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논문및 평론/교리 및 수행

아함에 나타난 몸 관찰 수행법의 순차성

실론섬 2015. 6. 18. 17:10

아함에 나타난 몸 관찰 수행방법의 순차성

강명희/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외래강사

 

Ⅰ 들어가는 말. 

Ⅱ 몸 관찰의 순차성. 

Ⅲ 나가는 말.

 

요약문 

아함을 위시한 초기불교의 수행법 내용의 특징 중 하나는 몸을 관찰하는 身念處을 중심으로 기술된다는 점이다. 초기불교는 다양한 수행법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는 부분은 몸을 위주로 하는 수행방법이었으며, 이는 몸에 대한 관찰 방법이 정확해야만 다른 순차적인 수행이 가능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본 논문은 초기경전에 나타난 몸 관찰 수행법은 몸의 내부를 관찰하는 內身에 국한되지 않고 다음 단계의 4界(또는 6界)와 外身의 시체관찰에 이르러야 완성됨을 밝히는 데에 있으며, 이는 훗날 발전된 5정심의 부정관수행법의 기본 모델이 됨을 밝히고자 한다.

 

구체적인 몸 관찰 방법론은『중아함』에 2군데,『잡아함』에 1군데,『증일아함』에 1군데,『장아함』에 1군데에서 언급하고 있고, 팔리문『대념처경』에서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경전에 나타난 내용들은 내신관찰의 내용 부분에서 일치하고, 차제적인 수행방법 부분은 약간씩 다르게 나타난다.『대념처경』은『중아함』의 내용 보다는 오히려『증일아함』의 내용과 흡사하게 기술되고, 각각 경전에 나타난 시신관찰의 순차적 내용도 다소 다르게 나타난다.

 

I. 들어가는 말

 

아함을 위시한 초기경전은 4념처관 등 다양한 수행법을 제시하는데, 그 다양한 수행법 가운데 몸을 중심으로 하는 수행법을 가장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수행법을 설명하는 초기경전을 조망해 보면 몸을 관찰하는 방법이 어떤 수행방법보다도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다. 몸 관찰의 수행법은 사념처 중 신념처의 관찰 방법으로서 설명되고, 근문의 조절과 관련하여 설명되며1), 부정관의 일부로서 설명되며, 음욕으로 대표되는 여인에 대한 경계의 측면에서 설명된다.

 

그 중 신념처의 일부로서 설해지는 몸 관찰의 방법은 단순한 몸의 각 부분의 관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의 방법적인 순차성을 갖고 설명된다. 첫째, 내신의 각 기관을 우선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한다. 내신관찰에서는 여러 가지 몸의 기능과 장기뿐만 아니라 배설물도 관찰의 대상으로 삼는다. 둘째, 내신 관찰 후에는 몸을 요소로써 관찰하는 계 관찰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셋째 계 관찰 후에는 외부에 버려진 시신의 여러 가지 상태를 관찰한 다음, 자신의 몸과 빗대어 올라오는 마음을 관찰해야 한다고 한다.

 

초기불교에 나타나는 자신의 몸 내부를 관찰하는 내신관찰은 內 지계관찰로서 후대의 內身不淨觀으로 제시되는 것들이라고 볼 수 있으며, 계 관찰은 外 지계관찰로서 후대의 오정심관의 계차별관의 초기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으며, 시신관찰은 外身不淨觀으로 제시되고 9상관으로 정형화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초기경전에 나타난 신념처의 몸 관찰 형태의 전모가 드러나야만 후대 대승과 중국불교에서 정형화되는 5정심관과 9상관 등의 소의가 구체화된다고 볼 수 있다.

 

신념처를 중심으로 하는 몸 관찰의 방법들이 후대 중국불교의 7賢수행의 근본 모델이 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학계에서는 전반적인 4념처관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4)만이 진행되었을 뿐, 부정관의 전개과정 속에 포함된 몸 관찰의 연구는 미미한 상태였다.

