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어 경전/맛지마 니까야

MN 89. 법의 탑 경(dhammacetiyasuttaṃ)

실론섬 2016. 5. 5. 12:50

MN 89. 법의 탑 경(dhammacetiyasuttaṃ)

 

36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세존께서는 삭까에서 메달루빠라는 삭까들의 성읍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꼬살라 국의 빠세나디 왕이 어떤 볼일이 있어 나가라까에 도착했다. 그리고 꼬살라 국의 빠세나디 왕은 디가 까라야나에게 말했다.

"착한 까라야나여, 아주 훌륭한 마차들을 준비하라. 아름다운 경치를 보기 위해 숲으로 갈 것이다."

"알겠습니다, 대왕이여."라고 디가 까라야나는 빠세나디 꼬살라 왕에게 대답하고 아주 훌륭한 마차들을 준비한 다음 빠세나디 꼬살라 왕에게 알렸다.

"대왕이여, 아주 훌륭한 마차들을 준비했습니다. 이제 출발할 시간이 되었습니다."라고.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훌륭한 마차에 오른 뒤 아주 훌륭한 마차로 왕의 위세를 크게 떨치며 나가라까를 출발하여 공원으로 향했다. 마차로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에 이르자 마차에서 내려 걸어서 공원으로 들어갔다. 공원에서 산책하면서 이리저리 걷던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마음에 들고 아름답고 조용하고 한적하고 인적이 드물고 홀로 머묾에 적당한 나무 밑을 보았다. 보고는 세존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 나무 밑은 마음에 들고, 아름답고 조용하고 한적하고 인적이 드물고 홀로 머묾에 적당하다. 참으로 이런 곳에서 우리는 세존·아라한·정등각을 공경해야 한다.'라고.

 

*메달루빠(Medalupa)는 니까야 경전에서 여기에만 나타나고 있다. 본경에서 보듯이 이곳은 나가라까(Nagaraka)에서 3유순 떨어진 곳에 있다. 이곳은 본경을 통해서 빠세나디 꼬살라 왕이 세존을 마지막으로 친견한 곳이기도 하다. 「법구경 주석서」에는Ulumpa 로 나타나지만(DhpA.iv.204) 본경에 해당하는 주석서는 메다딸룸빠(Medatalumpa)로 설명하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서 메다완나(medavanna, 기름인 지방의 색깔을 띤) 돌이 지표면에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밝히고 있다.(MA.iii.348)     
*어떤 볼일이 있어(kenacideva karaniyena)'라고 했다. 이 일화는 다음과 같다.
반둘라 대장군은 말라 국의 왕자였다. 그는 그 당시 인도 최고의 상업도시이자 교육도시로 알려진 딱까실라(Takkasila)로 유학하여 꼬살라 국의 빠세나디 왕(raja Pasenadikosala)과 왓지 국 릿차위 족의 수장이었던 릿차위 마할리(Mahali Licchavi)등과 함께 공부하였다고 한다. 후에 이 반둘라는 빠세나디 왕의 대장군(senapati)이 된다.   
그러나 부패하고 간신인 신하의 음모에 넘어간 빠세나디 왕이 반둘라 대장군을 그의 아들 32명과 함께 한 날에 죽이라고 명령했다. 그날 반둘라 대장군의 아내 말리까(Malika)는 세존을 비롯하여 오백 명의 비구들을 초대했다. 비구 승가가 집에 와서 앉자마자 어떤 사람이 '대장군 반둘라가 죽었다.'는 전갈을 가져와 그의 아내 말리까에게 전하면서 왕이 반둘라 대장군을 그의 아들 32명과 함께 한 번의 공격으로 죽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러 사람에게 알려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부고를 허리춤에 넣고 비구 승가를 대접했다.   
그때 버터우유 단지를 꺼내다가 문지방에 부딪혀 깨졌다. 그것을 놔두고 다른 것을 꺼내어 비구 승가에 대접했다.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시고 법문을 시작하시면서 '버터우유의 단지가 깨진 조건을 생각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말리까는 부고를 꺼내어 세존 앞에 놓으면서 '세존이시여, 이것은 32명의 아들과 함께 대장군이 죽었다는 부고입니다. 저는 이것도 생각하지 않는데 어찌 버터우유 단지가 깨진 조건을 생각하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말리까여, 생각하지 마라. 시작이 없는 윤회에서(anamatagge samsare) 이런 일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무상함 등과 관련된(aniccatadi-patisamyutta) 법문을 설하시고 떠났다. 말리까는 32명의 며느리들을 불러 왕에 대해 원한을 갖지 않도록 훈계했다. 왕은 말리까를 불러 대장군과 자기 사이에 어떤 증오가 있었는지를 확인한다. 그녀의 대답으로 증오가 없었음을 알고 깊이 후회하면서 큰 슬픔이 생겼났다. 빠세나디 왕은 대장군을 죽인 이후 궁전에서도 친척들 가운데서도 왕실의 화목 속에서도 마음의 위안을 얻지 못하자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여기저기 포행을 하게 되었다. 이런 일이 있었고, 이곳을 두고 '어떤 볼일이 있다.'라고 한 것이다."(MA.iii.348-349)    
*"나가라까(Nagaraka)는 삭까족의 성읍의 이름이었다."(MA.iii.348)
*디가 까라야나(Digha Karayana)는 빠세나디 꼬살라 왕의 대장군이었다. 그는 말라족의 수장이자 이전의 빠세나디 왕의 대장군이었던 반둘라의 조카였다.  빠세나디 꼬살라 왕이 반둘라 대장군과 그의 아들 32명을 죽인 뒤에 그의 조카 디가 까라야나 임명했다. 디가 까라야나는 빠세나디 왕의 대장군이 되었지만 그의 삼촌을 죽인 왕에게 원한을 품었고 나중에 빠세나디 왕의 아들인 위두다바가 모반을 일으켜 왕위를 찬탈하고자 할 때 그에게 도움을 주어 빠세나디 왕을 폐위시키는 데에 협력을 한다.     

