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근본불교) 이야기

네 부류의 중생들

실론섬 2014. 3. 20. 20:32

다께서 싸밧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다. . 그때 꼬쌀라의 빠쎄나디 왕이 세존께 와서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붓다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한가지 여쭈어 보고자 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됩니까? 바라문이 죽으면 그대로 바라문으로 태어나고, 귀족이 죽으면 귀족으로 다시 태어 납니까?]


세존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세상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네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어둠에서 어둠으로 나아가는 사람,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사람, 빛에서 어둠으로 나아가는 사람, 빛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인생에서 이렇게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데는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어떻게 해서 어둠에서 어둠으로 나아갈까요? 여기 어떤 사람이 신분이 낮은 집 - 짠달라(candalas; 죽은 소의 고기를 먹고 사는 가장 하천한 不可觸賤民) ․ 죽세공사 ․ 사냥꾼 ․ 수레 제작자나 청소부 집 -, 가난한 집에 태어납니다. 그의 집에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부족하고, 음식물과 옷을 힘들게 얻어 어렵게 생활을 해가고 있습니다. 그는 못 생겼거나, 보기 흉하거나, 기형이거나, 주기적으로 아프거나 애꾸눈이거나 손이 뒤틀렸거나 절름발이이거나 반신불수입니다. 그는 먹을 것 ․ 마실 것 ․ 입을 옷 ․ 탈 것[수레]과 꽃 장식물 ․ 향료 ․ 연고[크림]과 침구 ․ 집 그리고 등불을 얻지 못합니다. 그는 몸 ․ 말과 마음으로 나쁜 행동을 합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죽고 나서 몸이 부서지면 비참한 곳, 나쁜 운명, 지하 세계, 지옥에 다시 태어납니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어둠에서 어둠으로, 혹은 음침한 곳에서 음침한 곳으로, 더러운 곳에서 더러운 곳으로 간다고 합시다. 나는 이 사람이 이와 똑 같다고 말합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어둠에서 어둠으로 나아가는 것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어떻게 해서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갈까요? 여기 어떤 사람이 신분이 낮은 집 … 가난한 집에 태어납니다. 그의 집에는 먹을 것과 마실 것이 부족하고, 음식물과 옷을 힘들게 얻어 어렵게 생활을 해가고 있습니다. 그는 못 생겼거나 (위 첫번째 내용 중략)…  집 그리고 등불을 얻지 못합니다. 그는 몸 ․ 말과 마음으로 착한 행동을 합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죽고 나서 몸이 부서지면 좋은 운명, 하늘나라에 다시 태어납니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땅바닥에서 수레로 혹은 수레에서 말 등으로 혹은 말 등에서 코끼리 위로 또는 코끼리 위에서 궁전으로 올라간다고 합시다. 나는 이 사람이 이와 똑 같다고 말합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것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어떻게 해서 빛에서 어둠으로 나아갈까요? 여기 어떤 사람이 신분이 높은 집 - 풍성한 카티야[크샤트리야 귀족] 가문 ․ 풍성한 브라흐민 가문 혹은 풍성한 장자 가문 - 부유한 집에 태어납니다. 그의 집에는 재산이 엄청 나게 많고, 각종 물품이 아주 많으며 식량이 아주 많습니다. 그는 잘 생겼고 매혹적이며 우아하고 최상의 아름다움을 갖추었습니다. 그는 먹을 것 ․ 마실 것 ․ 입을 옷 ․ 탈 것[수레]과 꽃 장식물 ․ 향료 ․ 연고[크림]과 침구 ․ 집 그리고 등불을 마음대로 얻습니다. 그러나 그는 몸 ․ 말과 마음으로 나쁜 행동을 합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죽고 나서 몸이 부서지면 비참한 곳, 나쁜 운명, 지하 세계, 지옥에 다시 태어납니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궁전에서 코끼리 위로 혹은 코끼리 위에서 말 등으로 혹은 말 등에서 말 등에서 수레로 또는 수레에서 땅바닥으로 내려간다고 합시다. 나는 이 사람이 이와 똑 같다고 말합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빛에서 어둠으로 나아가는 것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어떻게 해서 빛에서 빛으로 나아갈까요? 여기 어떤 사람이 신분이 높은 집 … 부유한 집에 태어납니다. 그의 집에는 재산이 엄청 나게 많고, 각종 물품이 아주 많으며 식량이 아주 많습니다. 그는 잘 생겼고 매혹적이며 우아하고 최상의 아름다움을 갖추었습니다. 그는 먹을 것 … 등불을 [마음대로] 얻습니다.  그는 몸 ․ 말과 마음으로 착한 행동을 합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죽고 나서 몸이 부서지면 좋은 운명, 하늘나라에 다시 태어납니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수레에서 수레로, 혹은 말 등에서 말 등으로, 또는 코끼리 위에서 코끼리 위로, 혹은 궁전에서 궁전으로 옮겨간다고 합시다. 나는 이 사람이 이와 똑 같다고 말합니다. 대왕이여, 사람이 빛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것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대왕이여, 이것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네 종류의 사람들입니다. 

[Kosalasamyutta. 상윳따니까야. 꼬사라 사람들과 나눈 대화]


붓다의 설명은 명쾌하다. 사람의 운명이란 '지금 여기'에서 자신이 몸과 말과 생각으로 어떤 업을 짓느냐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이다. 어둠에서 어둠의 길로 갈 것인지, 밝음에서 밝음의 길로 갈 것인지, 어둠에서 밝음의 길로 갈 것인지, 밝음에서 어둠의 길로 갈 것인지는 순전히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조상탓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의 행복과 불행 가운데서 행복은 자기 몫이고 불행은 남의 몫으로 돌리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잘 표현해 놓은 말일 것이다.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는 짓은 비겁한 일이다. 모든 것은 자기 하기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