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어 경전/맛지마 니까야

MN 124. 박꿀라 경(bākulasuttaṃ)

실론섬 2016. 6. 7. 18:04

MN 124. 박꿀라 경(bākulasuttaṃ)

 

20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박꿀라 존자는 라자가하에서 대나무 숲에 있는 다람쥐 보호구역에 머물고 있었다. 그 무렵 박꿀라 존자가 출가하기 이전의 재가자였을 때 친구인 나체 수행자 깟사빠가 박꿀라 존자에게 다가왔다. 와서는 박꿀라 존자와 함께 안부 인사를 나누었다. 서로 안부 인사와 우호적인 대화를 나눈 뒤에 한 쪽에 앉았다. 한 쪽에 앉아서 나체수행자 깟사빠는 박꿀라 존자에게 이와 같이 말했다. 

 

*"박꿀라 존자(Bakkula)라는 이름은 두 개의 가문에서 자랐다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다. 그는 천상에서 생명이 다하여 꼬삼비라는 도시의 부유한 상인의 가문에 태어났다. 태어난 지 5일째 되던 날에 가족들이 그를 데리고 강가 강으로 나들이를 갔다. 유모가 물에서 그를 목욕시키던 중에 물고기가 그를 보고 '내 먹잇감이구나.'라고 그를 낚아채어 삼켜버렸다. 공덕이 많은 중생인 그는 물고기의 뱃속에서 고통을 느끼지 못했으며 침에 누운 듯했다. 물고기는 80유순을 헤엄쳐 가서 바라나시에 사는 낚시꾼의 그물에 걸렸다. 물고기는 그 도시의 자식이 없는 상인의 손에 팔렸다. 그 부인이 물고의 배를 가르자 황금빛의 아이를 발견했다. 물고기의 뱃속에서 내 아들을 얻었다면서 그녀의 남편에게 쫓아가 이야기했다. 상인은 왕에게 찾아가 이 사실을 알렸고 왕은 '물고기의 뱃속에서도 아무런 탈이 없이 견뎌낸 이 아니는 공덕이 많으니 그대 가문에서 그를 길러라.'고 말했다. 꼬삼비의 상인 부부는 바라나시에서 어떤 상인이 물고기 뱃속에서 아이를 얻었다는 소문을 듣고는 그곳으로 찾아갔다. 아이의 엄마가 아름답게 치장하여 놀아주고 있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잘 생긴 아이로구나.'라고 살펴 보다가 잃어버린 자기 아들임을 알아냈고 자기 아들임을 주장했다. 그들은 어떻게 이 아이를 얻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한 사람은 물고기의 뱃속에서 얻었다고 했고, 또 한 사람은 열 달 동안 뱃속에서 길렀지만 물고기에 먹혔다고 했다. 둘 다 서로 자기 아들이라 주장했고 결국 왕을 찾아갔다. 왕은 '이 사람은 열 달을 뱃속에서 길렀으니 엄마가 아니라고 할 수 없고, 또 한 사람도 비록 물고기를 산 인연으로 아들을 얻었지만 물고기에 포함된 모든 것을 샀기 때문에 엄마가 아니라고 할 수 없으니 두 가문의 아들이다. 함께 아이를 길러야 한다.'고 했다. 그리하여 박꿀라, 즉 두 가문에 속한다는 이름을 얻었다.  
그는 80년을 부유한 재가자의 삶을 누리다가 세존의 법문을 듣고 믿음이 생겨 출가하였고, 출가한 뒤로 8일째 되던 날 무애해(patisambhida)의 아라한과를 얻었다고 한다."(MA.iv.192-193)  

 

"도반 박꿀라여, 그대는 출가한 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도반이여, 나는 출가한지 80년이 되었습니다."

"도반 박꿀라여, 그대는 80년 동안 몇 번이나 성행위를 하였습니까?"

"도반 깟사빠여, 나에게 '도반 박꿀라여, 그 80년 동안 그대는 몇 번이나 성행위를 하였습니까?'라고 묻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도반 깟사빠여, 나에게 '도반 박꿀라여, 이전의 그 80년 동안 그대에게 감각적 쾌락에 대한 인식이 몇 번이나 일어났습니까?'라고 물어야 합니다.

 

*박꿀라 존자가 80세에 출가를 하였고 출가한 이후 80년이 지났으니 이 경은 그가 160세에 설해진 것이 된다.

 

210. 도반이여, 나는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단 한 번도 감각적 쾌락에 대한 인식이 일어났던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박꿀라 존자가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단 한 번도 감각적 쾌락에 대한 인식이 일어났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도반이여, 나는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단 한 번도 성냄의 인식이 ··· 해코지의 인식이 일어난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도반 박꿀라여, 박꿀라 존자가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단 한 번도 해코지의 인식이 일어났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일이라고 명심합니다."

