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 아함경/중아함경

075. 정부동도경(淨不動道經)

실론섬 2015. 7. 26. 11:39

075. 정부동도경(淨不動道經) 제 4 [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구루수(拘樓瘦)에 유행하실 적에 도읍인 검마슬담(劍磨瑟曇)에 계셨다. 

그곳에서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욕(欲)이란 무상(無常)한 것이요 허황한 것이며 거짓말이다. 이 거짓말 법은 곧 허깨비이고 속임이며 어리석음이다.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色)이나 그 일체는 곧 악마의 경계로서 이는 악마의 미끼이다. 그것으로 인하여 마음에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과 탐욕[增伺]과 성냄과 또 투쟁 따위가 생기나니, 곧 거룩한 제자들이 공부할 때에 장애가 되는 것이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이렇게 관찰한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에 의하여 욕(欲)은 무상한 것이요 허황한 것이며 거짓말이다. 이 거짓말의 법은 곧 허깨비요 속임이요 어리석음이다.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이나 저 일체는 악마의 경계로서 곧 악마의 미끼이다. 그것으로 인하여 마음에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과 탐욕과 성냄과 투쟁 따위가 생기나니, 곧 거룩한 제자들이 공부할 때에 장애가 되느니라.'

 

이렇게 관찰한 그는 또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큰마음으로 성취하여 노닐고, 세간을 항복받고 그 마음을 잘 단속하고 지켜야 한다. 만일 내가 큰마음을 증득하여 성취하여 노닐고, 세간을 항복받으며 그 마음을 잘 단속하고 지키게 되면, 마음은 곧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과 탐욕과 성냄과 투쟁 따위를 일으키지 않아, 곧 거룩한 제자가 공부할 때에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것을 실천하고 이것을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히고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혹은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선정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되느니라.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이르리니, 이것이 청정한 부동도(不動道)에 대한 첫 번째 설명이니라.

  

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만일 색(色)이 있다면 그것은 모두 4대(大)와 4대로 이루어진 것[四大造色]이다. 4대는 무상한 법이요 괴로움이며 소멸되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되느니라.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이르리니, 이것이 청정한 부동도에 대한 두 번째 설명이니라.

  

또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혹은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이나, 혹은 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이러한 일체의 생각들은 다 무상한 법이요 괴로움이며 소멸되는 것이다.'

  

그는 그 때에는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생각을 얻을 것이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되느니라.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경지에 이르리니, 이것이 청정한 부동도에 대한 세 번째 설명이니라.

  

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현세의 탐욕이라는 생각이나 후세의 탐욕이라는 생각이나, 현세의 색이라는 생각이나 후세의 색이라는 생각과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 등 이 일체의 생각은 바로 무상한 법이요 괴로움이며 소멸되는 것이다.'

  

그는 그 때에는 소유한 바가 없는 곳이라는 생각[無所有處想]을 얻는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되고,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선정에 들어가게 되거나,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되느니라.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움직이지 않는 선정에 이르리니, 이것이 청정한 무소유처도(無所有處道)에 대한 첫 번째 설명이니라.

  

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이 세상은 공한 것이다. 신(神)도 공한 것이요 신의 소유도 공한 것이며, 유상(有常)도 공하고 유항(有恒)도 공하며, 장존(長存)도 공하니 공한 것은 바뀌지 않는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혹은 여기서 소유한 바가 없는 곳[無所有處]에 들어가게 되거나,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느니라.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소유한 바가 없는 곳에 이르리니, 이것이 청정한 무소유처도에 대한 두 번째 설명이니라.

 

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나는 남을 위하여 일하는 것도 아니요 또한 자기를 위하여 일하는 것도 아니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서 소유한 바가 없는 곳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되느니라.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소유한 바가 없는 곳에 이르리니, 이것이 청정한 무소유처도에 대한 세 번째 설명이니라.

  

또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이나, 혹은 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이나 소유한 바가 없는 곳이라는 생각 등의 이러한 일체의 생각은 곧 무상한 법이요 괴로움이요 소멸되는 것이다.'

  

그는 그때에 아무 상(想)도 없게 된다. 그는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배우며, 이렇게 닦아 익혀서 널리 편다. 그는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그 자리에서 마음이 깨끗하게 된 비구는 여기에서 상이 없는 선정[無想定]에 들어가게 되고, 혹은 지혜로써 해탈하게 되느니라. 그는 뒷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다음 본래의 뜻 때문에 반드시 상이 없는 곳에 이르리니, 이것이 곧 청정한 무상도(無想道)라고 말하는 것이니라."

