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경전/화엄경

화엄경 - 32. 보왕여래성기품(여래출현품)

실론섬 2015. 5. 5. 14:31



32. 보왕여래성기품(여래출현품)


[보현보살행품]에서는 평등해지는 인(因)을 밝혔으므로, 이 [보왕여래성기품(寶王如來性起品)]에서는 평등의 결과(果)를 밝힌다. 보현행을 닦으면 부처님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소원을 이룰 수 있다. 그 부처님의 출현에 대해 설한 것이 바로 이 [보왕여래성기품]이다.

 

보왕(寶王)이란 마니보배를 말하는데 이는 가장 귀중한 보배라 한다. 이 마니보배가 자재롭게 갖가지 보배를 나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예로써 사용한 것이다.

 

현수대사 법장은 성기(性起)에는 3가지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먼저 제 1의 인성기(因性起)란, 인간이 본래 갖추고 있는 이성(理性)을 수행에 의하여 표현해 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바로 성기의 일어남(起)이라고 한다. 제2는 행성기(行性起)라고 하며, 수행의 의미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는 선지식과 경전에 의해 가르침을 받아 본래 갖추고 있는 이성을 개발하고, 마침내 부처님과 같아지는 결과를 이루는 것을 일어남(起)이라고 한다. 제3은 과성기(果性起)인데, 수행에 의해 완성하여 부처님같이 된 깨끗한 결과를 이룬 입장에서 성기를 설한 것이다.

 

제1은 원인에서, 제2는 과정.방법.수단에서, 제3은 결과에서 성기를 설명하였으마, 한마디로 말하면 '본래 갖추고 있는 성품을 발현 시킨다(體性現起.체성현기)는 것으로서, 부처님의 출현을 설명한 것이다.

 

이 품은 부처님이 두 눈썹 사이 백호상(白毫相)에서 대광명을 놓은 일로 부터 시작된다. 부처님의 백호상이 바로 성기(性起)의 상징인 것이다.

 

여래성기묘덕(如來性起妙德)보살이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을 찬탄하자 부처님의 입 안에서 대광명이 발하였다. 그러자 여래성기묘덕보살은 보현(普賢) 보살에게 부처님의 대광명은 어떠한 상서러운 일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보현보살은 이 상서러움은 바로 부처님께서 중생들이 본래 갖추고 있는 부처님 성품(佛性)이 일어나게 하는 바른 법을 설명하실 징조라고 대답 하였다.

 

성기묘덕보살은 보현보살에게 부처님을 대신해서 부처님 성품이 일어나게 하는 바른 법을 설명해 달라고 부탁 하였다. 그때 보현보살은

 

  부처님 성품이 일어나게 하는 법은 조그만 인연으로

  깨달음을 이루어 세상에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열가지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인연으로 깨달음을 이루시고, 

  그 법을 세상에 내보이신 것 입니다.

 

라고 대답 하였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어 세상에 나타나기 위해서는 갖가지 인연이 뒷따른다. 보현보살은 그 예로서

 

  1) 보리심을 낸다                                2)오랫동안 덕을 쌓는다    

  3)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한다         4)큰 서원을 이루기 위해 수행한다 

  5)공덕을 쌓는다                                 6) 모든 부처님을 공양한다

  7)방편과 지혜를 낸다                           8)공덕을 완성한다 

  9)지혜를 갖춘다                               10)모든 법의 진실을 설한다

 

라는 열가지를 들고 있다. 어떠한 것이라도 조그만 인연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하물며 모든 법을 깨치신 부처님이 조그만 인연으로 이 세상에 모습을 나타낼리가 없는 것이다.

 

계속해서 보현보살은 부처님 성품이 일어나게 하는 바른 법의 공덕이 한량없음을 밝히고 있다. 그것에 대하여 부처님의 몸으로 짓는 것(身業)과 말로 짓는 것(語業), 뜻으로 짓는 것(意業)등을 설 하였다.

 

먼저 부처님의 법신은 허공처럼 형테도 색깔도 없지만 모든 곳에 두루 가득차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것은

 

  비유하면 해가 세상에 나와

  한량없는 일로써 중생들을 이롭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라는 것처럼, 해가 떠 모드 ㄴ어두우을 없애고 일체의 초목과 곡식을 기르듯이, 부처님의 법신은 광명을 놓아 모든 것을 비추어 낸다는 것이다.

