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 아함경/중아함경

066. 설본경(說本經)

실론섬 2015. 7. 19. 19:50

066. 설본경(說本經) 제 2 [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바라내국(波羅國)에 유행하실 적에 선인(仙人)이 사는 곳인 녹야원(鹿野園)에 계셨다. 

그 때 여러 비구들은 점심을 먹은 뒤에 조그마한 일로 강당에 모여 이런 일을 의논하였다.

"어떤가? 여러 현인들이여, 가정이 있는 거사의 이익이 아침마다 늘어나 백천만 배나 되는 것과 비구들이 계를 지키고 묘한 법을 가지며 위의를 성취하고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받는 것과 어느 것이 낫다고 하겠느냐?"

어떤 비구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익이 백천만 배나 된들 무엇에 쓰겠습니까? 만일 비구가 계를 지키고 묘한 법을 가지며 위의를 성취하고,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받는다면 오직 이것만이 지극히 긴요한 일일 것입니다. 아침마다 이익이 불어나 백천만 배가 되는 것이 더 우세하지 못합니다."

  

이 때에 존자 아나율타(阿那律 )도 또한 대중 가운데 있었다. 이에 존자 아나율타가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현인들이여, 이익이 백천만 배가 되거나 비록 또 그보다 더 많은들 무엇에 쓰겠습니까? 만일 비구가 계율을 지키고 묘한 법을 가지며 위의를 성취하고,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받는다면 오직 이것만이 가장 긴요한 일일 것이다. 아침마다 이익이 불어나 백천만 배나 된다 해도 그것은 조금도 나을게 없습니다. 


왜냐 하면 내가 옛날 바라내국에 있을 적에 너무도 가난하여 고물을 주워[?拾] 생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에 이 바라내국에는 가뭄이 든 데다 서리마저 일찍 내렸고 게다가 황충(蝗蟲)마저 기승을 부려 곡식이 여물지 않아 백성들은 부황이 나고 가난하여 구걸하여도 밥을 얻기 어려웠습니다. 


그 당시 무환(無患)이라고 하는 한 벽지불(?支佛)이 이 바라내를 의지하여 살고 있었습니다. 무환 벽지불은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바라내에 들어가 밥을 빌었습니다. 나는 그 때에 고물을 줍기 위하여 일찍 바라내를 나왔습니다. 내가 나오다가 그리로 들어가는 무환이라는 벽지불을 만났습니다. 때에 무환 벽지불은 빈 발우를 가지고 들어갔는데, 처음 들어갈 때와 같이 빈 발우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나는 그 때에 고물 줍기를 마치고 도로 바라내로 들어가다가 다시 무환 벽지불이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나를 보자,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아침에 들어갈 때에 이 사람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이제 되돌아 나오는데 다시 이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본다. 이 사람은 아직도 먹을 것을 얻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지금 이 사람을 따라가 보아야겠다.)

  

이 때에 벽지불이 나를 따라 오는데,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주운 고물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짐을 벗어놓고 두리번거리다가 무환 벽지불이 나를 따라 오는 것이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음을 보았습니다. 나는 그를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아침에 나올 때 이 선인은 성으로 들어와 걸식하는 것을 보았는데, 이 선인은 아직까지 밥을 얻지 못한 모양이다. 나는 차라리 내가 먹을 몫을 이 선인에게 주리라.)

  

이렇게 생각한 뒤 밥을 가져다 벽지불에게 주면서 말하였습니다.

'선인이여, 마땅히 아십시오. 이 밥은 내가 먹을 밥입니다. 부디 나를 불쌍히 여기고 가엾이 여겨 이것을 받아 주시오.'

그러자 벽지불이 내게 대답하였습니다.