 

그래서 본 논문은 초기불교에 나타난 몸 관찰의 기본 형태와 특징들을 밝혀, 후대의 수행법의 변형의 실마리를 밝혀내고자 하며, 몸을 위주로 하는 수행 실참자들에게 몸 관찰의 순차적인 방법들의 체계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몸 관찰의 순차성

 

4부 아함 중에『長阿含經』1)을 제외한 나머지 3부의 아함은 몸 관찰의 방법들을 같은 형식으로 기술한다. 3부 아함 중에서도『중아함』과『증일아함』은 몸 관찰의 방법을 순차적으로 확대하여 가면서 관찰해야 함을 기술하며,『잡아함』은 순차성 보다는 內身을 중심으로 하는 몸 관찰의 방법들만 기술한다.

1) 장아함경에서는 열반에 이르는 一法으로 신념처를 언급하고(T 1, p.59b), 4법의 
   하나로 4념처의 신념처를 언급하고(T 1, p.59c), 세속적인 貪優를 버리는 방법으
   로 內身, 外身, 內外身을 관찰할 것을 언급하지만(T 1, p.13c, T 1, p.39a, T 1, 
   p.50c, T 1, p.53b, T 1, p.76b, T 1, p.85a), 구체적인 행법에 대해서는 1개소에
   서만 기술되고, 초선정과 연관된다고 기술하고 있다(T 1, p.77b). 「장아함」의 형
   식은 본 논문의 순차성과는 다른 형식이므로 인용에서 배제하기로 한다.

 

1. 內身觀察

아함의 몸 관찰의 방법은 內身의 관찰로부터 시작함의 특징을 보인다. 내신을 관찰하는 방법은 아함 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공통적으로 몸 내부의 각각의 부위와 장기와 뼈와 살 등등을 구체적으로 관찰할 것을 기술한다. 내신을 관찰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중아함』 20권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으로 비구는 몸의 집중에 대하여 수습해야 한다. 비구는 이 몸을 따라가면 머무르면서 그 좋고 싫음에 따라가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갖가지 부정물 즉 이 몸은 머리카락, 터럭, 손톱, 이빨, 거칠고 미세한 피부, 살가죽, 살, 힘줄, 뼈, 심장, 콩밭, 간장, 폐장, 대장, 소장, 지라, 위장, 똥 덩어리, 뇌와 뇌의 뿌리, 눈물, 땀, 울음, 침, 고름, 피, 기름, 골수, 입 밖으로 흐르는 침, 쓸개, 소변으로 꽉 차 있음을 관찰한다.

2) 中阿含經 20권(T 1, p.556a). “復次. 比丘修習念身. 比丘者. 此身隨住. 隨其好惡. 從頭至足. 
   觀見種種不淨充滿. 謂此身中有髮, 毛, 爪, 齒, 麁細薄膚, 皮, 肉, 筋, 骨, 心, 腎, 肝, 肺, 大腸, 
   小腸, 脾, 胃, 摶糞, 腦及腦根, 淚, 汗, 涕, 唾, 膿, 血, 肪, 髓, 涎, 膽, 小便.”

 

몸을 관찰하는 방법으로서 몸의 내부의 장기 등등과 몸 밖으로 표출되는 32 가지의 부정물들을 관찰할 것을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분석해 보면 주로 몸 밖의 딱딱한 성품인 地性에 해당하는 머리카락, 터럭, 손톱, 이빨의 관찰을 제 1순위로 언급하고, 그 다음으로 몸의 표면에서 안으로 들어가면서 살, 힘줄, 뼈를 언급하고, 다음으로 오장 육부를 언급하며, 다음으로 몸에서 나오는 배설물들을 언급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러한 몸 관찰의 방법은 4부 아함 모두 공통적으로 기술하며,『長阿含經』만 제외하고, 위 경문의 기술방식과 일치한다.『중아함』 20권의 念身經 내용은『중아함』24권의 大因經 의 기술과 같고,『잡아함』43권의 내용과도 거의 흡사하다. 다만『잡아함』은 “이 몸은 발부터 정수리까지 뼈대와 두터운 살이 피부로 덮여있고 갖가지 부정 즉 머리털, 몸 털, 손톱, 이빨, 몸의 때, 흐르는 침, 피부, 살, 백골, 힘줄, 맥, 심장, 간장, 폐장, 위장, 신장, 창자, 목구멍, 생장(소장), 숙장(대장), 종기, 눈물, 땀, 울음, 눈방울, 비계, 기름, 골수, 가래, 핏자국, 고름, 피, 뇌, 즙, 똥, 오줌이 속을 꽉 채우고 있음을 두루 두루 관찰해야 한다.”라고 하여 내신의 36 가지의 관찰만을 기술한다.