 

365. 그러자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디가 까라야나에게 말했다.

"이 나무 밑은 아름답고 조용하고 한적하고 인적이 드물고 홀로 머묾에 적당하다. 참으로 이런 곳에서 우리는 세존·아라한·정등각을 공경해야 한다.착한 까라야나여, 지금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께서는 어디에 머물고 계시는가?"라고. 

"대왕이여, 메달루빠라는 삭까들의 성읍이 있습니다.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께서는 지금 그곳에 머물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착한 까라야나여, 나가라까에서 메달루빠라는 삭까들의 성읍까지는 얼마나 먼가?"

"멀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3 요자나입니다. 어둡기 전에 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착한 까라야나여, 아주 훌륭한 마차을 준비하라. 우리는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자를 친견하러 갈 것이다."

"알겠습니다, 대왕이시여."라고 디가 까라야나는 빠세나디 꼬살라 왕에 대답하고 아주 훌륭한 마차를 준비한 뒤 빠세나디 꼬살라 왕에게 알렸다. "대왕이여, 대왕을 위해 아주 훌륭한 마차들을 준비했습니다. 이제 가실 시간이 되었습니다."라고.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훌륭한 마차에 올라 아주 훌륭한 마차로 나가라까에서 메달루빠라는 삭까들의 성읍으로 향했다. 어둡기 전에 메달루빠라는 삭까들의 성읍에 도착하여 공원으로 향했다. 그는 마차로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에 이르자 마차에서 내려 걸어서 공원으로 들어갔다.

 

366. 그 즈음에 많은 비구들이 노지에서 경행을 하고 있었다.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그 비구들에게 다가갔다. 가서는 그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들이시여,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우리는 그분 세존‧아라한‧정등각자를 친견하고자 합니다."라고.