'거사여, 마땅히 알아야 하오. 금년은 가뭄이 든 데다가 서리마저 일찍 내리고 게다가 황충이 기승을 부려 오곡이 제대로 여물지 못하였으므로 백성들은 부황이 나고 가난하여 구걸을 해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대는 그 반을 덜어 내 발우에 담으시오. 그 반은 그대가 먹어 함께 목숨을 보존하십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선인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저는 집이 있고 솥과 부엌이 있으며, 땔나무도 있고 쌀도 있습니다. 음식 먹는 것도 아침이든 저녁이든 상관없이 때를 가리지 않습니다. 선인이여, 저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이 밥을 다 받아 주십시오.'

벽지불은 나를 사랑하고 가엾이 여겼기 때문에 곧 그것을 다 받았습니다.

  

여러 현인들이여,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일곱 번 하늘에 나서 하늘의 왕이 되었고, 일곱 번 인간에 나서 사람의 왕이 되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이렇게 석가 종족 가운데 태어나게 되었고, 큰 부자로서 모든 것이 풍족하고 넉넉하며 봉호(封戶)와 식읍(食邑)과 재산이 한량없고 보배도 두루 갖추었습니다. 


여러 현인들이여,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백천 해()의 금전(金錢)을 지닌 왕의 자리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거늘, 하물며 그 밖의 여러 가지 잡물이겠습니까?

  

여러 현인들이여,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왕과 왕의 신하 바라문 거사와 일체 인민에게 대우를 받고, 또 사부대중 인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에게 존경을 받는 것입니다. 나는 그에게 한 발우의 밥을 베풀어 준 복으로 인하여 항상 남의 초청을 받아 음식 의복 털담요 털자리 침구와 가에 늘어뜨리는 구슬 병을 치료하는 탕약 등 온갖 생활 도구를 받게 되었으며, 나를 초청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만일 내가 그 때 그 사문이 집착이 없는 진인(眞人)인 줄 알았더라면 복의 과보를 받는 일이 배나 더 많았을 것이며, 큰 과보와 극히 묘한 공덕을 받아 광명은 환히 비치어 지극히 넓고 매우 컸을 것입니다."

  

아나율타는 집착이 없는 진인으로서, 정해탈(正解脫)에 이른 사람이었다.

그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가 기억해 보니 옛날에 너무도 가난하여

  고물을 주워 근근히 살았었네.

  최상의 덕 지니신 무환(無患) 스님께

  내 먹을 밥 비워서 공양하였네.


  이것으로 인하여 석가 종족으로 태어나

  아나율타라 이름하였네.

  악기를 잘 다루고 가무에 능하여

  음악을 항상 좋아하였네.


  나는 세존의 바른 깨달음이

  감로(甘露)맛과 같음을 알았네.

  깨닫고 나서 믿음과 즐거움 내어

  집을 버리고 도를 배웠네.


  나는 숙명을 알게 되어

  이전에 났던 곳을 알았나니

  전생에 삼십삼천에 태어나

  일곱 번 그 곳을 오갔었다네.

  여기서 일곱 번 저기서 일곱 번

  세상에 열 네 번 태어났다.

  인간과 또 천상을 오가면서

  애당초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았네.


  나는 이제 나고 죽음과

  중생이 가고 오는 곳 알며

  남의 마음 옳고 그름과

  성현의 다섯 가지 오락(娛樂)을 알았네.


  오지선정(五支禪定)을 얻어

  항상 마음이 쉬어 고요하고 잠잠하며

  이미 바른 선정에 머물어

  문득 깨끗한 천안(天眼)을 증득하였네.


  이제 도를 배우기 위하여

  세속을 멀리 떠나 집을 버리는 것

  내 이제 그 뜻을 알아

  부처님의 경계에 들게 되었네.


  나는 죽음도 즐거워하지 않고

  또한 나는 것도 원하지 않나니

  때를 따르고 가는 대로 맡겨두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 세우리.


