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화엄경

화엄경 - 28.불부사의법품, 29.여래상해품, 30.불소상공덕품

실론섬 2015. 5. 5. 14:14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14분의 보살, 사천왕, 나한, 신장 등이 좌우대칭으로 열을 지어 

자리하고 있다




28. 불부사의법품


제6 타화자재천회 가운데 [십명품]에서 [보살주처품]까지의 5품은 옛부터 승진(勝進)의 작용을 밝힌 것이며, 다음의 [불부사의법품(佛不思議法品)]과 [여래상해품(如來相海品)], 불소상공덕품(佛小相功德品)]의 3품은 차별(差別)의 결과를 나타낸 것이라고 하였다.

 

[불부사의법품]은 집회에 모인 보살들이 모든 부처님의 국토.청정한 서원.종성(種姓).세상에 나오심.법신.음성.지혜.신통력의 자재.걸림없는 머무름이라는 열가지 모두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한 것에서 시작된다.

 

부처님은 모든 보살들의 생각을 알고 청련화(靑蓮華)보살에게 부처님의 신통력과 지혜와 훌륭한 설법의 능력을 주었다. 부처님의 신통력을 받은 청련화보살은 연화장(蓮華藏)보살에게 부처님의 열가지 과덕(果德)을 설명 하였다. 부처님의 과덕에 대하여 32문(門)에 걸쳐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것이 바로 [불부사의법품]이다.

 

이것은 열가지 법계의 한량없음. 열가지 끝없는 지혜. 열가지 때를 놓치지 않는 일. 열가지 불가사의한 경계. 열가지 지혜를 내어 거기에 머무름. 열가지 한없는 내법(內法)등 부처님의 32가지 덕을 되풀이하여 설명한 것이다.

 

예를 들면 모든 부처님의 열가지 머무름으로 향하는 법이란 다음과 같다.

 

  1)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깨달음의 일체 법계에 머무른다

  2)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큰 자비에 머무른다

  3)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본래의 서원에 머무른다

  4)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중생들을 버리지 않고 교화하는 일에 머무른다

  5)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의지함이 없는 법에 머무른다

  6)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허망함이 없는 법에 머무른다 

  7)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생각에 잘못이 없는 법에 머무른다

  8)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걸림없는 마음에 머무른다

  9)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머물러 아직 산란한 적이 없다

 10) 일체의 부처님은 모두 법의 평등하고 무너지지 않는 실제(實際)에 머무른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열 가지 머무름이다. 머무름이란 물러나지 않는 것, 즉 그 상태를 지속하여 결코 물러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모든 부처님이 일체의 법계를 자각하는 것은 당연하며, 큰 자비를 실천하고 본원(本願)속에 살면서 끝없이 중생들을 교화하는 것도 부처님의 덕 가운데 하나이다. 의지하는 것 없이 머무르 모든 부처님은 허망함이 없음에 머무르게 되고, 한 생각도 잘못이 없으며 걸림없는 마음이 된다.


방해나 장애가 모두 없어지고 집착과 얽매임이 사라지며, 언제나 선정심(禪定心)에 머무르고 있으므로 마음이 산란해 지는 일이 없어진다. 이리하여 확고히 움직이지 않는 진실한 마음에 머물 수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경전에서는 대력나라연당(大力那羅延幢)부처님의 열 가지 머무는 법을 설명한 뒤, 계속해서 열가지 정법(定法). 열 가지 과법(果法). 열 가지 청정법(淸淨法). 열가지 일체지(一切智)에 머무름. 열 가지 삼매. 열 가지 걸림없는 해탈을 설하며 [불부사의법품]을 끝낸다.

 

이 품에서는 부처님 공덕의 불가사의함과 작용의 위대함을 남김없이 밝히고 있다.

 

29. 여래상해품


[여래상해품(如來相海品)]에서는 보현보살이 부처님 몸에 갖춰진 94가지의 훌륭한 모습을 들어 부처님의 뛰어난 공덕을 설명하고 있다. 즉 바다와 같이 광대하고, 바다와 같이 깊은 부처님의 모습을 설명한 품인 것이다.

 

"부처님에게 대인(大人)의 모습이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그 특유의 모습을 94가지에 걸쳐 설한 것이다. [여래상해품]은 보현보살이 "마땅히 여기 모인 대중들을 위하여 부처님 모습의 바다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라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먼저 부처님 정수에 30가지 모습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부처님 정수리에 대인(大人)의 모습이 있으니

  이름은 명정(明淨)이라고 합니다

  32가지 보배로 장엄하고 널리 한량없는 대광명의 그물을 놓아

  일체 세계를 두루 비추네

 

우선 첫째로 대인 모습의 이름을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명정이라고 한다. 둘째는 그 모습의 장엄에 대하여 32가지 보배로 장엄하고 있고 설명한 것이다. 셋째로는 빛의 작용에 대해 한량없는 대광명의 그물을 놓는다고 설하고 있으며, 넷째로는 빛의 효과에 대해 일체 세계를 두루 비춘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같은 설명 방식으로 부처님 정수리의 30가지 모습을 설명해 간다.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하고 있으므로 어지간한 근기가 아니면 끝까지 읽어 낼 수가 없다. 그러나 이처럼 "부처님에게 대인의 모습이 있으니"라고 말하며 그 특유의 모습을 반복하여 설명해 가는 힘은 보통이 아니다. 부처님에 대한 지극히 깊은 신심과 그것을 지탱하는 정열이 없으면 설명 할 수 없는 것이다.

