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사상/공안집 II

926칙 남탑백설 南塔百舌

실론섬 2026. 4. 22. 14:53

926칙 남탑백설 南塔百舌1)

[본칙]

​남탑에게 어떤 학인이 물었다. “법신(法身)의 보배란 어떤 것입니까?”2) “백설조3)가 가지 위에서 쉬지 않고 지저귀니, 봉황이 어찌 그 가지에 함께 깃들어 살겠는가?”4)  
南塔因僧問, “如何是法身寶?” 師云, “百舌未休枝上語, 鳳凰那肯共同捿?”
1) 봉황을 법신(法身)에, 백설조를 응신(應身)·화신(化身)에 각각 비유하여 여기서 일어나는 일반적 관념을 
   활용한 공안이다. 그러나 모든 소재와 상징에 대하여 일어나는 우열등의 차별된 분별은 처음부터 
   차단되어 있다.
2) 『空谷集』45則 卍117 p.581b3에 이 구절에 대하여 “오안(五眼:肉眼·天眼·慧眼·法眼·佛眼) 중 그 어느 
   눈으로도 볼 수 없다.”(五眼難窺)라고 착어(著語)를 달았다.
3) 百舌鳥. Jihva-śata, Kokila. 조동(鳥鶇)·익조(益鳥). 지빠귀과에 속하는 새이다. 백설자(百舌子)라고도 
   한다. 울음소리가 좋고 갖가지 새소리를 모두 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말만 많고 실속이 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 “사람 중에 말이 많은 자는 마치 백설조가 우는 소리와 같이 말한다.”
   (『淮南子』 「說山訓」. 人有多言者, 猶百舌之聲.) 이에 대한 고투(高透)의 주석에 “백설이란 새 이름이다. 
   그 혀를 바꾸어 온갖 새들의 소리를 흉내 낼 수 있으므로 백설이라 한다. 이것으로 말이 비록 많지만 
   실정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을 비유한다.”(百舌, 鳥名. 能易其舌, 效百鳥之聲, 
   故曰百舌也. 以喩人雖多言, 無益於事也.)
4) 『空谷集』 45則에 이 구절에 대하여 “남해의 페르시아 상인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南海波斯笑點頭)라고 착어(著語)를 달았고, 같은 칙「評唱」卍117 p.582a2에서는 “남해의 페르시아 
   상인은 물건의 가치를 잘 아니, 시금석에 올려 놓고 순도를 헤아릴 필요가 없다.”(南海波斯知價例,
   不須更上試金石.)라고 평가했다. 분별의 틀에 의지하여 아는 것과 상관없다는 뜻이다.

​[설화]

법신의 보배:모든 보배 중에 법이라는 보배 곧 법보(法寶)가 가장 좋으며, 모든 법보 중에 법신이 최고라는 뜻이다.
백설조가 가지 위에서 ~ 함께 깃들어 살겠는가:보신(報身)과 화신(化身)은 ‘백설조가 가지 위에서 쉬지 않고 지저귄다’라는 구절과 상응하고, 법신은 바로 봉황을 가리킨다.  
法身寶者, 於諸寶中, 法寶爲上, 於諸法寶中, 法身爲最也. 百舌云云, 至同捿者, 報化二身, 是百舌未休枝上語, 
法身是鳳凰也.

투자의청(投子義靑)의 송

​소나무가 바윗가에 자라니 학이 편안히 머물고,5)
봉황이 단산6)에서 나니 난새가 떼 지어 모이네.7)
면벽한 달마는 암자 밖의 일 까맣게 잊었거늘,8)
유마거사가 어찌 애써 크게 말로 떠벌였겠는가!9)
投子靑頌, “松生嵓畔鶴停穩, 鳳出丹山鸞並群. 面壁尙虧庵外事, 淨名何苦大言論!”
5)『空谷集』의착어(著語). “눌러앉는것은허용하지않는다.”(坐著卽不堪)
6) 丹山. 봉황이 산다는 산. 단산조(丹山鳥)라는 봉황의 별칭도 여기서 유래한다. “사막의 서쪽이자 
   단산의 남쪽에 봉황의 알이 있는데 옥민(沃民)의 먹이이다.”(『呂氏春秋』「本味」. 流沙之西, 丹山之南, 
   有鳳之丸, 沃民所食.)
7)『空谷集』의 착어. “같은 종류끼리 한곳에 모인다.”(方以類聚) 난새도 봉황의 일종으로 간주된다.
8)『空谷集』의착어. “하나만알았을뿐이다.”(只知其一)
9)『空谷集』의착어. “둘은몰랐다.”(不知其二)

[설화]

제1구는 법신의 향상을 나타내고, 제2구는 법신·보신·화신을 가리킨
다. 제3구는 달마의 면벽이 한편에 치우쳐 있다는 뜻이고, 제4구는 유마거
사가 침묵한 경계를 가리킨다. 그러므로 반드시 법신으로 향상할 필요는
없으며 보신·화신의 일로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投子:松生云云者, 法身向上也. 鳳出云云者, 法身報身化身也. 面壁云云者, 達摩面壁, 只靠一邊也. 淨名云云者, 
維摩指出良久處也. 然則何必法身向上, 報化邊事恰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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