 

해가 뜨면 먼저 가장 높은 산을 비추고 다음에는 큰산을 비추며 다시 대지를 비추지만, 해 자체는 먼저 높은 산에서 비추기 시작하여 대지를 비춘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다만 산과 대지의 높고 낮음이 있기 때문에 비추는 순서가 생길 뿐, 해 그 자체는 모든 것에 대해 평등하게 비추고 있는 것이다.

 

부처님의 광명도 그것과 마찬가지로 보현보살등 모든 보살들을 비추기 시작하여 연각.성문.선근을 쌓은 중생. 악한 사람에 이르기 까지 차례대로 비추어 가지만 부처님의 광명에 차별이나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부처님의 광명은 차별하지 않고 모든 것을 평등하게 비추고 있지만, 중생들은 희망이 서원.서근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부처님의 광명에 차별이 있는 것 같이 보일 뿐이다.

 

다음으로 보현보살은 "태어날 때 부터의 장님에게도 해는 비춘다"는 비유를 들어 설하고 있다. 태어 날 때 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해가 떠도 햇빛을 볼 수 없다. 그러나 태어날 때 부터 장님이었을지라도 햇빛의 은혜를 받고 있다. 곡식을 가꾸고 추위를 가시게 해주는 것등은 모두 햇빛 덕분 인 것이다.

 

부처님의 지혜 광명이 이 세상에 나타남도 이것과 마찬가지이다. 지혜가 없어 삿된 생각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부처님의 지혜 광명을 본적이 없지만,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도 또한 부처님의 지혜 광명에 의해 모든 괴로움을 없애고 번뇌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어날 때 부터 지혜가 없는 사라은 어째서 부처님의 지혜 광명을 볼 수 없을까? 그것은 "믿음의 눈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믿음의 눈이 없는 사람에게는 부처님의 지혜 광명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부처님의 모습도 볼 수 없다.

 

다음에는 부처님의 음성에 대해 설하고 있다. 부처님의 음성은 한가지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 그 음성이 다르게 들리는 것을 밝힌 것이다.

 

  비유하면 물의 성품같이 모두 한 가지 맛이지만

  그릇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맛에 차별이 있습니다

  그러나 물은 나는 여러가지 맛을 낸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水隨方圓之器(수수방원지기)라는 말이 있다. 같은 물도 그릇의 형태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부처님의 음성도 물과 같아서 어떤 사람에게나 한 가지 맛의 음서으로 법을 설한다. 그러나 중생들은 자기의 능력에 맞게 받아들이므로 그 음성을 드는 중생들에 따라 갖가지 차별이 생기는 것이다.

 

다음으로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지혜는 한량 없다고 설한다. 부처님의 지혜는 어떤 곳에도 두루 가득 차 있지만 "중생이 어리석어 부처님의 지헤를 알지 못하는 것 뿐"이라고 하듯이, 중생은 바른 견해에 의하지 않고, 미혹된 견해, 그릇된 견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끝없이 넓고 큰 부처님의 지혜를 볼 수 없는 것이다.

 

  부처님의 지혜.모양이 없는 지혜.걸림이 없는 지혜는 

  모두 중생의 몸 속에   갖추어져 있지만

  어리석은 중생들은 바르지 못한 생각에 가려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여 믿음을 내지 못하는 것 뿐 입니다

 

그때 부처님은 밝은 천안(天眼)으로 일체 중생들을 관찰하시고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이상하고 이상하구나

  부처님이 갖추고 있는 지혜가 몸 속에 있는데 어째서 알지도 보지도 못하는가

  나는 마땅히 저 중생들을 가르쳐 거룩한 도를 깨닫게 하고 

  모든 잘못된 견해와 망상의 속박에서 영원히 벗어나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혜가 그 몸 속에서 있어 

  부처님과 다르지 않음을 모두 깨닫게 하리라.

 

어떠한 중생이라도 부처님의 지혜를 갖추고 있다는 이 [성기품]의 주장은 후에 화엄학에서 중요시 되었다. 다음에는 부처님의 경계(境界)를 설하고 있다.

 

 일체 중생이 바로 부처님의 경계네.

 

라고 설하는 것처럼 중생이 바로 부처님의 경계인 것이다. 더구나 큰 바닷물이 용왕이 원하는 대로 생기는 것 같이 부처님의 지혜의 바다도 큰 서원의 힘으로 생기는 것이다.

