일체 중생으로 위없는 지혜에 머물게 하는 마음[一切衆生住無上智

心]·큰 법의 광명을 내는 마음[大法光明心]·온갖 지혜의 지혜에 들어가는

마음[入一切智智心]이다.54)

54)『大方廣佛華嚴經』第29卷(T10,157c).

 

위의 열거법을 통해서 교설하고자 한 것은 보살의 일체중생을 평등하게

따라주는 회향에 대한 덕목으로 보시할 때 이러한 10가지 마음을 가져야한다

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마음

을 무시하는 경우가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 이품에서 제시하고 있는 이러한

마음을 가진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보다 더 평화로운 세상이 될 수 있

다. 지금까지 상술한 수사법외에도 십회향품 에는 다양한 형태의 수사법들

이 사용되고 있으나, 여기에 대해서는 차후기회로 미루고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4. 산문과 운문유형의 비유묘사

산문은 언어의 리듬감 없이 자유로운 문장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뜻

하며, 운문은 리듬감 있는 언어로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게

송(시)’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55) 그리고 묘사란 어떤 대상이나 사물, 현상 따

위를 언어로 서술하거나 그림을 그려서 표현하는 것으로 상상의 재현이다.

묘사의 방법으로는 ‘기술적 표현’에 의한 것과 ‘설명적 표현’에 의한 것, ‘인상

적 표현’에 의한 것 등이 있다. 무엇을 묘사하느냐에 따라 현실묘사, 사물묘

사, 자연묘사, 인물묘사, 심리묘사, 행동묘사, 분위기 묘사 등이 있다.56) 예를

들면, “아름다운 바다였다. 시퍼렇게 날선 물마루 수평선에 눈이 시렸다.”에

서 앞은 주제, 뒤는 묘사이다. 따라서 묘사는 묘사로써 주제를 전개함을 말하

는 것이다.

55) 강기선(2015), 113.
56) 장하늘(2009), 215.

 

여기서는「십회향품」의 산문․운문[게송․詩]․묘사의 비유에 대하여 살

펴보도록 하겠다.「십회향품」에서 시설된 언어의 형태는 주로 산문의 설법

이 먼저 이루어진 다음, 후반부에서 앞의 설법을 강조하기위해 핵심을 운문

의 게송을 반복으로 설하고 있다. 이때 사용된 문학적 표현기법은 묘사이다.

다음은 경문에 나타난 산문유형의 묘사비유에 대한 일례이다.

 

①미진수의 금강당 부처님이 모두 그 앞에 나타나서 함께 칭찬하였다. ②

“잘하는 일이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이 보살지광삼매에 들었도다. 선남

자여, 이것은 시방으로 각각 십만세계의 티끌수 부처님들이 신력으로 그대

에게 가피하려는 것이며, 또한 비로자나 여래의 지난 옛 서원의 힘과 위신의

힘이며, 또 그때의 지혜가 청정한 연고며, 모든 보살의 선근이 더욱 수승한

연고로 그대로 하여금 이 삼매에 들어서 법을 연설케 하려는 것이다.”57)

57)『大方廣佛華嚴經』第23卷(T10,124a)

 

이 내용은 산문유형의 비유를 묘사한 것이다. 즉, 금강당불이 금강당보살

을 찬탄하는 ①은 동태묘사이고, 구체적인 내용인 ②는 설명적으로 묘사한

상태묘사라고 할 수 있다.「십회향품」의 각각 10개의 회향덕목은 산문과 

문의 형식으로 동태묘사와 상태묘사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

고 또 이것을 세부적으로 현실묘사, 사물묘사, 자연묘사, 인물묘사, 심리묘

사, 행동묘사, 분위기 묘사 등으로 표현하여 교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다음은 제1회향 보살마하살의 일체 중생을 구호하면서도 중생이라는 상

을 여의는 회향에서 언급된 산문비유의 묘사이다.

 

③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친구 아닌 이를 수호하고 회향하되 친구와

다름이 없게 하나니, 무슨 까닭인가. 보살마하살이 일체 법이 평등한 성품

에 들어간 연고로, 중생에게 잠깐도 친구가 아니란 생각을 내지 아니하며,

설사 어떤 중생이 보살에게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키더라도 보살은 자비한

눈으로 보고 성내지 아니하며, 중생들의 선지식이 되어 바른 법을 연설하여

닦아 익히게 하기 때문이다.58)

58)『大方廣佛華嚴經』第23卷(T10, 125a). 

