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 아함경/중아함경

제8권 - 미증유법품(未曾有法品) - 032. 미증유법경(未曾有法經)

실론섬 2015. 6. 21. 21:22

중아함경 제 8 권 

4. 미증유법품(未曾有法品) 제 4 ①


032. 미증유법경(未曾有法經) 제 1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존자 아난은 해질 무렵에 편안히 앉아 있던 자리[燕坐 : 참선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가섭불(迦葉佛) 때에 처음으로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梵行)을 행하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가섭불 때에 처음으로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未曾有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가섭불 때에 처음으로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고 도슬다천(兜瑟?天 : 도솔타천)에 나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가섭불 때에 처음으로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고 도슬다천에 나셨다 하니,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가섭불 때에 처음으로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을 행하고 도슬다천에 나셨는데, 세존께서는 훨씬 뒤에 나셨는데도 하늘의 수명[天壽]과 하늘의 빛깔[天色]과 하늘의 명예, 이 세 가지에 있어서 도슬다천에 훨씬 먼저 난 사람들보다 나으셨습니다. 그래서 모든 도슬다천은 기뻐하여 뛰면서 '이 천자는 너무나 기이하고 특별하다. 큰 여의족(如意足)이 있고 큰 위덕(威德)이 있으며, 큰 복[福祐]이 있고 큰 위신력(威神力)이 있다. 왜냐 하면 그는 훨씬 뒤에 태어났지만 하늘 수명과 하늘 빛깔과 하늘 명예의 세 가지에 있어서 도슬다천에 먼저 태어난 사람들보다 우세하기 때문이다'라고 찬탄하였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가섭불 때에 처음으로 불도에 뜻을 두어 범행(梵行)을 행하고 도슬다천에 나셨는데, 세존께서는 훨씬 뒤에 나셨는데도 하늘의 수명과 하늘의 빛깔과 하늘의 명예, 이 세 가지에 있어서 도슬다천에 먼저 난 사람들보다 나았고, 그 때문에 모든 도슬다천이 다 기뻐 뛰면서 '이 천자는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다.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다. 왜냐 하면 그는 훨씬 뒤에 태어났는데도 하늘 수명과 하늘 빛깔과 하늘 명예의 세 가지에 있어서 도슬다천에 먼저 태어난 사람들보다 낫기 때문이다'라고 찬탄했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도슬다천에 계시다가 거기서 목숨을 마치신 뒤에는 일부러 어머님의 태에 들어가셨습니다. 이 때에 모든 천지를 진동시키시고, 크고 묘한 광명으로써 세간을 두루 비추시어 그윽하고 어두운 모든 곳까지도 가리움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저 해와 달은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는데 그 광명으로도 비치지 못하는 곳을 당신께서 다 환하게 비추셨습니다. 저 중생들은 이 묘한 광명으로 말미암아 각각 앎을 내어 '특별한 중생이 태어날 것이다. 특별한 중생이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도슬다천에 계시다가 거기서 목숨을 마치신 뒤에는 일부러 어머님의 태에 들어가셨는데, 그 때에 모든 천지를 진동시키고, 크고 묘한 광명으로써 세간을 두루 비추시어 그윽하고 어두운 모든 곳까지도 가리움이 없어서 이른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다는 저 해와 달의 광명으로도 비추지 못하는 곳을 당신께서는 다 환하게 비추셨으므로, 저 중생들은 이 묘한 광명으로 말미암아 각각 앎을 내어 '특별한 중생이 태어날 것이다. 특별한 중생이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일부러 어머님의 태에 머물러 계시다가 오른쪽 옆구리를 의지하여 태어나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어머님의 태에 머물러 계시다가 오른쪽 옆구리를 의지하여 태어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몸을 펴시고 어머님의 태에 계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몸을 펴시고 어머님의 태에 계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태에 싸여 어머님의 태에 계시면서도 피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또한 정(精)과 모든 부정(不淨)한 것에도 더럽혀지지 않으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태에 싸여 어머님의 태에 계시면서 피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정과 모든 부정한 것에도 더럽혀지지 않으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일부러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셨습니다. 