  

이 때에 존자 아난이 불자(拂子)를 잡고 세존을 모시고 있었다. 존자 아난이 합장하고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비구가 '나라는 것도 없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으며, 미래에도 나라는 것은 없을 것이요 내 것이라는 것도 없을 것이다"고 이렇게 수행한다면, 과거에 있었던 것이라 해도 곧 다해 평정[捨]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구가 이와 같이 수행할 때 그들은 모든 것이 다하여 반열반(般涅槃)을 얻게 되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일은 일정하지 않아 혹 얻는 자도 있겠지만, 혹은 얻지 못하는 자도 있을 것이니라."

  

존자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비구는 왜 그렇게 수행하고도 열반을 얻지 못합니까?"

"아난아, 만일 비구가,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는 것이며, 미래에도 나라는 것은 없을 것이요 내 것이라는 것도 없을 것이라고 수행한다면 과거에 있었던 것도 곧 다해 평정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난아, 만일 비구가 그 평정을 좋아하거나 그 평정에 집착하거나 그 평정에 머무른다면 아난아, 그렇게 수행하는 비구는 반드시 열반을 얻지 못할 것이니라."

  

존자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비구가 만일 취[受 : 取]하는 것이 있으면 열반을 얻지 못하나이까?"

세존께서 대답하였다.

"아난아, 만일 비구가 취하는 것이 있으면 그는 반드시 열반을 얻지 못하리라."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무엇을 취하나이까?"

"아난아, 수행하는 사람들 중엔 달리 수행하는 사람도 있으니, 이른바 생각이 있기도 하고 생각이 없기도 한 곳으로서 유(有) 중에서 제일이라 하여 그 비구는 그것을 취하느니라."

  

존자 아난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다시 다른 행을 받나이까?"

"아난아, 그렇다. 그 비구는 다른 행을 받느니라."


"세존이시여, 비구가 어떻게 수행해야 반드시 열반을 얻나이까?"

"아난아, 만일 비구가, 나라는 것은 없는 것이고 내 것이라는 것도 없는 것이며, 미래에도 나라는 것은 없을 것이요, 내 것이라는 것도 없을 것이라고 그렇게 수행하면 과거에 있었던 것도 곧 다 버리게 될 것이다. 아난아, 만일 비구가 평정을 좋아하지 않고 평정에 집착하지 않으며, 그 평정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아난아, 이와 같이 수행하는 비구는 반드시 열반을 얻을 것이다."

  

"세존이시여, 비구가 만일 취하는 것이 없으면 반드시 열반을 얻나이까?"

"아난아, 만일 비구가 취하는 것이 없으면 반드시 열반을 얻을 것이다."

  

존자 아난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이미 청정한 부동도를 말하였고, 이미 청정한 무소유처도를 말하였으며, 이미 청정한 무상도를 말하였고, 이미 무여열반(無餘涅槃)을 말씀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거룩한 해탈(解脫)입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아난아,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현세의 탐욕이나 후세의 탐욕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나 후세의 색이나, 혹은 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탐욕이란 생각이나, 혹은 현세의 색이란 생각이나 후세의 색이란 생각과 움직이지 않는 생각, 소유한 바가 없는 곳이란 생각, 상이 없다는 생각 등 이러한 모든 생각은 곧 무상한 법이요 괴로움이며 소멸되는 것이다. 이것을 자기유(自己有)라고 한다. 만일 자기가 존재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생겨나는 것이요 이것은 늙는 것이며 이것은 병드는 것이요 이것은 죽는 것이다.'

  

아난아, 만일 이 법이 있어 일체가 멸해 다하여 남음이 없고 다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면, 그는 곧 남이 없고 늙음과 병과 죽음이 없을 것이다.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관찰한다.

'만일 존재하는 것이라면 이것은 반드시 해탈의 법이요, 만일 남음이 없는 열반이 있다면 그 이름은 감로(甘露)일 것이다.'

  

그가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보면 반드시 욕심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할 것이요 생명[有]의 번뇌와 무명의 번뇌에서 마음이 해탈할 것이다.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참다운 진리를 알 것이다.

  

아난아, 나는 이제 너를 위하여 이미 청정한 부동도를 말하였고, 이미 청정한 무소유처도를 말하였으며, 이미 청정한 무상도를 말하였고, 이미 무여열반을 말하였으며, 이미 거룩한 해탈을 말하였다. 스승이 제자를 위하여 한 것처럼 큰 사랑과 슬픔을 일으켜 가엾이 생각하고 서럽게 여기고, 정의와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는 일을 나는 이미 다하였다. 


너희들도 마땅히 스스로 노력하라. 일 없는 곳이나 나무 밑에 가거나, 비고 조용한 곳에서 고요히 앉아 깊이 생각하라. 방일하지 말고 더욱 부지런히 정진하여 후회하지 않게 하라.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요 이것이 나의 훈계이니라."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과 비구들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