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 아함경/중아함경

035. 아수라경(阿修羅經)

실론섬 2015. 7. 8. 15:04

035) 아수라경(阿修羅經) 제 4 [초 1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란야( 蘭若)를 유행하실 적에 황로원(黃蘆園)에 계셨다. 그 무렵 파라라(婆羅邏) 아수라왕과 아들 모리차(牟梨遮) 아수라는 당당하고 환하게 빛나는 모습으로 밤이 지나고 날이 밝으려 할 무렵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파라라여, 큰 바다 가운데서 아수라는 아수라의 수명, 아수라의 빛깔, 아수라의 즐거움, 아수라의 힘에 있어서 쇠퇴하는 일이 없는가? 모든 아수라들은 큰 바다를 좋아하는가?"

파라라 아수라왕과 아들 모리차 아수라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우리 큰 바다 가운데서는 모든 아수라가 아수라의 목숨, 아수라의 빛깔, 아수라의 즐거움, 아수라의 힘에 있어서 쇠퇴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아수라들은 큰 바다를 좋아합니다."


"파라라여, 큰 바다에는 몇 가지 미증유법이 있기에, 모든 아수라들이 보고는 그것을 좋아하는가?"

"세존이시여, 우리 큰 바다에는 여덟 가지 미증유법이 있어, 모든 아수라들로 하여금 그것을 보게 하여 거기서 즐거워하게 합니다. 어떤 것이 그 여덟 가지인가?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둘레가 점점 넓어져 고르고 편편하며, 위는 언덕이 되고 물은 항상 가득 차서 일찍 흘러나간 적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가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둘레가 점점 넓어져 고르고 편편하며, 위는 언덕이 되고 물은 항상 가득 차서 일찍 흘러나간 적이 없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첫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합니다.

  

또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그 조수가 일찍이 때를 잃은 적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 조수가 일찍이 때를 잃은 적이 없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두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합니다.

  

또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그 물이 매우 깊어 바닥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가 매우 깊어 바닥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세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합니다.

  

또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그 물이 똑같이 짠맛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 큰 바닷물이 똑같이 짠맛이라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네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합니다.

  

또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 가운데에는 많은 보배가 있습니다. 한량없이 귀하고 기이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습니다. 그 보배 이름은 금 은 수정 유리 마니 진주 벽옥(碧玉) 백가(白珂) 나벽(?璧) 산호 호박 마노 대모( 瑁) 적석(赤石) 선주(琁珠)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 가운데 많은 보배가 있으며, 한량없이 귀하고 이상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으며, 그 보배 이름은 금 은 수정 유리 마니 진주 벽옥 백가 나벽 산호 호박 마노 대모 적석 선주라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다섯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합니다.

  

또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 가운데에는 큰 신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큰 신의 이름은 아수라 간탑화(乾塔) 나찰(羅刹) 어마갈(魚摩竭) 거북 악어 바류니(婆留泥) 제예(帝?) 제예가라(帝?伽羅) 제제예가라(提帝?伽羅)입니다. 또 큰 바다 가운데는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여, 중생의 몸은 1백 유연(由延 : 由旬)도 되고, 2백 유연이나 3백 유연 나아가 7백 유연쯤 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몸들이 다 바다 가운데서 살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큰 바다 가운데 큰 신들이 살고 있는데 그 이름이 곧 아수라 간답화 나찰 어마갈 거북 악어 바류니 제예 제예가라 제제예가라이고, 다시 큰 바다 가운데는 참으로 기이하고 특별하여, 중생의 몸이 1백 유연도 되고, 2백 유연이나 3백 유연 나아가 7백 유연쯤 되는 것도 있는데 이들이 다 바다 가운데서 산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여섯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합니다.

  

또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맑고 깨끗하여 죽은 시체를 받지 않습니다. 만일에 죽은 시체가 있으면 밤새껏 바람이 불어 곧 언덕 위로 밀어 붙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가 맑고 깨끗하여 죽은 시체를 받지 않고, 죽은 시체가 있으면 밤새껏 바람이 불어 곧 언덕 위로 밀어 붙인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일곱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합니다.

