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수경(晝度樹經) 제 2 [초 1일송]
(이 경은 『증일아함경 』 제33권 제39품인 「등법품」의 두 번째 소경과 내용이 동일하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곳에서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삼십삼천(三十三天)에 있는 주도수(晝度樹)3) 잎이 시들어 노래지면, 이 때 삼십삼천 대중들은 머지않아 그 나뭇잎은 반드시 떨어지리라고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다시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 나뭇잎이 떨어지고 나면 이 때에도 삼십삼천 대중들은 그 나뭇잎은 머지않아 반드시 다시 피어나리라고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또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 나뭇잎이 피어나면 이 때에도 삼십삼천 대중들은 그 나무는 머지않아 반드시 잎이 피어 그물처럼 덮을 수 있으리라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다시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가 잎이 피어 그물처럼 덮으면 이 때에도 삼십삼천 대중들은 그 나무는 머지않아 새부리 같은 꽃봉오리를 틔울 것이라고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다시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가 새부리 같은 꽃봉오리를 틔우면 이 때에도 삼십삼천 대중들은 그 나무는 머지않아 반드시 발우처럼 생긴 꽃을 피우리라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또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가 이미 발우처럼 꽃을 피우면, 이 때에도 삼십삼천 대중들은 그 나무는 오래지 않아 반드시 꽃이 활짝 필 것이라고 기뻐하고 즐거워한다.
만일 주도수의 꽃이 활짝 피면, 100유연(由延 : 由旬) 안에 그 광명이 비추고, 그 빛이 비치며, 그 향기가 두루 풍긴다. 이 때에 삼십삼천 대중들은 여름 넉 달 동안 하늘의 5욕(欲)의 공덕(功德)을 구족하였으므로 스스로 즐기고 기뻐하나니, 이것을 삼십삼천 대중들이 주도수 밑에 모여 즐기고 기뻐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런 이치와 같이 성인[聖]의 제자들에게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여 그들은 출가하기를 생각하면 이 때 거룩한 제자들을 엽황(葉黃)이라 부르는데, 마치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 나뭇잎이 시들어 누렇게 되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다시 거룩한 제자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捨舍] 집 없이 도를 배우게 되면, 이 때 거룩한 제자들을 엽락(葉落)이라 부르는데, 마치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다시 거룩한 제자들이 탐욕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며,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으로 초선(初禪)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게 되면, 이 때 거룩한 제자들을 엽환생(葉還生)이라 부르는데, 마치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 나뭇잎이 다시 나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또 거룩한 제자들이 각과 관이 이미 그쳐 안으로 고요히 한마음이 되어, 각도 없고 관도 없으며,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제2선(第二禪)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게 되면, 이 때 거룩한 제자들을 생망(生網)이라 부르는데, 마치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에 잎이 그물처럼 덮는 것과 같은 경우이니라.
또 거룩한 제자들은 기쁨의 탐욕을 여의고, 평정하여 구함 없이 노닐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몸에 즐거움을 깨닫는다. 이른바 저 성인이 말한 성인의 평정[捨] 기억[念] 즐거움에 머묾[樂住] 공(空)을 갖추어 제 3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게 되면, 이 때 거룩한 제자들을 생여조훼(生如鳥喙)라 부르는데, 마치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가 새부리 같은 꽃봉오리를 내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또 거룩한 제자들은, 즐거움도 멸하고 괴로움도 멸하는데, 기쁨과 걱정의 근본은 이미 다 멸한 상태이다. 그리하여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평정[捨] 기억 [念] 청정(淸淨)이 있는 제 4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게 되면, 이 때 거룩한 제자들을 생여발(生如鉢)이라 부르는데, 마치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가 발우와 같은 꽃을 피우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다시 거룩한 제자들은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심해탈(心解脫)과 혜해탈(慧解脫)을 이루어 현재에 있어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며 성취하여 노닌다. 그래서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이 이미 서고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뒷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게 되면, 이 때 거룩한 제자들을 진부개(盡敷開)라 부르는데, 마치 삼십삼천에 있는 주도수가 꽃을 활짝 피운 것과 같은 경우이다.
그가 번뇌가 다한 아라하비구(阿羅訶比丘)가 되면 삼십삼천 대중들은 선법정전(善法正殿)에 모여 칭송하고 찬탄한다.
'저 아무개 높은 제자는 아무개 마을에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게 되었다.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심해탈과 혜해탈을 성취하여 현재 세계에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해 노닌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뒷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뜻을 알았다.'
이것을 번뇌가 다한 아라하(阿羅訶)의 모임이라 하나니, 마치 삼십삼천 대중들이 주도수 밑에 함께 모인 것과 같으니라."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주도수는 파리질다(波利質多, parijata)나무라고도 하며 향변수(香遍樹)라고 번역한다. 콩과에 소속된 식물로서 인도 히말라야산 아래 스리랑카 버마 말레이지아 자바 등지에 서식한다. 나무의 줄기는 높고, 껍질은 엷은 회색이며, 작은 가시가 많다. 잎은 우상엽(羽狀葉)이고 꽃은 주머니 모양으로 크고 붉으며 매우 아름답다. 이 나무는 도리천(?利天) 제석궁(帝釋宮)인 선견성 동북쪽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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