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화엄경

화엄경 - 1. 世間淨眼品(세간정안품)

실론섬 2015. 5. 4. 13:18

 

 

비로자나불

 

1. 世間淨眼品(세간정안품)- 부처님을 찬송하는 노래 

   

갖가지 꽃으로 장식

60권 [화엄경]은 34品(품. 章(장)을 의미함)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품은 [세간정안품]으로서, 세간을 비추는 청정한 눈인 부처님이 출현하신 것을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마갈타국의 尼蓮禪河(니련선하) 강가 깨달음의 장소에서의 모임이다.

 

먼저 화엄경은 부처님이 처음으로 正覺(정각)을 이루신 적멸도량의 보리수 아래 금강보좌의 정경을 묘사하면서 시작된다.

 

   그 땅은 金剛(금강)으로 되어 있으며 엄숙하고 깨끗함을 갖추었다.

   온갖 보배와 갖가지 꽃(雜華. 잡화)으로 장식하였으며, 최상의 묘한 보배 바퀴(寶輪. 보륜)은

   원만하고 청정하며, 한량없는 묘한 빛깔로써 여러가지로 장엄하여 마치 큰 바다와 같았다.

 

참으로 찬란한 세계가 묘사되어 있다. 이중에서 "갖가지 꽃으로 장식 하였으며" 라고 하는 것이 화엄의 의미인 것이다. 화엄을 범어로 말하면 간다-뷰하(Ganda-vyuha)dlau, 이것을 중국말로 옮기면 '雜華嚴飾(잡화엄식)' 즉 '갖가지 꽃으로 장식하다'가 되는 것이다. 이 잡화라는 것은 목단꽃도 좋고 국화도 좋고 목련도 좋고 들꽃도 좋다는 것이다. 그런 여러가지 꽃들이 열심히 자기의 생명을 꽃피우고 있는 것이 잡화엄식이다. 이러한 갖가지 꽃으로 장식된 곳이 깨달음을 연 부처님이 계시는 도량인 것이다.

 

이러한 도량은 꽃이나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한량없는 보석이 비처럼 내려 흩날리고 광명이 온 천지에 가득 하였다. 부처님이 앉아 계시는 자리의 뒤쪽에 있는 보리수는 빛을 발하여 시방세계를 비추며, 그 둥치는 맑고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고, 줄기와 잎과 꽃도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부처님이 앉아 계시는 獅子座(사자좌)는 큰 바다처럼 넓고, 보석과 꽃으로 장식되어 빛을 발하였다.

 

그것은 寶華(보화).寶輪(보륜).妙色(묘색).幢(당. 깃발).香만.寶網(보망).雨寶(우보).華樹(화수).佛力(불력).奇特(기특)의 10가지 장엄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국토의 지하는 바람의 바퀴(風輪.풍륜)와 향기로운 바다(香海.향해)와 연꽃으로 장식되고, 지상은 묘한 보배와 광명과 향기로운 강과 온갖 나무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청정한 눈을 뜨다

부처님은 이렇게 장엄된 적멸도량의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열었다. 지금 부처님은 사자좌 앉아 계신다. 부처님은 사람들 가운데서 獅子(사자)이기 때문에 부처님이 앉는 자리가 산림이든 지상이든 모두다 사자좌라고 부르는 것이다. 부처늠은 이 자리에 앉아서 두려움이 없는 獅子吼(사자후)의 가르침을 설하신다.

 

부처님은 이 사자좌에서 정각을 이루셨다. 과거.현재. 미래 삼세의 법이 평등함을 아는 지혜의 몸은 일체 세간의 몸에 두루 들어가고, 묘한 음성은 모든 세계에 울려 퍼지며, 지헤는 허공에 가득찬다. 일체의 모든 중생을 평등하게 구제하고, 지혜의 광명은 어두운 밤을 비추며, 무한한 광명으로 가득 차서 방편의 뭄을 열어 중생을 교화하신다.

 

청정한 눈이 투명한 구슬을 보는 것 같다

부처님 주위에는 무수한 보살과 金剛力士(금강역사).龍神(용신).地神(지신).樹神(수신).藥草神(약초신).穀神(곡신).河神(하신).海神(해신).火神(화신).風神(풍신).虛空神(허공신).主方神(주방신).主夜神(주야신).主晝神(주주신).阿修羅神(아수라신)등 천지의 신들, 그리고 夜摩天王(야마천왕)을 비롯한 세계의 모든 왕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모두 부처님을 찬탄하는 찬가를 부르고 있었다. 善光海大自在天(선광해대자재천)이라는 신이 일어나 찬가를 불렀다. 그 가운데는

 

   부처님은 불가사의하여 견줄 자가 없고, 相好(상호)의 광명은 시방을 비추네.

   큰 성인이신 세존의 바른 가르침은 마치 청정한 눈(淨眼. 정안)이 투명한 구슬을 보는 것 같네.

 

라는 내용이 있다. 천왕들의 찬가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 가운데서 중요한 것만 몇개 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淨智天王(정지천왕)의 찬가에서는

 

   중생은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마음의 눈이 멀어, 

   한없는 생사의 굴레에서 윤회할 때,

   여래는 청정한 道(도)로써 인도하고, 

   위없는 최상의 법문을 열어 보이시네.

