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 아함경/증일아함경

증일아함경 해제

실론섬 2015. 5. 10. 01:00

한글 증일아함경 해제 

동국역경원 편 


1. 역본(譯本)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은 한역(漢譯) 사아함경의 하나로서, 파리어(巴利語) 경전 오니가야(五尼柯耶 Nikaya) 가운데의 증지부(增支部)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증일’이건 ‘증지’건 그것은 모두 석존의 교법을 조직하고 정리하여, 일법(一法)에서 십법(十法)까지의 법문 수를 따라 편찬한 경전으로서, 한역 아함경은 파리어 경전의 주석 부분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성립은 파리어 경전보다 뒤에 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한역 아함경은 파리어의 계통이 아니요 북방의 범어 계통이라는 것도 알 수 있는데, 더구나 이 증일아함경 같은 것은 그 조직이나 내용으로 보아 분명히 거기에 속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역 증일아함경에는 전․후 이종(二種)의 번역이 있다. 그 첫째 번역은 부진(符秦)의 건원(建元) 20년(서기 384)에 도카륵국(兜?勒國) 사람 다르마난디이[曇摩難題]가 장안(長安)에서 번역한 것으로서 모두 50권이요, 그 둘째 번역은 동진 융안(東晋隆安) 원년(서기 397)에 계빈국(?賓國)의 삼장(三藏) 상가데바[僧伽提婆]가 건린(建린) 동정사(東亭寺)에서 번역한 것으로서 모두 51권으로 되어 있는데, 첫째 번역은 현재 없고 그 둘째 번역만이 현재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있는 송(宋) ․ 원(元) ․ 명(明) 장경에는 모두 역자를 다르마난디이로 하고, 고려장경에는 역자를 상가데바로 하여 51권 52품으로 되어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둘째 것인 상가데바의 번역은, 중아함경의 후기(後記)와 고승전 제1권 <상가데바전>에 의하면 “첫째 번역은 번역한 문장이 매우 졸렬하여 그 뜻과 맛을 완전히 나타내지 못하였기 때문에, 상가데바는 한어를 배워 사문 혜지(慧持) 등 40 여인과 함께 개역(改譯)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경록(經錄)에 기재된 것을 보면 그 일부의 수정에 지나지 않은 듯하다. 


이 경의 註疏에 있어서는 <분별공덕론(分別功德論)> 4권의 일부만이 있는데 누구의 번역인지 모른다. 그것도 이 경의 서품(序品)에서 제자품의 일부에 이르는 주소로서 아마 그 뒤의 대승 불교도들이 대승의 교리에 의하여 주석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또 이 한역 증일아함경은 여러 경으로서 중국에서 따로 번역된 것에 23종이 있다. 


2. 조직과 성립 내용 


이 증일아함경은 석존의 교법을 법문의 수를 따라 정리하고 편찬한 것으로서, 파리어의 선견율(善見律)에서는 이 경의 성질을 밝히되 “증일 니가야란 무엇인가. 하나하나의 갈래를 증가함으로써 <칫타파리야다아나경> 등 9,557경을 두고 있다”(漢譯 善見律 1권)고 하였고, 오분율(五分律) 30권에는 “이것은 일법(一法)에서 차츰 더해 십일법(十一法)까지를 한데 모아 일부(一部)로 하여 증일아함이라 부른다”고 한 것처럼, 그 법수도 일법(一法)에서 차츰 높이 올라가 십일법(十一法)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경의 주소인 <분별공덕론> 2권에 의하면 “이 경은 원래 백까지 있었는데 아난다의 부촉을 받은 우다라가 세상을 떠났을 때에는 이미 90 가지를 잃어 버렸고, 그 제자 선각(善覺)은 그 스승에게서 열 한 가지만을 이어 받았다”고 적혀 있는데,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다음에는 이 경의 성립 연대에 대해서 살펴 보겠다. 한역 사아함은 파리어의 오니가야의 성립보다도 훨씬 뒤인데, 더구나 이 증일아함경에 있어서는 그 성립 연대가 가장 새로운 것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일법(一法), 이법(二法)이라 하여 그 명목을 드는 파리어 증지부에 비해서, 이 한역 아함경은 더 보태고 끼운 것은 원래 말할 것도 없지마는, 그것을 대조해 볼 때에는 이 한역 증일아함경 가운데 있는 것으로서 파리어 증지부의 여러 경에 해당하는 것은 겨우 151경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서품에 이르러서는, 그것이 뒷사람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더구나 대승경전에서 말하는 “경전을 쓰고 베끼는 공덕”을 말했고, 혹은 “세존의 설법은 가지각색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마음을 내어 대승으로 나아간다”고 말했으며, 또는 “방등 대승의 이치는 그윽하고 깊다”고 말한 것 등, 또 제2권 <광연품>에서는 여래의 금강신(金剛身)을 말하고, 제44권 십불선품 제2경에는 “나 석가모니 부처의 수명은 매우 길다. 왜 그러냐 하면 이 육신은 죽지마는 법신(法身)은 존재하기 때문이다”라고 한 것은, 대승 열반경의 법신 상주설(法身常住說)의 표현과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흔히 장차 올 부처로서 미륵을 들고 있는 것 등으로 보면, 그것은 현저한 변천을 보이는 것으로서 대승적 색채를 매우 농후하게 띠고 있다. 또 그 외에도 제18권 사의단품(四意斷品)의 제9경에는 “여래에게는 네 가지 불가사의가 있다. 그것은 소승이 알 바가 아니다”고 한 것은, 분명히 대승에 대한 소승을 의미한 것으로서 소승을 가벼이 보는 경향을 띠고 있다. 


혹은 제29권 육중품 제2경에는 “목갈라나가 동쪽을 향해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불토의 기광여래(奇光如來) 곁으로 나아가는 것” 등은 정토(淨土)에 관한 사상의 편린(片鱗)을 보여 주는 것으로서 교리가 많이 변천한 자취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증일아함경의 현재의 내용은, 파리어 증지부에서 보는 것과 같은, 증일적 경향을 띤 경전에서 흔히 부처님 말씀을 보태어 차츰 발전한 것으로서, 대승경전이 성립 된 뒤에 완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성립 연대에 있어서 그것이 번역되기는 서기 384년이기 때문에 아마 그 원형(原形)은 서기 2, 3세기쯤에 있었으리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이 경은 어느 부파(部派)에서 전한 것인가에 대하여는, 구사(俱舍)의 계고(稽古)에서는 이것을 대중부(大衆部)에서 외우는 것이라 하고, 남전(南傳) 논사(論事)에서는 각 부파가 모두 그 주장의 근거로서 오니가야를 인증하는 것으로 보면, 오니가야?사아함경은 모두 여러 부파의 통송(通誦)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역 증일아함경도 또한 여러 부파들이 다 같이 통송한 것으로서, 그 부파의 교리의 발전을 따라 이 증일아함경도 현재의 꼴과 같은 발전을 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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