"대왕이여, 저 문이 닫혀 있는 거처입니다. 조용히 가셔서 서둘지 말고 현관에 들어가셔서 기척을 한 뒤에 빗장을 두드립시오. 세존께서 대왕을 위해 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그러자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거기서 허리춤에 찬 칼을 풀고 머리에 쓴 터번을 벗어서 디가 까라야나에게 맡겼다. 그리고 디가 까라야나에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이제 대왕께서 혼자 세존을 친견을 하시려나 보다. 이제 나는 여기에 있어야 한다.'라고.

그리고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문이 닫혀 있는 거처로 조용히 가서 서둘지 않고 현관에 들어가서 기척을 한 뒤에 빗장을 두드렸다. 세존께서는 문을 열어주셨다.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거처로 들어가서 세존의 두 발에 이마를 대고 세존의 발에 입을 맞추고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이름을 알렸다.

"세존이시여, 저는 꼬살라의 왕 빠세나디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꼬살라의 왕 빠세나디입니다."라고.

 

“무슨 이유로 디가 까라야나에게 맡겼는가? 너무나도 존경하는 세존을 뵈러 가면서 들뜬 마음으로 가는 것은 적당하지 않고, 또 혼자 다가가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섯 가지 왕의 징표(pañcarāja-kakudha-bhaṇda)중에 칼(kha-gga)과 터번(uṇhīsa)의 두 가지를 맡길 때 이미 나머지 세 가지인 불자(拂子, vālavījari)와 일산(chatta)과 신발(upāhana)이 포함되어 있었다.”(MA.iii.351)   

“그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예전에 이 왕이 사문 고따마와 독대(catu-kkaṇṇa-manta)를 한 뒤 나의 외삼촌(mātula)을 그의 32명의 아들과 함께 죽였다. 지금 다시 독대를 하려는 것을 보니 아마 나를 죽이려나 보다.’ 이와 같이 분노하면서(kopa-vasena)이렇게 생각한 것이다.”(MA.iii.350)

“왕이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디가 까라야나(Digha Kārāya-na)는 왕의 다섯 가지 징표를 가지고 서둘러 군대(khandh-āvāra)로 돌아가 왕의 아들 위두다바(Viḍūḍabha)에게 말했다. ‘착한 왕자님이시여, 일산(chatta)을 내걸으십시오.’라고. ‘내 아버지는 어디 가셨습니까?’ ‘아비지에 대해서는 묻지 마십시오. 만약 왕자님이 내걸지 않으면 제가 내걸겠습니다.’위두다바 왕자는 ‘착한이여, 내가 내걸겠습니다.’라고 동의 했다.  

까라야나는 왕에게 한마리의 말과 칼과 한 명의 수행원을 남겨두고 ‘만약 왕이 살고 싶으면 돌아오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면서 위두다바의 일산을 내 걸어서 그것을 거머쥐고 사왓티로 갔다. 이렇게 하여 그는 빠세나디 왕을 폐위시키는데 일조한다.”(MA.iii.352)

 

367. "대왕이여, 그대는 무슨 이유를 보기에 이 몸에 이런 최상의 존경을 표하고, 친근함을 표합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는 정등각이시다. 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다. 세존의 제자인 승가는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들이시다.'라고 세존에 대해 법답게 추론합니다(세존에게서 법을 따릅니다). 여기, 세존이시여, 저는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사십 년 동안 제한된(일정기간 동안) 범행을 실천하는  어떤 사문‧바라문들을 봅니다. 그들은 나중에 목욕하고 기름을 바르고 머리와 수염을 다듬고 다섯 가지의 감각적 쾌락에 묶인 것을 얻고, 소유하고, 즐깁니다. 또한, 세존이시여, 저는 살아있는 있는 한 목숨이 다할 때까지 완전하고 청정하게 범행을 실천하는 비구들을 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기 밖의 다른 곳에서 이렇게 완전하고 청정한 범행의 실천을 보지 못합니다. 이것에 의해서도,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는 정등각이시다. 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다. 세존의 제자인 승가는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들이시다.'라고 세존에 대해 법답게 추론합니다.