 

日光天子(일광천자)의 찬가에서는

 

   어리석은 중생은 봉사라서 눈이 없네

   이 고통 받는 중생을 위하여 청정한 눈을 뜨게 하고

   그들에게 지혜의 등불을 비추어

   여래의 청정한 몸을 볼 수 있게 하네

   (여기서 우리는 이 품을 世間淨眼品(세간정안품)이라고 하는 뜻을 알수 있다.

    즉 부처님 께서는 세간을 비추는 청정한 눈(淨眼. 정안)으로서 출현하셨기 때문이다)

 

이어서 月天子(월천자)의 찬가에서는

  

   대자비의 구름으로 덮지 않는 것이 없이

   부처님의 몸은 불가사의하여 중생에게 평등하고

   널리 법의 비(法雨. 법우)를 내려 일체는 적시니

   이것이 부처님의 최상의 방편이네

   (부처님의 몸이 부름에 응하여 나타나시는 것(應現. 응현)은 중생의 숫자와 같다고 하므로

    어떠한 중생에 대해서도 부처님은 응현해 주시는 것이다. 

   '법의 비'라고 하는 것은 비(雨. 우)가 대지를 윤택하게 하고 초목을 자라게 하듯 

    부처님의 가르침도 우리들 중생을 이익되게 하는 것이며, 법의 비를 내려 일체만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부처님의 최상의 방편이다)

 

持國乾달바王(지국건달바왕)의 찬가에서는

 

   중생의 한량없는 고뇌의 바다를

   부처님은 하나도 남김없이 소멸시켜 주시고

   부처님은 대자비와 방편으로서

   능히 중생의 청정한 눈을 뜨게해 주시네

   ('건달바'란 간다르바(Gandharva)의 음을 따서 발음한 것인데, 불교에서는 天龍八部(천룡팔부.

     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神將-천.용.야차.아수라.가루라.건달바.긴나라.마후라가)의 하나로서,

     제석천을 모시면서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를 말한다)

 

金剛眼照力士(금강안조역사)는 다음과 같이 찬가를 부르고 있다.

 

   여래이신 큰 성인의 자재하신 힘은 

   일체의 법계에 충만하고

   法身(법신)을 나타내심은 그 끝이 없어

   일체의 중생 앞에 드러 내시네

 

이와같이 [세간정안품]에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부처님에 대한 찬가는 보현보살에서 끝이 난다. 금강안조역사의 찬가가 끝나면 보현보살이 부처님 주위에 있는 보살.神(신).天(천)등 모든 대중에게 부처님을 찬송하는 게송을 읊었다. 그 게송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청정하게 장엄된 불국토는 청정한 대중으로 가득차 있으며, 그 나라의 수많은 불제자들은 

   항상 오묘한 법문을 듣고, 부처님이 앉아 계시는 사자좌를 우러러보고 있다. 부처님은 

   사자좌에 앉아 계시지만, 또한 언제 어디에나 앉아 계시며, 한없는 방편으로써 보살행을 

   나타내 보이신다.

   法性(법성)의 눈은 세간을 비추고, 그 몸은 널리 세간에 드러내시며, 시방의 모든 나라를 

   보호하고, 일체의 더러움을 제거하신다. 자유자재로 모습을 나타내시고, 청정한 목소리로 

   보살행을 설하시며, 한없는 영겁의 시간을 순간의 지금으로 되돌려 무상한 세간의 모습에 

   참다운 법성을 밝히신다.

   부처님은 마치 허공과 같아서 청정하고 집착이 없으며, 이 세상에 태어나 보리수 아래서            

   道(도)를 이루셨다. 부처님은 한마디로 모든것을 다 말씀 하시고, 하나하나의 가르침 

   속에서 남김없이 다 설하신다.

 

보현보살이 부처님을 찬송하는 게송이 끝나자 사자좌를 장식하는 묘한 꽃과 마니보석과 보배 바퀴와 누각등 여러가지 장엄 기구 속에서 海慧超越(해혜초월)보살등 많은 대보살들이 나와서 부처님을 축하하고 공양 하였다.

 

그때 一切海慧自在智明王(일체해혜자재지명왕)보살은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공양했다. 이 보살의 찬가가 끝나자 蓮華藏(연화장) 세계가 진동하였다. 이 진동은 부처님께서 설법하시기 전의 상서러운 징조였다. 이것에 의해 악마는 공포에 떨고, 설법을 듣는 대중의 마음은 안정되며, 많은 중생들에게 설법장소를 알리는 것이다.

 

이 경의 제 1품인 [세간정안품]은 이렇듯 대보살은 물론 일체의 신(神)이나 왕 그리고 아수라나 악마까지도 모두 세간의 청정한 눈(淨眼.정안)이 되어 출현한 부처님의 지혜를 웅장하고도 화려하게 찬탄하고 있다. 나아가 삼란만상의 모든 것, 나무도 숲도 강도 바다도, 일체의 모든 살아 있는 생물들의 일대 만다라(曼茶羅. 보리도량)의 세계가 바로 [세간정안품]인 것이다. 이들이 부처님을 중심으로 모여 찬미의 노래를 부름으로써 [화엄경]의 서막이 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