 

③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상태묘사와 심리묘사 그리고 행동묘사에서 심리

묘사 등으로 전이되어져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④마치 큰 바다는 어떠한 독한 것으로도 변하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보

살도 그러하여, 어리석고 지혜 없고 은혜를 모르고 심술궂고 완악하고 교만

하여 잘난 체하고 마음이 캄캄하여 선한 법을 알지 못하는 그런 종류의 나

쁜 중생들이 갖가지로 못견디게 굴더라도 능히 움직이지 못한다.59)

⑤마치 일천자(日天子)가 세간에 나타날 적에 소경들이 보지 못한다고

해서 숨어버리지 아니하며, 또 건달바성이나 아수라의 손이나 염부제의 나

무나 높은 바위나 깊은 골짜기나, 티끌·안개·연기·구름 따위가 가린다

고 해서 숨어버리지 아니하며, 또 시절이 변천한대서 숨고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60)

59)『大方廣佛華嚴經』第23卷(T10, 125a). 
60)『大方廣佛華嚴經』第23卷(T10, 125a).

 

④와 ⑤의 비유는 ③의 내용에 대한 사물묘사, 자연묘사에 해당된다. 즉 ③

을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한 표현방법으로 자연사물의 묘사를 사용하였다.

 

⑥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큰 복덕이 있고, 마음이 깊고 넓으며, 바른 

생각으로 관찰하여 물러나지 않고, 공덕과 지혜에 끝까지 이르며, 높고 훌

륭한 법에 뜻을 두어 구하며, 법의 광명이 두루 비치어 온갖 이치를 보며,

모든 법문에 지혜가 자재하여 항상 일체 중생을 이익하려고 선법을 닦으며,

실수하여서도 중생을 버리려는 마음을 내지 아니한다.61)

61)『大方廣佛華嚴經』第23卷(T10, 125a).

 

⑥은 심리묘사에 해당되는 비유로, 여기서의 내용은 법과 비유를 함께 해

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에서 교설하고자 한 내용의 핵심은 고뇌 받

는 이를 구호하는 것을 친구 아닌 이를 친구와 다름없이 여기는 것과 큰 바다

가 변하지 아니함에 비유하는 것과 태양에 비유하는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문과 운문유형의 비유가 혼합된 묘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때 금강당보살이 시방의 온갖 대중들을 관찰하여 법계에 이르고, 깊은

뜻[句義]에 들어서 한량없는 마음으로 좋은 행을 닦으며, 대비심으로 모든

중생을 두루 덮어 삼세에 여래의 종성이 끊어지지 않게 하며, 모든 여래의

공덕 법장에 들어가 모든 부처님의 법신을 내며, 중생들의 마음을 잘 분별

하여 그들이 심은 선근이 성숙함을 알고, 법신에 머무르면서 일부러 청정한

육신을 나타내고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게송으로 말하였다.62)

62)『大方廣佛華嚴經』第23卷(T10, 126c).

 

부사의한 겁 동안 도를 닦아서 / 정진하는 굳은 마음 걸림 없으며

중생의 무리들에 이익 주려고 / 부처님의 공덕을 항상 구하네.63)

세상을 어거하는 동뜬 사람이 / 그 뜻을 잘 닦아서 밝고 깨끗해

모든 중생 건지려는 마음을 내니/ 그 사람 회향장에 능히 들도다.64)

63)『大方廣佛華嚴經』第23卷(T10, 126c).
64)『大方廣佛華嚴經』第23卷(T10,126c).

 

여기서 사용된 묘사의 경우, 산문은 동태묘사와 상태묘사 그리고 심리묘사

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묘사 속에는 게송을 설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운문(게송) 역시 산문과 동일하게 동태묘사와 상태묘사 그리고 심리묘사로써 

회향할 선근을 밝히는데 이 게송은 사무량심의 공덕을 설명하고 있다.

 

Ⅳ. 십회향품 의 현대 문학적 위상과 의의

 

이장에서는 십회향품 의 불교적 위상과 십회향의 현대문학적 위상과 의

의를 불교 교학적 측면과 문학적 측면으로서 십회향의 위상, 그리고 사회적

측면에서의 활용가능성의 측면에서 살펴보겠다.

 

1. 불교 교학적 측면

불교 교학적 측면에서 이품이 차지하는 위상은 크게 2가지 측면이다. 첫째

는 십회향의 목적이 삼처(三處)에 있다는 것이다.「십회향품」은 금강당 보살

이 智光三昧에 들어서 부처님의 한량없는 지혜를 얻은 다음, 그 삼매에서 일

어나 열 가지 廻向을 말한 것이다. 여기서 교설되고 있는 열 가지 회향의 항

목에는 우리 인류가 함양해야 될 윤리덕목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고 해도 과

언이 아니다. 열 가지 회향을 삼처회향(三處迴向)의 구조로 세분할 수 있는

데, 여기에 대해「화엄경탐현기」에서는 다음과 같이 주석하고 있다.