  나는 야리(耶離) 죽림을 따라

  내 목숨은 거기서 다하리니

  마땅히 그 죽림 밑에서

  남음 없는 열반에 들어가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연좌(燕坐)에 계시면서 사람의 귀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이(天耳)로써 비구들이 점심 식사를 마친 뒤에 강당에 모여 앉아 이야기 하는 말을 들으셨다. 세존께서는 그 말을 듣고 나서 해질 무렵에 연좌에서 일어나 강당으로 가셔서 비구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오늘 무슨 일로 강당에 모였었느냐?"

그러자 비구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 존자 아나율타가 전생의 일로 인하여 설법하였기 때문에 강당에 모여 있었습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오늘 여래를 따라 미래의 일에 대하여 설법하는 것을 듣고자 하느냐?"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선서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만일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미래의 일에 대해 설법하신다면 모든 비구들은 뒤에 마땅히 잘 받아 가질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고 잘 기억하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자세히 분별하여 설명해 주겠노라."

비구들은 분부를 받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아주 먼 미래 세계에 인민의 수명은 8만 살이 될 것이다.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는 이 염부주는 지극히 풍족하고 안락하여 백성들이 많이 살 것이며, 마을은 서로 가까워 닭이 한 번 날아 갈만한 거리가 될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는 여자의 나이는 5백이 되어서야 비로소 시집을 갈 것이다.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는 다음과 같은 걱정이 있을 것이다. 곧 추위 더위 대변 소변 음식 늙음 등의 걱정은 있으나 이 밖에 다른 걱정은 없을 것이다. 


비구들아,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는 소라[螺]라는 이름을 가진 왕이 전륜왕(轉輪王)이 될 것이다. 그는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輪寶) 상보(象寶) 마보(馬寶) 주보(珠寶) 여보(女寶) 거사보(居士寶) 주병신보(主兵臣寶)이다. 1천 아들을 두는데 용모가 단정하고 용맹스우며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을 것이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은 물론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다스리게 되는데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큰 금당(金幢)이 있어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는데 그 높이는 1천 주(?)이고 둘레는 16주가 될 것이다. 그는 장차 이것을 세울 것인데, 이미 세웠다가는 곧 내리고 다시 사문과 범지(梵志)와 빈궁한 자와 고독한 자와 멀리서 빌러온 사람들에게 보시하되 음식 의복 수레 화만(華?) 흩는 꽃 바르는 향 집 침구 털담요 털자리와 가에 드리운 구슬과 급사(給使) 등불 등을 보시할 것이다. 그는 이것들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울 것이다. 그는 족성자가 한 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면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여 성취하여 놀 것이요,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에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니라."

  

그 때에 존자 아이타(阿夷?)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의 가사를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아주 먼 미래 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왕이 되어 이름을 소라라 할 것입니다.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바르게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입니다. 7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입니다. 저는 장차 1천 아들을 둘 것이온데, 한결같이 용모가 단정하고 용맹스러우며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모든 땅은 물론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다스리게 될 터인데 칼이나 막대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입니다. 큰 금당이 있어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되, 높이는 1천주요 둘레는 16주가 될 것입니다. 저는 장차 이것을 세울 것이온데, 이미 세운 뒤에는 내리고, 곧 사문 바라문 빈궁한 이 고독한 이 멀리서 빌러 온 사람에게 보시하되 음식 의복 수레 화만 흩는 꽃 바르는 향 집 침구 털담요 털자리 가에 드리우는 구슬 급사 등불 등을 보시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울 것입니다. 저는 족성자가 하신 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면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입니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에 목숨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게 될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 존자 아이타를 꾸짖어 말씀하셨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마땅히 한 번 죽었다가 다시 죽기를 구해야 할 것이다. 왜냐 하면 네가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아주 먼 미래 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왕이 되어 이름을 소라라 할 것입니다.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다스리며,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입니다. 7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입니다. 저는 장차 1천 아들을 둘 것이온데, 한결같이 용모가 단정하고 용맹스러우며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이 모든 땅은 물론 나아가 저 큰 바다까지도 다 다스리게 될 터인데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입니다. 큰 금당을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되, 높이는 1천주요 둘레는 16주가 될 것입니다. 저는 장차 이것을 세울 것이온데, 이미 세운 뒤에는 곧 내리고, 곧 사문 바라문 가난한 이 고독한 이 멀리서 온 걸인들에게 보시하되 음식 의복 수레 화만 흩는 꽃 바르는 향 집 침구 털담요 가에 드리우는 구슬 급사 등불 등을 보시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울 것입니다.


