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 아난설경(阿難說經) 제 6 [제4 분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은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밤에 강당에 모여 발지라제(跋地羅帝. 날마다 한결같이 현명하고 착하게 생활하는 사람))의 게송과 그 뜻을 설명하였다.
어떤 비구가 밤이 지나 이른 아침에 세존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비구는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존자 아난이 모든 비구들을 위해 밤에 강당에 모여 발지라제의 게송과 그 뜻을 설명하였습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난 비구에게 가서 '아난아,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고 말하라".
그 비구는 세존의 분부를 받들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세 번 돌고 나서 떠났다.
그는 아난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존자 아난을 부르십니다."
존자 아난은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섰다.
세존께서는 물으셨다.
"아난아, 네가 정녕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밤에 강당에 모여 발지라제의 게송과 그 뜻을 설명하였느냐?"
"예, 그렇습니다."
"아난아, 너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발지라제의 게송과 그 뜻을 어떻게 설명하였느냐?"
존자 아난이 곧 말씀드렸다.
부디 과거를 생각지 말고
또한 미래를 바라지도 말라.
과거의 일은 이미 사라졌고
미래는 아직 이르지 않았느니라.
현재 존재하는 모든 것[法]
그것 또한 이렇게 생각해야 하나니
어느 것도 견고하지 못함을 기억하라
슬기로운 사람은 이렇게 아느니라.
만일 성인의 행을 실천하는 이라면
어찌 죽음을 근심하리.
나는 결코 그것을 만나지 않으리니
큰 고통과 재앙 여기서 끝나리라.
이와 같이 열심히 힘써 행하며
밤낮으로 쉬지 말고 게으르지 말지니
그러므로 이 발지라제의 게송을
언제나 마땅히 설해야 하느니라.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아난아, 어떻게 비구가 과거를 생각하게 되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과거의 색(色)을 즐겨하여 욕심내고 집착하고 거기에 머루르며, 과거의 각(覺) 상(想) 행(行) 식(識)을 즐겨하여 욕심내고 집착하고 거기서 머문다면, 이와 같은 비구는 과거를 생각하게 됩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아난아, 어떻게 비구가 과거를 생각하지 않게 되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가 과거의 색을 즐겨하지 않아서 욕심 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거기에 머무르지 않으며, 과거의 각 상 행 식을 즐겨하지 않아서 욕심 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비구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세존께서는 다시 물으셨다.
"아난아, 어떻게 비구가 미래를 원하게 되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가 미래의 색을 즐겨하여 욕심내고 집착하고 거기에 머무르며, 미래의 각 상 행 식을 즐겨하여 욕심내고 집착하고 거기에 머문다면, 이와 같은 비구는 미래를 원하게 됩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아난아, 어떻게 비구는 미래를 바라지 않게 되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가 미래의 색을 즐겨하지 않아서 욕심 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거기에 머무르지 않으며, 미래의 각 상 행 식을 즐겨하지 않아서 욕심 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비구는 미래를 바라지 않게 됩니다."
세존께서는 다시 물으셨다.
"아난아, 어떻게 비구가 현재의 법을 받아들이게 되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가 현재의 색을 즐겨하여 욕심내고 집착하고 거기에 머무르며, 현재의 각 상 행 식을 즐겨하여 욕심내고 집착하고 거기에 머문다면, 이와 같은 비구는 현재의 법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아난아, 어떻게 비구가 현재의 법을 받아들이지 않게 되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가 현재의 색을 즐겨하지 않아서 욕심 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거기에 머무르지 않으며, 현재의 각 상 행 식을 즐겨하지 않아서 욕심 내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거기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비구는 현재의 법을 받아들이지 않게 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밤에 강당에 모여 발지라제의 게송과 그 뜻을 설명하였습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내 제자는 안목이 있고 지혜가 있으며, 이치가 있고 법이 있다. 왜냐 하면 내 제자는 스승 앞에서 이런 글귀와 이런 글로써 그 이치를 자세하게 설명하였기 때문이니라. 진실로 아난 비구의 설명과 같다. 너희들은 마땅히 그와 같이 받아 가져라. 왜냐 하면 내가 이치를 살펴 설명한다고 해도 응당 그러하기 때문이니라."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모든 비구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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