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화엄경

화엄경 - 2. 노사나불품

실론섬 2015. 5. 4. 13:46


노사나불



2. 노사나불품 - 세계의 장엄

 

화엄에서의 비로자나불은 단지 보신(報身)이 아니라, 일체의 모든것에 통하는 법신(法身)이다. 부처나 중생이나 국토나 할 것 없이 일체의 모든 것은 비로자나불의 화현(化現)이라고 본다. 이 비로자나불에 대해 설명한 것이 [화엄경]의 [노사나불품]인 것이다.

 

[노사나불품]은 수많은 보살이나 세계의 모든 왕이 부처님의 경계, 부처님의 광명, 부처님의 음성, 세계해(世界海), 중생해(衆生海), 불해(佛海)등이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품고 부처님께 가르침을 청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에 부처님은 입과 치아 사이에서 무수한 광명을 발하였다. 그것은 청정하고 걸림이 없는 법계에 충만한 광명이었으며, 법계를 장엄하는 광명 이었다. 입이나 치아 사이에서 무수한 광명을 발하는 모습은 참으로 찬란 하였으며, 이 광명은일체의 모든 국토를 비추었다.

 

이 광명을 본 보살들은 연화장 세계를 볼 수 있었다.한 보살은 감격하여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무량한 겁의 바다에 공덕을 닦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 했으며

  무량한 중생의 바다를 교화 하시고

  노사나부처님은 정각을 이루셨네

 

노사나불은 무한한 시간에 걸쳐 공덕을 닦고, 일체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 하였으며, 일체의 중생을 구제함으로써 비로소 정각(正覺)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노사나 부처님의 대지혜의 바다는 

  광명을 두루 비추어 한량이 없고

  진실한 법을 여실히 관찰하여

  일체의 모든 법문을 두루 비추네

 

라고 읊었다. 노사나불은 무한한 광명을 발하며, 진실한 도리를 잘 관찰하여 일체의 가르침을 설하는 것이다.

 

이 연화장장엄세계의 동쪽에는 정연화승광(淨蓮華勝光)의 장엄세계가 있고, 남쪽에는 중보월광(衆寶月光) 장엄세계, 서쪽에는 보광락(寶光樂)세계, 북쪽에는 유리보광충만장(溜璃寶光充滿藏)의 세계가 있다. 또한 이 세계의 동남쪽에는 염부단파리색당(閻浮檀波리色幢)세계, 서남족에는 보조(普照)장엄세계, 북서쪽에는 선광조(善光照)세게, 북동쪽에는 보조광명장(寶照光明藏)세계, 그 아래쪽에는 연화묘향승장(蓮華妙香勝藏)세계, 그 위쪽에는 잡보광해(雜寶光海)장엄세계가 있다. 이들 세계에는 불국토가 있으며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름의 부처님과 보살, 권속들이 있다고 한다.

 

이들 세계와 불국토가 무수한 만큼 보살의 수도 무수하며, 그 보살들은 또한 각각 무수한 권속의 보살을 거느리고 결가부좌하고 있다. 가부좌한 보살들은 모공(毛孔)에서 광명의 구름을 발하고, 그 광명 가운데서 또한 무수한 보살들이 나온다. 그것과 동시에 무수한 불국토가 나타나고, 그 불국토 가운데는 과거.현재. 미래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모습을 보인다. 그 모든 부처님들은 여러가지 가르침으로써 중생을 교화하고, 중생의 괴로움을 구제하고 있다.

 

그때 세존은 두 눈썹 사이에 백호상(白毫相)에서 광명을 발하여 일체의 불국토를 비추었다. 그 불국토에는 큰 연꽃이 피어 있었다. 그 연꽃의 줄기는 온갖 보배로 되어 있으며, 잎은 일체의 세계를 덮고, 그 연꽃의 줄기는 사금(砂金)으로 되어 있었다. (이러한 연꽃에 대한 해석은 법장의 탐현기(探玄記)에 보면 연꽃이란, 피어서 널리 펴고, 삼승(三乘.성문승.독각승.보살승)의 물을 방출하고,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성스러운 별이 찾아 드는 곳이다. 즉 연꽃이 피면 주위에 하나 가득되기 때문에 '피어서 널리 편다'하였으며, 삼승의 물을 내보내면 그물이 이윽고 일승(一乘)으로 되돌아 온다는 의미에서 '삼승의 물을 방출한다' 하였으며, 또한 연꽃은 순백색의 꽃을 피워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미묘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며, 벌이 꿀을 찾아서 무리를 짓고 있는 것처럼 연꽃은 고귀한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눈썹 사이에서 일체제법승음(一切諸法勝音)이라는 대보살이 나와 부처님을 찬탄했다.