저는 족성자가 한 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 가정이 없이 도를 배워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입니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이타야, 너는 아주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왕이 되어 이름을 소라라 할 것이요, 전륜왕이 되어 총명하고 지혜가 있으며, 네 종류의 군대를 거느리고 천하를 잘 다스릴 것이요, 스스로 자재하여 법다운 법왕으로서 7보를 성취할 것이다. 그 7보란 윤보 상보 마보 주보 여보 거사보 주병신보이다. 너는 장차 1천 아들을 둘 터인데, 한결같이 용모가 단정하고 용맹스러우며 두려움이 없어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을 것이다. 너는 장차 이 일체의 땅은 물론 나아가 큰 바다까지도 다스리게 될 터인데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고, 법으로써 가르치고 명령하여 안락을 얻게 할 것이다. 큰 금당은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되, 그 높이는 1천 주요 둘레는 16주가 될 것이다. 너는 장차 이것을 세울 것인데 이미 세운 뒤에는 곧 내리고, 사문 바라문 빈궁한 이 고독한 이 멀리서 오는 걸인들에게 음식 의복 수레 화만 흩는 꽃 바르는 향 집 침구 털담요 가에 드리우는 구슬 급사 등불을 보시할 것이다. 너는 이것을 보시한 뒤에는 곧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울 것이다. 너는 족성자가 한 일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워 오직 위없는 범행을 마치고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며, 성취하여 노닐 것이다.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 것이다."

  

세존께서 비구들을 돌아보시면서 말씀하셨다.

"아주 먼 미래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부처님이 계실터인데, 명호를 미륵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할 것이다. 마치 지금 나를 이미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고 호칭하는 것과 같으리라. 그는 이 세상에서 하늘 악마 범(梵) 사문 범지 등 사람들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이미 이 세상에서 하늘 악마 범 사문 범지 등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니는 것과 같을지니라. 그는 장차 설법할 것인데, 그 설법은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밝게 드러낼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설법하되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밝게 드러내는 것과 같느니라. 그는 장차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쳐,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범행을 널리 펴고 멀리 펼쳐,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으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는 것과 같을 것이니라. 그는 장차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 대중을 둘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 대중을 둔 것과 같을 것이니라."

  

그 때에 존자 미륵은 그 대중 가운데 있었다. 존자 미륵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아주 먼 미래 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부처가 될 터인데, 그 명호를 미륵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할 것입니다. 


지금 세존께서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고 호칭받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이 세상의 하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이 세상의 하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며, 성취하여 노니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제가 장차 설법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밝게 나타낼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설법하시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밝게 나타내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제가 장차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시켜, 큰 모임이 한량없으며,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시켜,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를 둘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를 두신 것과 같을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는 미륵을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미륵아, 너의 발심은 지극히 묘하여 대중을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네가 지금 생각한 것과 같아 '세존이시여, 나는 아주 먼 미래 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부처가 될 터인데, 그 명호를 미륵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할 것이니, 지금 세존께서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호칭 받고 있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저는 이 세상의 하늘 악마 범 사문 바라문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며, 성취하여 노닐 것입니다. 지금 세존께서 이 세상 하늘 악마 범 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며, 성취하여 노니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제가 장차 설법하게 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릴 것입니다. 마치 지금 세존께서 설법하시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제가 장차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하여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입니다. 마치 지금 세존께서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하여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시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륵아, 너는 아주 먼 미래 세계에 사람의 수명이 8만 살이 될 때에 반드시 부처가 될 터이니, 그 명호를 미륵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할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여래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호칭받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이 세상의 하늘 악마 범 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닐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이 세상의 하늘 악마 범 사문 범지 등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증득하고, 성취하여 노니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네가 장차 설법하면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릴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설법할 때 처음도 묘하고 중간도 묘하고 마지막도 또한 묘하며, 뜻도 있고 문채도 있으며, 구족하고 청정하여 범행을 드날리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장차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하여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릴 것이다. 마치 지금 내가 범행을 널리 연설하고 멀리 유포하여 큰 모임이 한량없고, 사람에서부터 하늘에 이르기까지 잘 펴서 드날리는 것과 같을 것이다. 너는 장차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 대중을 거느릴 것이니, 마치 지금 내가 한량없는 백천의 비구 대중을 거느린 것과 같을 것이다."

