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근본불교) 이야기

여러 재물은 열반을 추구하지 않는 무지한 자를 멸망시킨다...

실론섬 2015. 2. 24. 19:46

여러 재물은 열반을 추구하지 않는 무지한 자를 멸망시킨다

무지한 자는 재물을 욕심내기 때문에 다른 자들도 멸망케 하고 자신도 멸망한다. (법구경 355)


불교는 인간존재를 오온으로 본다. 또한 그러한 인간존재의 구조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물음에 단 한마디로 대답한다. "그것은 고(苦)이다. 즉 오온 자체가 고(苦)라는 것이다." 이 괴로움이란 생사병로를 비롯한 우리의 일상적인 괴로움을 가리키는 동시에 우리가 괴로움과는 반대개념이라고 믿고 있는 즐거움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불교의 이러한 관점은 괴로움의 본질을 명쾌하게 꿰뚫어 통찰한 결과이다. 우리들이 괴롭다고 느끼는 경우, 무엇보다 즐거움의 영속(영원함)이 결여된 것을 괴로워하는 수가 많은 까닭이다. 하나의 욕망이 만족되어도(즐거움을 주어도) 그 욕망의 충족은 결코 영원한 것이 아니고 곧 다른 욕망의 새로운 충족을 욕구하는 발판이 되곤한다. 흔히 욕심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그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으며 욕망에는 결코 충분하여 더이상 필요없다는 자기충족성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교에서의 행복이란 결코 욕망충족에서 오는 만족감이나 포만감을 행복이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것을 들어내고 비우며 욕심을 줄여나가는 마음의 평온을 행복이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괴로움이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다. 뜻대로 안되는 것이 인간존재나 사회의 기본적 구조이다. 불교는 생.로.병.사와 함께 사람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괴로움, 미운 사람과 만나는 괴로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과 그리고 오온의 괴로움을 합쳐서 팔고(八苦)라고 한다. 이러한 팔고의 근본적인 바탕에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괴로움은 결국 욕망이라는 근원적인 모습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욕망은 끝이 없어서 한 욕구의 대상이 획득되면 곧바로 다른 욕구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욕망은 결코 욕망의 충족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끝없이 일어나는 욕망의 추구가 행복이겠는가 아니면 괴로움이겠는가.


법구경처럼 불교가 되풀이하여 경고한 것을 재물 자체의 죄악성이 아니라 그 재물을 추구할 때의 인간의 심리구조가 지니는 욕망에 대한 끝임없는 추구심을 지적한 것이다. 불교는 사부대중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재가자들의 재물과 추구심을 전면적으로 부정한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무제한적인 추구를 허용하고 그것이 옳다고 한 적은 없다. 실제적으로는 그 끝없는 추구가 지니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