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 아함경/중아함경

085. 진인경(眞人經)

실론섬 2015. 7. 31. 21:22

085. 진인경(眞人經) 제14 [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계셨다.

그곳에서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참된 사람의 법[眞人法]과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不眞人法]을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은 분부를 받고서 경청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인가?

어떤 사람이 부호(富豪)한 귀족으로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데 다른 사람이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부호한 귀족이라는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부호한 귀족이라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욕[淫]과 성냄[怒]과 어리석음[癡]을 끊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부호한 귀족이 아니면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지만, 그는 법 행하기를 법답게 하고 법을 따르며, 법을 향하고 법을 이어받기 때문에 그는 이로 말미암아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眞諦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은 자기는 단정하여 사랑할 만한데 다른 사람이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단정하여 사랑할 만하다는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단정하여 사랑할 만하다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단정함으로 사랑 받을 만하지 못한데도 그는 법 행하기를 법답게 하고 법을 따르며, 법을 향하고 법을 이어받기 때문에 그는 이로 말미암아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자기는 재주 있는 말과 교묘한 말을 하는데 다른 사람이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재주 있는 말과 교묘한 말을 한다는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재주 있는 말과 공교한 말을 한다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재주 있는 말과 공교한 말을 못하지만 그는 법 행하기를 법답게 하고 법을 따르며, 법을 향하고 법을 이어받기 때문에 그는 이로 말미암아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자기는 장로(長老)로서 왕이 알고 또 여러 사람이 알며 큰 복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장로로서 왕이 알고 또 여러 사람이 알며 큰 복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장로로서 왕이 알고 또 여러 사람이 알며 큰 복이 있다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장로도 아니고 왕이 알지도 못하고 또 여러 사람이 알지 못하며, 또한 큰 복도 없지만

그는 법 행하기를 법답게 하고 법을 따르며, 법을 향하고 법을 이어받기 때문에 그는 이로 말미암아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고 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자기는 경을 외우고 계율을 지니며, 아비담(阿毘曇)5)을 배우고 아함[阿含慕]6)을 기억하며, 경을 많이 배웠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아함을 기억하고 경서를 많이 배웠다는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아함을 기억하고 경서를 많이 배웠다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아함을 기억하지 못하고 또한 경서를 많이 배우지 않았지만 그는 법 행하기를 법답게 하고 법을 따르며, 법을 향하고 법을 이어받기 때문에 그는 이로 인해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자기는 분소의(糞掃衣)를 입고 세 가지 법복(法服)을 갖추고 불만의(不慢衣)7)를 가졌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불만의를 가졌다는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이 불만의를 가졌다는 이유 때문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불만의를 가지지 않았지만 그는 법 행하기를 법답게 하고 법을 따르며, 법을 향하고 법을 이어받기 때문에 그는 이로 말미암아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자기는 항상 걸식하되 밥은 다섯 되까지만 일곱 집에 한정하여 얻고, 혹은 하루 한 끼로써 오후에는 음료수[漿]도 마시지 않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오후에는 음료수도 마시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오후에는 음료수[漿]도 마시지 않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오후에 음료수 마시기를 끊지 않지만 그는 법 행하기를 법답게 하고 법을 따르며, 법을 향하고 법을 이어받기 때문에 그는 이로 말미암아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자기는 한적한 곳[無事處]이나 숲속의 나무 밑에서 지내고 혹은 높은 바위에 머무르며, 혹은 한데[露地]에 살거나 무덤 사이에서 지내며, 혹은 때를 잘 아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때를 잘 안다는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나는 때를 아는 이런 이유 때문에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는 것이 아니다. 혹 어떤 사람은 때를 알지 못하지만 그는 법 행하기를 법답게 하고 법을 따르며, 법을 향하고 법을 이어 받기 때문에 그는 이로 말미암아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초선(初禪)을 얻었는데, 그는 초선을 얻었다는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초선에 대해 세존께서는 (초선에는 사량하는 종자[量種]가 없다. 만일 사량하는 것이 있으면 이것을 애착이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는 이로 말미암아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남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제2선(禪) 제3선 제4선을 얻고, 공처(空處) 식처(識處) 무소유처(無所有處) 비유상비무상처(非有想非無想處)를 얻었는데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경우, 그는 비유상비무상처를 얻었다는 이유 때문에 자기는 귀하게 여기고 남은 천하게 여긴다. 이것을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참된 사람의 법은 이렇게 관찰하는 것이다.

'비유상비무상처에 대해 세존께서는 (비유상비무상처에는 사량하는 종자가 없다. 만일 사량하는 것이 있으면 이것을 애착이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는 이로 말미암아 공양과 공경을 받는다.'

이렇게 나아가 진실한 법을 얻은 이는 자기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이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참된 사람의 법과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이라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참된 사람의 법과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을 알고, 참된 사람의 법과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을 안 뒤에는 참되지 않은 사람의 법은 여의고 참된 사람의 법을 배우도록 하라.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부호한 귀족과 단정함과 말과

  장로와 모든 경을 암송하는 것과

  옷과 음식과 한적한 곳과 선정을 설하였고

  맨 뒤에 4무색(無色)이 설해져 있다.


주)

5) 범어로는 Abhidharma라 하며, 한역하여 논(論) 승론(勝論) 최상법(最上法) 증상법(增上法)이라 한다. 불교경전을 경 율 논으로 나눌 경우 논부(論部)에 대한 총칭으로 이 말을 사용했다. abhidharma는 또 대법(對法)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진리[法]를 대관(對觀)하는 지혜를 의미하기 때문에 논부를 abhidharma라 하였다. 신역에서는 아비달마(阿毘達磨)라 하였다.

6) 범어로는 gama라 하며, 음역하여 아함(阿含) 아급마(阿?摩) 아가마(阿伽摩)라고도 한다. 또 의역하여 법귀(法歸) 교법(敎法) 전법(傳法)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곧 교법(敎法)의 전승, 성전(聖典)의 집성(集成)을 의미한다.

7) 교만심(?慢心)을 제거하기 위해 제정한 법의(法衣)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