  

또 세존이시여, 우리의 큰 바다는 염부주(閻浮洲) 가운데 5대하(大河)가 있습니다. 첫째는 항가(恒伽 : 항하)요, 둘째는 요우나(搖尤那)이고, 셋째는 사뢰부(舍牢浮)이며, 넷째는 아이라바제(阿夷羅婆提)이고, 다섯째는 마기(摩企)라 하는데, 이 강물이 다 큰 바다로 들어갑니다. 이미 바다로 들어간 뒤에는 각각 본 이름을 버리고 모두 큰 바다라 불립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우리의 큰 바다가 염부주 가운데 있는 5대하, 곧 첫째 긍가, 둘째 요우나, 셋째 사뢰부, 넷째 아이라바제, 다섯째 마기 등의 강물이 다 큰 바다로 들어가고, 이미 바다로 들어간 뒤에는 각각 본 이름을 버리고 모두 큰 바다라 이름한다면, 이것은 우리 큰 바다의 여덟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아수라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합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바른 법률(法律) 안에는 몇 가지 미증유법이 있기에 모든 비구들이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합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파라라여, 나의 바른 법률 안에도 또한 여덟 가지 미증유법이 있어, 모든 비구들로 하여금 그것을 보게 하여, 거기서 즐거워하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그 여덟 가지인가? 


파라라여, 큰 바다는 밑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둘레가 점점 넓어지고 고르고 편편하며, 위는 언덕이 되고 물은 항상 가득 차서 일찍 흘러나간 적이 없는 것처럼 나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점진적으로 행하고 점진적으로 배우며, 점진적으로 끊고 점진적으로 가르친다. 파라라여, 만일 나의 바른 법률 안에서 점진적으로 행하고 점진적으로 배우며, 점진적으로 끊고 점진적으로 가르친다면, 이것은 내 바른 법률의 첫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비구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느니라.

  

또 파라라여, 큰 바다의 조수가 일찍이 때를 어긴 적이 없는 것처럼 나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사를 위하여 금계(禁戒)를 만들고, 모든 족성자도 목숨이 다할 때까지 계를 범하지 않느니라. 파라라여, 만일 나의 바른 법률이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사를 위하여 금계를 만들고, 모든 족성자도 목숨이 다할 때까지 계를 범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내 바른 법률의 두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비구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느니라.

  

또 파라라여, 큰 바다는 그 물이 매우 깊어 바닥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는 것처럼 나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모든 법은 매우 깊고 매우 깊어 바닥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느니라. 파라라여, 만일 내 바른 법률의 모든 법이 매우 깊고 너무 깊어 바닥이 없고 지극히 넓어 가이없다면, 이것은 나의 바른 법률의 세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비구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느니라.

  

또 파라라여, 큰 바다는 물이 똑같이 짠맛인 것처럼 나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욕심이 없는 것으로 맛을 삼나니, 깨침의 맛[覺味]과 쉼의 맛[息味]과 도의 맛[道味]이니라. 파라라여, 만일 나의 바른 법률이 욕심이 없는 것으로 맛을 삼되 그것이 깨침의 맛과 쉼의 맛과 도의 맛이라면, 이것은 바른 법률의 네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비구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느니라.

  

또 파라라여, 큰 바다에는 많은 보배가 있어, 한량없이 귀하고 기이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는데 그 보배 이름은 금 은 수정 유리 마니 진주 벽옥 백가 나벽 산호 호박 마노 대모 적석 선주인 것처럼 파라라여, 나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한량없이 귀하고 기이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다. 그 보배 이름은 4념처(念處) 4정근(精勤) 4여의족(如意足) 5근(根) 5력(力) 7각지(覺支) 8정도(正道)이니라. 파라라여, 만일 나의 바른 법률에 많은 보배가 있어, 한량없이 귀하고 특이한 갖가지 보배 구슬이 그 가운데 충만해 있는데, 그 보배 이름이 4념처 4정근 4여의족 5근 5력 7각지 8정도라면, 이것은 내 바른 법률의 다섯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비구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느니라.

