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 아함경/중아함경

083. 장로상존수명경(長老上尊睡眠經)

실론섬 2015. 7. 31. 20:58

083. 장로상존수명경(長老上尊睡眠經) 제 12 [제2 소토성송]

(이 경의 이역본으로는 서진(西晉) 시대 축법호(竺法護)가 한역한 『불설이수경(佛說離睡經) 』이 있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바기수(婆耆瘦)에 유행하실 적에 타산(?山) 포림(怖林)의 녹야원(鹿野園)에 계셨다. 


존자 대목건련(大目?連)이 마갈국(摩竭國)에 노닐면서 선지식촌(善知識村)에 있었다. 대목건련은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고요히 앉아 생각하다가 곧 잠이 들었다. 


세존께서는 멀리서 존자 대목건련이 혼자 고요한 곳에서 고요히 앉아 생각하다가 곧 잠이 든 것을 아시고는 세존께서 곧 여기상정에 드시어 여기상정으로써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만큼의 짧은 시간에 바기수 조산 포림의 녹야원에서 갑자기 사라져 나타나지 않으시더니 마갈국 선지식촌에 있는 존자 대목건련에게 가셨다. 


세존께서 존자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대목건련아, 너는 잠에 빠졌구나. 대목건련아, 너는 잠에 빠졌구나."

존자 대목건련이 세존께 아뢰었다.

"예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대목건련아, 너는 그런 모습으로 잠에 빠졌구나. 너는 그런 모습으로 수행하지 말고 또한 널리 펴지도 말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대로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마땅히 전에 들었던 법을 따르고 받아 가지고 널리 펴며 외워 익혀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전에 들었던 법을 따르라. 법을 따른 다음에 받아 가져서 남을 위하여 널리 설명하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전에 들은 법을 따르고 받아 가지어 마음으로 늘 생각하고 마음으로 헤아려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두 손으로 귀를 문질러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찬물로 얼굴과 눈을 씻고 또 몸에 부어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방에서 나가 사방을 둘러보고 별들을 우러러보아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집에서 나와 집 앞으로 가서 한데서 거닐면서 모든 감각기관[根]을 수호하고 마음을 가볍게 하여 안에 두어 뒤와 앞의 일들을 생각하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거닐던 길을 버리고 거닐던 길가에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라. 그렇게 하면 잠이 곧 없어질 것이다. 


만일 너의 잠이 그래도 없어지지 않거든 대목건련아, 다시 방에 들어가 우다라승(優多羅僧)을 네 겹으로 하여 평상 위에 펴고, 승가리(僧伽梨)를 개어 베개를 만들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붙이고 누워 발과 발을 포개고 마음으로 광명상(光明想)을 지어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언제든지 일어나려는 생각을 가져라.

  

대목건련아, 잠자리의 즐거움과 잠자고 눕는 것이 편안하고 유쾌하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재물의 이익을 탐하지 말고 명예에 집착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나는 일체법은 함께 모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또한 함께 모여야 한다고도 말한다. 


대목건련아, 내가 어떤 법을 함께 모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가? 

대목건련아, 만일 도법과 세속법이 함께 어울리면 나는 이 법은 함께 어울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대목건련아, 만일 도법과 세속법이 함께 어울리면 곧 말이 많게 되고, 말이 많아지면 시끄러우며, 만일 시끄러우면 곧 마음이 쉬지 못한다. 대목건련아, 만일 마음이 쉬지 못하면 곧 마음은 안정을 잃고 만다. 대목건련아, 이러므로 나는 함께 어울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대목건련아, 내가 어떤 법을 함께 어울려야 한다고 말하는가? 저 아무 일이 없는 곳에는 함께하여야 한다고 나는 말한다. 곧 산림 나무 밑 비고 편안하고 고요한 곳 높은 바위 돌집들은 고요하여 아무 소리도 없고, 멀리 떠나 있어서 악이 없으며, 사람이 없어 이치를 따라 편안히 앉아 있기에 적합하다. 대목건련아, 나는 이런 법과는 함께 어울려야 한다고 말한다.

  

대목건련아, 네가 만약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려 하거든 마땅히 이익이 되는 것을 싫어하고 공양과 공경 받기를 싫어하라. 만약 네가 이익과 공양과 공경에 대하여 마음으로 싫어하게 되었거든 곧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라. 


대목건련아, 높고 큰 체하는 마음으로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지 말라. 왜냐 하면 모든 장자들의 집에는 이러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곧 비구들이 와서 걸식함으로써 장자로 하여금 특별히 마음을 쓰지 않게 하고는 비구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누가 이 장자의 집을 부셔 버리겠느냐? 왜냐 하면 내가 장자에 집에 들어가도 장자는 특별히 마음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걱정이 생기고, 걱정으로 말미암아 곧 시끄러움이 생기며, 시끄러움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곧 마음이 쉬지 못하고, 마음이 쉬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마음은 곧 안정을 잃고 만다.

  

대목건련아, 너는 설법할 때에 말다툼이 될 말을 쓰지 말라. 만일 말다툼이 될만한 말을 쓰게 되면 곧 말이 많게 된다. 말이 많음으로 말미암아 곧 시끄러움이 생기고, 시끄러움이 생김으로 말미암아 곧 마음이 쉬지 못하며, 마음이 쉬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곧 마음은 안정을 잃는다. 


대목건련아, 너는 설법할 때에 너무 과격하게 설법하여 사자처럼 하지 말라. 대목건련아, 너는 설법할 때에 마음을 낮추어 설법하되 힘을 버리고, 힘을 없애고 힘을 부시어, 마땅히 과격하게 설법하여 사자처럼 하지 않아야 한다. 대목건련아,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대목건련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세존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비구가 구경(究竟)의 경지에 이르게 되고 희고 깨끗함을 완성하며, 범행을 완성하고 범행을 완성하여 마치게 되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목건련아, 즐거움을 깨닫고 괴로움을 깨달으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것을 깨달으면, 그는 이 깨달음으로써 덧없음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함을 관찰하며, 끊음[斷]을 관찰하고 욕심 없음을 관찰하며, 멸함을 관찰하고 평정을 관찰한다. 


그는 이 깨달음으로써 덧없음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함을 관찰하며, 끊음을 관찰하고 욕심 없음을 관찰하며, 멸함을 관찰하고 평정을 관찰한 뒤에는 이 세상에 끄달리지 않는다. 세상에 끄달리지 않은 뒤에는 곧 피로하지 않고, 피로하지 않은 뒤에는 곧 열반에 들어,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다는 진실 그대로를 안다. 


대목건련아, 이렇게 하여 비구가 구경의 경지에 이르게 되고 희고 깨끗함을 완성하며, 범행을 완성하고 범행을 완성하여 마치느니라."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대목건련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