 

『잡아함』의 몸 관찰의 내용은『중아함』의 기술과 거의 흡사하며, 이러한 기술 형식은대념처경과,증일아함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볼 때, 위의 방식이 몸 관찰의 일반적인 형식이었던 것 같다. 다만『증일아함』은 “비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발끝에서 머리까지 그 성질의 움직임에 따라서 이 몸을 관찰한다. 이 몸속에 있는 것은 모두 다 깨끗하지 않아서 욕심낼 필요 없음을 관찰한다.”라고 하여, 몸의 작용의 현상을 따라가면서 관찰할 것을 강조하고, 몸 관찰의 방법이『중아함』 보다 다소 정리된 인상을 준다.

 

다만 위 3부 아함의 다른 점은『중아함』20권과 24권은 몸을 관찰할 때, 관찰하는 방법에 도움을 주기 위한 비유가 첨가되고 있는 점이다. 농부가 그릇 속에 담겨져 있는 여러 갖가지 씨종자들을 눈여겨보는 것과 같다고 하기 때문이다. 농부가 씨종자를 고르는 비유의 형식은『대념처경』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다만 아함 간의 차이점은『잡아함』43권은 내신의 관찰만을 기록하고, 내신 관찰 다음으로 연결되는 계관찰과 시신관찰에 대해서는 기술하지 않는다는 것이며,『증일아함』 5권은 몸 관찰을 내신관찰로부터 계관찰과 시신관찰의 순으로 기술하고 있어서『중아함』과 그 맥을 같이 하지만, 내신에 관한『중아함』의 비유 형식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신관찰을 하고 난 결과에 대해서『중아함』20권은 근심을 끊고 선정의 마음을 얻는다고 하며, 이는 念身 즉 신념처를 수습한 것이라고 하고,『잡아함』 43권은 출가한지 얼마 되지 않은 소년 비구에게 법과 율을 잘 지키게 하고 계속 청정히 하게 한다고 하고,『증일아함』5권은 몸 관찰을 즐기면서 할 정도이면 악한 생각들이 제거되고 감정적 문제들이 해결된다고 한다.『대념처경』은 선정과 관계된 내용은 보이지 않고 몸의 內와 外와 內外의 세 부분에서 kāyānupassī(몸을 따라가면서 관찰하는 것)을 중시하고 몸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법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하며 또한 이 수행을 통하여 세간적인 것에 대한 무집착을 얻는다고 한다.

 

『중아함』24권에서는 몸 관찰의 방법에 대하여『중아함』 20권과 같은 순서로 기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다르게 기술한다.『중아함』20권에서 몸 관찰의 결과로 선정을 언급했다면, 『중아함』24권은 知, 見, 明, 達이 있다고 하여, 제 2선정의 내용들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2. 界觀察

 

아함은 몸의 내신에 해당하는 몸의 각 부분과, 장기, 몸 밖으로 배출되는 부정물들을 관찰하고 나서, 다음으로 몸의 요소에 해당하는 界에 대하여 관찰해야 한다고 하여 內 지계에 해당하는 내신관찰 다음의 外 지계의 순차적인 관찰방법을 제시한다.

 

『잡아함』은 내신관찰만 기술하지만,『중아함』20권과,『중아함』24권과『증일아함』5권의 몸 관찰의 방법은 내신에 국한하지 않는다. 상 2부의 아함에서는 내신 관찰 다음에 계 관찰을 해야 함을 시설하기 때문이다. 두 아함의 경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으로 비구는 몸에 집중하여 수습해야 한다. 비구는 몸의 여러가지 요소[界]에 대하여 관찰해야 한다. 나의 이 몸속에는 지계, 수계, 화계, 풍계, 공계, 식계가 있다고 관찰해야 한다. 마치 백정이 소를 잡을 때, 거죽을 벗겨서 방바닥에 펼쳐놓고 여섯 가지로 갈라놓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는 여러 가지의 요소 즉 나의 이 몸속에 지계, 수계, 화계, 풍계, 공계, 식계를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그 몸의 작용을 따라가며 곧 위와 같은 진실을 안다. 그가 만약 이렇듯 (속세와) 멀리 떨어져 홀로 머물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부지런히 수행하여 마음의 여러 가지 근심을 끊어서 선정의 마음을 얻고 선정의 마음을 얻고 나서 위와 같이 진실을 안다면 이를 비구가 몸에 집중하여 수습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中阿含經 20권(T 1, p.556ab)

