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1칙 대광달마 大光達磨
[본칙]
담주의 대광거회(大光居誨)선사에게 어떤 학인이 물었다. “달마대사는 조사(祖師)가 맞습니까?” “조사가 아니다.” “조사가 아니라면 중국에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 “그대가 조사의 지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왔다.” “올라간 다음에는 어떻습니까?” “비로소 ‘조사가 아니다’라고 한 뜻을 알게 될 것이다.”
潭州, 大光居誨禪師, 因僧問, “只如達磨, 還是祖否?” 師曰, “不是祖.” 僧曰, “旣不是祖, 又來什麽?” 師曰, “爲汝不薦祖.”
僧曰, “薦後, 如何?” 師曰, “方知不是祖.”
[설화]
달마대사는 조사가 맞습니까:다른 문헌에서 “모든 성인이 드물게 세상에 출현하지만, 말을 전달하는 사람에 불과하다”1)라고 하였으므로, 이러한 뜻에 입각하여 물은 것이다.
조사가 아니다:석가는 문을 지키는 사람이고, 달마는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2)
그대가 조사의 지위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왔다:본래 타고난 조사[祖翁]3)의 지위에 오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비로소 ‘조사가 아니다’라고 한 뜻을 알게 될 것이다:비로소 앞에서 대광이 ‘조사가 아니다’라고 한 뜻을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只如達摩云云者, 他處云, “諸聖間出, 只是傳語人.” 故以此意爲問也. 不是祖者, 釋迦把門漢, 達摩傳語人也. 爲汝不薦祖者,
不薦本來祖翁也. 方知不是祖者, 方知前來不是祖之意也.
1) 구봉도건(九峯道虔)의 말. “어떤 학인이 물었다. ‘듣자하니 스님께서는「모든 성인이 드물게 세상에 출현하지만,
말을 전달하는 사람에 불과하다」라고 하셨다는데, 맞습니까?’ ‘그렇다.’ ‘세존께서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며,「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 오로지 나만이 존귀하다」라고 하셨거늘 어째서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라 부릅니까?’ ‘바로 그가 한 손으로는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땅을 가리켰던 그 이유
때문에 말을 전달하는 사람이라 부른다.’”(『聯燈會要』권22「九峯道虔章」卍136 p.791a14. 僧問, ‘承師有言,
「諸聖間出, 只是傳語底人.」 是否?’ 師云, ‘是.’ 云, ‘世尊一手指天, 一手指地云, 「天上天下, 唯我獨尊.」 爲甚麽,
喚作傳語底人?’ 師云, ‘只爲他一手指天, 一手指地, 所以喚作傳語人.’) 『五燈會元』권6「九峯道虔章」卍138
p.194b6.
2) 주석1)에서 보듯이, 본래 ‘말을 전달하는 사람’은 석가세존에 붙여진 것이지만, ‘문을 지키는 사람’도 똑같이
천한 신분을 나타낸다. 교와 선을 대표하는 존귀한 인물을 아래로 끌어내림으로써 귀천의 차별로 모색할 수
없는 화두로 재구성 했다.
3) 밖에 있는 조사가 아니라 조사로 타고난 자기 자신을 말한다.
단하자순(丹霞子淳)의 송
소림으로부터 불꽃이 이어진 일4) 기특하기도 하니,
섣달 밤 매화 피고 눈 내린 뒤 돋아난 가지 같구나.
황벽이 옛날에 남긴 말 있노라,
중국 땅 안에 선사는 없노라고.5)
丹霞淳頌, “小林續燄事堪奇, 臘夜梅開雪後枝. 黃蘗昔年曾有語, 大唐國裏沒禪師.”
4) 등불 하나의 불꽃이 수많은 등불에 불을 붙이듯이 달마로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맥(禪脈)을 가리킨다.
소림(小林)은 달마대사가 거처하던 소림사로서 달마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5) 황벽희운(黃蘗希運)의 말. “중국 땅 안에 선사가 없다는 것을 아는가? 그때 어떤 학인이 나와서 물었다. ‘여러
선문의 존숙들이 모두 대중을 모아 교화를 펼치고 있거늘 어째서 선사가 없다고 하십니까?’ ‘선(禪)이 없다고
말하지는 않았고 다만 선사[師]가 없다고 했을 뿐이다.”(『景德傳燈錄』 권9 「黃蘗希運傳」 大51 p.266b26.
還知道, 大唐國內無禪師麽? 時有一僧出, 問云, ‘諸方尊宿盡聚衆開化, 爲什麽道無禪師?’ 師云, ‘不道無禪,
只道無師.’)
[설화]
앞의 두 구절은 전수할 수 없는 경계를 전수하였다는 뜻이며, 뒤의 두 구절은 법을 전수한 일이 없음을 말한 것이니, ‘달마는 동토에 오지 않았고, 2조는 서천으로 가지 않았다’6)는 뜻과 같다.
丹霞:上二句, 無傳受處傳受. 下二句, 言無傳受也, 達摩不來東土云云.
6) 현사사비(玄沙師備)가 쓴 이래로 선종에서 회자되는 구절이다. 달마가 법을 전하러 중국에 온 것이 아니듯이
2조 혜가(慧可)도 법을 구하러 인도에 간 일이 없다는 뜻이다. 전할 법도 전수받을 법도 없으며 모든 사람은
각자 깨달음의 근원을 가지고 있다는 도리를 나타낸다. “어느 날 설봉이 물었다. ‘어떤 것이 비두타(현사)의
진면목인가?’ ‘결코 사람들의 말에 속지 않는 것입니다.’ 훗날 설봉이 불러서 ‘비두타! 어째서 제방의 선지식에게
법을 물으러 다니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현사가 ‘달마는 동토에 오지 않았으며, 2조도 서천으로 가지
않았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설봉이 그 말을 인정했다.”(『景德傳燈錄』 권18「玄沙師備傳」大 51 p.344a4. 一日,
雪峯問曰, ‘阿那箇是備頭陀?’ 對曰, ‘終不敢誑於人.’ 異日雪峰召曰, ‘備頭陀!何不遍參去?’ 師曰, ‘達磨不來東土,
二祖不往西天.’ 雪峯然之.)
천동정각(天童正覺)의 상당
이 공안을 제기하고 말했다. “어떤 것이 조사인가? 지위는 높고 가문도 전통이 있으니, 이의7)의 뿌리요 만상의 어미이다. 건화문(建化門)8)에서 기틀을 바꾸고자 하지 않는다면, 실제지(實際地)9)에서 어떻게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겠는가? 청산의 가느다란 길들은 서로 통하는데, 달은 지고 외로운 원숭이의 울음소리 들리지 않는 곳이로다.”
天童覺, 上堂, 擧此話云, “阿那箇是祖? 位崇家譜, 二儀之根, 萬象之母. 建化門, 未要轉機, 實際地, 如何進步?
靑山線路相通, 月落寒猿啼斷處.”
7) 二儀. 하늘과 땅, 해와 달, 음과 양 등을 나타낸다. 만물을 움직이는 근원적인 두 가지 요소 또는 원리이다.
8) 본서2則 주석137)참조.
9) 실제이지(實際理地)와 같은 말. 방편이 전혀 통하지 않고 본분 자체만 허용하는 경계.
[설화]
본래부터 타고난 조사의 의미만을 밝혔다.
天童:但明得本來祖翁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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