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 아함경/중아함경

034. 박구라경(薄拘羅經)

실론섬 2015. 7. 8. 14:57

034) 박구라경(薄拘羅經) 제 3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지 오래지 않아 존자 박구라(薄拘羅)는 왕사성을 유행하시면서 죽림가란다원(竹林迦蘭?園)에 있었다. 그 당시 어떤 이학(異學)이 있었는데, 그는 존자 박구라가 출가하기 전의 친한 벗이었다. 그는 오후에 천천히 거닐어 존자 박구라에게 나아가 서로 문안한 뒤 한쪽에 앉았다. 


이학이 말하였다.

"현자 박구라여, 내가 물을 일이 있는데 들어주겠는가?"

존자 박구라가 대답하였다.

"현자여, 그대는 묻고 싶은 대로 물어 보아라. 내가 듣고 생각해 보리라."


이학이 물었다.

"현자 박구라여, 그대는 이 바른 법 안에서 도를 배운 지 얼마나 되는가?"

존자 박구라가 대답하였다.

"이학이여, 나는 이 바른 법 안에서 도를 배운 지 80년이 되었다."

  

이학이 또 물었다.

"현자 박구라여, 그대는 이 바른 법 안에서 도를 배운 지 80년 동안에 혹시 음욕을 행한 기억이 있는가?"

존자 박구라가 이학에게 말했다.

"그대는 그런 질문은 하지 말고 다시 다른 일을 물어보라. '현자 박구라여, 너는 이 바른 법에서 도를 배운 지 80년 동안에 혹 욕상(欲想)을 일으킨 기억이 있는가?'라고 말이다. 이학이여, 그대는 마땅히 이렇게 물어야 하리라."

  

그러자 이학은 곧 그렇게 물었다.

"나는 이제 다시 현자 박구라에게 묻노라. 그대는 이 바른 법 안에서 도를 배운 지 80년 동안에 혹 욕상을 일으킨 기억이 있는가?"

존자 박구라는 이 이학의 물음으로 인해 곧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현자들이여, 나는 이 바른 법 안에서 도를 배운 지 80년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을 가지고 뽐낼 생각은 조금도 없다."

만일 존자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또 박구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현자들이여, 나는 이 바른 법 안에서 도를 배운 지 80년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 한 번도 욕상이 없었다."

만일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또 박구라는 말한다.

"여러분, 나는 분소의(糞掃衣)를 입은 지 80년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을 가지고 뽐낼 생각은 조금도 없다."  

만일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또 박구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나는 분소의를 가진 지 80년이나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거사의 옷을 받은 기억이 없고, 아직까지 한 번도 멀쩡한 옷감을 끊어서 옷을 만들지 않았다. 그리고 아직까지 한 번도 다른 비구를 시켜 옷을 만들지 않았고, 아직까지 한 번도 바늘을 가지고 옷을 꿰매게 하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한 번도 바늘을 가지고 주머니를 깁게 하거나 나아가 바늘 한 땀도 뜨게 하지 않았다."

만일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또 박구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현자들이여, 나는 걸식한 지 80년이나 되었다. 그러나 이것을 가지고 뽐낼 생각은 조금도 없다."

만일 존자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존자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또 박구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현자들이여, 나는 걸식한 지 80년이나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번도 거사의 청을 받은 기억이 없고, 아직까지 한 번도 차례를 넘겨 걸식하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한 번도 지극히 깨끗하고 맛있고, 풍성한 음식을 얻을 수 있는 큰 집으로 가서 걸식하지 않았고, 아직까지 한 번도 여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 않았으며, 아직까지 한 번도 비구니 방에 들어간 기억이 없고, 아직까지 한 번도 비구니와 서로 안부를 물은 기억이 없으며, 나아가 길에서도 서로 말하지 않았다."

만일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또 박구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현자들이여, 나는 이 바른 법 안에서 도를 배운 지 80년이나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번도 사미를 기른 기억이 없고, 아직 한 번도 속인을 위하여 설법한 기억이 없으며, 나아가 4구의 게송도 또한 그를 위하여 말한 기억이 없다."

만일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또 박구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현자들이여, 나는 이 바른 법 안에서 도를 배운 지 80년이나 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 번도 앓거나 나아가 잠깐 동안이나마 두통을 앓아본 적이 없었고, 아직까지 한 번도 약이나 나아가 한 조각의 하리륵(訶梨勒)을 먹어본 기억조차 없다."

만일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또 박구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현자들이여, 나는 가부좌하고 앉은 지 80년이나 되었다. 그동안 아직까지 한 번도 벽에 기대거나 나무에 기댄 적이 없었다."

만일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또 박구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현자들이여, 나는 3일 밤낮 동안에 세 가지를 통달해 증득했다."

만일 박구라가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다시 박구라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 현자들이여, 나는 가부를 맺고 앉아 열반에 들리라."

  

박구라는 곧 가부좌를 틀고 앉아 열반에 들었다. 만일 박구라가 가부좌로 앉아 열반에 들었다면 이것은 박구라의 미증유법이다.

  

존자 박구라는 이렇게 말하자, 이학과 많은 비구들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