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화엄경

화엄경 - 31.보현보살행품(普賢菩薩行品)

실론섬 2015. 5. 5. 14:21

보현보살




31. 보현보살행품


[보현보살행품(普賢菩薩行品)]은 먼저 보현보살이 일체 보살들에게 알리는 말로 시작한다.

 

  불자들이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한번이라도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모든 악중에서 이 악보다 더한 것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곧 백천 가지 장애의 법문을 받게 됩니다

 

라는 것이다. 성내는 마음을 내면 수많은 장애가 있다고 한다. 경전에서는 수많은 장애에 대해 보리를 보지 못하는 장애. 바른 법을 듣지 못하는 장애. 부정한 나라에 태어나는 장애. 나쁜 길에 빠지는 장애등 백천 가지로 설명하여 이 장애가 모두 한번 성내는 마음에서 생긴다고 설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불자들이여,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이 보살행을 빨리 갖추려 한다면

  마땅히 열가지의 바른 법을 닦아야 합니다

 

경전에서는 뒤이어 모두 60가지 행문(行門)을 들어,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한번 성내는 것이 백천가지 나쁜 장애를 일으킨다고 설 하였는데, 그러면 성내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경전에서는 열가지 바른 법을 닦아야 한다고 설하고 있다. 열가지 바른 법이란 다음과 같다.

 

  1)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는다

  2) 모든 보살에 대해 부처님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3) 언제나 모든 부처님 법을 비방하지 않는다

  4)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서 끝없는 지혜를 얻는다

  5) 보살이 행하는 것을 공경하고 즐거이 믿는다

  6) 허공계와 같은 보리심을 버리지 않는다

  7) 보리를 분별하고 부처님의 힘을 다 성취하여 저 언덕에 이른다

  8) 보살의 모든 변재를 닦아 익힌다

  9) 중생들을 교화하는 마음에 싫증이 없다

 10) 일체의 세계에서 태어남을 나타내 보여도 집착하지 않는다

 

제1은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려는 서원으로 사는 것은 보현행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제9 중생들을 교화하는 일에 싫어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중생들을 끝까지 교화하는 것이 보현행인 것이다.

 

제2의 모든 보살에 대해 부처님이라는 생각을 갖는다와 제3의 언제나 모든 부처님 법을 비방하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보살들이 부처님이라는 생각을 잊어서도 안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비방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이러한 열가지 바른 법을 닦는 것이 백천 가지 장애를 없애는 보현행의 출발점이다. 이 열 가지 바른 법을 닦고 나면 다음에는 열가지 청정을 이룰 수 있고, 청정하게 되어 더러운 번뇌를 여윔으로써 열 가지 바른 지혜를 성취할 수 있으며, 바른 지혜가 완전히 갖추어지면 대상을 따라 교묘하게 순응하여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열 가지 교묘하게 순응하여 들어 감이다. 그 가운데,

 

  일체 중생들의 몸을 모두 한 몸에 들이고

  한 몸에서 한량없는 모든 몸을 내 놓습니다.

 

라고 한것과 같이, 한 몸이 일체의 몸이고 일체의 몸이 한 몸이라는 설명이 있다. 관세음 보살이 33가지 몸으로 나타는 것도 교묘하게 순응하여 들어가는 법문에 의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교묘하게 순응하여 들어감이란, 대상에 따라서 교묘하게 순응하여 그 속으로 완전히 들어가 버리는 것을 말한다. 걸림이 없는 경지에 이르지 않으면 모든 사람들과 서로 하나가 될 수 없다. 자신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장애가 있는 한 서로 하나가 되어 통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열가지 교묘히 순응하여 들어가는 것이 가능해 지면 열 가지 바른 마음에 편안히 머무를 수 있다.


바른 마음이란 자재롭게 회전하는 것이며 진실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바른 마음에 편안히 머무를 수 있게 되면 열가지 교묘한 방편법을 얻을 수 있다. 바른 마음에 의해 교묘한 방편법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경전에서는 열 가지 교묘한 방편법에 대하여

 

  불자들이여,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한 마음으로 공경 하면서

  이 법을 듣고 받아 지녀야 합니다

 

라고 설하고 있다. 이 가르침을 들을 수 있으면 조그만 방편에 의하여 위없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으므로 가르침을 듣고 받아 지니도록 권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보현행의 특징이다. 보현행 에서는 하나로 일체를 포섭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전을 독송하는 한가지 방편의 힘으로 현수국에 왕생할 수 있는 것이다.

 

보현보살은 중생들을 깨우쳐 보리심을 내게 하려고 다시 121가지 게송으로 보현행을 설명 하였다. 그 가운데 보현보살의 서원을 다음가 같이 설하고 있다.