 

* "법답게 추론한다(dhammarivayo)"는 것은 직접 경험한 지혜라고 불리는(paccakkha-nana-sankhata) 법에 대한 추리(anunaya), 추론(anu-mana), 깨달음(anubuddhi)이 있다는 말이다. 

 

368. 다시 세존이시여, 왕들은 왕들과 싸우고, 끄샤뜨리야들은 끄샤뜨리야들과 싸우고, 바라문들은 바라문들과 싸우고, 장자들은 장자들과 싸우고, 어머니는 아들과 싸우고, 아들은 어머니와 싸우고, 아버지는 아들과 싸우고, 아들은 아버지와 싸우고, 형제는 형제와 싸우고, 형제는 자매와 싸우고, 자매는 형제와 싸우고, 친구도 친구와 싸웁니다. 여기, 세존이시여, 저는 화합하고 즐거워하고 다투지 않고 물과 우유가 섞인 것 같고 서로를 사랑스런 눈으로 보면서 머무는 비구들을 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기 밖의 다른 곳에서 이렇게 화합하는 대중를 보지 못합니다. 이것에 의해서도,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는 정등각이시다. 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다. 세존의 제자인 승가는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들이시다.'라고 세존에 대해 법답게 추론합니다.

 

369. 다시 세존이시여, 저는 이 공원 저 공원으로, 이 정원 저 정원으로 산책을 다녔습니다. 그런 저는 거기서, 생각건대 그 사람을 보기 위해 눈을 두지 않을 것 같은(눈으로 그들을 쳐다보는 것을 꺼릴 것 같은), 수척하고 처참하고 얼굴색이 나쁘고 병에 걸리고 몸에 혈관이 툭 튀어나온 어떤 사문‧바라문들을 보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세존이시여,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참으로 이 존자들은 범행을 실천하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아니면 이들은 어떤 악업을 짓고 그것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존자들은, 생각건대 그 사람을 보기 위해 눈을 두지 않을 것 같은, 수척하고 처참하고 얼굴색이 나쁘고 병에 걸리고 몸에 혈관이 툭 튀어나온 상태이다.'라고.

저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대 존자들은 왜, 생각건대 그 사람을 보기 위해 눈을 두지 않을 것 같은, 수척하고 처참하고 얼굴색이 나쁘고 병에 걸리고 몸에 혈관이 툭 튀어나온 상태가 되었습니까?'라고.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희는 친척에 속한 병(유전병)이 있습니다.'라고.

다시 여기, 세존이시여, 저는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마냥 행복해하고, 미소짓고, 감각기관들이 청정하고, 평온하고, 친절하고, 다른 사람의 보시에 의존하고, 사슴의 마음으로 머무는 비구들을 봅니다. 그런 저에게, 세존이시여,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참으로 이 존자들은 그분 세존의 가르침에서 연속적으로 고귀한 특별함을 인식한다(고귀한 전후의 차이를 안다). 그래서 이 존자들은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마냥 행복해하고, 미소짓고, 감각기관들이 청정하고, 평온하고, 친절하고, 다른 사람의 보시에 의존하고, 사슴의 마음으로 머문다.'라고. 이것에 의해서도,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는 정등각이시다. 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다. 세존의 제자인 승가는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들이시다.'라고 세존에 대해 법답게 추론합니다.