 

"처음에 理를 기준하여 말하면, 相을 버리는 것을 廻라고 하고, 理에 들어

가는 것을 向이라고 한다[實際廻向]. 둘째, 중생을 이롭게 하는 관점에서 말

하면 진리를 證得하지 않는 것을 廻라 하고, 대비로 따라가며 중생을 구제

함이 있음을 向이라고 한다[衆生廻向]. 셋째로 보리라는 관점에서 말하면,

닦은바 선근으로 三有와 二乘을 願하지않는 것을 廻하고 이름하고, 바로 무

상보리에 나아가는 것을 向이라고 한다[菩提廻向]."65)고 주석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삼처회향(三處廻向)사상이다. 여기에 대해 혜원의「大乘義章」

第9卷의「迴向義三門分別」66)에서 보리회향과 중생회향, 실제회향을 修習하는

까닭에 대한 논리적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어 주목된다.

65)「華嚴經探玄記」第7卷(T35, 243a).

66)「大乘義章」卷第九「迴向義三門分別」, (T44, 636c-637c).

 

둘째, 십회향은 誓願의 성격이 강하여 ‘十廻向願’으로도 일컬어지고 있다

는 점이다. 보살마하살에게는 불가사의한 大願이 있어 법계를 충만하고 널

리 일체중생을 구호한다. 그것은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회향을

배우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의 회향에는 10가지가 있는데 이것을 60권본『화

엄경』을 토대로 내용을 정리해보면 ①相에 빠지지 않고 중생을 구제함 ②不

壞의 신심 ③삼세제불의 회향을 배움 ④無邊世界에서 회향을 이룸 ⑤일체에

대한 隨喜와 佛刹莊嚴 ⑥善根회향 ⑦평등하게 중생에게 수순함 ⑧진여와 같

이 평등을 이룸 ⑨보현경계에 합일함 ⑩행원을 법계와 같게 함을 말한다. 따

라서 십회향사상은 불교의 가르침 아래 시설된 모든 법과 이를 수행 실천하

는 수행자와 아직도 삼독의 마음에 미혹(迷惑)한 상태에 남아있는 중생이 대

승불교를 완성시키는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실제적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가히 대승불교완성의 꽃이다. 그리고 또한「십회향품」은 불교교학의 진수

(眞髓)의 극치라 할 수 있는 10가지 항목의 회향을 교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위상은 자못 지대하다.

 

2. 문학적 측면으로서 십회향의 위상

문학적 측면에서 십회향품 이 가지는 위상을 살펴보았을 때, 이 10가지

회향사상의 교설이 다양한 문학적 요소로써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

다. 사실 지면상 미처 다루지 못한 것은 이 글의 한계지만, 상술한 내용 외에

도 이 품에 함의된 문학적 특성은 다양하다는 것은 큰 성과다. 문학적 측면에

서 본「십회향품」의 위상은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이 품은 문장구조 전체가 순수한 언어로서 10가지 회향의 진리를 교

설하고 있다는데, 그 위상이 있다. 왜냐하면 순수한 언어로 교설된 열 가지의

회향에는 각각 보리회향․중생회향․진여[실제]회향의 삼종회향의 뜻이 모

두 들어 있기 때문에 십회향은 결국 세 가지 회향을 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불괴회향(不壞廻向)과 등일체불회향(等一切佛廻向)에 보이는

삼종회향이다

 

보살은 선근 공덕을 온갖 지혜에 회향하며67), 일체중생을 성숙시키는

데에 회향한다.68)또한 법성과 상응토록 하며69), 일체의 모든 일과 생각에

집착을 떠나도록 하는 대로 회향한다.70) 모든 일을 할 때에도 마음을 항상

온갖 지혜의 길에 회향하여 뜻을 두어 생각하고 잠깐도 버리지 않는다.71)

일체중생을 이익케 하기 위하여 보리의 무량한 대원에 머물며, 수없이 광대

한 선근을 수지하며 선한 일을 부지런 히 닦아 모든 이들을 구호한다.72)

(魔)의 경계를 벗어나서 부처의 경계에 들게 하며, 세간의 씨를 끊고 여래의

종자를 심으며, 삼세의 평등한 법에 머물게 한다.73)