   

정수리 모양을 다 설명하자 다음에는 눈썹 모양. 눈 모양. 코 모양. 혀 모양에 대해 밝히고 있다. 혀 모양의 설명 가운데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부처님에게 대인의 모습이 있으니 이름은 순법계운(順法界雲)이라고 합니다

  혀 끝의 묘한 모양은 금빛의 깨끗한 보배로 장식되어 있고

  한량없는 금빛 광명을 내어 모든 부처님 바다를 두루 비추며

  큰 사자후로 묘한 음성을 떨쳐 일체 세계에 두루 도달하므로

  일체 중생들 가운데 듣지 못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일체중생 가운데 듣지 못하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경전에 쓰여 있어도 실제로 불법의 음성을 들을 귀가 없는 사람에게는 부처님의 음성이 들릴 리가 없다. 아무리 부처님의 음성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큰 사자처럼 포효하고 있지만 불도의 길을 가고자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부처님의 음성이 들릴리가 없다. 하지만 청정한 마음으로 불도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법계에 가득찬 부처님의 음성이 똑똑히 들리는 것이다.

 

경전은 다시 부처님의 혀 모양을 설명하고, 다시 계속해서 부처님의 잇몸. 큰 어금니. 치아. 어깨.가슴. 옆구리. 배. 하반신. 손. 남근. 넓적다리. 장딴지. 머리카락. 발 모양에 대해 설명해 간다.


마지막으로 발 모양에 대해서는 13가지에 이르는 설명을 하고 있다.

 

이것들은 부처님의 32가지 뛰어난 모습에 대하여 일일이 [화엄경]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예를 들면 부처님의 머리카락의 성서로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부처님에게 대인의 모습이 있으니 그것을 모단(毛端)이라고 부릅니다

  안으로는 모든 부처님 국토를 나타내고

  하나의 모공(毛孔)에서 일체 보배의 광명을 발하여

  시방의 일체 법계를 두루 비추며

  하나의 모공에서 모든 부처님의 자재함과 모든 부처님 국토를 나타내 보입니다. 

 

한 털구멍에서 광명을 놓아 일체 세계를 비추고, 한 털구멍에서 부처님의 자재함과 불국토를 모두 비추어 나타내 보인다. 이것은 다만 32가지의 모습만을 설명한 것이 아니다. 하나가 곧 전체이고 전체가 곧 하나라는 [화엄경]의 세계관에 의거하여 해석한 것이 분명하다.

 

모든 것, 모든 부처님의 일을 화엄의 입장에서 새롭게 고쳐 쓴 것이 [화엄경]이라고 할 수 있다.


[화엄경]에 쓰여 있는 사실이나 현상은 다른 경전에도 설명되어 있는 것이지만, [화엄경]에서는 이른바 화엄경식이라고 할 수 있는 해석과 서술이 되며 이러한 독특한 이해를 훌륭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 [화엄경]이다.

 

마지막으로 [여래상해품]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끝을 맺고 있다.

 

  불자들이여, 부처님 몸에는 이와 같은 열 가지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 의 바다, 

  티끌 수와 같이   한없는 부처님의 대인 모습이 있으며

  모든 뼈마디는 갖가지 묘한 보배로 장엄되어 있습니

 

부처님 몸에는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인의 모습이 있으며, 다시 몸 각각의 부분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묘한 보배로 장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간이 갖는 지식의 한계를 초월한 상상력에 의해 묘사된 것이 바로 [여래상해품]의 부처님 모습이다.

 

30. 불소상(광명)공덕품


[불소상광명공덕품(佛小相光明功德品)] 에서는 부처님의 광명을 받아 다섯 가지 욕심의 번뇌가 모두 사라지는 것을 밝히고 있다. 부처님의 광명은 다음과 같은 작용을 한다.

 

  열 가지 세계 티끌 수 같은 국토를 두루 비추고

  그것의 지옥 중생들을 두루 비추어 고통을 없애주며

  그 중생들의 여섯 가지 눈.귀.코.입.몸.의식의 모든 감각기관을 닦아

  모두 청정해지게 하십니다.