 

  부처님의 몸은 모든 법계에 충만하시어 

  두루 일체 중생 앞에 나타나시며

  중생의 근기에 따라 어디에나 나아가지만

  항상 이 보리수 아래 계신다

 

이것은 노사나불이 법계에 두루해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부처님의 몸은 법계에 충만해 있으면서 중생의 능력에 맞게 그 모습을 나타내 보인다. 하지만 보리수 아래 정각(正覺)의 자리를 떠나는 일이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 용감하고 두려움을 모르는 사자염광분신음(師子炎光奮迅音) 보살은

 

  노사나부처님은 청정한 법륜을 굴리실 때

  일체의 법의 방편으로 널리 부처님의 구름을 덮네

 

라고 하여 노사나부처님의 전법륜(轉法輪)을 설하였다. 노사나부처님의 설법은 중생뿐만 아니라 일체의 모든 것, 즉 천상과 지옥 그리고 산천초목까지 미치는 것이다. 이 세계의 모든 것들에게 법륜을 굴릴 수 있는 것이 노사나부처님이기 때문이다.

 

보현보살


그때 보현보살은 앉아서 일체여래정장(一切如來淨藏)삼매에 들었다. 모든 부처님은 보현보살이 삼매에 든 것을 칭송하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지혜를 주었다. 시방의 부처님들은 보현보살의 이마를 쓰다듬었으며, 이것은 본 다른 모든 보살들은 게송으로서 보현보살을 칭송하였다. 그러자 보현보살은 모든 보살들에게 부처님의 청정한 지혜는 생각으로써 헤아릴 수가 없지만 자신은 부처님의 신통을 받았으므로 그것을 설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보현보살이 삼매에서 깨어나자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중생들은 10가지의 보배 구름을 내렸다. 그러자 보현보살은 대중을 기쁘게 하기 위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그 게송은

 

  모든 부처님의 깊은 지혜와 공덕의 바다는

  한량없는 세계에 충만해 있어

  방편으로써 중생들이 볼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노사나부처님은 법륜을 굴리시네

 

로 시작된다. 다시 보현보살은 10종류의 세계해(世界海)를 설한다. 10종류의 세계해란 1)설(說)세계해, 2)기구인연(起具因緣)세계해, 3)주(住)세계해, 4)형(形)세계해, 5)체(體)세계해, 6)장엄세계해, 7)청정세계해, 8)여래출세(如來出世)세계해, 9)겁(劫)세계해, 10)괴방편(壞方便)세계해를 말한다. 이와 같은 10종류의 세계해는 "이미 이루어졌고, 지금 이루어지고, 장차 이루어질 것"이며, 무수한 인연에 따라 성립되는 것이다.

 

또한 보현보살은 여러 보살들에게 말했다.

 

  불자들이여, 여러 세계해에는 갖가지 형상이 있으니, 혹은 모나기도 하고, 혹은 둥글기도 하며,     혹은 모나지도 않고 둥글지도 않으며, 혹은 소용돌이 치는 물 같기도 하고, 혹은 꽃 모양 같기도   하며, 혹은 온갖 중생의 모양 같기도 하느니라

 

다시 보현보살은 세계해의 체(體), 세계해의 장엄, 세계해의 청정, 세계해의 여러 부처님, 세계해의 겁(劫)등에 관해 설하였다. (세계해의 해(海)에 대해서 법장의 [탐현기]에서는 "번거러울 정도로 많고 겹겹이 쌓여 깊고 넓어서 그 끝을  알수 없으므로 해(海)라고 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세계해란 바다와 같이 깊고 넓어서 한이 없는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보현보살은 또한 일체의 대중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불자들이여, 이 연화장세계해는 노사나부처님이 전생에 보살행을 닦을 때

  아승지의 세계에서 티끌 수같이 많은 겁 동안 장엄한 곳이다.

 

연화장세계는 노사나부처님이 보살로서 수행하고 있을 때, 오랜 세월에 걸쳐 장엄해 온 세계인 것이다. 이 연화장세계는 무수한 풍륜(風輪)으로 받혀져 있으며, 철로 둘러싸인 산, 향수의 바다, 향수의 강, 보배 나무들이 있다.

 

  갖가지 꽃과 향 깃발등을 가진 모든 보살들이 법계에 가득 차 있어

  모든 언어의 바다로써 잘 설법하시니 

  이것이 노사나불이 법륜을 굴리시는 것이네

 

라고 하는것과 같이 모든 보살들이 세계에 가득차 있으며, 그 가운데서 노사나부처님은 여러가지 언어로 가르침을 설하고 있다.

 

이 세계에는 향수의 바다가 있다. 이 바다는 여러가지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그 해안은 마니(摩尼)의 보배 구슬로 되어 있고, 땅 위는 보배의 그물ㄹ로 덮혀 있다. 바다 속은 보배의 물로 가득 채워져 있고, 해안의 꽃들은 모두 피어 있으며, 전단 나무(향나무)의 향내가 물에 베어들어 부처님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그것은 소위 향수로 된 보배의 바다인 것이다.

 

  노사나부처님은 과거에 수행하실 때

  불국토의 바다를 청정하게 하신 일이 한량이 없고 끝이 없으니

  그곳에 일체의 자유자재함을 굴리셨네

 

이 향수의 바다를 청정하게 한 것은 노사나부처님의 과거의 수행이다. 보살이었을 때의 수행이 향수의 바다를 청정하게 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수행에 의해 세계가 청정해 진다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수행은 단지 자기 완성만이 아니라 세계의 완성이기도 한 것이다.