 

* ‘연속적으로 고귀한 특별함을 인식한다(uḷārarṅ pubbenāpararṅ visesarṅ sañjānanti).’라고 했다. 여기서 ‘연속적으로(pubbena apararṅ)’라는 것은 이전의 특별함에서부터 나중의 특별함까지(pubbato apararṅ visesarṅ)를 말한다. 이 중에서 까시나를 대상으로 준비(kasiṇa-parikamma)를 지어 증득(samāpatti)을 일으킬 때까지의 고귀함(uḷāra)을 이전의 특별함을 인식한다고 말하고, 증득을 기초(pada-ṭṭhāna)로 하여 위빳사나를 증장하여 아라한과를 얻을 때까지의 고귀함을 이전의 특별함에서부터 나중의 특별함을 인식한다고 말한다.”(MA.iii.353)  

 

370. 다시 세존이시여, 저는 관정의 의식을 치르고 왕위에 오른 끄샤뜨리야 왕입니다. 사형에 처해야 할 자는 사형을 시키고, 재산을 몰수할 자는 재산을 몰수하고, 추방해야 할 자는 추방할 수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런 제가 법정에 앉아있을 때  그들은 나의 말을 가로막고 중단시킵니다. 그런 저는 '내가 법정에 앉아 있을 때에 그대들은 나의 말을 가로막고 중단시키지 말라. 내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라고 말하지만 지켜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나의 말을 가로막고 중단시킵니다. 그러나 여기, 세존이시여, 저는 비구들을 봅니다. 세존께서 수백 명의 대중에게 법을 설하실 때 그때에 세존의 제자인 비구들은 재채기 소리나 기침하는 소리도 내지 않습니다. 이전에,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수백 명이 모인 자리에서 법을 설했습니다. 그때 세존의 어떤 제자가 기침을 했습니다. 어떤 동료수행자가 그의 무릎을 슬쩍 건드렸습니다.

'존자는 조용히 하십시오. 존자는 소리를 내지 마십시오. 스승이신 세존께서 우리에게 법을 설하십니다.'라고 

그런 저에게, 세존이시여,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참으로 경이롭구나, 참으로 놀랍구나. 몽둥이와 칼에 의하지 않고도 이렇게 잘 제어된(인도된) 모임이 있을 수가!라고. 세존이시여, 저는 여기 밖의 다른 곳에서 이렇게 잘 제어된 대중들을 보지 못합니다. 이것에 의해서도,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는 정등각이시다. 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다. 세존의 제자인 승가는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들이시다.'라고 세존에 대해 법답게 추론합니다.

 

371. 다시 세존이시여, 저는 머리카락을 꿰뚫는 궁수처럼 남의 말에 대처하는 현명하고 유능한 어떤 끄샤뜨리야들을 봅니다. 생각건데, 그들은 지혜를 익혀서 편향된 견해를 논파하면서 돌아다닙니다. 그들이 '참으로 존자여, 사문 고따마가 어떤 마을이나 성읍을 방문할 것입니다.'라고 듣습니다.  그들은 질문을 미리 준비합니다. '우리는 사문 고따마에게 가서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고서 우리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는 이런 말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아니면 이런 질문을 받고서 우리에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는 이런 말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라고. 그들은, '참으로 존자여, 사문 고따마가 어떤 마을이나 성읍을 방문했습니다.'라고 듣습니다. 그들은 세존에게 다가갑니다. 그들에게 세존께서는 법을 설하여 가르치고 격려하고 고무하고 만족하게 합니다. 세존의 설법으로 가르침을 받고 격려되고 고무되고 만족하게 된 그들은 사문 고따마에게 질문도 하지 못하는데 어떤 말로 의문을 제기하겠습니까? 오히려 그들은 세존의 제자가 되고 맙니다. 이것에 의해서도,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는 정등각이시다. 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다. 세존의 제자인 승가는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들이시다.'라고 세존에 대해 법답게 추론합니다.