 

광명은 지옥 중생에게도 이르러 그 지옥 속에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중생들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과 마음을 청정하게 해 준다. 중생들은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대 환희심을 내며, 목숨이 끝나면 도솔천에 태어 날 수 있다. 도솔천에 다시 태어난 중생들은 하늘 사람이 되며, 하늘 사람의 귀에는 부처님의 음성이 들려온다. 그 음성은 하늘 사람들에게 지옥에 있었던 것은 다만 어리석음에 쌓여 있었기 때문이며, 본래는 지옥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하늘 사람들에게 "다섯 가지 욕망에 집착하여 모든 선근을 방해하지 말라"고 설 하였다.

 

  모든 천자들이여, 다섯 가지 욕망으로 얽매인 마음은

  염불삼매를 닦아 모두 없애 버립니다.

  그러므로 모든 천자들이여, 마땅히 은혜를 갚을 줄 알아야 한결같이

  노사나보살을 공경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다섯가지 욕망의 번뇌를 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염불삼매(念佛三昧) 를 닦으면 된다. 염불삼매란 한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지옥에서 구제되어 하늘에 태어나 하늘 사람이 된 것이기 때문에 그 은혜를 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오로지 노사나보살을 공경하라고 하는 것이다.

 

노사나보살은 광명 그 자체이다. 광명의 은혜로 지옥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으므로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는 광명의 화신인 노사나보살의 모습에 예배 하라는 것이다.  하늘 사람들은 실제로 노사나보살의 모습을 만나 뵐 수는 없었지만 하늘의 소리로써 그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그 가운데,

 

  모든 부처님들도 또한 이와 같이

  마땅히 제도해야 할 중생들을 따며

  모두 구제해 주는 것을 즐거워 합니다.

 

라고 설하고 있다. 모든 부처님들은 구제해야 할 사람에 따라 모습을 나타내 보인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구제해야 겠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 앞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부처님이다.


부처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음성도 들리지 않지만, 열렬하게 구제해 주기를 바라고, 깨닫기를 바라며, 해탈 하기를 바라는 사람 앞에는 모습도 보이고 음성도 들리는 것이다. 따라서   하늘의 음성은 일체 세계의 교화하는 곳을 따라 모두 들을 수 있습니다 라고 경전은 말하고 있다.

 

도솔천에 있는 하늘 사람들은 큰 환희와 편안한 마음을 얻고, 모공에서 한량없이 만발한 꽃의 향내음을 만들어 노사나부처님께 공양 하였다. 향내 나는 꽃을 흩뜨리자 꽃송이 하나하나에서 부처님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 꽃의 향내음을 맡은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모두 상쾌해 졌다.


만약 중생들이 이 향기를 맡으면 죄업의 장애를 없앨 수 있다. 죄업의 장애란 5백가지 번뇌를 비롯한 헤아릴 수 없는 번뇌이다. 향기를 맡음으로써 한량없는 번뇌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불소상광명공덕품]은 마지막으로 불국토의 광대함을 밝히고 있다. 그 광대함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보살이 왼손에 한량없이 많은 티끌을 가지고 동쪽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를 지나가면서 한 세계를 지날 때 마다 티끌을 하나씩 떨어 뜨린다. 그리하여 손에 가지고 있는 티끌이 모두 없어 질 때 까지 동쪽으로 동쪽으로 나아간다. 보살은 이 티끌이 몇개인지

알고 있으며 티끌을 떨어뜨린 세계의 숫자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이 한량없이 많은 세계를 모은 국토가 바로 불국토인 것이다.

 

부처님은 보수(寶手)보살에게, "이와 같이 광대한 불국토를 헤아릴 수 있겠는가? 라고 물었다. 그러자 보수보살은 "부처님이시여, 이와같은 불국토는 너무나 넓고 크기 때문에 상상조차도 할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하고 계속해서,

 

  부처님이시여, 신기하고 신기 합니다

  이 비유를 듣는 사람도 만나기 어려우며

  또한 이 비유를 듣고 믿는 사람도 만나기 어려울 것 입니다.

 

라고 대답 하였다. 이 비유담을 듣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더욱이 듣고 믿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는 대답이었다. 부처님은 보수보살에게, 이 비유를 듣고 믿는 사람에게는 모든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는 증명을 주겠다고 말씀 하셨다.

 

이렇듯 [화엄경]은 한량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오직 지금 이 장소와 이 시간에 살고 있는 인간의 진실한 모습을 설명하고자 한다. 대우주의 광대한 공간과 지구가 생기기 이전의 한량없는 과거로 부터 연속되어 오는 인간 끊임없는 행위의 연속적인 관계속에서 사물을 보는 것이다. 이 한량없는 시간과 공간을 임시로 이름하여 노사나부처님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광명이며 구체적으로 말하면 온 우주를 비추고 만물을 성장케 하는 태양의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