 

향수의 바다속에는 향수의 강이 있다. 이 향수의 강은 부처님의 눈썹 사이 백호상(白毫相)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향수의 강이 흐르고 있는 대지는 금강의 보배로 장식되어 있고, 그 땅에는 사금이 가득 널려 있다. 경전은 다시 무수한 향수의 강과 세계를 설한다. 갖가지 불국토는 과연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객관 세계일까? 이것에 대해 경전은 다음과 같이 설한다

 

  마치 솜씨가 좋은 예술가가 여러가지 작품을 만들어 내듯이

  중생들의 업(業)으로써 불국토는 불가사의하게 되네

  화가가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낸다는 것을 알듯이

  이와 마찬가지로 불국토는 화가가 그려낸다는 것을 아네

  중생의 마음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여러가지 망상을 일으키듯이

  이와 마찬가지로 불국토도 모두 환화(幻化)하네

 

예술가가 여러가지 작품을 만들어 내고, 화가가 온갖 그림을 그려내듯이, 불국토는 인간의 마음이 그려낸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의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 불국토이며, 그것은 여러가지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청정한 불국토는 부처님이 만든 것이고, 오염된 국토는 중생이 만든 것이다. 더구나 국토가 성립하고 국토가 멸하는 것은 중생의 업에 의한 것이다. 이쯤에서 [화엄경]의 문장은 찬란하고 호화로운 불국토에서 짙은 어둠 속의 국토로 내용을 바꾸어서 설 한다.

 

  혹은 국토가 일어났으나

  진흙땅으로 더럽고 빛이 없어 어두우며

  죄 지은 중생이 사는 곳이네

  혹은 진흙으로 된 국토가 있으니

  번뇌에 싸여 큰 두려움이 있고

  즐거움은 적고 고통만 많으며

  박복한 사람이 사는 곳이네

 

이어서 경전은 고통만의 세계가 아니라, 고통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세계를 설명한다. 또한 광명이 비치고 보배와 향기로 가득찬 세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보현보살이 서원한 세계야말로 이러한 청정한 국토이다. 이것을 불국토라고 하는 것이다.

국토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어떤 국토에는 부처님이 계시고

  어떤 국토에는 부처님이 안 계시고

  어떤 국토에는 한분의 부처님이 계시고

  어떠한 국토에는 무량한 부처님이 계시네

 

경전은 이어서 정광보안세계해(淨光普眼世界海)에 대해 설한다. 이 세계해는 극락정토와 같이 멋진 세계이다. 이 국토에는 숲이 있으며, 그 숲의 동쪽에는 염광성(炎光城)이라는 성이 있고, 남쪽에는 수화장엄성(樹華莊嚴城)이 있다. 이 외에도 용(龍), 야차(夜叉),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등 8부중(八部衆)이 있는 성도 있다. 위 성 가운데 하나인 염광성에 애견선혜왕(愛見善慧王)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이 왕은 백억의 성을 통솔하고, 3만 7천명의 여인을 거느렸으며, 2만 5천명의 자식이 있었다. 그 가운데 보장엄동자(普莊嚴童子)라고 하는 아들이 있었는데, 이 동자는 선근(善根)을 쌓았기 때문에 깊은 삼매에 들 수 있었다. 그리하여 부처님을 찬탄했으며, 그 소리는 온 나라에 울려 퍼졌다.

 

그것을 들은 애견선혜왕은 환희심을 일으켜 게송을 읊고, 성과 마을을 청정하게 청소 하였으며, 보석으로 장식하고 처자 권속들과 함께 부처님을 예배하러 갔다.

 

그러자 부처님은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 경을 설하였다. 이 경을 다 들은 보장엄동자는 다시 삼매에 들어 일체의 모든 부처님의 과거의 공덕해(海)를 볼 수 있었다. 보장엄동자가 게송을 읊으면 일체 중생은 도심(道心)을 발 했으며, 부처님은 이 동자를 위해 다시 가르침을 설했다. 그 가운데 

 

  게으른 자는 깊은 방편해(海)를 깨달을 수 없지만

  정진의 힘을 성취하면 능히 부처님의 세계를 청정히 하네

 

라고 하는 말이 있다. 정진의 힘에 의해서 비로소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 갈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해 보장엄동자는 일체법보문환희장(一切法普門歡喜藏) 삼매에 들 수가 있었다. 그것은 널리 일체의사람들을 환희하게 하는 삼매였다.

 

보장엄동자는 수행자의 대표이다. 동자가 삼매에 든 것은 자리행(自利行)이고, 게송으로써 대중들에게 가르침을 설 한것은 이타행(利他行)이다. 즉 동자는 자리행과 이타행을 함께 실천한 것이다. [노사나불품]의 마지막은 한 수행자의 수행이 완성되는 것을 설 함으로써 그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