 

  일체 대해의 물은 모두 용왕이 원하는 대로 생기며

  부처님의 지혜의 바다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두 큰 서원의 힘으로 생깁니다

 

넓고 크고 한량 없는 부처님의 지혜는 중생들을 구제한다는 큰 서원에 의해 생겨난다. 큰 서원의 힘이 아니면 넓고 큰 지혜는 생기지 않는 것이다. 다음에는 부처님의 행(行)을 설하고 있다.

 

  부처님의 행도 또한 그와 같아서

  한량이 없고 얽매임도 없습니다.

 

부처님은 아무리 중생을 이익되게 하여도 내가 어디에서 중생을 구제하였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하면 반드시 내가 했다고 생각하지만, 부처님에게는 그와 같은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다.

 

보현보살은 계속해서 부처님의 보리와 부처님의 법의 바퀴 굴리는 것(轉法輪.전법륜)에 대해 설하고 있다.

 

  가령 일체 중생이 한꺼번에 바른 깨달음을 이루거나

  혹은 이루지 못하여도 보리에는 줄어듬과 늘어남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바른 깨달음뿐만 아니라 부처님이 굴리는 법의 바퀴도 헤아릴 수 없이 크다.

 

  부처님이 굴리는 법바퀴는 과거.현재.미래에 이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나 굴리는 바 없나니 그것을 구해도 얻을 수 없습니다

  비유하면 모든 문자로써 그것을 다 말 할 수 없는 것 처럼

  부처님의 열가지 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굴리는 법이나 법바퀴 다함이 없습니다

 

이어서 [성기품] 에서도 부처님의 열반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의 열반을 

  한량없이 넓고 법계를 다 성취 했으며

  장애가 없고 생멸하지 않으며 청정하기가 허공과 같아

  실제(實際)에 편안히 머무르며

  중생들이 따르는 것에 알맞게 열반을 나타내 보이고

  본원을 갖게 하여

  일체의 중생. 일체의 부처님 세계. 일체의 법을 버리지 않는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열반은 생멸(生滅)하지 않으며 청정하다. [성기품]의 입장에서 보면, 부처님의 "열반은 생멸하는 법이 아니네"라고 설하고 있듯이, 열반은 생겨나지도 않고 죽어 없어 지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부처님은 어째서 열반에 드신 것일까? 그것은 바로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열반을 나타내 보였을 뿐"이었다. 즉 육신의 무상함과 그리고 부처님의 육신은 없어져도 그 법신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 였다.

 

  믿음이 없는 중생들만이

  부처님은 열반에 들었다고 합니다.

 

믿음이 없는 중생들은 부처님이 진실로 열반에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이다. 믿음이 없는 중생은 열반이 생겨나지도 않고 죽어 없어지지도 않음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성기품]에서 설하는 가르침을 믿고 듣고 받아 지녀서 그것에 따라 실천하면 진실한 부처님 제자가 된다.

 

  이들은 진실한 부처님의 제자로서

  부처님의 집에 태어나며

  모든 부처님의 경계에

  깊이 들어 갈 것 입니다

 

라고 있듯이, 이 가르침을 믿으면 진실한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부처님과 같은 경계에 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온 세계가 6가지로 진동하고 18가지 모양으로 움직였다. 부처님은 갖가지 꽃구름을 내려 온 세계에 충만하게 하였다. 그러자 한량없는 세계에서 부처님이 각각 몸을 나타내 한결같이 보현보살을 칭찬하였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보살들도 보현이라는 이름으로 보광명(普光明) 세계의 보승(普勝) 부처님곁에서 범행(梵行)을 닦았던 것이다.

 

그때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은 보현보살이 모든 보살들을 돌아보고 부처님 성품이 일어나게 하는 바른 법(如來性起의 正法)을 거듭 밝히기 위해 게송으로 설 하였다.

 

  만약 이 경전을 듣고 환희하며 공경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들은 과거에 이미 한량없는 부처님을 공양하며 모신 것 입니다.

 

이어서

 

  이와 같은 사람은 모든 하늘이 언제나 찬탄하고

  일체의 부처님도 항상 제도하고 보호해 주십니다.

 

라고 있듯이' [성기품]을 듣고 이것을 공경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부처님이 보호할 것이라고 설하고 있다.

 

부처님이나 보살의 출현을 중생들이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러므로 잘못된 생활에서 벗어나 언제나 일심으로 받들어 지녀야 하네"라는 [성기품]의 마지막 말이 곧 부처님이나 보살의 출현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열쇠라고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