67)『大方廣佛華嚴經』第27卷(T10, 127c). 
68)『大方廣佛華嚴經』第27卷(T10, 128b). 
69)『大方廣佛華嚴經』第27卷(T10, 128b). 
70)『大方廣佛華嚴經』第27卷(T10, 128b). 
71)『大方廣佛華嚴經』第27卷(T10, 129c). 
72)『大方廣佛華嚴經』第27卷(T10, 129c). 
73)『大方廣佛華嚴經』第27卷(T10, 130c)

 

이상의 화엄의 삼처회향[삼종회향] 사상이 드러나고 있는 중요한 대목의

산문이다. 여기서 사용된 문학적 표현법은 열거법과 묘사의 비유이다. 있는

그대로의 진리를 문학에서는 ‘언어의 제일 규약은 진리의 전달74)이라고 한

다. 둘째,「십회향품」의 실제작가는 난해한 십회향 각각의 내용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유려한 문학적 표현방법으로 쉽게 해석을 가했다는 데 문학

적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여기에 대한 일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74) 황계정(1997), 3. 

 

그 낱낱 세계가 다 법계와 평등하고 한량없고 그지없이 청정한 묘한 보

배의 장엄거리로 장엄하였으니, 이른바 아승기 청정한 보배자리에는 여러

보배 옷을 깔았고, 아승기 보배 휘장에는 보배 그물을 드리웠고, 아승기 보

배 일산에는 일체 보배가 서로 비치었고, 아승기 보배 구름에서는 여러 보

배를 내리고, 아승기 보배 꽃이 두루 청정하고, 아승기 모든 보배로 이루어

진 난간에는 청정하게 장엄하였고, 아승기 보배 풍경[寶鈴]에서는 부처님의

미묘한 음성을 연주하여 법계에 흘러 퍼지고, 아승기 보배 연꽃은 가지각색

의 보배 빛으로 찬란하게 되었다.75)

75)『大方廣佛華嚴經』卷第三十三(T10,174c).

 

이 경문은 산문유형의 일례로 의보의 결과가 원만함에 관한 것인데, 여기

서의 내용은 안의 보배장엄에 대한 것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사용된 문학

적 표현기법은 수사인 활유법과 열거법이다. 활유법은 생명이 없는 무생물

을 생명이 있는 생물처럼 표현하는 방법이다. 즉 단순히 생물적 특성만을 부

여해야만 활유법이고, 만일 인격적 속성이 부여되면 의인법이 된다.

 

셋째, 이품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보시’에 관한 위상이다. 이 보시의 내

용은 제6회향에서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교설하고 있다. 보시는 대승보살의

실천수행인 6바라밀의 첫째 항목으로 제시되고 있는 윤리덕목이라 할 수 있

다. 여기서 이렇게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보시를 다양한 문학적 비유로써 교

설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추측컨대 회향사상과 깊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보시를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회향의 기본이 되는 것이 ‘무주상 보시’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제6회향에서 무재칠시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인체와 오장육부, 골수, 뼈, 손톱, 발톱 등까지도 구걸해오면

아낌없이 베풀 것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상용된 문학적 표현은

이미지와 묘사, 수사법등이다. 결국 이러한 다양한 문학적 표현을 통해서 강

조하고자 한 것은 문학적 측면에서의 십회향품 의 가치와 위상은 십회향에

담긴 교설의 진리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에 항상 존재하고 있

다는 것이다.

 

3. 사회적 측면에서의 활용가능성

「십회향품」은 사회적 측면에서의 활용 가능한가? 본 연구자는 충분히 활

용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그 이유를 4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품에는 오늘날 우리 중생[인간]의 삶은 애욕에 휘감기고, 무명에

덮이고, 지옥의 고통에 얽매이고, 마음에 의혹을 품고, 평안한 경지를 알지

못하여 생사의 황야를 헤매면서 무한한 고통을 받는 중생들의 이러한 현실

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바로 십회향이다. 이것은 10가지 서원사상으로도

일컬어지는 윤리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 내용은 현대문학성을

함의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도를 높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우리의 

삶이 곧 불교이다. 불교=우리의 삶인 것이다. 우리의 삶을 다룬 것이 문학이

기 때문에 ‘불교=우리의 삶=문학’의 연결선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사

회의 교육기관, 복지관, 공공시설과 연계하여 우리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다

고 본다. 따라서 인접학제간의 소통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셋째, 오늘날 정신적 피로에 대한 치유의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열

가지 항목이라고 생각된다. 사회전반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슈들[문제]

속에 있는 것은 삼독심과 오욕의 마음 등의 실체로부터 발생한다. 자신의 이

기심만을 충족할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따뜻한 배려심이 바로 ‘회향’이다.