  

또 파라라여, 큰 바다 가운데 큰 신들이 살고 있는데, 그 큰 신들의 이름은 아수라 간탑화 나찰 어마갈 거북 악어 바류니 제예 제예가라 제제예가라인 것처럼, 또 큰 바다는 참으로 신기하여 중생의 몸은 1백 유연도 되고, 2백 유연이나, 3백 유연 나아가 7백 유연까지 되는 것이 다 바다 가운데서 사는 것처럼, 나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거룩한 대중인 큰 신들이 다 그 가운데서 산다. 그 신들의 이름은 곧 아라하(阿羅訶 : 아라한) 향아라하(向阿羅訶) 아나함(阿那含) 향아나함 사다함(斯  含) 향사다함 수다원(須  洹) 향수다원이니라. 파라라여, 만일 우리 바른 법률 가운데 거룩한 대중인 큰 신들이 살고 있는데 그 큰 신들의 이름은 곧 아라하 향아라하 아나함 향아나함 사다함 향사다함 수다원 향수다원이라면, 이것은 내 바른 법률의 여섯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비구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느니라.

  

또 파라라여, 큰 바다가 맑고 깨끗하여 죽은 시체를 받지 않고, 만일 죽은 시체가 있으면 밤새껏 바람이 불어 곧 언덕 위에 밀어 붙이는 것처럼, 파라라여, 나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거룩한 대중은 맑고 깨끗하여 죽은 시체를 받지 않는다. 만일 정진하지 않는 사람이 악을 행하여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닌 것을 사문이라 일컬으면, 그는 비록 거룩한 대중을 따라 그 가운데 있더라도 결국 거룩한 대중과 거리가 멀어지고 거룩한 대중도 또한 그와 거리가 멀어진다. 파라라여, 만일 나의 바른 법률 가운데 거룩한 대중은 맑고 깨끗하여 죽은 시체를 받지 않고, 만일 정진하지 않는 사람이 악을 행하여 범행이 아닌 것을 범행이라 일컫고, 사문이 아닌 것을 사문이라 일컬으면, 그는 비록 거룩한 대중을 따라 그 가운데 있더라도 그는 거룩한 대중과 거리가 멀어지고 거룩한 대중도 또한 그와 거리가 멀어진다면, 이것은 우리 바른 법의 일곱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비구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느니라.

  

또 파라라여, 큰 바다의 염부제 가운데에는 다섯 개의 큰 강이 있는데 첫째 긍가, 둘째 요우나, 셋째 사뇌부, 넷째 아이라바제, 다섯째 마기로서 모두 큰 바다로 들어가고, 이미 들어간 뒤에는 각각의 본 이름을 버리고 모두 큰 바다라고 불리는 것처럼 나의 바른 법률도 또한 그와 같아서, 찰리종(刹利種)의 족성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 없이 도를 배우면, 그는 본 이름을 버리고 다 같이 사문이라 하며, 범지종(梵志種) 거사종(居士種) 공사종(工師種)의 족성자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 없이 도를 배우면, 그들도 본 이름을 버리고 다 같이 사문이라 한다. 파라라여, 만일 나의 바른 법률 가운데 찰리종의 족성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 없이 도를 배우면, 그는 본 이름을 버리고 다 같이 사문이라 하며, 범지종 거사종 공사종의 족성자도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 없이 도를 배우면 그들도 본 이름을 버리고 다 같이 사문이라 한다면, 이것은 내 바른 법률의 여덟 번째 미증유법으로서, 모든 비구는 그것을 보고 거기서 즐거워하느니라.

 

파라라여,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만일 나의 바른 법률에 여덟 가지 미증유법이 있고, 너희들의 큰 바다에 여덟 가지 미증유법이 있다면, 이 두 가지 미증유법이 어느 것이 우세하고 나으며, 묘하고 으뜸이 되겠느냐?"

파라라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우리 큰 바다의 여덟 가지 미증유법은, 여래의 여덟 가지 미증유법에 미치지 못합니다. 저희의 법보다 천 배, 만 배나 되어 견줄 수도 없고 비교할 수도 없으며, 무게로 따질 수도 없고 셀 수도 없습니다. 세존의 여덟 가지 미증유법이 우세하고 나으며, 묘하고 으뜸이 될 뿐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스스로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에게 귀의합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제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파라라 아수라왕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