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야단법석

받은편지와 그리고 답장

실론섬 2006. 7. 30. 16:30

실론섬님의 글을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글을 씁니다

 

저는 결코 수행이 깊거나 교리에 밝은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에 답글을 단 이유는 제가 처음 불교에 입문해
어렵게 교리공부를 했었던 것이 생각나 저보다 늦게 불교에 입문하신 불자님들에게
기초적인 것이나마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본 게시판에서 논쟁이 된 기복신앙에 대한 이견들을 바라보며
착잡함을 달랠길이 없었습니다 저역시 대승불교권에서 태어나 대승경전을 의지해
공부를 해온 사람으로서 대승불교를 폄하하는 발언에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제 자신 역시 10여년 전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관음기도를 통해 삶을 포기하려던
절망적인 순간을 불보살님의 가피로 극복했던 사람인지라 기도행위나 기복을 비불교 미신으로까지
매도하는 것에 반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불교의 궁극적 목표?! ? 피안으로 가는 것이지요 복을 비는 행위가 수단이 되고
목적이 된다면 문제겠지만 그것이 하근기 중생들의 깨달음으로 가기위한 과정이고
일종의 방편이라면 긴 안목으로 수용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 불자가 1500~2000만 이라고들 하지만 기복을 배제한 채 순수교리로
교단을 끌어간다면 과연 불교신자가 얼마나 유지되겠습니까 이것이 아직은 한국불교의 현실이려니

생각하시고 실론섬님께서도 기복신앙에 대한 배타적인 입장을 조금만 바꿔주시면 그리고

표현을 조금 순화된 용어로 써주신다면 불제자들끼리 서로를 공박하고 다투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론섬님의 정법구현에 대한 열정과 노고에 감사드리고 해박하신 불교지식에
많은 것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님의 글을 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올리니 그간의 섭섭하신 감정이 있으시다면 불제자답게
털어버리시고 이곳을 찾는 많은 불자님들께 계속해서 부처님의 생생하신 원음을
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님의 말씀대로 게시판에 올라오는 많은 글들이 미신이나 신비주! 의적 내용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저 역시 그것에 동화가 돼고 은연중에 그대 로 안주하려는 듯한 제 자신을 이번 논쟁을 통해

발견하고 재발심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합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

 

석암님...()...

 

비 피해는 없으신지요?

이곳은 요즈음 건기라서 날씨가 많이 무덥습니다.

 

세상 중생들치고 기복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몇명이나 될련지요?

저도 기복을 추구하는 중생이고 특히 해외에서 먹고 살기 위해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다보면

기복을 추구하는 마음은 국내에 있는 어느 불자보다 더 할 것 입니다.

 

저는 대승불교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대승불교의 가르침을 거꾸러 이해하고 그것을

변질 왜곡시키는 사이비 수행승이나 사이비 신도들을 비난 하는 것 입니다. 제 글

어디에도 대승의 참된 가르침을 비난하는 글은 없습니다.

 

저는 기복을 비난 합니다. 그것은 붓다의 불교가 아니라 미신교 무당교라고 입에 담기

힘든 말을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복 그 자체를 비난하기 보다 기복=매불행위 이기

때문 입니다.  지금의 한국불교는 기복 자체의 문제보다는 더 심각한 것이 바로

매불행위 입니다. 그 매불행위는 기복에 바탕을 두고 있고요...

 

매불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든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붓다를 천명 죽이는 것보다

더 나쁜 행위 입니다. 우리가 조상님이나 아버님 이름을 팔거나 욕되게 하는 것만으로도

불효막심인데.. 어찌 불자라는 허울을 쓰고 부처님을 돈에 팔아 넘길 수 있겠는지요..??

차라리 스스로 불자라고 자청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이곳도 기복는 있습니다. 하안거가 끝나는 날에 (한국의 백중날과 같음)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데 그중 가장 큰 행사가 "피릿"이라는 행사 입니다. 초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행사가 벌어 지는데... 손에다가 실을 묶어주며 사업 잘되고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라고 스님들이 축원해 줍니다. 그리고 사람이 죽어도 와서 염불해 주고 ...

회사 새로 오픈하거나 집을 새로 옮기거나 할때면 언제나 스님들을 초빙해서 염불을

해 달라고 하고 축원을 부탁 합니다.

 

하지만 절대로 돈거래는 없습니다. 재가자들은 항상 공양을 올리기 때문에 수행승 입장에서

보면 평생 얻어 먹는데.. 그리고 앞으로도 공짜로 얻어 먹을 날이 얼마인데...불자들이

그런일 있으면 앞장서서 와서 염불해 줍니다. 그동안 얻어 먹은 꽁짜밥 값 하는 것 입니다.