 

 

다시 비구는 몸에 집중하여 관찰해야 한다. 비구는 몸이 지성의 종류인지, 수성, 화성, 풍성의 종류인지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이 몸을 관찰해야 한다. 다시 비구는 이 몸을 관찰하여 여러 요소들을 관찰해야 한다. 이 몸은 네 가지 종류의 요소가 있어서 마치 소를 능숙하게 잘 잡는 사람과 소 잡는 제자가 소의 뼈마디를 자르고 가르고 나서 스스로 이것은 다리, 이것은 심장, 이것은 관절, 이것은 머리라고 관찰하여 보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저 비구는 이 요소들을 분별하여 스스로 이 몸에 있는 지, 수, 화, 풍의 종류들을 관찰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이 몸을 관찰하고 스스로 오락한다. (增一阿含經 5권(T 2, p.568ab)

 

『중아함』20권과 24권에서는 내신 관찰 다음으로 비구들은 몸의 여러 요소인 계에 대하여 관찰해야 한다고 하고, 몸속의 지, 수, 화, 풍, 공, 식의 6界에 대하여 관찰해야 한다고 하고,『증일아 5권은 6계가 아닌 지, 수, 화, 풍의 4界에 대하여 관찰해야 한다고 한다.『대념처경』은 4界만을 언급하고, 백정의 비유 형식도『증일아함』과 흡사하게 기술한다.

 

이러한 몸의 요소관찰은 대승과 아비달마에 이르면 界差別觀으로 정형화되고, 점차 중국불교에 이르면 五停心觀의3) 하나로 명명되지만, 아함은 내신관찰 다음의 외 지계의 순차성으로 기술할 뿐이다. 다시 말해 후대의 발달된 계차별관은 요소를 내와 외로 나누고, 몸의 내부요소 관찰을 위하여 외부자연의 地水火風의 요소를 관찰해야 함을 구체화시키고 있지만, 아함의 계 관찰은 내신관찰의 일환으로만 보고 있는 것이다.

3) 五停心觀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용례는 智顗의 문헌에서 보인다. 
   智顗는 7현에 두 종류가 있다고 하고, 하나는 소승의 5정심관이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대승의 초발심인과 유상을 행하는 사람과 무상을 행하는 사람과 행과 방편을 행하는 
   사람과 종성을 끊는 사람과 성종성의 사람과 도종성의 사람이라고 하고, 이들은 모두 
   地 이전에 속한다고 한다(仁王護國般若經疎 2권(T 33, p.261)

 

3. 屍身觀察

 

아함 몸 관찰의 특징은 시신관찰의 세부화에서도 드러난다. 내신관찰에서 계 관찰까지 이루어지면 그 다음에 몸 관찰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 현상 확인이라도 하듯이 실재 무덤가에 가서 온갖 종류의 시체들의 참혹상을 보고 이를 통해 다시 마음관찰을 권유하고 있다. 시신관찰을 통한 몸 관찰의 방법도 그 순서와 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후대의 外身不淨觀, 9상관으로 발달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일반적으로 아함의 시신관찰은 일부 경전에서 觀身不淨이라고 명명되다가, 대승불교에 이르면 반야계 경전류에서 수행의 법수 가운데 명명되고,『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에서는 죽은 시신의 시간적 차이에 의한 변화된 모습으로 설명된다. 수행법 상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정관문이라고 하며, 보살의 수행의 初門으로 시설된다. 9상관4) 을 설하는 대부분의 아비달마의 논서와 대승의 경론은 세간의 선법 또는 不淨觀門, 離欲初門이라고 시설하고, 욕심을 벗어나기 위한 수행의 첫 관문으로 시설한다.