 

372. 다시 세존이시여, 저는 ··· 현명하고 유능한 어떤 바라문들을 봅니다. ··· 현명하고 유능한 어떤 장자들을 봅니다. ··· 머리카락을 꿰뚫는 궁궈럼 남의 말에 대처하는 현명하고 유능한 어떤 사문들을 봅니다. 생각건데, 그들은 지혜를 익혀서 편향된 견해를 논파하면서 돌아다닙니다. 그들이 '참으로 존자여, 사문 고따마가 어떤 마을이나 성읍을 방문할 것입니다.'라고 듣습니다.  그들은 질문을 미리 준비합니다. '우리는 사문 고따마에게 가서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고서 우리에게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는 이런 말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아니면 이런 질문을 받고서 우리에 이렇게 설명하면 우리는 이런 말로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라고. 그들은, '참으로 존자여, 사문 고따마가 어떤 마을이나 성읍을 방문했습니다.'라고 듣습니다. 그들은 세존에게 다가갑니다. 그들에게 세존께서는 법을 설하여 가르치고 격려하고 고무하고 만족하게 합니다. 세존의 설법으로 가르침을 받고 격려되고 고무되고 만족하게 된 그들은 사문 고따마에게질문도 하지 못하는데 어떤 말로 의문을 제기하겠습니까? 오히려 그들은 사문 고따마에게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하기를 청합니다. 사문 고따마는 그들을 출가하게 합니다. 거기서 외딴 곳에서 방일하지 않고 노력하며 확고한 의지로 머문 출가한 그 사문들은 오래지 않아 훌륭한 가문의 아들들이 집에서 집 없는 곳으로 출가한는 목적인 그 위없는 범행의 완성을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깨달아 알고 체득하여 성취해 머뭅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존자들이여, 참으로 우리는 거의 망할 뻔했다. 존자들이여, 우리는 모든 것을 잃을 뻔했습니다. 이전에 우리는 참으로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이라고 선언했고, 바라문이 아니면서 바라문이라고 선언했고, 아라한이 아니면서 아라한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참으로 사문이고, 이제 우리는 참으로 바라문이고, 이제 우리는 참으로 아라한입니다.'라고.

이것에 의해서도,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는 정등각이시다. 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다. 세존의 제자인 승가는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들이시다.'라고 세존에 대해 법답게 추론합니다.

 

373. 다시 세존이시여, 목수인 이시닷따와 뿌라나는 저의 밥을 먹고 저의 마차를 타고 다닙니다. 저는 그들에게 생계를 주었고 명성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세존을 존경 하듯이 그렇게 저를 존경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세존이시여, 저는 군대를 이끌고 나갔다가 어떤 불편한 거처에서 목수인 이들 이시닷따와 뿌라나를 시험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세존이시여, 목수인 이들 이시닷따와 뿌라나는 온 밤을 법담을 나누면서 보낸 뒤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머리를 두고 저에게 발을 향하게 하고서 누웠습니다. 그런 저에게, 세존이시여,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참으로 경이롭구나, 참으로 놀랍구나. 목수인 이들 이시닷따와 뿌라나는 나의 밥을 먹고 나의 마차를 타고 다닌다. 나는 그들에게 생계를 주었고 명성을 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세존을 존경 하듯이 나를 존경하지 않는다참으로 이 존자들은 그분 세존의 교법에서 연속적으로 고귀한 특별함을 인식한다.'라고.

이것에 의해서도,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는 정등각이시다. 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다. 세존의 제자인 승가는 올바른 길을 가시는 분들이시다.'라고 세존에 대해 법답게 추론합니다.

* 빠세나디 꼬살라 왕의 시종(thapati)인 이시닷따(Isidatta)와 뿌라나(Purā-ṇa)는 형제가 세존을 향한 신심이 지극했다. 『앙굿따라 니까야』제4권 「미가살라 경」(A6:44)과 제6권 「미가살라 경」(A10:75)에 의하면 뿌라나는 청정범행을 닦는 독신이었고, 이시닷따는 재가에 머물면서 부인과 함께 살았는데, 뿌라나는 계행이 뒤어났고 이시닷따는 지혜가 뛰어났다. 둘은 모두 일래자(sakadāgāmī)가 되어 도솔천에 태어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 두사람은 『상윳따 니까야』제6권 「시종 경」(S55:6)에서도 세존의 설법을 듣는 재가 신자로 나타나고 있다.

