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 아가라하나경(阿伽羅訶那經) 제 18 [제4 분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아가라하나(阿伽羅訶那)범지는 오후에 천천히 걸어서 세존께 나아가 문안드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아가라하나 범지는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쭙고 싶은 것이 있는데 허락하신다면 감히 여쭙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마음대로 물으라."
범지가 곧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범지의 경전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의 경전은 사람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사람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사람은 벼나 보리를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벼나 보리는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벼나 보리는 땅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땅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땅은 물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범지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물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세존께서는 대답하셨다.
"물은 바람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바람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바람은 허공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허공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허공은 의지하는 것이 없다. 다만 해와 달로 인하여 본래부터 허공이 있었느니라."
범지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해와 달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세존께서는 대답하셨다.
"해와 달은 사왕천(四王天)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사왕천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사왕천은 삼십삼천(三十三天)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삼십삼천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삼십삼천은 험마천(摩天 : 焰摩天)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험마천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험마천은 도슬다천(兜瑟?天)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도슬다천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도슬다천은 화락천(化樂天)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화락천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화락천은 타화락천(他化樂天)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범지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타화락천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타화락천은 범세(梵世)를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범세는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범세는 대범(大梵)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대범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대범은 인욕(忍辱) 온화함[溫] 선량함[良]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세존이시여, 인욕 온화함 선량함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인욕 온화함 선량함은 열반을 의지하여 머무느니라."
범지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열반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지의 의욕(意欲)은 무궁한 일을 의지한다. 그러므로 네가 이제 내게 질문하는 것도 끝이 없다. 그러나 열반은 의지하는 것이 없다. 다만 열반은 멸하여 마치는 것이요, 열반은 제일이니라. 범지여, 이러한 이치가 있나니 나를 좇아 범행을 행하라."
범지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시여, 저는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세존과 법과 비구 스님들께 귀의하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아가라하나 범지는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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