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 제 45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4. 심품(心品) 제 3 ①
[이 「심품」에는 모두 열 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다.]
심경(心經) 부미경(浮彌經)과 두 개의 수법경(受法經)과
행선경(行禪經) 설경(說經) 엽사경(獵師經)과
오지물주경(五支物主經)과
구담미경(瞿曇彌經) 다계경(多界經)이다.
172. 심경(心經) 제 1 [제4 분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비구가 혼자 조용한 곳에서 편안하게 앉아 깊이 사색하다가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무엇이 이 세상을 이끌고 가는가? 무엇이 탐욕에 물들어 집착하는가? 무엇이 자재(自在)를 일으키는가?'
그 비구는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일어나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비구는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 혼자 조용한 곳에서 좌선하며 깊이 사색하다가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무엇이 이 세상을 이끌고 가는가? 무엇이 탐욕에 물들어 집착하는가? 무엇이 자재(自在. 탐심이 자지우지하는 것) 를 일으키는가?' "
세존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야. 좋은 도가 있어야 좋은 관찰이 있고, 지극히 묘한 변재가 있으며, 좋은 생각이 있는 것이다. 비구야, 너는 '무엇이 이 세상을 이끌고 가는가. 무엇이 탐욕에 물들어 집착하는가. 무엇이 자재를 일으키는가' 하고 그렇게 물었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마음[意]이 이 세상을 이끌어 가고, 마음이 탐욕에 물들어 집착하며, 마음이 자재를 일으킨다. 비구여, 그것이 이 세상을 이끌어 가고, 그것이 탐욕에 물들어 집착하며, 그것이 자재를 일으킨다. 비구야, 많이 들은 거룩한 제자는 마음으로 세상을 이끌 가지 않고, 마음이 물들어 집착하지 않으며, 마음으로 자재하지 않는다. 비구야, 많이 들은 거룩한 제자는 마음의 자재함을 따르지 않고, 마음이 많이 들은 거룩한 제자를 따르느니라."
비구가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비구가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많이 들은 비구[多聞比丘], 많이 들은 비구라고들 말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자를 많이 들은 비구라 하며, 많이 들은 비구를 어떻게 시설(施設)하십니까?"
세존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야. 이른바 좋은 도가 있어야 좋은 관찰이 있고, 지극히 묘한 변재가 있으며, 좋은 생각이 있는 법이다. 비구야, 너는 '세존이시여, 많이 들은 비구, 많이 들은 비구라고들 말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자를 많이 들은 비구라 하며, 많이 들은 비구를 어떻게 시설하십니까?' 하고 그렇게 물었는가?"
비구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내가 설한 것은 매우 많다. 이른바 정경(正經) 가영(歌詠) 기설(記說) 게타(偈他) 인연(因緣) 찬록(撰錄) 본기(本起) 차설(此說) 생처(生處) 광해(廣解) 미증유법(未曾有法) 및 설의(說義)가 그것이니라. 비구야, 만일 어떤 족성(族姓)의 아들이 내가 말한 사구게(四句偈)에 대해 그 뜻을 알고 그 법을 알아서 법으로 나아가고 법으로 향하며, 범행(梵行)을 따라 나아간다면, 비구야, 많이 들은 비구를 말하는 데 있어서 이보다 더 뛰어난 것은 없을 것이니라. 비구야, 이와 같은 자를 많이 들은 비구라고 하며, 여래는 많이 들은 비구를 이렇게 시설하느니라."
비구가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비구가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多聞比丘明達智慧],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라고들 말합니다. 세존이여, 어떤 자를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라 하며,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를 어떻게 시설하십니까?"
세존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야, 이른바 좋은 도가 있어야 좋은 관찰이 있고, 지극히 묘한 변재가 있으며, 좋은 생각이 있는 것이다. 비구야, 너는 '세존이시여,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라고들 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자를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라 하며,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를 어떻게 시설하십니까?' 하고 그렇게 물었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야, 만일 비구가 괴로움[苦]에 대해 듣고 다시 지혜로써 괴로움을 사실 그대로 바르게 본다면, 괴로움의 발생[苦集]과 괴로움의 소멸[苦滅]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苦滅道]에 대해 듣고, 다시 지혜로써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그대로 바르게 본다면, 비구야, 이런 자를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라고 하며, 여래는 많이 들어 밝은 지혜가 있는 비구를 이와 같이 시설하느니라."
비구가 여쭈었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비구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비구가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영리하고 큰 지혜가 있는 총명한 비구[聰明比丘?慧廣慧], 영리하고 큰 지혜가 있는 총명한 비구라고들 말합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자를 영리하고 큰 지혜가 있는 총명한 비구라 하며, 영리하고 큰 지혜가 있는 총명한 비구를 어떻게 시설하십니까?"
세존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야, 이른바 좋은 도가 있어야 좋은 관찰이 있고, 지극히 묘한 변재가 있으며, 좋은 생각이 있는 것이다. 비구야, 너는 '세존이시여, 어떤 자를 영리하고 큰 지혜가 있는 총명한 비구라 하며, 영리하고 큰 지혜가 있는 비구를 어떻게 시설하십니까?' 하고 그렇게 물었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자기 자신을 해칠 생각을 하지 않고 남을 해칠 생각을 하지 않으며 또한 자기와 남을 한꺼번에 해칠 생각을 하지 않고, 비구가 다만 자기를 요익하게 하고 남을 요익하게 하며, 또한 많은 사람을 요익하게 하기를 생각하며, 세상을 불쌍히 여겨 하늘과 사람을 위해 이치와 요익을 구한다면, 비구야, 이런 자를 영리하고 큰 지혜가 있는 총명한 비구라 하며, 여래는 영리하고 큰 지혜가 있는 총명한 비구를 이렇게 시설하느니라."
비구가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세존의 말씀을 듣고 잘 받아 가지고 잘 외워 익힌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나서 돌아갔다.
그 비구는 세존의 가르침을 듣고 멀리 떠나 혼자 머물러 있으면서 게으른 마음이 없이 꾸준히 힘써 수행하였다. 그는 멀리 떠나 혼자 살면서 게으른 마음이 없이 꾸준히 힘써 수행한 뒤에는, 큰 종족의 아들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자가 현재 세상에서 오직 위없는 범행을 이루어 마쳤다. 그래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었다. 그리하여 생(生)이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목숨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리고 그 존자는 법을 알아 결국 아라한이 되었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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