4) 佛說觀佛三昧海經 2권(T 15, p.652bc). “구상관이란 
   첫째는 시신의 처음 모습으로 시신이 꼿꼿이 굳어서 더 이상의 알아차림이 없는 시신을 
   볼 경우에는 ‘나의 이 몸 또한 당연히 이 시신과 다르지 않게 되게 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사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둘째는 푸르게 어혈진 모습으로 혹여 하루에서 7일되어 신체가 푸르게 되고 종기가 난 
   시신을 보게 될 경우에는 ‘나의 사랑하는 몸 또한 다시 이렇게 되어 이와 다르지 않게 
   되게 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청어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셋째는 짓무르는 피의 모습으로 신체가 이미 짓물러서 파괴되고 피가 흘러내려 길바닥
   에 질펀해져 매우 끔찍하여 차마 쳐다볼 수 없는 시신을 보게 될 경우에는 ‘나의 사랑하
   는 몸 또한 다시 이와 같게 되게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농혈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넷째는 짙은 즙의 모습으로 신체가 종횡으로 누런 물이 흘러나와 그 상태가 진홍색의 
   즙과 같아진 시신을 보게 될 경우에는 ‘나의 사랑하는 몸 또한 다시 이와 같게 되게 구
   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즙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다섯째는 먹어도 사라지지 않은 모습으로 까마귀 등 새가 쪼아 먹고 벌레와 이리가 씹
   어 먹고 파리와 구더기가 먹어도 그 살이 다 없어지고 그 절반은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시신을 보게 될 경우에는 ‘나의 사랑하는 몸 또한 다시 이와 같게 되게 구나’라고 생각
   하기 때문에 식불소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힘줄이 얽혀 잡초처럼 묶여 있는 모습으로 살가죽과 살이 이 소진해버려 힘
   줄과 뼈가 서로 연결되어 비유하면 풀 얽힘처럼 이렇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해산할 수 
   없는 시신을 보게 될 경우에 ‘나의 사랑하는 몸 또한 다시 이와 같게 되게 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전속신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일곱째는 골절이 분리되는 모습으로 힘줄이 이미 문드러져 무너지고 골절이 한 곳에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시신을 보는 경우에 ‘나의 사랑하는 몸 또한 다시 
   이와 같게 되게 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골절분리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여덟 번째는 참혹하게 불태워져 사그라진 모습으로 가족에 의해서 태워지고 들불로 
   소각되어 수축되어 땅에 떨어져 있어 매우 참혹하여 차마 쳐다볼 수 없는 시신을 보
   는 경우에 ‘나의 사랑하는 몸 또한 다시 이와 같게 되게 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초가악상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홉째는 마른 해골의 모습으로 50년이나 100년 200년 300년 되어서 해골이 하얗
   게 변해 있고 햇빛이 쌔고 밝아서 그 화염이 해골 위로 불빛처럼 일어나고 화장된 
   후 바람이 땅속까지 불어 들어와 흙으로 되고 오래되어 마른 해골을 보는 경우이다.

 

이러한 9상관(九相觀)37)을 정형화된 시신의 변화과정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구상관                                    내용                                                             

창상(脹想)                     팽창하는 시신에 대한 관찰

청어상(靑瘀想)             바람과 햇빛에 의하여 빛깔이 변하는 시신에 대한 관찰

괴상(壞想)                    파괴되는 시신에 대한 관찰

혈도상(血塗想)             피와 살이 땅에 말라붙어 있는 시신에 대한 관찰

농란상(膿爛想)             짓무르고 부패하는 시신에 대한 관찰

담상(噉想)                    새와 짐승에 의하여 뜯어 먹히는 시신에 대한 관찰

산상(散想)                   새와 짐승에 의해 뜯어 먹혀서 힘줄과 뼈와 손과 발이 분열되고 파산되는 

                                    시신에 대한 관찰

골상(骨想)                    살이 다 없어지고 뼈만이 남아 있는 시신에 대한 관찰

소상(燒想)                    뼈가 불에 타서 재로 변하는 시신에 대한 관찰                                  

 

『중아함』20권의 시신관찰은 초기적인 9상관의 모습을 시설하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으로 비구는 몸에 집중하여 수습해야 한다. 비구는 하루, 이틀, 혹은 육칠일 된 저 시체가 까마귀, 올빼미에게 쪼아 먹히고 이리(犲)와 개떼들에게 먹히고 화장되고 매장되며, 모두 부패되고 문드러진 저 지체를 관찰하고, 보고나서 ‘지금 나의 이 몸과 다시 이와 같이 이런 법이 있어서 결국에 분리될 수 없게 되겠구나.’하고 자신의 몸과 견주어 본다.