 

  나는 세상의 등불이 되어 공덕으로 몸을 장엄하고

  열 가지 힘의 지혜를 모두 갖추겠습니다

  일체의 모든 중생들은 탐냄.성냄.어리석음으로 불타고 있습니다

  나는 마땅히 저들을 위해 한량없는 악행의 고통을 제거 하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보현의 큰 서원이다.

 

  보현의 깨끗한 지혜 모두 갖추어 보현의 서원을 모두 이룹니다

  보살은 마지막 실천으로 깊고 더할 나위 없는 지혜에 들어 갑니다.

 

라고 설하는 것처럼, 보현의 지혜와 서원을 모두 갖추면 최고의 훌륭한 지혜에 들어갈 수 있다. 최고의 훌륭한 지혜로 알 수 있는 것은,

 

  낱낱의 티끌 속에서 과거.현재.미래의 법을 두루 나타내고

  다섯 갈래의 삶과 죽음의 길을 모두 분별해 알게 됩니다

 

라는 것이다. 낱낱의 띠끌 속에 과거.현재.미래가 비치고, 지옥.아귀.축생.인간.하늘이라는 다섯 갈래로 윤회하는 모습을 모두 알 수 있다고 한다. 다섯 갈래의 윤회를 시간적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으로 일체 세계의 이루어짐과 무너짐.

국통의 흥성과 쇠멸등을 전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생의 악한 행동으로 지옥에 떨어지는 것도 잘 알 수 있으며, 혹은 일체의 세계를 하나의 세계에 넣을 수도 있다.

 

  진정한 부처님 제자 보현은 불가사의한 지혜로써

  불가사의한 국토를 알고

  그 국토의 끝없는 경계를 환히 알고 있습니다

 

라고 있는 것처럼, 보현은 바로 부처님의 진정한 제자이며, 불가사의한 지혜로 불가사의한 국토를 알 수 있다. 보통 사람은 결코 현수국에 들어갈 수 없지만, 보현행을 닦은 사람은 이 불가사의한 국토인 현수국에 들어 갈 수 있다.

 

다음에는 보현보살의 큰 지혜행과 큰 자비행을 설하고 있다.먼저 큰 지혜행을 설명한다.

 

  모든 세계는 꿈과 같고 요술과같음을 깊이 깨달으며

  일체 중생세계는 모두 번개와 같은 환히 압니다

 

그렇게 보면

 

  중생과 세계와 겁과 모든 부처님 및 부처님 법이 모두 허깨비 같으니

  법계에는 두 가지가 없습니다.

 

라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중생들과 중생들이 살고 있는 세계와 시간 그리고 모든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도 모두 허깨비와 같다는 것이다. 시간도 허깨비, 공간도 허깨비, 부처님도 허깨비, 부처님이 설한 가르침도 허깨비라고 관찰할 때에 법계의 모습을 분명하게 알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의 몸이라든지 법신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경전에 있는 다음 귀절을 보자.

 

  비유하면 맑은 물에서 그림자를 보아도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법신은 온 세계에 두루 이르지만 또한 아무데도 이르는 곳이 없습니다.

 

깨끗하고 맑은 물에 물체가 비치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림자에 불과할 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법신도 또한 온 세계에 존재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것이 법신이다라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신은 "비록 몸(身)이라고 해도 몸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법신은 "영원하지도 않고 무상하지도 않은 것으로서 모든 세계에 나타난다"라고 설명하는 것처럼, 이 중생들이 사는 세계에 모습을 나타내 보인다.

 

이와 같이 큰 지혜로 세계를 관찰한 보현보살은 큰 자비로써 중생들을 구제하려 한다

 

  한량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여 안온한 곳에 이르게 하지만

  법계를 평등하게 관찰하여 거기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와 같이 묘하 방편으로 깊이 보살행에 들어가면

  모두 보현보살처럼 부처님 법에 따라 태어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부처님에게서 태어난 것이므로 큰 지혜와 큰 자비심을 갖추어 보살행을 실천하면 보현보살과 같아질 수 있다. 어떠한 사람이라도 큰 지혜와 자비를 갖추면 보현보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현보살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 있지만,오직 우리들이 그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 중생들은 좀처럼 자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보현보살을 만나 볼 수가 없다. 그것은

 

  일체 중생들의 무리는 착한 생각과 악한 생각이 같지 않아서

  혹은 천상에 나기도 하고 혹은 모든 나쁜 갈래에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기 때문이다. 착한 일을 하는 중생도 있고 나쁜 일을 하는 중생도 있으며, 그 결과 천상에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모든 업의 인연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우리들은 허망한 생각에 사로잡혀 삶과 죽음을 떠돌고 있다. 허망과 장애라는 그물에 걸려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 중생들인 것이다. 보현보살은 이 중생들의 업이 생기는 인연을 종요히 내려다보고 있다.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구제될 수 있는지가 결정 된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