그런 까닭에 십회향품 에서는 유려한 문학적 표현과 기법들로써, 자신의 善

根과 功德行을 자신의 이기심은 버리고, 利他의 마음으로 널리 다른 곳에 올

바르게 회향하는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설해주고 있는 것이다. 넷째, 이품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다양한 마음들이 교

설되어 있다. 회향하는 마음은 우리가 배워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다. 그러면

품에 보이는 이러한 마음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법으로 반연할 경계를 삼아, 광대한

마음과 물러가지 않는 마음을 내고, 한량없는 겁 동안에 희유하고 얻기 어

려운 마음을 닦아서 모든 부처님으로 더불어 다 평등하나니, 보살이 이렇게

모든 선근을 살펴보고, 신심이 청정하며 대비심이 견고하여, 매우 깊은 마

음·환희한 마음·청정한 마음·가장 승한 마음·부드러운 마음·자비한

마음·불쌍히 여기는 마음·거두어 보호하는 마음·이익하는 마음·안락

한 마음으로써 널리 중생을 위하여 진실하게 회향하는 것이요, 입으로 말만

하는 것이 아니다.76)

76)『大方廣佛華嚴經』第23卷(T10, 125b).

 

여기서 설하고 있는 내용은 회향하는 마음에 대한 부분이다. 이외에도「십

회향품」에서 교설되고 있는 중요한 것은 회향하는 願과 일체중생을 널리 제

도하기 위한 회향, 회향하는 행, 보시하고 기뻐하는 마음, 보시할 때 내는 마

음, 선근으로 회향하는 마음 등이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들은 종교여부를 떠

나 사회전반에서 얼마든지 활용 가능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Ⅴ. 결론

 

지금까지 이글에서는『화엄경』「십회향품」에 담긴 현대문학성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 논문의 구성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는데, 먼저 제Ⅱ장은「십

회향품」의 핵심사상을 첫째, 회향의 의미와 경전유래를 살펴보고, 둘째, 금

강당과「십회향품」이름의 含意를, 셋째,「십회향품」의 중심사상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십회향품」에서 교설하고 있는 10가지 회향은 ① 일체 중생을

구호하면서도 중생이라는 생각을 떠난 회향(救護一切衆生離衆生相廻向)이

고, ② 깨뜨릴 수 없는 회향(不壞廻向)이다. ③ 모든 부처님과 동등한 회향(等

一切佛廻向)이며, ④ 모든 곳에 이르는 회향(至一切處廻向)이다. ⑤ 다함이

없는 공덕장 회향(無盡功德藏廻向)이고, ⑥ 견고한 일체 선근을 따르는 회향

(隨順堅固一切善根迴向)이다. ⑦ 일체중생을 평등하게 따라주는 회향(等隨

順一切衆生廻向)이며, ⑧ 진여인 모양의 회향(眞如相廻向)이며, ⑨ 집착도 속

박도 없는 해탈회향(無著無縛解脫廻向)이고, ⑩ 법계와 평등한 무량회향(等

法界無量廻向)이라는 것이다. 제Ⅲ장에서는「십회향품」에 담긴 현대 문학성

을 첫째,「십회향품」의 플롯(plot)구조 둘째,「십회향품」의 등장인물을 셋째,

「십회향품」에 나타난 수사법에 대하여 가장 빈번하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은

유법과 직유법 그리고 열거법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리고「십회향품」에서

는 다양한 문학적 수사법을 사용하여 ‘회향’을 교설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렇게 경전에서 많은 비유와 수사적 표현방법을 사용한 것은 교

설자체가 심오하여 일반인이 이해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십회향품」역

시 이러한 보살만행의 하나로, 부처님의 회향을 닦아 배워야 모든 보살의 10

가지 실천행을 강조하고 있는 품이다. 넷째, 산문과 운문유형의 비유묘사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주지하다시피『화엄경』은 부처님의 세계를 꽃으로 비유

한 수승한 대승경전이다. 이품 역시 다양한 문학적 비유로써 10가지 회향을

교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 제Ⅳ장은「십회향품」의 불

교적 위상과 십회향의 현대문학적 위상과 의의를 불교 교학적 측면과 문학

적 측면으로서 십회향의 위상, 그리고 사회적 측면에서의 활용가능성의 측면

에서 살펴보았다. 그 결과,『화엄경』「십회향품」에서 언급되고 있는 10가지

회향이란, 결국 보살이 닦은 善根을 중생과 보리와 진여의 3가지로 회향하는

것이다. 이 열 가지 회향의 최종목적은 보살도 실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

었다. 화엄의 십회향 사상과 현대문학이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

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