  

그 때에 존자 아난이 불자(拂子)를 들고 부처님을 모시고 있었다. 이에 세존께서 돌아보시며 말씀하셨다.

"아난아, 금실로 짠 옷을 가지고 오너라. 내가 지금 미륵 비구에게 주고자 한다."

아난은 세존께서 시키신 대로 금실로 짠 옷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올렸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아난에게서 금실로 짠 옷을 받으신 뒤에 말씀하셨다.

"미륵아, 너는 내게서 이 금실로 짠 옷을 받아 불 법 승에 보시하라. 왜냐 하면 미륵아, 모든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세간의 보호를 위하여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기 때문이니라."

 

존자 미륵이 여래에게서 금실로 짠 옷을 받아 불 법 승에 보시하였다. 그 때 악마 파순(波旬)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문 구담(瞿曇)이 바라내의 선인이 사는 녹야원에 머물면서 그 제자들을 위하여 미래에 대한 설법을 하는구나. 내가 이제 가서 이것을 방해하리라.'

  

악마 파순이 세존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세존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들은 결정코 장차 얻을 것이다.

  얼굴 모습은 묘하기 제일이요

  몸에는 꽃다발과 구슬 목걸이

  팔에는 명주(明珠)를 걸으리니

  마치 저 계두성(鷄頭城)이

  소라왕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이에 세존께서 '이 악마 파순이 내게 와서 방해하려 한다'고 생각하셨다. 세존께서 그런 줄 아신 뒤에 악마 파순을 위하여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들은 결정코 장차 얻을 것이다.

  엎어짐이 없고 의혹도 없고

  생 노 병 사를 끊어

  마치 범행을 행하는 자

  미륵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악마 파순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들은 결정코 장차 얻을 것이다

  유명한 웃 옷과 묘한 아래 옷

  전단향 몸에 바르고

  몸은 곧고 아름답고 늘씬하리니

  마치 계두성이

  소라왕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들은 결정코 장차 얻을 것이다.

  주인도 없고 또한 집도 없으며

  손에는 금보를 가지지 않고

  함도 없고 근심도 없으리니

  마치 범행을 행하는 자

  미륵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이에 마왕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들은 결정코 장차 얻을 것이다.

  이름과 재물과 좋은 음식에

  노래와 춤을 능히 잘 알아

  풍류를 읊어 언제나 즐기리니

  마치 계두성이

  소라왕의 경계 안에 있는 듯하리.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들은 반드시 저 언덕 건너리니

  마치 새가 그물 찢고 나오듯 하리.

  선정을 얻어 자재로이 놀고

  즐거움을 갖추어 언제나 즐기리니

  너 악마여, 마땅히 알라

  나는 이미 너를 항복받았다.


그러자 마왕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이 나를 알고 있다. 선서가 나를 보고 있다.'

  

그는 시름하고 괴로워하며 걱정스럽고 슬퍼져서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으므로, 곧 거기서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았다."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미륵과 아이타(阿夷?)와 존자 아난 및 모든 비구들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