그 때 모든 천지를 진동시키고, 크고 묘한 광명으로써 세간을 두루 비추시어 그윽하고 어두운 모든 곳까지도 가리움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른바 저 해와 달이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는데도 그 광명으로 비추지 못하는 곳까지 당신께선 다 환하게 비추셨습니다. 저 중생들은 이 묘한 광명으로 말미암아 각각 앎을 내어 '특별한 중생이 태어났다. 특별한 중생이 났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일부러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셨는데, 그 때 천지가 다 진동하고, 크고 묘한 광명으로써 세간을 두루 비추시어 그윽하고 어두운 모든 곳까지도 가리움이 없어서 이른바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다는 저 해와 달의 광명으로도 비추지 못하는 곳까지 당신께서 다 환하게 비추셨으므로 저 중생들은 이 묘한 광명으로 말미암아 각각 앎을 내어 '특별한 중생이 태어났다. 특별한 중생이 태어났다'라고 말했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몸을 펴신 채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몸을 펴신 채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태에 싸여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시면서도 피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정과 모든 부정한 것에도 더럽혀지지 않으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태에 싸여 어머님의 태에서 나오시면서도 피에도 더럽혀지지 않고, 정과 모든 부정한 것에도 더럽혀지지 않으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 네 천자(天子)가 손에 아주 고운 옷을 가지고 어머님 앞에서 어머님을 기쁘게 하였고, '이 동자는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합니다.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습니다'라고 찬탄하였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나셨을 때, 네 천자가 손에 아주 고운 옷을 가지고 어머님 앞에서 어머님을 기쁘게 하였고, '이 동자는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합니다.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력이 있습니다'라고 찬탄했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처음 태어나셨을 때 곧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으시며, 또한 모든 방위를 관찰하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태어나셨을 때에 곧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으시며, 모든 방위를 관찰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처음 태어나셨을 때 곧 그 어머님 앞에 큰 못이 생겼는데 그 못의 물은 언덕까지 차 올라, 어머니가 그 물로 깨끗이 씻을 수 있게 했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태어나셨을 때 곧 어머님 앞에 큰 못이 생겼고, 그 물이 언덕까지 차 올라 어머니가 그 물로 깨끗이 씻을 수 있게 했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처음 태어나셨을 때 허공에서 빗물이 쏟아져 내려왔는데, 하나는 차고 하나는 따뜻하여, 세존의 몸을 씻겼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태어나셨을 때 허공에서 빗물이 쏟아져 내려왔는데, 하나는 차고 하나는 따뜻하여, 세존의 몸을 씻겼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처음 태어나셨을 때 모든 하늘이 허공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하늘의 푸른 연꽃 분홍 연꽃 붉은 연꽃 흰 연꽃과 하늘의 문다라꽃[文  羅華:만다라화]과 가루 전단향을 세존 위에 뿌렸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처음 태어나셨을 때 모든 하늘이 허공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하늘의 푸른 연꽃 분홍 연꽃 붉은 연꽃 흰 연꽃과 하늘의 만다라 꽃과 가루 전단향을 세존 위에 뿌렸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아버지 백정왕(白淨王)의 집에 계시면서 밭농사를 감독하시다가 염부나무 밑에 앉으시어, 욕심[欲]을 여의시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겨나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初禪)을 얻어 노니셨습니다. 그 때는 한낮이 좀 지난 때라서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으나 오직 염부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세존의 몸에서 더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그 때 석백정(釋白淨)은 밭농사를 짓는 곳으로 가서 살펴보다가 농부에게 물었습니다.