그럴때 밥값 안해주면 언제 하겠습니까?

 

그리고 자비경과 보배경을 염불해 줍니다. 그 내용을 굳이 제가 여기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 것 입니다. 이기적인 기도를 하다보면 나 자신도 어느듯 이기적으로 됩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변명해도 결국은 그렇게 스스로 변하게 되는 것 입니다.

 

30년을 넘게 절에 다녀도 남의 일에 무관심하고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쌀쌀맞고

불자들끼리 인상이나 쓰고... 왜 그렇게 되는줄 아십니까? 모두다 이기적인 기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나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변해 버린 것 입니다.

 

아미타불님의 48본원을 곰곰히 되짚어 보십시요. 우리 스스로 그러한 본원을 세우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린들 아미타불이 못 되겠습니까? 아니 아미타불보다

더 좋은 정토를 만들수도 있을 것 입니다. 아미타불이 5겁의 세월이 필요 했다면 우린들

500겁 세월속에 그러한 본원을 잊지 않는다면 훨씬 좋은 정토를 못 만들겠습니까?

 

불교는 육도윤회를 주장 합니다. 자등명이며 법등이고 .. 인과의 법칙을 따릅니다.

그러면 아미타불은 육도를 부정하고 극락으로 바로 가서 그곳에서 성불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이름을 부르면 무조건 극락세계에 태어난다고 했습니다.

 

세살먹은 아이들도 그럼 이게 불교냐? 왜 교리가 이렇게 서로 다르냐고 햇갈립니다.

하지만 정토삼부경이나 옛날 훌륭하신 정토종의 고승들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십시요.

하나도 붓다의 교리와 틀리지 않습니다. 우리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주위에서

들려오는 관세음보살 찾는 소리에 우리 스스로 관세음보살이 되라는 가르침으로

생각한다면 하나도 틀린게 없습니다.

 

하지만 기복으로만 믿는다면 이건 불교가 아닙니다. 기독교가 예수님 찾고 천당가는거나

아미타불을 神 으로 만들어 놓고 극락간다고 호도하는거나 뭐가 다르겠습니까?

오히려 정토교가 기독교 보다 더 못한 미신교에 불과한 것이지요.

 

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저는 알고 있습니다. 모카페에서 서로 모여서

기복을 부추키고 그리고 부적이나 팔면서...ㅎㅎㅎ 그런 사람들 입니다.

무아인데 도대체 누가 윤회를 하느냐? 空 이란 무엇이냐? 물어보면 횡설수설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불자가 아닙니다. 사이비들이지요. 저를 공격하는 그사람은 그러한

카페에서 활동하는 수행승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기의 법칙을 아시죠... 그것은 空 을 설명하는데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왜 자리이타의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가에 대한 궁극적인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나 아닌 다른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가? 라는 세살짜리 아이의

질문에 가장 정확한 답은 우리들은 연기의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 친구에게 연기란 무엇인가? 라고 묻자 그는 갈대단을 비유하여 설명을

했습니다. 두개의 갈대단은 서로 의지하고 있을때는 서 있을 수 있지만 어느 하나가

없으면 홀로 서 있을 수 없다... 내 행복이 남의 행복이고 남이 잘되면 나도 잘되고...

 

굳이 긴 설명이 없을 것 입니다. 연기를 깊이 사유하다 보면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이기적인 기복이 사라 집니다. 내 스스로의 존재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세상에는 홀로 사는 법은 없습니다. 

 

저는 나무아미카페에서 현재 글쓰기가 중지되어 있습니다. 강퇴 시켰다가 다시 복원

했다가 다시 글쓰기 중지 시켰다가... 혜련님도 햇갈리지요. 기복을 부추키는 수행승들이

집요하게 실론섬을 강퇴 시키라고 주인장을 괴롭히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카페에서 계륵과도 같은 존재이지요.

 

그냥 글쓰기가 다시 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퇴 될 수도 있을 것이고요...

그러나 별 미련은 없습니다. 불교 최대 카페인 것 만큼 스스로의 아집과 아상을 버리고

포용과 관용이 필요한데... ㅎㅎㅎ 거기 아니더라도 활동할때가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저는 단 한사람이라도 붓다의 불교로 되돌아 온다면 그걸로 만족 입니다.

이제는 과거의 까막눈 시대도 아니고 정보가 제한된 시대도 아닙니다.

 

배우고 똑똑한 불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불교의 이상한 모양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 이게 과연 불교인가? 라고 회의를 가지는 사람도 많습니다.

기복도 안하고 재도 안지내는 절도 늘어 나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 제 이야기만 했군요... ^^

죄송 합니다.

 

언젠가 다시 인연이 닿는다면 나무아미카페에서 다시 뵐 날이 있을 것 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 하십시요.

실론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