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재가자의 수행이란 열심히 사는 것입니다

실론섬 2006. 1. 24. 23:11

 

합장 하옵고...()...

 

불교도는 첫번째도 두번째도 마지막에도 공부를 해야 합니다.
물론 공부에는 법공부와 마음공부가 있다고 봅니다.

 

공부란 별다른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바르게 알아야 바르게 실천하고 바르게 믿을 수 있기 때문 입니다.

불교의 교조인 붓다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그리고 경전에 대해서 약간의 지식과
나아가 기본적인 교리 정도는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공부 안하고 모르는 상태에서 믿기만 하면 맹신으로 흐르기가 쉽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산속에서 갈길을 몰라 헤매고 있는데 그 산속을 무사히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간간이 있는 이정표도 읽어 볼줄 알아야 하고 나아가서는 지도책을 쳐놓고 독도법을 알면 무지

쉽습니다. 지도도 볼줄 모르고 이정표도 읽을 줄 모르면 잘못된 길로 가게 되기가 쉽상 입니다.
혹은 내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지 조차 모릅니다.

아무리 좋은 차를 가지고 있어도 운전 할 줄 모르면 무용지물 이겠지요. 물론 자동차 경주에 나가기

위한 운전 테크닉을 배울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멋진 차를 혼잡한 도심에서 사고없이 몰아서

집에 돌아 올 정도는 되어야 겠지요. 그래야 멋진 차를 가진 보람이 있지 않겠습니까.

 

경전을 독송하고 그리고 밤새워 기도하더라도 제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새기며 하면 더

좋을 것 입니다. 구구셈을 알아야 산수를 하고 공식을 알아야 수학문제를 풀수 있겠지요.

 

붓다의 말씀은 苦 속에 허덕이며 사는 우리 중생들의 밤길을 밝혀주는 등불과도 같은

것 입니다. 바다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배를 이끌어 주는 나침판 입니다.

바르게 배워야 바른 믿음을 가질 수 있고 바른 길로 갈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오늘날 한국불교의 정체성이나 침체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이것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수없이 논의 되지만...
제 생각에는 한국 불교는 보시에 대한 붓다의 가르침만 제대로 알고 이를 승가에
시행하기만 해도 많은 부분을 고쳐 나갈 수 있을 것 입니다.  


흔히들 실천행을 이야기 합니다.
세간사를 살아가는 우리 일반재가신도들은 불교의 실천행에 대해서 일부 불교도들은 굉장히

어렵다거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재가 신도들에게 있어서 수행이란 세간사를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바로 수행(공부와 실천) 입니다.

바른 직업을 가지고 거짓말 안하고 주지 않는 것 억지로 가지지 않고 회사에서 돈 벌고 진급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처자식 먹여 살리고 때로는 막노동판에서 몸둥아리 굴려 가며 땀을
흘려야 합니다. 그게 바로 수행 입니다.

 

굳이 어려운 이웃에 보시하고 고아원이나 양로원등에 가서 자원봉사하는 것만이 붓다의 말씀을

실천하는 行 의 전부는 아니라고 봅니다.

 

붓다는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이들과 살아가야 하는 세간사의 재가자들이 짊어 지고 가야
하는 무거운 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붓다는 절대로 출가 수행승들에게
기대했던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행위와 불도의 길을 똑같이 재가자들에게 요구하지도 않았으며
기대 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재가자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적인 의무인 오계만은 적어도 준수하려고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 했으며, 그리고 또한 올바른 수단, 올바른 행위 그리고 올바른 직업으로 생계를 꾸려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 했습니다.

 

살생과 도둑질, 사기, 정직하지 못한 속임수등등을 통해 부정하고 부당한 수단으로 부를 축적하거나

생계를 꾸려 나가는 것을 경계 했습니다.

 

붓다는 절대로 재가자들에게 완벽한 도덕적 정신적 수준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재가자들의

나약함과 결점을 오히려 연민의 정으로 바라 봤을 뿐 입니다. 어떻게 하면 중생들이 좀더 행복하고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살수 있게 할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 했습니다.

 

항상 중생들이 붓다의 충고와 설법을 듣고 이를 실행함으로써 불행이 줄어 들기를 바랐고, 그리고

중생들이 큰 불행없이 살아가는 것을 보고 싶어 했습니다.

 

자식 두어명 낳아서 기르고 부모 공경하며 60평생 살아 오신 분들의 삶의 깊이는 솔직히 어지간한

수행승 못지 않다고 생각 합니다.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 자식 남편 아내 부모 등 서로 갈등하며
참고 배우고 내맘대로 안하고 자제하며 살아 온 그 수행력이 얼마나 높은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요.

 

세간사를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 집니까?
화를 낼 일, 감각적인 퀘락에 빠질일, 훔칠 일, 거짓말 할 일, 목숨을 죽일 일등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게 살아 온 세월을 아무나 하는게 아닐 것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주변을 한번 살펴 보십시요.
퀘락적인 감각에 빠져서 자신을 스스로 망치거나 또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이 수두룩 합니다.

 

우리들은 죽어라고 돈 벌어야 하고 처자식 먹여 살려야 합니다. 직장도 구해야 하고 승진도 해야

하고 보너스도 듬뿍 받아야 합니다.


오계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열심히 살아 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로 수행 일 뿐 입니다.

 

居塵離塵(거진이진)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간사의 먼지속에 살면서도 먼지를 떠나 있다는 뜻 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세간사를 떠나 살 수가

없습니다. 세간사를 살다보면 너나 없이 얽히고 설킨 인연으로 때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중생계 입니다.

 

내가 사는 도시나 농촌을 떠나 산속에 홀로 살면서 세속의 먼지를 벗어나 사는 일은 어찌보면

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간의 먼지속에 살면서 그 먼지를 벗어나 사는 일은 어렵고도

 어려운 일 입니다. 산속에 숨어 사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세간속에 살면서 때 묻지

않고 사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절대로 아닙니다.

 

우리들은 어차피 세속을 떠날 수도 없고 먼지를 벗어날 수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 자체가 바로 佛道 인 것 입니다.


오계를 가능하면 지키면서 "짐승보다 못한 놈, 저 사기꾼..." 이런 소리 안 들으면서 남의 가슴에

못을 박지 않고 살아 가는 수행만 할 수 있다면 다음번에는 분명코 하등한 윤회계에 떨어지지 않고

지금보다는 나은 윤회의 삶을 받으리라 믿습니다.

 

모두 행복 하십시요.

실론섬 합장

나무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