 

이는 정형화된 9상관과 비교해 볼 때, 膿爛想과 噉想과 壞想의 혼합형태라고 볼 수 있다.『중아함』은『대념처경』과『증일아함』의 형식에서 보이는 농란상과는 달리 3상의 모습을 혼합하여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해당하는『증일아함』은 “다음으로 비구는 죽은 지 하루, 죽은 지 이틀, 삼일, 사일, 오일, 육일, 칠일 된 시체에서 종기 나고 부풀러 오르고 더러운 악취가 나는 시신을 관찰한다. 다시 자신의 몸이 저 시체의 것과 다르지 않음을 관찰하고 나의 몸도 이 고충을 면할 길을 없음을 관찰한다.”39)고 하여, 전형적인 농란상의 모습으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념처경』은『증일아함』의 농란상과 매우 흡사하게 기술하고 있다.

 

『중아함』의 “본래의 息道로서의 해골의 청색을 보고 부패되고 문드러지고 절반이 먹힌 골쇄가 땅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靑瘀想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증일아함』은 이 부분에서 “또한 다시 비구는 까마귀와 까치와 올빼미들에게 씹어 먹히거나 혹은 호랑이와 이리와 개떼들에게 씹어 먹히거나 벌레와 짐승들에게 씹어 먹히는 시체들을 관찰하고 다시 자신의 몸과 저것과 다르지 않고 이 몸은 이런 고충과 분리되지 않음을 관찰한다. 이를 비구가 몸을 관찰하여 스스로 오락한다고 하는 것이다.”라고 하여 噉想을 기술하고 있다.『대념처경』도『증일아함』의 내용과 비슷하게 기술한다. 

 

『중아함』의 “비구는 본래 그대로 息道로서의 거죽과 살과 피와 분리되어 오직 힘줄만이 서로 연결된 것을 보고”는 전형적인 散想에 해당한다.『증일아함』은 이 부분에서 “다음으로 비구는 씹어 먹혀서 반은 땅에 흩어져 떨어져 있는 시체에서 악취가 곳곳에서 나는 시체를 관찰하고 다시 자신의 몸이 저것과 다르지 않고 나의 몸은 이 법과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관찰한다.”라고 하여 『중아함』과 동일한 散想을 기술하고 있다.

 

또한『중아함』의 “비구는 본래 그대로 息道로서의 뼈의 마디마디 즉 다리 뼈, 발꿈치 뼈, 넓적다리 뼈, 허벅다리 뼈, 등 뼈, 어깨 뼈, 목 뼈, 해골 뼈가 해체되어 흩어져 여러 곳에 산재되어 있고 각각 다른 곳에 있는 것을 보고”46)는 骨想에 해당하며, 백골관이라고 할 수 있다.『증일아함』은 이 부분에 대하여 “다시 죽은 시체가 살덩어리가 다 소진하여 뼈만 남고 혈흔도 더럽게 말라 없어진 것을 관찰하고 다시 이 몸도 저 몸과 다를 것이 없음을 관찰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이 몸을 관찰해야 한다.”라고 하여 혈도상을 기술한다. 골상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대념처경』은 “다시 비구들이여, 한 비구가 있어, 묘지에 버려진 뼈사슬과, 붉은 살점과, 힘줄, … 뼈 사슬만 있고 살점은 없이 붉게 얼룩진 힘줄,… 뼈사슬만 있고 붉은살점이 없는 힘줄, … 손뼈, 다리뼈, 장단지 뼈, 넓적다리뼈, 등뼈, 대퇴부뼈, 어깨뼈, 이빨, 두개골 등이 각기 사방에 흩어져 있는, 뼈만 남은 시체를 보고서, 자신의 몸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생각한다. ‘나의 이 몸도 이러한 법이며, 이와 같이 될 것인 바, 이것을 뛰어 넘지 못하겠구나’고 [생각한다.]”라고 하여 다양한 뼈의 형태를 기술하고 있다.

