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화엄경

화엄경 - 26. 수명품, 27. 보살주처품

실론섬 2015. 5. 5. 14:03


     석가여래좌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문수·보현 보살좌상이 각각 협시하고 있다.


26. 수명품


[수명품(壽命品)]은 대단히 짧은 경문이지만 부처님 수명의 길고 짧음이 자유자재하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설하는 사람은 심왕보살(心王菩薩)이다.

 

  불자여, 이 사바세계 석가모니 부처님 국토에서의 일겁(劫)은 

  안락세계(安樂世界) 아미타 부처님 국토에서의 하루 낮 하루 밤이 되고

  안락세계의 일겁은 성복당세계(聖服幢世界) 금강여래부처님 국토에서의

  하루 낮 하루 밤이 됩니다

 

사바세계 석가모니 부처님 국토에서의 일겁(무한의 시간을 말함)은 바로 안락세계 아미타 부처님의 국토에서의 하루낮 하룻밤에 상당하며, 그 안락 세계의 일겁은 성복당 세계의 금강여래부처님 국토에서의 하루 낮 하룻밤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 다음부터 차례대로 선락광명청정개부불(善樂光明淸淨開敷佛),법당불(法幢佛), 사자불(師子佛), 노사나장불(盧舍那藏佛), 법광명정개부연화불(法光明淨開敷蓮華佛),일체광명불(一切光明佛), 각월불(覺月佛), 현수불(賢首佛)등의 국토에서는 그 앞의 부처님의 국토에서의 일겁이 하루 낮 하룻밤에 해당한다고 설하고 있다.

 

  최후 세계의 일겁은

  승연화세계(勝蓮華世界) 현수 부처님 국토에서의 하루 낮 하룻밤이 됩니다.

  보현보살등 여러 대보살들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습니다.

 

승연화세계 현수부처님 국토에서는 무한의 시간이 하루낮 하룻밤으로 단축된다고 설한다. 그 짧은 시간 중에 보현보살과 같은 대보살들이 그 국토에 충만해 있다는 것이다.

 

대단한 상상력이 아니면 이와 같은 무한한 시간을 생각해 낼 수 없다. 최고의 승연화세계의 현수부처님 국토에서는 기절할 정도로 무한한 시간이 불과 하루 낮 하룻밤으로 끝나 버리고 만다. 사바세계의 일겁은 최고의 승연화세계에서는 한순간도 되지 않는 것이다.

 

수명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중아함경에서는 중생의 수명은 선근을 쌓으면 수명이 길어지고 악업을 지으면 수명은 짧아진다고 설하고 있다. 부처님은 선근만을 거듭 쌓았기 때문에 그 수명이 장대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육체적 생명뿐만 아니라 계명(戒命), 혜명(慧命)도 더해진다.

 

계명이란 청정한 계를 지키기 때문에 정명(淨命)이 무한히 이어지는 것이며, 혜명은 정법(正法)을 지켜 정지하기 때문에 바른 지혜가 쇠퇴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청정한 계행과 바른 지혜에 의해 그 수명은 영원해 지는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서도 이것은 당연한 것으로서, 계명이란 규칙적인 바른 생활이고, 혜명이란 목적을 가지고 정진하는 생활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두가지를 잘 지키면 육체적 생명도 당연히 길어 진다. 또한 육체의 죽음이 찾아 오더라도 불심(佛心)은 불멸하게 된다. 찬란한 광명이 되어 세계와 중생을 비추게 되는 것이다.

 

지겹도록 괴로운 인생이라고 생각되는 사바세계의 삶도, 안락세계의 아미타부처님 국토에 들어서면 한순간의 시간을 변해 버린다. 그러므로 이러한 세계의 실상을 여실히 알아서 이 괴로운 인생을 열심히 끝까지 현실에 충실하며 잘 살아가야 하며 불도의 길을 가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문수보살



27. 보살주처품

 

제 6 타화자재천회(他化自在天會)는 11품으로 되어 있는데, 앞장의 [수명품(壽命品)] 다음이 [보살주처품(菩薩住處品)]이다. [수명품]이 시간에 따라 부처님의 덕을 설명한 것이라면, 이 [보살주처품]은 "공간에 약(約)ㅏ여 보살의 화용(化用)을 밝힌다"라고 하는 것 처럼, 공간에 따라 보살의 활동을 밝힌 것이다. [보살주처품]에서는 심왕(心王)보살이 보살의 사는 곳에 대하여 설하고 있다.

 

먼저 동방에 보살이 사는 곳이 있는데 선인기산(仙人起山)이라고 부른다. 그곳에는 금강승(金剛勝)보살이 300명의 보살의 권속과 함께 있으며, 항상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있다고 한다. 심왕보살은 이어서 차례대로 보살의 설법 장소와 보살의 이름과 권속의 수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남방 - 승누각산(勝樓閣山) - 법혜(法慧)보살 - 500권속

  서방 - 금강염산(金剛焰山) - 무외사자행(無畏師子行)보살 - 300권속

  북방 - 향취산(香聚山) - 향상(香象)보살 - 3000권속

 

이라는 것처럼, 동서남북의 산이름을 들어 그곳에서 각각의 보살이 설법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어 경전에는,

 

  동북방에 보살이 사는 곳이 있으니 이름이 청량산(淸凉山)이며,

  과거에 모든 보살들이 항상 그속에서 살았습니다.

  현재에도 거기에 보살이 있으니 이름이 문수사리이며

  1만 보살 권속이 있어 항상 그들을 위해 법을 설 합니다.

 

라고 쓰여 있다. 아마도 [보살주처품]을 찬술한 사람은 인도나 또는 경전을 찬술한 당시의 장소를 중심으로 실재하는 산과 전설속의 산에 여러 보살들이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이 품을 쓴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품에 나오는 산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산을 가르킨 것은 아니다.

 

중국인들은 이 [보살주처품]의 한 문장 즉 "동북방에 청량산이 있고, 그곳에서는 문수보살이 머무르며, 1만권속에게 설법하고 있다"라는 것에 아주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경전속의 청량산이 곧 중국에 있는 오대산(五臺山)이라고 해석을 하였다.

 

당나라 초기 사분율종(四分律宗)의 대성자인 도선(道宣. 596-667), 측천무후 때에 활약한 화엄종의 대성자 현수대사 법장(賢首大師 法藏) , 그리고 징관(澄觀)등은 화엄경을 주석서를 쓰면서 한결같이 [화엄경]에 나와 있는 청량산이란 곧 오대산을 말한다고 기술 하였다.

 

[보살주처품]은 짧은 품이지만 중국의 여러 스님들로 인하여 지금의 오대산이 불교의 성지가 되었다. 오대산은 지금도 중국에서 여전히 문수보살의 성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