 

374. 다시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도 끄샤뜨리야이시고 저도 끄샤뜨리야입니다. 세존께서도 꼬살라 사람이시고 저도 꼬살라 사람입니다. 세존께서도 여든이시고 저도 여든입니다. 세존께서도 끄샤뜨리야시고 저도 끄샤뜨리야인 점, 세존께서도 꼬살라 사람이시고 저도 꼬살라 사람인 점, 세존께서도 여든이시고 저도 여든인 점에 의해서 저는, 세존이시여, 세존께 최상의 존경을 표하고, 친근함을 표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존이시여, 이제 저희는 가겠습니다. 의무가 많은 저희는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대왕이시여, 지금이 적당한 시간이라면 그렇게 하십시오."

그러자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경의를 표하고 난 뒤에 공경의 의미로 오른쪽으로 돌아 돌아갔다.

 

*왕은 세존의 거처에서 나와 디가 까라야나가 있던 곳으로 갔다. 그가 그곳에 있지 않은 것을 보고는 군대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볼 수 없자 그는 시녀에게 물었고, 그녀는 모든 소식을 알려주었다. 왕은 '이제 나 혼자 그곳으로 가서는 안된다. 라자가하로 가서 내 조카인 아자따삿뚜와 함께 내 왕국을 되찾겠다.'라고 생각하면서 라자가하로 향했다. 
그는 도중에 싸라기 죽을 먹고 깨끗하지 않은 물을 마셨다. 그의 몸은 그런 음식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 없었다. 게다가 그가 라자가하에 도착한 것은 너무 늦어 성문이 닫혀 있었다. 왕은 '오늘은 객사에서 자고 내일 내 조카를 만나리라.'라고 생각하면서 도시 밖 어떤 객사에서 잠을 청했다.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여러번 밖을 들락거렸다. 그리고 그는 발을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시녀의 무릎에서 잠이 들었다가 다음날 이른 새벽에 임종을 맞았다. 그녀가 그가 임종한 사실을 알고 '이제 우리의 왕인 꼬살라 왕이 다른 나라 도시 밖의 주인도 없는 객사에서 홀로 죽음을 맞았다.'라고 말하면서 큰 소리로 탆식을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그것을 듣고 아자따삿뚜 왕에게 보고했다. 왕이 와서 보고 그를 알아보고 그리고 왕이 온 이유를 알고서는 위두다바를 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북을 울리게 하고 군대를 집합시켰다.
그러자 대신들이 발에 엎드려 '왕이시여, 만약 폐하의 외삼촌이 건강하신 분이라면 폐하께서 가시는 것이 적절하겠지만 이제 위두다바도 폐하를 의지하여 왕국을 통치할 수 있습니다.'라고 막았다."(MA.iii.354-355) 

 

빠세나디 꼬살라 왕이 돌아가고 얼마되지 않아서 세존은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 빠세나디 꼬살라 왕은 법의 탑들에 대해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갔다. 비구들이여, 법의 탑들을 배우라. 비구들이여, 법의 탑들에 숙달하라. 비구들이여, 법의 탑들을 명심하라. 비구들이여, 법의 탑들은 이익으로 이끌고, 범행의 근본이다."

 

* ‘법의 탑들[法塔, dhamma-cetiyāni]’이라는 것은 법을 존중하는 명언들(dhammassa cittikāra-vacanāni)을 뜻한다. 삼보 가운데서 어떤 것을 존중하면 모든 것에 존경을 표한 것이 된다. 그러므로 세존에게 존중을 표하면 법에 대해서도 존중을 표한 것이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법의 탑들’이라고 하셨다.”(MA.iii.355)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비구들은 즐거워하면서 세존의 말씀을 기뻐했다.

 

 

법의 탑 경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