 

『중아함』20권은 백골관 다음에 뼈의 변질된 모습을 관찰할 것을 기술하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으로 비구는 몸에 집중하여 수습한다. 비구는 본래 그대로 息道로서의 하얀 뼈는 소라껍질과 같고 그 푸른 뼈는 비둘기 색과 같고 붉은 뼈는 끈끈한 피와 같아서 부패되고 부서지는 것과 같음을 보고 보고나서 ‘지금 나의 이 몸과 다시 이와 같이 이런 법이 있어서 결국에 분리될 수 없겠구나.’라고 자신의 몸과 견주어 본다.

 

이는 9상관의 燒想이라고 할 수 있다.『대념처경』은 소상에 대하여 “다시 비구들이여, 한 비구가 있어, 묘지에 버려진 시체의 뼈가 조개껍질처럼 하얗게 변해있는 … 시체의 뼈가 몇 년이 지나 무더기로 쌓여 있는 … 뼈마저 썩어 가루가 된 것을 보고서, 자신의 몸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생각한다. ‘나의 이 몸도 이러한 법이며, 이와 같이 될 것인 바, 이것을 뛰어 넘지 못하겠구나’고 [생각한다.]”라고 기술하여『중아함』의 내용 보다 자세하게 기술하고있다.

 

『증일아함』은 이 부분에 대하여 “다음으로 비구는 힘줄이 얽매이고 묶여 있는 시신을 관찰하고 자신의 몸이 저것과 다르지 않음을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이 몸을 관찰해야 한다.”라고 하여 산상과 골쇄관을 결합하여 기술하고 있다. “다음으로 비구는 시체의 골절이 분산되어 혹은 손뼈 다리뼈가 한 곳에 있고 장단지 뼈, 허리뼈, 꽁무니뼈, 어깨뼈, 열구리뼈, 등뼈, 목뼈, 해골이 각각 다른 곳에 흩어져 있는 것을 관찰하고 다시 이 몸은 저것과 다르지 않고 나는 이 법을 면할 길이 없으며 나의 몸도 역시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관찰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이 몸을 관찰하여 스스로 오락한다.”라고 하여 골상을 기술한다.

 

『증일아함』의 9상관의 특징은『중아함』에 보이지 않는 시체의 흰색, 흰 옥돌 색을 관찰하는 등의 마른 해골의 모습이 기술되고 있는 점이다. 또한 시체의 뼈의 푸름과 어혈의 형상을 관찰하여 이를 욕심내지 않고 색깔로 분별하지 않고 재와 동일하다고 보는 비구는 몸을 통하여 생각과 감정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하며, 몸의 무상성의 법을 알 수 있다고 하며, 이는 몸의 안과 밖과 안팎의 무소유를 이해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시신을 통하여 몸에 대한 집착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중아함』20권은 각각의 시신관법에 “이와 같이 비구는 그 몸의 작용을 따라가며 곧 위와 같은 진실을 안다. 그가 만약 이렇듯 (속세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홀로 머물면서 마음에 방일함이 없이 부지런히 수행하여 마음의 여러 가지 근심을 끊어서 선정의 마음을 얻고 선정의 마음을 얻고 나서 위와 같이 진실을 안다면 이를 비구가 몸에 집중하여 수습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라고 하여 선정의 체득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몸에 집중하게 되면 선정을 얻게 된다는 의미인데, 4선 중 어떤 선정을 얻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몸 관찰이 다 마쳐 져 널리 베푸는 사람은 몸을 통한 선법을 다 끝낸 것이라고 하고 이를 도품법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중아함』24권에서는 몸 관찰의 방법에 대하여『중아함』20권과 똑같은 순서로 기술하고 있는데, 20권에 기술되는 각 시신관마다 언급되는 선정의 기술이 “이와 같이 비구는 안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고 밖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한다. 집중력을 몸에 두어 앎이 있고 견해가 있고 밝음이 있고 통달이 있으면 이를 비구가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라는 문구로 대치될 뿐이다. 이 문구는 내신과 계 관찰과 시신관찰 전반에 언급되어 있다. 이를 볼 때 한 수행법이 완성되면 종합적 차제수행의 결과와 관계없이 일 법의 수행으로도 똑같은 수행의 결과를 얻음을 간접적으로 밝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앎과 견해가 있다고 하는 것은 漏盡을 의미하는 것으로 고집멸도의 4성제의 이치를 그대로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밝음과 통달이 있다고 하는 것은 무명이 거치고 5통달을 성취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념처경』은 각각의 시신관찰 기술 다음에 “또한 그는 의존하는 것이 없이 머물고, 어떠한 세간적인 것에 대해서도 집착하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한 비구가 있어, 몸에 관련하여 몸을 따라가며 보면서 머문다.”라고 하여 선정과의 관계는 밝히지 않고 세간에 대한 무집착으로 그 의미를 대치하고 있다. 