  '농부여, 동자는 어디 있느냐?'

  농부가 대답했습니다.

  '하늘의 동자께선 지금 염부나무 밑에 있습니다.'

  그러자 석백정은 염부나무 밑으로 갔습니다. 그 때 백정은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으나 오직 염부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세존의 몸에서 옮겨가지 않은 것을 보고, '이제 이 아이는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구나.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력이 있다. 무슨 까닭인가? 한낮이 지나 다른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는데도 염부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아이의 몸에서 옮겨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한낮이 지난 뒤에,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으나 염부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세존의 몸에서 옮겨가지 않았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 비사리국( 舍離國)의 커다란 숲속에서 노닐으셨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밤을 지내시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사리성으로 들어가 밥을 빌러 다니셨습니다. 걸식을 마치신 뒤에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손발을 씻고 니사단(尼師檀)을 어깨에 걸치고 숲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는 한 그루의 다라(?羅)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을 깔고 가부좌하고 앉으셨습니다. 이때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으나 오직 다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세존의 몸에서 옮겨가지 않았습니다. 그때에 석마하남(釋摩訶男)1)은 한낮이 훨씬 지난 시간에 어슬렁거리며 커다란 그 숲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한낮이 지난 시간에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는데 오직 다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세존의 몸에서 옮겨가지 않은 것을 보고 '사문 구담(瞿曇)은 너무도 기이하고 특별하구나.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다. 왜냐 하면 한낮이 지나서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는데도 오직 다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사문 구담의 몸에서 옮기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한낮이 지난 뒤에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 갔는데도 오직 다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세존의 몸에서 옮겨가지 않았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 비사리의 커다란 숲속에서 노니셨습니다. 그때 여러 비구들은 발우를 맨땅에 두었었습니다. 마침 세존의 발우도 또한 그 가운데 있었는데, 원숭이 한 마리가 부처님의 발우를 가지고 갔습니다. 비구들은 부처님의 발우를 깨뜨리지 않을까 걱정되어 꾸짖었으나,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꾸짖지 말라. 발우를 깨지 않을 것이다.'


그 원숭이는 부처님의 발우를 가지고 어떤 사라나무[娑羅樹]로 가더니, 천천히 나무 위로 올라가 벌꿀을 채취하여 발우에 가득 담은 다음 천천히 나무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나아가 꿀발우를 세존께 바쳤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받지 않으셨습니다. 그러자 그 원숭이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 젓가락으로 벌레를 집어낸 뒤에 다시 돌아와 부처님께 바쳤습니다. 부처님께서 또 받지 않으시자 원숭이는 다시 한쪽에 물러나 앉아 물을 떠다가 꿀을 타서 다시 가져와 부처님께 바쳤습니다. 세존께서는 그때서야 비로소 받으셨습니다. 원숭이는 부처님께서 꿀이 담긴 발우를 받으시는 것을 보고, 기뻐하여 뛰면서 물러나 춤추고 한 바퀴 빙 돌곤 떠나갔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그 원숭이로 하여금, 세존께서 꿀발우를 받으시는 것을 보고 기뻐하여 뛰고 물러나 춤추고는 빙 돌아 떠나가게 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 비사리의 미후수(??水) 가에 있는 높은 다락집에서 노니셨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방석을 볕에 쪼여 말린 다음 먼지를 털어 내셨습니다. 그런데 때 아니게 먹장구름이 허공을 뒤덮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하면서도 세존을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세존께서는 볕에 쪼인 방석의 먼지를 털고 한 곳에 거두어 두신 뒤에 빗자루로 쓸고 집의 바닥에 앉으셨습니다. 먹장구름은 세존께서 방석을 다 거두신 뒤에야 큰 비를 내려, 낮은 곳 높은 곳 할 것 없이 물에 다 잠겼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저 먹장구름으로 하여금, 세존께서 방석을 거두신 뒤에야 큰 비를 내려 낮은 곳이나 높은 곳 할 것 없이 물에 다 잠기게 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 발기국(跋耆國)을 유행하시면서, 온천림 사라나무 밑에 앉아 계셨습니다. 그때는 한낮이 지난 때라서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는데도 오직 사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세존의 몸에서 옮겨가지 않았습니다. 이때 라마(羅摩)동산 주인은 동산으로 구경을 나갔다가, 한낮이 지난 때라서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가 다 옮겨갔는데도 오직 사라나무 그림자의 그늘만은 세존의 몸에서 옮겨가지 않은 것을 보고 '사문 구담은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한 분이시다.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으신 분이다. 왜냐 하면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는데 오직 사라나무 그림자만은 그 그늘이 세존의 몸에서 옮겨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한낮이 지나 다른 모든 나무 그림자는 다 옮겨갔는데도 오직 사라나무 그림자의 그늘만은 세존의 몸에서 옮기지 않았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 아부신실(阿浮神室)에 계셨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지니시고, 아부촌에 들어가 걸식하셨습니다. 걸식하신 뒤에 가사와 발우를 거두어 손발을 씻으시고, 니사단을 어깨에 메고 신실에 들어가 고요히 앉으셨습니다. 그때 하늘에서는 크게 우레가 치고 우박이 내려 소 네 마리와 농부 두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들을 장사 지낼 때에 대중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큰 소리들이 진동하였습니다. 이때 세존께서는 해질 무렵에 연좌에서 일어나, 신실에서 나와 한데[露地]서 거닐고 계셨습니다. 그때 그 대중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세존께서 해질 무렵에 연좌에서 일어나, 신실에서 나와 한데서 거닐고 계시는 것을 뵙고,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부처님을 따라 거닐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돌아보시고 그에게 물으셨습니다.