 

*"이하 [본 경의 여러 문단에 나타나는] 이 구문은 법을 결집한 장로들(dhamma-sangahaka-tthera)이 만들어서(niyametva) 넣은 것이다."(MA.iv.193)    

 

“도반이여, 나는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감각적 쾌락에 대한 사유를 했던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박꿀라 존자가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감각적 쾌락에 대한 사유를 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는 바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도반이여, 나의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성냄의 인식에 대한 사유를 ··· 해코지에 대한 사유를 했던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박꿀라 존자가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해코지에 대한 사유를 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211. "도반이여, 나는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장자가 주는 옷을 받은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박꿀라 존가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장자가 주는 옷을 받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도반이여, 나는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칼로 옷을 자른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새 천을 칼로 짤라 가사를 만든 기억이 없습니다)."

"박꿀라 존자가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칼로 옷을 자른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도반이여, 나는 출가한 이래 80년동안 바늘로 옷을 꿰맨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염료로 옷을 염색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가사를 만드는 시기에 옷을 꿰맨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동료수행자와 함께 옷 작업을 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공양) 초청을 받아들인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오, 참으로 누가 나를 초청하기를'이란 마음이 이전에 일이 일어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재가자의) 집안에 앉은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집안에서 먹은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여인의 특징이나 표상에 마음을 기울인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여인에게 사소한 법이라도 설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비구니의 거처를 방문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식카마니에게 법을 설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사미니에게 법을 설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재가자를) 출가시킨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구족계를 준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의지처가 되어 준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사미의 시봉을 받은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욕실에서 목욕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목욕가루로 목욕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동료수행자의 몸을 씻어준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아주 작은 병조차도 걸린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하리따끼(약용 열매) 한 조각이라도 받은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몸을) 기댈 것에 기댄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잠 잘 자리를 준비한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박꿀라 존자가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잠 잘 자리를 준비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도반이여, 나는 출가한 이래 80년동안 마을 안에 있는 거처에서 안거를 보낸 것을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박꿀라 존자가 출가한 이래 80년 동안 마을 안에 있는 거처에서 안거를 보낸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도반이여, 나는 출가하여 7일 동안은 빚진 사람으로 마을 사람들이 주는 음식을 먹었습니다. 8일째에 구경의 지혜가 일어났습니다."

"박꿀라 존자가 7일동안만 빚진 사람으로 마을 사람들이 주는 음식을 먹고 8일째에 구경의 지혜가 일어난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빚진 사람(sana)'이란 오염원이라는 빚을 가진 자(sakilesa sa-ina)라는 뜻이다. '마을 사람들이 주는 공양을 먹었다(ratthapindam bhunji)'는 것은 믿음으로 베푸는 공양(saddha-deyya)을 먹었다는 말이다.  
네 가지 수용(pan-bhoga)이 있다. ①훔친 것의 수용(theyya-paribhoga. 파계한 자들이 공양을 수용하는 것) ②빛낸 것의 수용(ina-paribhoga. 계를 구족하였지만 돌이켜 살펴보지 않고 수용하는 것) ③상속자의 수용(dayajja-paribhoga. 7가지 유학들이 수용하는 것) ④주인의 수용(sami-paribhoga. 아라한이 수용하는 것) ··· 그러므로 아라한만이 빚지지 않고 수용한다.  
박꿀라 장로는 범부(puthu-jjana)였을 때는 자신이 빚낸 것의 수용으로 공양을 먹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그는 8일 째에 구경의 지혜가 생겼다. 즉 아라한과를 증득했다는 뜻이다."(SA.ii.199)  

 

212. "도반 박꿀라여, 나는 이 법과 율에서 출가하고자 합니다. 구족계를 받고자 합니다."

나체수행자 깟사빠는 이 법과 율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았다. 구족계를 받고 홀로 머물며 방일하지 않고 노력하고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머문 깟사빠 존자는 오래지 않아 좋은 가문의 아들들이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하는 목적인 위없는 범행의 완성을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깨달아 알고 체득하고 성취하여 머물렀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알았다. 깟사빠 존자는 아라한들 중의 한 분이 되었다. 

 

그 후에 박꿀라 존자는 승원의 열쇠를 가지고 이 거처 저 거처를 다니면서 "존자들은 나와 보시오. 존자들은 나와 보시오. 오늘 내가 반열반에 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후에 박꿀라 존자는 열쇠를 가지고 이 거처 저 거처를 다니면서 '존자들은 나와 보시오. 존자들은 나와 보시오. 오늘 내가 반열반에 들 것입니다.'라고 말한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박꿀라 존자는 비구 승가 가운데 앉아서 반열반에 들었다.

"박꿀라 존자가 비구 승가 가운데 앉아서 반열반에 든 것도 우리는 박꿀라 존자의 경이롭고 놀라운 법이라고 명심합니다."

 

*"'앉아서(nisinnako)'라고 하였다. 바꿀라 존자는 '살아서도 내 자신 한 번도 다른 비구에게 짐이 되지 않았고, 열반에 든 뒤에도 내 몸이 다른 비구들에게 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불의 요소(tejo-dhatu)를 대상으로 삼매에 들어 열반을 했다. 몸에서 불이 타올랐고 피부와 살과 피는 마치 버터기름처럼 타면서 소멸되었다. 거기에는 재스민 꽃 봉우리를 닮은 사리만이 남았다."(MA.iv.196-197)   
*"이 경은 [세존께서 반열반에 드신 지 백 년 후에 열린] 제2차 결집(dutiya sangaha)에서 합송되었다."(MA.iv.197)
 

 

 

박꿀라 경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