 

이러한 초기경전의 9상관과 관련된 시신관찰은 유가행파에 이르면 外身不淨觀으로 정리된다.

 

Ⅲ. 나가는 말

 

이상으로 아함을 중심으로 몸 관찰의 방법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구체적인 몸 관찰의 방법적인 면을 기술하고 있는『중아함』20권과 24권과『잡아함』43권과『증일아함』5권과 팔리문『대념처경』을 내용을 분석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알 수 있었다.

 

『잡아함』43권은 다만 內身을 위주로 하는 몸 관찰의 방법들만 기술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경전에서는 내신관찰 다음에 계 관찰을 순차적으로 기술하고 있었다. 또한 계 관찰이 이루어지면 그다음으로 외부에 있는 시신의 부패와 변화된 모습을 보고 내 몸과 비교하여 올라오는 마음을 관찰해야 하는 外身觀察을 기술하고 있었다.

 

이는 초기경전에서 이미 몸 관찰의 내용을 커다란 3가지의 틀에서 순차적으로 설명하는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첫째는 내신을 우선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내신관찰은 몸과 관련된 여러 가지의 부분과 장기와 배설물들을 관찰해야 하는 것으로, 이는 몸 안의 견고성에 해당하는 內 地界觀察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내신을 위주로 하는 몸 관찰은 후대의 유가행파에 이르면 內身不淨觀으로 정형화된다. 그 다음에 수행해야 하는 계 관찰은 몸의 요소관찰로서 4대 혹은 6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이는몸을 통하여 감정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나가는 것이며, 몸을 통하여 몸과 관계된 느낌의 受를 인식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중아함』은 감정과 관련된 여러 가지 근심을 끊어서 선정의 마음을 얻는다고 기술하는 것이며,『증일아함』에서는 감정의 문제를 액체로 비유하여 몸에서 우유처럼 부정물이 흘러내린다고 한것이며 느낌의 受觀察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계 관찰을 통하여 지계에서 벗어난 몸을 다시 한 번 물과 같은 상태의 감정적의 문제로서 해결해 나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내의 지계관찰 다음에 외 지계관찰로 상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몸 관찰에 해당하는 시신관찰은 자신의 몸을 외부에 놓여있는 시신을 비교하여 外身不淨觀을 수행하는 것이며, 이를 통하여 몸속에 담겨진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시 말해 초기경전은 외부부정물인 시신을 통하여 마음에서 일어나는 악한 생각을 제거하고 감정적 우울상태를 적극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는 무너져 가는 시신의 현장성을 통하여 몸 분리의 무상성을 깨달아 갈 수 있다고 본 것이며, 몸의 직접적인 외부의 객관화를 통하여 무 집착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외부에 놓여 진 시신관찰을 통하여 몸을 집착에 의해서 생겨나는 감정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측면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고 보여 진다.

 

또한 본 연구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초기경전의 3단계의 몸 관찰의 순차성이 후대에 이르면 독자적인 수행법으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신관찰은 내 지계관찰과 부정관의 내신관찰 방법으로, 계 관찰은 외 지계관찰 방법으로, 시신관찰은 외신부정관과 9상관 관찰방법으로 정형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