'무슨 일로 대중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저 큰 소리가 진동하는가?'

그가 아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오늘 하늘에서 크게 우레가 치고 우박이 내려 소 네 마리와 농부 두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들을 장사지내느라고 대중들이 시끄럽게 떠들어 저렇게 큰 소리가 진동하는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아까 그 소리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하였다.'

'세존께서는 아까 주무셨습니까?'

'아니다.'

'세존께서는 그 때 깨어 계시면서도 그 큰 소리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그렇다.'

그 사람은 곧 '여래 무소착 등정각의 행동은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며 지극히 고요하구나. 왜냐 하면 깨어 계시면서도 그 큰 소리를 듣지 못하셨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깨어 계시면서 그 큰 소리를 듣지 못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저는 들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어느 때 울비라(鬱  羅)의 니련연(尼連然 : 尼連禪) 강가에 있는 아사화라니구류(阿?羅尼拘類)나무 밑에 계시면서 처음으로 불도를 얻었습니다. 그 때 7일 동안 큰비가 와서 높은 데건 낮은 데건 할 것 없이 물이 가득 차서 넘쳐흘렀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맨땅 위를 거니셨는데, 거기서 먼지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만일 세존께서 물이 가득 차서 넘쳐흘렀는데도 맨 땅에서 거니시자, 거기서 먼지가 일어났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마왕(魔王)이 6년 동안 부처님을 쫓아다니면서 그 장점과 단점을 엿보았으나, 틈을 얻지 못하고 그만 지쳐 돌아갔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마왕이 6년 동안이나 쫓아다니면서 그 장점과 단점을 엿보았으나, 틈을 얻지 못하고 그만 지쳐 돌아가게 하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의 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7년 동안 몸을 생각하고, 항상 생각하시어 끊지 않으셨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만일 세존께서 7년 동안 몸을 생각하고, 항상 생각하시어 끊지 않으셨다면, 저는 이것을 세존의 미증유법으로 받아 간직하겠습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여래(如來)로부터 또 하나의 미증유법을 받아 간직하라. 아난아, 여래는 각(覺)이 생기는 것을 알고 머무르는 것을 알며, 멸하는 것을 안다. 그리고 항상 알아 모르는 때가 없다. 아난아, 여래는 사상(思想)이 생기는 것을 알고 머무르는 것을 알며, 멸하는 것을 안다. 그리고 항상 알아 모르는 때가 없다. 그러므로 아난아, 너는 여래로부터 이 하나의 미증유법을 더 받아 간직하라."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